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4일

비엔나 더 알기 20개 팁 - 2

정준극 2018. 1. 25. 12:42

비엔나 더 알기 20개 팁 - 2


○ 비엔나 와인 발견하기

와인이라고 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스트리아 와인도 최상급이다. 비엔나 외곽에는 포도밭들이 넓게 자리잡고 있다. 계산해보니 약 7 평방킬로미터 넓이가 포도밭으로 되어 있다. 세계의 나라들 중에서 수도 주위에 이만한 포도밭이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엔나에서 포도밭은 비엔나의 북부, 즉 16구로부터 19구에 이르는 지대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밭은 21구의 도나우 강안에 있다. 훈풍이 부는 여름날 저녁이면 비엔나 사람들은 너도나도 교외의 호이리거를 찾아간다. 아직 새로 빚은 와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 전해의 알맞게 익은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호이리거는 사실상 계절이 없다. 겨울은 겨울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풍미가 있기 때문이다. 비엔나에 와서 비엔나 숲자락에 있는 호이리거 와인집을 한번도 가지 않았다면 비엔나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일이다. 어떤 호이리거를 가야 할까? 다음 서너곳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곳이다. 21구 슈탐머스도르퍼 켈러가쎄 131번지의 '호이리거 괴벨'(Heuriger Gobel), 19구 아이제르넨한트가쎄 165번지의 '히르트'(Hirt), 19구 칼렌버거슈트라쎄 210번지의 '지르부'(Sirbu), 19구 라이니슈가쎄 3번지의 '차보드스키'(Zawodsky)이다. 호이리거들이 줄지어 있는 그린칭에 가려면 쇼텐토르에서 38번 전차를 타면된다. 그렇지 않으면 하일리겐슈타트 역에서 버스 38a를 타도 된다.


호이리거 '지르부'. 누스도르프


○ 초콜릿 천국 경험하기

비엔나, 나아가서 오스트리아는 초콜릿의 천국이다. 예쁘게 포장된 맛있는 초콜릿이 윈도우마다 산적해 있다. 기본적으로 이나라 사람들은 단것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캔디와 케이크가 무척 발달해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차르트쿠겔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초콜릿 제품이다. 그러나 비엔나에서 진짜 최고의 초콜릿은 소콜라트(Xocolat)에서 만든다. 소콜라트 공장은 9구 제르비텐가쎄(Servitengasse) 5번지에 있지만 시내에서도 초콜릿 만드는 모습을 관람할수 있다. 1구 프라이융에 있는 팔레 페르스텔(Palais Ferstel)의 소콜라트 상점이다. 유리창 안으로 거장들이 초콜릿을 만드는 모습을 볼수 있다. 팔레 페르스텔을 가려면 U3 헤렌가쎄(Herremgasse)에서 내리면 된다. 소콜라트 상점은 월-금까지 오전 10시에 열어서 오후 6시반에 문을 닫는다. 토요일에는 10시-18시이며 일요일에는 10시-17시이다.


팔레 페르스텔에 있는 소콜라트 상점


○ 거리미술 구경하기

어느나라이건 도시마다 거리미술(스트리트 아트)이 있지만 비엔나의 거리미술은 한층 돋보인다. 비엔나에서 거리미술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내 곳곳에 작품들이 있지만 박물관구역의 통로가 대표적이다. 작품들은 그때그때 새로운 작품으로 변한다. 영구작품도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대표적인 도시미술가인 앙바더(Invader)의 작품은 오래동안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비엔나에서 박물관구역 이외에 거리미술을 볼수 있는 곳은 도나우카날, 7구 브라이트가쎄 4번지 일대, 마그달렌슈트라쎄, 브룬넨마르크트, 샤데크가쎄, 노이바우가쎄, 안드레아스가쎄, 굼펜도르퍼 슈트라쎄, 호프뮐가쎄, 나슈마르크트 등이다. 박물관구역 통로의 거리미술은 2008년 9월에 하나의 이벤트로 오픈되었다. 거리미술 전문잡지도 있다. Betonblumen(시멘트 꽃)이라는 제목이다. 주로 시멘트 담벼락에 그리기 때문이다. 전문잡지는 박물관구역의 통로 등 거리미술이 한창인 곳에서 벤딩머신으로 판매한다.


