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성자 이야기

성자이야기

정준극 2007. 8. 9. 10:57
 

역사학자들이나 자서전 작가들, 특히 성인에 대한 자서전 작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세상에는 약 1만 명 이상의 인물들이 성인의 반열에 들어 있어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중에는 바티칸으로부터 공식 성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으며 또 어떤 성인들은 역사적으로 입증할만한 근거가 없이 그저 오래전부터 관습적으로 성인이라고 불리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반면 어떤 성인들은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세월이 지남에 따라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성 발렌타인, 성 니콜라스, 성 패트릭 등이다.

 

 고생과 수고 끝에 영광의 면류관을 쓴 성 즈느비에브


필자가 아는 사람중에 즈느비에브(Genevieve)라는 여자가 있다. 그는 자기의 이름이 즈느비에브라는 성인의 전설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 이후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이름에 애착을 가졌다. 즈느비에브는 낭트의 젊은 여자 목동으로서 프랑스를 침공한 훈족의 아틸라(Atilla)를 격퇴하기 위해, 그리고 프랑크 족의 지도자인 쉴드릭(Childeric)을 프랑스 땅에서 쫓아내기 위해 과감히 전쟁터로 나간 애국 소녀였다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자기의 이름에 성인의 이름을 쓰기를 즐겨한다. 예를 들면 피터, 폴, 존, 조셉, 제임스 등이다. 성인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경에 나오는 이름을 사용하며 만족해 하는 사람도 많다. 데이비드(디윗), 모세, 아이작(이삭), 제이콥(야곱), 에이브라함(아브라함) 등이다. 자기의 이름이 성인 또는 최소한 성경의 인물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는데 커다란 이정표가 되는 것이 아닐수 없다.

 

헝가리의 엘리자베트 왕비가 가난하고 병든자들을 구제하고 있다.

엘리자베트는 자기를 버린 헌신으로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성인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하나님(신)으로부터 거룩한 존재로 선택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이렇게 선택된 성인들이므로 이들이 하나님과 직접 대화할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하나님께 직접 부탁할 사항들이 있다고 해도 하나님이 바쁘시다는 점을 감안하여 성인들의 이름을 빌어 간구하여 성취되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성인들은 하나님께서는 직저브 기르고 손수 택하신 성인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으로서는 이들의 부탁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가 성인들의 이름으로 무슨 부탁을 하면 웬만큼 귀찮지 않으시다면 모두 들어 주실것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성인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앙을 위해 화살을 맞고 순교한 성 세바스티안


기본적으로 성인들은 자기의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당한 사람들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돌아가신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원후 4세기 까지는 기독교에 대한 로마제국의 박해가 이루 말할수 없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나로 말하자면 기독교인이올시다!’라고 고백한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때 죽임을 당한 수많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거의 단체로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중 어떤 분들은 순교를 당할 때에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순교를 당했거나 기적을 일으킨 성인들은 신앙의 대상이었다. 아무튼 ‘아무개가 기적을 일으켰다!’라면 일단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무조건 추종하기 마련인 것이 인지상정이다. 한편, 성인들을 예배하는 것은 로마-그리스 시대의 다신숭배사상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하자 순교자들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았다. 대신 다른 형태의 성인들이 화제에 오르게 되었다. 광야의 은둔자들이나 고명한 신학자들이었다. 이들은 그리스도와 마찬가지로 영혼의 순결함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정을 받았다. 개중에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성회를 설립하여 자기들이 하나님의 새로운 도구로서 영광을 돌리고자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사막과 같은 광야에 은둔하며 모든 욕망을 헌신짝처럼 버리고(실제로 이들에게는 버릴만한 헌신짝도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명상과 기도로서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성 보니파테 납골당


성인사상이 가장 열심히 활개치던 시기는 중세였다. 마법과 미신이 판치던 시대였으므로 성인들이 기적을 일으켰다면 물불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존경하였다. 특히 성인들의 유골 조각(이를 聖骨이라함), 옷자락, 지팡이, 밥그릇 등 이른바 성품(聖品)들이 대단한 권위를 지니고 있다고 믿어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성배는 최고의 예배 대상이었고 성지순례는 가장 인기 있는 여행상품이었다. 성지 예루살렘에 가서 돌 한개라도 만져보고 갈릴리 바다에서 손이라고 적셔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다. 중세의 사람들은 온갖 성인들에게 별별 사항들을 모두 간구하였다. 전쟁에서 이기게 해 달라, 치통을 낫게 해 달라, 하인들을 보호해 달라 등등 이었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르네상스가 어둠을 깨트리는 시기가 되자 기적과 기구를 바탕으로한 성인숭배 신앙은 슬며시 고개를 숙이게 되었고 대신 이성과 과학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교회에서는 기독교 생활에 대한 원칙적인 문제가 강조되었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 한 사람의 삶에 기본을 둔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런 교리에 얽힌 얘기는 제대로 정리할만한 능력도 없고 여유도 없으므로 생략코자 한다. 오늘날에는 성인으로 추앙받게 되려면 교회가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은 곤란하다. 성인후보자라고 해도 세상을 떠난 후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성인으로 시성(諡聖)되었다. 성인은 교황이 최종 인정하지만 가톨릭에서 성인을 정할 때에는 철저하게 배경 조사를 한다. 그리하여 최소 두 번 이상의 기적을 보였어야 하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온전히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봉사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아기 예수를 등에 지고 강을 건너는 성 크리스토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수호성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분이 든든한 일이다. 세상을 살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성인이 자기를 수호해 줄것으로 믿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게되고 보다 신앙적으로 살수 있다. 세상의 수많은 성인들은 어떤 특정 직업의 사람들을 수호해 준다. 구두장이, 직물장이, 뱃사람, 회계사, 목수, 전당포 주인등 거의 모드 직업에 걸쳐 성인들이 수호해 준다. 그러므로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지 고유한 수호성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든든한 일이다. 교회는 어떤 특정한 날에 어떤 특정한 성인을 추모하고 축제를 드린다. 예를 들면 2월 14일은 성 발렌타인 축제이다. 성 발렌타인은 연인들의 수호성인이다.


이제 월별로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주요 성인들의 축제일을 알아본다. 이들이 성인으로 추앙받게 된 간단한 이력과 함께! 여기에서는 남자 성인과 여자 성인을 성자, 성녀로 구별하지 않고 모두 성인(St)으로 표기했다. 요즘 추세가 그런것 같다.


정준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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