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이야기/마리아의 몽소승천

성모의 영면(永眠)]

정준극 2008. 8. 20. 17:11

[성모의 영면(永眠)]

(우리나라 건국절인 8월 15일이 성모영면축일)

 

성모 마리아는 자는 듯이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성모의 영면이다. 영면은 그리스어로 코이메시스(Koimesis)라고 하고 영어로는 도미션(Dormition)이라고 한다. 성모는 영면중에 승천했다고 한다. 가톨릭에서는 이를 몽소라고 부른다. 성모의 몽소는 동방정교회와 동방가톨릭교회에서 대단한 축일이다. 성모몽소축일은 8월 15일이다. 우리나라 건국절과 같은 날이다. 아르메니아사도교회는 8월의 셋째 토요일을 축일로 지킨다.

 

루벤스의 성모승천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교회축일은 서로 다르다. 내용도 다르고 같은 축일이라고 해도 지키는 날짜가 다를수 있다. 로마 가톨릭을 중심으로한 서방교회의 축일은 강림절(크리스마스 4주전), 크리스마스, 예수공현(公顯)축일(예수가 이방인인 동방박사를 통하여 메시아임을 드러낸 일), 사순절(Lent: 참회의 수요일로부터 부활전야까지의 40일), 3일간의 부활절, 예수승천일, 오순절 등이 중심되는 것이다. 반면, 동방교회는 십자가의 축일, 강탄(降誕)금식절, 강탄절,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의 출현일, 사순절, 부활절(Pascha), 오순절, 사도들의 금식절(Apostles' Fast), 대축일, 변화축제(Transfiguration), 성모의 몽소축일, 보호의 축일 등이다. 개신교에서는 주현절(主顯節: 1-2월), 사순절(3-4월), 부활절(4-5월), 성령강림절(오순절: 6-11월)), 성탄절(11-12월)을 지킨다. 이외에 추수감사주일, 맥추감사주일도 지키지만 그건 절기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개신교에서는 각 절기를 색깔로 기념한다. 주현절은 녹색, 사순절은 보라색, 부활절은 흰색, 성령강림절은 다시 녹색, 성탄절은 보라색이다.


동방정교회에서는 성모몽소축일을 지키지 전에 2주 동안 금식을 한다. 이를 성모영면금식(Dormition Fast)이라고 부른다. 8월 1일부터 8월 14일 저녁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정교회 신자들은 육류, 가금류, 육가공품, 낙농제품(달걀과 우유제품), 생선, 기름, 포도주를 먹지 않는다. 동방정교회에는 성모영면금식 이외에도 사도들의 금식, 공현금식 등이 있지만 성모영면금식이 가장 엄격하다. 성모영면금식 기간 중에는 주말에만 식사를 할수 있는데 그나마도 기름과 포도주만이 허용된다. 생선도 먹지 못한다. 하지만 2주 동안의 성모영면금식 기간 중에 변형축제(8월 6일)가 끼어 있어서 이날에는 생선과 기름과 포도주를 먹을수 있다. 동방교회의 성모몽소축제기간의 첫날인 8월 1일에는 십자가 행진(Procession of the Cross)가 있다.

 

마리아의 영면. 그리스도가 마리아의 영혼을 안고 있다. 


(가브리엘이 마리아의 영면을 전함)

