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난 사촌(Der Vetter aus Dingsda) - The Cousin from Nowhere
에두아르트 퀴네케(Eduard Künneke)의 오페레타
에두아르트 퀸네케(1885-1953)
독일의 에두아르트 퀸네케(Eduard Künneke: 1885-1953)이 작곡한 '갑자기 나타난 사촌'(Der Vetter aus Dingsda)라는 오페레타는 1920년대에 베를린을 중심으로 대단한 인기를 끈 것이었으나 그후 어쩐 일인지 자취를 감추었다고 최근에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1920년대에 '갑자기 나타난 사촌'이 얼마나 인기였느냐 하면 이 오페레타에 나오는 Ich bein nur ein armer Wandergesell(나는 가난한 방랑자)라는 노래는 거리에서 신문을 파는 아이들도 흥얼거릴 정도로 널리 알려졌었다는 것만 생각해도 알수 있다. 베를린 코믹 오페라극장(KOB)은 2007년에 레하르의 '웃음의 나라'를 성공적으로 공연했고 이어 2008년에는 콜 포터의 '키스 미 케이트'를 절찬리에 공연했다. KOB가 세번째로 내 놓은 작품이 '갑자기 나타난 사촌'의 리바이벌이었다. 이 오페레타의 공연은 다른 오페레타에 비하여 베를린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주는 센티멘탈한 것이었다. 다만, 1921년의 초연 때와 다른 점은 상당히 현대적으로 연출을 했다는 것이다.
요쎄가 율리아에게 자기의 장래를 걱정한다.
'갑자기 나타난 사촌'은 흥겨운 멜로디와 아름다운 왈츠가 넘쳐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휴게시간에 공연히 휴게실에 가서 샴페인을 사서 마실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갑자기 나타난 사촌'은 음악적으로 볼때 레하르와 요한 슈트라우스의 우아하고도 선율에 가득찬 작품이다. 그러나 퀸네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당시 유행하던 보스톤 왈츠와 폭스트롯을 가미하였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푸치니 스타일의 서정적인 파사지도 넣었고 로시니 스타일의 앙상블도 넣었다. 그리고 놀랍데고 말러의 민요풍 멜로디도 첨부하였다. 그러므로 당시에 이 오페레타가 얼마나 사랑을 받았느냐는 것은 짐작코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간단한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두시간이 넘는 스토리로 늘여서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음악과 드라마의 비율이 반반이 되도록 한 것이다.
율리아(Julia de Weert: S)는 일찌기 고아가 되어 먼 친척이 되는 요쎄(Josse: B)를 후견인으로 하여 그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율리아가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유산은 율리아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23세가 되기까지는 요쎄가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그 재산을 요쎄가 마음대로 사용할수는 없다. 율리아는 7년전인 16세 때에 사촌인 로데리히(Roderich: T)와 사랑하게 되어 장래를 굳게 약속했다. 그런데 로데리히는 돈을 벌기 위해 저 멀리 인도네시아의 바타비아로 떠난다. 율리아는 오로지 로데리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바타비아로 떠난 로데리히는 한해 두해가 지나는데도 편지 한장 없다. 아마 율리아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율리아의 후견인인 요쎄는 율리아가 결혼을 하게 되면 율리아의 재산을 다만 얼마라도 갖지 못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결혼한 율리아가 자기 부부를 먹여 살릴 것 같지도 않다. 요쎄 부부는 궁여지책으로 자기들의 먼 조카인 아우구스트(August: T)와 율리아가 결혼하게 되면 자기들에게도 재산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율리아가 아직도 로데리히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쎄 부부는 조카 아우구스트를 로데리히라고 속이기로 한다. 사실상 요쎄 부부도 조카 아우구스트에 대하여는 말만 들었지 본 적이 없다.
줄거리 설명은 간단히 했지만 실제 공연은 재미 있어서 죽을 지경이다.
아우구스트가 나타나 자기가 7년 전에 집을 떠났던 로데리히라고 하며 율리아에게 접근한다. 율리아는 처음에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어찌할줄 모르지만 차츰 이상한 기분이 든다. 그러는 중에 군청에 다니는 어떤 공무원이 율리아에게 접근하여 청혼코자 한다. 아우구스트는 얼른 결혼해야 할 것 같아서 율리아에게 더욱 접근한다. 그런데 어느날 참으로 놀랍게도 진짜 로데리히라는 청년이 나타난다. 바타비아에 갔던 로데리히는 7년을 견디면서 그동안 재산을 넉넉하게 모았다. 베를린코믹극장에서의 리바이벌에서는 로데리히가 낙하산을 타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으로 연출을 했다. 두 사람 중에서 누가 진짜 로데리히인지 알수가 없다. 그러나 아무렴 그렇게도 사랑하던 로데리히를 몰라볼 율리아가 아니다. 진짜 로데리히는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정리해 놓는다. 아우구스트는 율리아의 친구인 한헨(Hannchen)과 어울리게 된다. 요쎄 부부는 그동안 율리아를 보살펴 준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서 상당한 재산을 받는다. 모두 행복하다.
진짜 로데리히의 등장
유럽의 오페레타, 또는 오페라 부파, 또는 영국의 사보이 오페라를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본의 번역이 가장 어렵다. 사투리, 방언, 슬랭 등을 정확히 우리 말로 번역하기가 어렵다. 조크와 풍자를 받아들이는 개념에서도 차이가 난다. 저 사람들은 우습더라도 우리는 우습지가 않는 내용이 있을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제발 여러 사람들이 노력하여서 유럽의 오페레타가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되기를 희만한다.
식당에 간 로데리히와 율리아. 바타비아 스타일의 가면을 쓴 웨이터들이 서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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