박물관구역(무제움크바리트에) 통로의 거리미술


○ 재즈의 리듬과 함께하기

비엔나라고 해서 왈츠만 있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던 재즈와 블루스도 상당한 수준에 있다. 비엔나에는 모던 재즈를 감미롭게 들을수 있는 곳이 여러군데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곳은 아무래도 '포기와 베스'(Porgy & Bess)일 것이다. 1구 리머가세(Riemergasse) 11번지에 있다. 리머가쎄는 슈테판성당과 슈타트파르크의 중간쯤에 있는 거리이다. '포기와 베스'는 아늑한 곳이어서 음악도 음악이지만 분위기에 만족한다. 그리고 가끔씩 유명한 재즈 가수들이 들르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도 볼수 있는 곳이다. 저녁 7시 반에 문을 열어서 새벽까지 영업한다. 입장료는 자리에 따라서 5유로에서 25유로까지 차이가 있다. U3 슈투벤토르에서 내리면 된다. 고전음악의 메카인 비엔나에서 모던 재즈를 듣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비엔나의 재즈 클럽인 '포기와 베스'


○ 비엔나에서 해수욕하기

오스트리아는 내륙국가이기 때문에 바다가 없다. 그런데 비엔나 사람들은 도나우에 수영을 가던지 또는 강변에서 일광욕을 하러 가면서 비치(해변)에 간다고 말한다. 비엔나 사람들에게는 도나우 강변이 해변인 셈이다. 지하철 U1을 타고 도나우인젤(Donauinsel)에서 내리면 곧바로 이들이 말하는 해변이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일광욕을 하던지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하던지 마음대로이다. 그나저나 도나우인젤에서 조금 깊숙히 들어가면 FKK라는 표지가 나온다. 누디스트의 장소이다. 별것이 다 있다. 그것은 그렇다고 치고 도나우인젤에서 U1을 타고 두 정거장 더 가면 알테 도나우(Alte Donau)이다. 갠제호이펠(Gänsehäufel)이라는 곳이다. 갠제호이펠은 거위떼가 몰려 있는 언덕받이라는 뜻이다. 아마 옛날에는 이곳에서 거위를 자유롭게 길렀던 모양이다. 갠제호이펠에는 수영장도 있고 강물에서 그냥 수영할수도 있다. 그리고 날씨만 조금 덥다고 하면 강변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훔쳐볼수 있다. 주로 여자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옷을 벗어 던지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 U1의 카이저뮐렌-비엔나 인터내셔널 센터(Kaisermühlen-Vienna International Center)역에서 내려서 버스 90a, 91a, 92a를 타고 쉬타우플라츠(Schüttauplatz)에서 내려도 해수욕장(?)을 찾을수 있다. 여름철, 비엔나인젤이건 알테 도나우이건 무작정 찾아가서 수영을 즐기거나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하나의 이벤트이다. 그리고 잘만하면 누디스트들을 볼수도 있다. 비엔나의 한여름을 도심에서 보낸다면 무더위때문에 견디기가 어렵다. 그러니 너도나도 도나우로 달려간다.