정교회에서는 성경말씀의 ‘죽음’을 간혹 ‘잠들다’ 또는 ‘자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스어의 ‘잠들다’라는 단어인 Koimesis에서 묘지(Koemeterium)이라는 단어가 파생되었고 여기에서 영어단어인 Cemetery가 파생되었다. 그러므로 묘지라는 뜻의 Cemetery는 ‘잠든 곳’(Place of Sleeping)이란 의미이다. 동방교회는 마리아가 오순절이후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 요한의 집에 머물면서 막 시작된 미약한 초대교회들을 돕고 있었다고 한다. 그 때에 천사장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다시 나타나(처음에 나타난 것은 약 33년전, 수태고지할 때였다) 3일후에 깊은 잠에 빠질 것임을 전하였다. 즉,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때에 각처에 흩어져 있던 사도들이 기적적으로 예루살렘으로 운반되어 와서 마리아가 깊은 잠에 빠질 때에 옆에 있었다고 한다. 다만, 사도들 중에서 도마(Thomas)만이 습관적인지 마리아를 장사지낸지 3일 후에 왔다고 한다. 토마는 다른 사도들에게 마리아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자 하니 마리아의 무덤을 볼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마리아는 그가 원한대로 겟세마네(Gethsemane) 동산에 묻혔다고 한다. 사도들이 도마와 함께 마리아의 무덤에 와서보니 마리아의 시신은 사라지고 대신 아름다운 향기만이 감돌고 있었다고 한다. 전하는 얘기에 의하면 그리스도가 마리아의 육신을 영혼과 연합한후 하늘나라로 데려 갔다는 것이다. 이는 장차 있을 부활이 어떤 형태인지 보여주는 전조였다고 한다.    


성모몽소축일은 간혹 ‘여름 부활절’(Summer Pascha) 또는 ‘신의 어머니의 부활절’(Pascha of the Theotokos)라고 부른다. 이는 성모의 부활과 승천이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다. 특이 앞으로 있을 모든 성도들의 육신의 부활을 예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성모영면금식절도 마치 부활절 전의 사순절 금식기간과 흡사하다.


8월 15일은 우리나라 건국절이기도 하지만 동방정교회에서는 성모몽소일(Dormition)이며 로마 가톨릭에서는 성모승천축일(Assumption)이다. 같은 축일이지만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아가 이 땅을 떠나 하늘로 올라갔다는 내용은 같지만 이에 대한 믿음은 서로 같지 않다.


정교회는 마리아가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인 죽음을 맞이했다고 가르친다. 그리하여 죽는 순간 그의 영혼은 그리스도의 영접을 받아 이미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이며 그의 육신은 영면한지 3일후에 부활하여 하늘로 들림을 받아 올라갔다는 것이다. 3일후에 사람들이 마리아의 무덤을 찾아가 보았으나 비어있었다는 것이 증거이다. 마리아는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영혼과 육신이 모두 하늘나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로마 가톨릭은 마리아가 하늘로 육신의 형태에서 들림을 받아 올라갔다고 가르친다. 일부 가톨릭 신학자들은 정교회와 마찬가지로 마리아가 죽음을 경험한후 하늘로 들림을 받아 올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마리아가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그대로 하늘로 올라갔다는 주장을 했다. 교황 비오 12세는 1950년의 교서에서 마리아가 먼저 죽음을 경험했다는 뜻을 담아 발표함으로서 마리아의 승천에 대한 교리적인 사항에 논란을 거듭하지 않기를 희망했다.

 

모세와 불타는 떨기나무와 성모와 아기예수. 그리고 천사와 양떼들.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여 동방정교회든지 로마 가톨릭이든지 마리아의 육신이 하늘로 들림을 받아 올라갔다는 내용에 대하여는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다만, 정교회는 마리아의 영면에 대하여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에 로마 가톨릭은 마리아의 승천에만 비중을 두고 있다. 실제로 마리아의 영면은 동방정교회에서 열두 대축제의 하나로서 크게 축하하고 있다. 하지만 동방정교회는 아직 마리아의 영면과 승천을 교리로서 채택하지는 않았다. 또한 세례준비를 위한 교리문답에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성모영면에 대한 전통은 여러 장소와 관련되어 있다. 마리아의 무덤과 성모영면교회가 있는 예루살렘은 가장 관련이 깊은 장소이다. 성모의 집이 있는 에베소도 중요한 장소이며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도 성모의 영면과 관련이 있다. 어떤 이상한 학자들은 마리아가 인도 카쉬미르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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