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더 알기

기념 오페라(Celebratory Opera)

정준극 2015. 8. 24. 22:11

기념 오페라(Celebratory Opera)

Celebration Opera

 

오페라를 장르별로 나누면 별별 것이 다 있는 중에 '기념 오페라'(Celebratory Opera)라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위대한 인물을 기념하여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를 만든 것, 훌륭한 오페라 극장의 개관을 기념하여 오페라를 만든 것, 어떤 기념비적인 사건을 기념하여 오페라를 만든 것 등이다. 그런가하면 어떤 인물의 탄생, 서거, 대관식과 같은 중요한 행사들을 위해 오페라를 만든 경우도 있다. 그런 오페라들을 모두 기념 오페라라고 부른다. 몇 작품을 소개코자 한다.

 

○ 아이다(Aida). 주세페 베르디 작곡. 1871년 12월 24일 카이로의 케디발 오페라 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초연. 항간에 1869년의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작곡되었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카이로의 케다이브(총독)인 이스마일 파샤는 베르디에게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는 찬가를 작곡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베르디가 '나는 그런 것은 작곡하지 않는다'고 거절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케다이브는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케디발 오페라 하우스)를 새로 건설하는데 개관기념으로 오페라를 새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많은 작곡료와 함께! 그리하여 원래 카이로의 케디발 오페라 하우스의 개관기념으로 '아이다'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보불전쟁으로 파리로부터 의상과 무대장치가 운송되지 못하여 연기되었고 정작 개관 기념으로는 '리골레토'가 공연되었고 이듬해에 약속대로 '아이다'가 역사적인 초연을 가졌다.

 

○ 슈피겔그룬트(Spiegelgrund). 독일의 페터 안드로슈(Peter Androsch: 1963-) 작곡. 국제 홀로코스트 데이를 기념하여 2013년 1월 25일 비엔나의 팔라멘트에서 초연을 가졌다. 국제 홀로코스트 데이는 1월 27일이지만 2013년에는 일요일이므로 1월 25일에 공연을 가졌다. 슈피겔그룬트는 나치 치하의 비엔나에 있었던 어린이 수용소이다. 이곳에 있던 약 8백명의 정신 및 지체 부자유 어린이들이 나치의 생체실험을 위해 희생되었다. 오페라 슈피겔그룬트는 그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슈피겔그룬트. 2013년 비엔나 팔라멘트에서의 공연

 

○ 마담 큐리(Madame Curie). 폴란드 출신의 엘즈비에타 시코라(Elzbieta Sikora: 1943-) 작곡. 2011년 11월 15일 파리의 유네스코 회의실에서 초연을 가졌다. 2011년은 큐리 부인이 노벨상을 받은 1백주년이 되는 해이다. 유엔과 유네스코는 이를 기념하여서 2011년을 국제화학의 해로 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오페라 '마담 큐리'가 초연되었다. 또한 2011년은 폴란드가 EC의 의장국이 된 해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목적도 있었다.

 

마담 큐리와 피에르

 

○ 글로리아나(Gloriana). 벤자민 브리튼 작곡. 1953년 6월 8일 런던의 코벤트 가든에서 초연되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된 것이다. 글로리아나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의미한다. 스페인과의 해전에서 영국 해군이 승리하자 병사들이 글로리아나라고 외친 것이 사연이다.

 

글로리아나

 

○ 쇼팽(Chopin). 이탈리아의 자코모 오레피체(Giacomo Orefice: 1865-1922) 작곡. 폴란드 출신의 위대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프레데릭 쇼팽의 작품과 생애를 그린 오페라. 1901년 11월 25일 밀라노의 테아트로 리리코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 '쇼팽'의 피날레 장면

 

○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 통일).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의 로렌초 페레로(Lorenzo Ferrero: 11951-) 작곡.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헌신한 주세페 베르디의 생애와 작품을 그린 오페라. 2011년 3월에 초연되었다. 2011년은 이탈리아가 통일된지 1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1861년에 토리노에서 통일 이탈리아가 선포되었다.

 

리소르지멘토

 

○ 올림피아드(L'Olimpiade). 안토니오 칼다라(Antonio Caldara) 작곡.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어머니인 엘리자베트 크리스티네 황비의 42회 생일 기념. 1733년 비엔나 궁정극장에서 초연되었다.

○ 자랑스런 죄수(Il prigionier superbo). 조반니 페르골레지 작곡. 엘리자베트 크리스티네 황비의 42회 생일 기념. 1733년 9월 5일 나폴리 산 카를로극장에서 초연.

 

안토니오 칼다라의 '올림피아드'

 

○ 알체스트(Alceste). 장 바티스트 륄리(Jean-Battiste Lully) 작곡. 루이 14세가 프랑스 동부지역 프렌세 콩트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작품. 1674년 1월 19일 파리 팔레 로얄에서 초연. 장 바티스트 륄리의 '카드뮈와 에르미온'(Cadmus et Hermione)도 루이 14세를 찬양하는 작품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의 '알체스트'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