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 Schumann, Robert (슈만) [1810-1856]

정준극 2007. 5. 14. 16:18
제노베바


타이틀: Genoveva. 전4막. 독일 옛 전설을 다룬 루드비히 티에크(Ludwig Tieck)의 Leben und Tod der heiligen Genoveva(성제노베바의 삶과 죽음)를 토대로 슈만이 직접 대본을 썼다. 친구 프리드리히 헤벨(Friedrich Hebbel)과 로베르트 라이니크(Robert Reinick)가 미리 써 놓은 대본을 많이 참고했다.

초연: 1850년 라이프지히 국립극장

주요배역: 지그프리트(브라반트의 기사, 백작), 제노베바(지그프리트의 부인), 골로(지그프리트의 친구), 마가레타(제노베바의 시녀)

사전지식: 제노베바는 슈만의 유일한 오페라이다. 하지만 슈만이 오페라를 작곡했다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일이었다. 오페라 제노베바의 스토리는 마치 오텔로를 연상케 한다. 무대는 십자군 전쟁시 유럽의 황제들이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시대이다. 대개의 전설이나 민담이 그렇듯이 제노베바도 권선징악, 해피엔딩이다. 서곡은 간혹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등장하지만 성악파트는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줄거리: 시기는 8세기. 브라반트 기독교 기사들이 샤를르 마르텔(Charles Martel)황제의 십자군에 합류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팔라틴(Palatine)의 백작 지그프리트(Siegfried)가 황제의 명령을 받고 사라센과의 전쟁터로 떠난다. 백작은 아름다운 부인 제노베바(Genoveva)와 떨어져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 못내 내키지 않지만 성스러운 십자군 전쟁을 위해 떠나지 않을수 없다. 백작은 친구 골로(Golo)에게 부인을 보호하여 줄것을 부탁한다. 이름도 골치 아프게 생긴 골로는 전부터 제노베바에게 욕정을 품고 있는 음흉한 인물이다. 골로는 제노베바의 환심을 사려고 별별 짓을 다한다. 하지만 제노베바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골로의 계획은 점점 비열해 진다. 골로는 우선 제노베바의 시녀를 심복을 삼는다. 제노베바의 시녀 마가레타(Margaretha)는 실은 골로의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꿍짝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시녀의 내통에 의해 골로가 제노베바가 혼자 있는 틈을 타서 방에 들어와 자기의 사랑을 받아 달라고 호소 겸 협박을 한다. 제노베바는 ‘이 악당같은 놈!’이라면서 골로를 단검으로 찌른다. 하지만 가벼운 상처만 입힌다. 이로부터 골로의 욕정은 증오로 바뀐다. 골로는 백작 집안의 하인들을 불러 주인마님인 제노베바에게 공공연히 반항하도록 한다. 주인마님을 옹호하는 하인이 있으면 가차 없이 린치를 가했고 제노베바에 대하여 음해성 비난과 모략을 하는 하인이 있으면 수고했다고 상금을 주었다. 제노베바의 생활은 하인들이 말을 듣지 않게 되어 힘들게 된다. 골라는 어머니인 시녀의 협조를 받아 제노베바의 충복 집사인 드라고(Drago)를 별일도 없는데 제노베바의 방으로 들여보내고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다른 하인이 목격하도록 한다. 골라는 드라고와 제노베바가 불륜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드라고를 무참히 죽인다. 그리고 아무 죄도 없는 제노베바를 어둡고 축축한 지하 감옥에 가둔다.


지그프리트백작이 전쟁에서 큰 부상을 당해 슈트라스부르크에 후송되어 왔다는 전갈이 온다. 이 소식을 가로챈 골로가 자기 어머니 마가레타를 백작을 간호한다는 명분아래 슈트라스부르그로 보낸다. 마르가레타는 백작에게 독약을 먹여 죽여 백작의 재산을 자기 아들 골로가 차지하도록 할 속셈이다. 그러나 백작은 젊고 건강했으므로 독약이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백작은 제노베바의 시녀가 자기를 독살하려 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백작에게 이번에는 골로가 찾아와 부인이 이러저러한 스캔들이 있어서 상대방 남자인 집사는 처형했고 부인은 가두어 놓았다고 설명해 준다. 이 소리를 들은 백작은 그렇게 믿었던 부인이 변절할줄 몰랐다고 하면서 낙심천만이다. 극도로 분개한 백작은 자기의 칼과 반지를 골로에게 주면서 당장 가서 제노베바를 처치하라고 부탁한다. 골로가 그러겠다고 하면서 떠나자 이번에는 시녀 마가레타가 백작에게 마법의 거울을 보여주며 제노베바와 집사가 마치 정사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보여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아주 잘 해준다. 그러는데 갑자기 거울이 깨지며 집사의 망령이 나타나 마귀할멈인 유모에게 진실을 자백하라고 엄중히 요구한다. 겁에 질린 시녀가 백작에게 그 동안의 모든 자초지종을 실토한다. 이 소리를 들은 백작은 미친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골로를 막아야 한다고 소리치며 뒤쫓아 간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골로가 먼저 백작의 성에 도착한다.


골로는 불량배 두 명에게 제노베바를 감옥에서 숲속으로 데려 오도록 한다. 숲속 공터에 끌려온 제노베바는 그곳에 골로가 있음을 본다. 골로는 지그프리트 백작의 명령이라고 하면서 백작의 칼과 반지를 보여주며 자기에게 제노베바를 죽이는 권한이 있다고 말한다. 절망에 빠진 제노베바는 무릎을 꿇고 십자가를 든채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올린다. 골로가 막 칼을 들어 제노베바를 베려고 할 때 지그프리트백작이 뛰어 들어와 제노베바를 위기의 순간에 구한다. 모든 것이 탄로 난 것을 깨달은 골로는 도망가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는다. 지그프리트는 제노베바에게 자기가 의심했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빈다. 오페라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다시 연합하는 기쁨으로 끝난다. 제노베바는 나중에 성자(聖者)로 추앙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