도나우인젤


○ 자전거 천국 즐기기

비엔나는 자건거 타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도시의 길 중에서 1천 km 정도가 자전거 전용도로로 마련되어 있다. 프라터가 대표적이다. 휴일이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여유가 없다. 도나우카날과 알테 도나우 일대도 자전거 천국이다. 도나우인젤에서도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이 볼수 있다. 그리고 링슈트라쎄와 기타 프라터슈트라쎄 등에는 인도에 자전거 전용길이 구분되어 있다. 만일 자전거 전용 길에 우물우물 서 있다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자전거에 부딪혀도 아무소리 못하는 곳이 비엔나이다. 자전거 전용길로 걸어 다니면 안되기 때문이다. 휴일에는 비엔나 숲 언저리에서 자전거 하이킹하는 모습도 자주 볼수 있다. 자전거를 탈줄 알면 비엔나에서 거의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서 한바퀴 휙 돌고 오는 것도 멋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 대중을 위한 렌탈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 시티바이크(CityBike)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으로 등록하거나 또는 비엔나 시내 곳곳에 있는 도킹 스테이션에서 크레딧 카드를 이용해서 빌리면 된다. 등록비는 1 유로이다. 헤렌가쎄 1-3번지에 있는 로열 투어스(Royal Tours)와 2구 아우스슈텔룽스슈트라쎄(Ausstellungsstrasse) 3번지에 있는 페달 파워(Pedal Power)에서도 빌릴수 있다. 자전거를 빌리고 나서 한시간 안에 아무 스테이션이나 가서 반납하여 사용료는 무료이다. 한시간이 넘으면 약간의 요금만 더 내면 된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동차 공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하는 입장이다.


시티바이크 렌트하는 도킹 스테이션


○ 거리의 뷔르스텔슈탄트 즐기기

뷔르스텔슈탄트(Würstelstand)라는 말은 글자그대로라면 소시지 스탠드이다. 주로 핫독 스타일의 음식을 판다. 비엔나에서는 임비스(Imbiss)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식으로 보면 포장마차이다. 번화가에는 당연히 뷔르스텔슈탄트가 있다. 캐른트너슈트라쎄, 그라벤, 알베르티나플라츠, 호엔 마르크트, 칼스플라츠, 슈베덴플라츠 등의 뷔르스텔슈탄트는 명성이 높다. 굳이 여행가서 한국식당만 찾아 다닐 것이 아니라 이런 뷔르스텔슈탄트에서 간단히 요기하면 경제적이기도 하고 관광객으로서 스스럼이 없어 보인다. 비엔나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은 캐저크라이너(Käserkreiner)라는 것이다. 뜨겁데 데위서 녹은 치즈가 흘러내리는 빵이다. 비엔나 사람들은 이를 Eltriger(엘트리거)라고도 부른다.  


뷔르스텔슈탄트. 임비스라고도 한다. 간단히 한끼를 때우는 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비엔나 시내 곳곳에 있다.


○ 경제적인 식사하기

기왕에 먹는 얘기가 나온 김에 더 하자면, 비엔나에서 경제적으로 관찮은 식사를 즐길수 있는 방법이 있다. 비엔나에는 공무원들과 학생들이 많이 있다. 이들도 무언가 먹어야 한다. 대체로 정부청사나 대학교에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만한 음식들을 서브한다. 이런 구내식당은 대체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픈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픈하지 않는다. 정부기관의 구내식당이건, 대학교의 구내식당이건 사실상 들어와서 돈내고 먹는데에는 제한이 없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기있는 구내식당은 비엔나대학교의 구내식당일 것이다. 비엔나대학교(우니 빈이라고 부름)의 구내식당(멘자: Mensa)은 펜트하우스에 있기 때문에 밖의 경치가 그럴듯하다. 멘자라는 단어는 카페테리아라는 뜻이다. 우니 빈의 멘자에서는 라트하우스와 보티프키르헤와 요제프슈타트 감옥소가 눈아래 보인다. 우니 빈의 멘자는 NIG(니그)에 위치하고 있다. Neues Institutsgebäude의 약자로서 신관이라는 의미이다. 1구 요한네스가쎄(Johannesgasse) 8번지의 무직아카데미(Musikakademie)의 구내식당도 편리하다. 교통이 편하고 음식도 그만하면 관찮으며 더구나 점심시간에는 학생들이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한다. 링슈트라세에서 우니 빈의 멘자 말고 또 다른 멘자는 응용예술아카데미의 멘자이다. 오스카 코코슈카 플라츠 2번지이다. 히피스타일의 미술학도들이 많이 드나든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멘자와 다를바가 없다. 쉴러플라츠 3번지의 비엔나미술대학교 멘자도 빼놓을수 없는 곳이다. 구내식당의 내부장식이 훌륭하며 음료수와 식사값도 저렴한 편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극장(Akademietheater)의 구내식당도 훌륭하다. 3구 리스트슈트라쎄 1번지이다. 오스트리아 전통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음미할수 있다. 간혹 유명 배우나 음악인들이 옆자리에서 식사할수도 있으므로 눈여겨 볼 일이다. 정부기관의 구내식당으로서는 예를 들어서 1구 미노리텐플라츠 5번지의 교육성 구내식당을 들수 있다. 미노리텐슈튀베를(Minoritenstüberl)이 제공하는 식사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비엔나의 전통적인 음식인 보이셸(Beuschel)을 서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저런 구내식당들을 한번쯤은 이용해 보는 것도 비엔나를 더 아는 길이다.


비엔나대학교 멘자(학생구내식당)

비엔나대학교 멘자


○ 하늘에서 비엔나 내려다보기

'하늘에서 비엔나 내려보기'라고 하니까 무슨 헬리콥터나 비행선을 타고 하늘 높은데 올라가서 비엔나를 내려다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게 아니라 프라터의 대회전관람차인 리젠라트(Riesenrad)를 타고 올라가서 비엔나를 내려다 본다는 것을 말한다. 리젠라트라는 단어에서 리젠은 거인을 말하며 라트는 바퀴를 말한다. 그러니까 거대한 바퀴라는 뜻이다. 리젠라트는 영어로 자이안트 페리스 휠(Giant Ferries Wheel)이라고 부른다. 비엔나를 내려다보는 방법으로는 칼렌버그(Kahlenberg) 산정에 올라가서 도나우와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방법이 있고 도나우 인근에 있는 도나우투름(Tonauturm: 타워)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방법 등이 있지만 기왕이면 비엔나의 랜드마크라고 하는 리젠라트를 타고 높이 올라가서 비앤나를 내려다보는 것이 더 낭만적이어서 권장한다는 것이다. 리젠라트는 영화 '제3의 사나이'(The 3rd Man)에 배경으로 등장해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밖에도 여러 영화에 등장했으니 예를 들면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이다. 리젠라트는 1897년에 영국의 엔지니어인 월터 바세트(Walter Basset)가 설계 제작했다. 그는 리버풀, 런던, 파리의 자이안트 페리스 휠도 설계 건설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비엔나의 것이 유일하다. 1997년에는 리젠라트 1백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는 것도 첨언한다. 비엔나의 리젠라트는 제일 높이 올라갔을 때가 지상 65미터이다. 그리고 20분만에 한바퀴를 돈다. 리젠라트는 프라터에 있다. 때문에 U1 프라터슈테른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든지 또는 전차 5번이나 N번을 타면 된다. 오픈하는 시간은 달마다 다르다. 11-2월은 오전 10시에서 저녁 8시까지, 3-4월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 45분까지, 5-10월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 45분까지 운행한다. 탑승료는 어른이 8.50 유로이다.


프라터의 리젠라트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비엔나 시가지


○ 마지막으로 20번째 팁

독자 여러분이 선정하시기를 바란다. 이건 비엔나 방문에서 빼놓을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각자 소개하면 된다. 그나저나 필자에게 말하라고 한다면, 교회에 가서 하루종일이라도 좋으니 화려한 성화와 성상 등을 감상하기라고 말하고 싶다. 유럽의 교회들, 특히 로마 가톨릭 교회들은 회랑과 제단 장식이 장엄하고 화려하다. 개신교 교회와는 사뭇 다르다. 예술품의 전시장이다. 비엔나에는 수많은 교회들이 있다. 슈테판대성당, 안나키르헤, 프란치스카너키르헤, 보티프키르헤, 예수이텐키르헤, 페터스키르헤, 미노리텐키르헤, 미하엘러키르헤 등등 헤아릴수 없을 정도이다. 이들 교회마다에는 나름대로의 역사가 깃들여 있으니 역사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페터스키르헤(베드로교회)의 화려하고 장엄한 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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