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신경 써야 하는 유월절 음식

[대단히 신경 써야 하는 유월절 음식]

 

유월절(Passover)은 유대인들의 최대 명절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명절처럼 먹고 여행가고 고스톱을 치며 노는 절기가 아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애급의 노예생활에서 탈출(출애굽) 한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그래서 엄숙하고 겸손하게 지낸다. 유월절에 먹는 음식에 대하여는 특별한 규제가 있다. 유대법에 따르면 유월절에는 누룩(효소)을 넣은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나아가 다섯 가지 곡식으로 만든 음식도 먹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다섯 가지 곡식이란 밀, 라이, 보리, 밀의 일종인 스펠트(spelt), 귀리(oats)이다. 이들 곡식을 금지하는 것은 이들을 밭에서 추수한 후에 잠시 밭에 두면 이슬에 젖었을 것이며 그러면 물기 때문에 발효가 아주 조금이라도 되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발효가 시작된 곡식은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규율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별히 유태인들이 유월절에 먹는 무교병인 마짜(matza)는 절대로 발효와 관련이 없도록 대단히 신경을 쓴다. 마짜(또는 마쪼, 마쩨)는 제사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것이므로 수확단계부터 포장까지 조금이라도 발효과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을 받는다. 그렇게 하여 만든 떡이 마짜이다.

 

유월절 어린 양

 

아쉬케나지(동유럽과 러시아의 유태인)들의 규정은 좀 더 엄격하다. 유월절 기간 동안에 쌀, 콩, 옥수수를 먹는데 대한 규정이 까다롭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옥수수로 콘 시럽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쉬케나지 유태인들은 유월절 기간 동안 콘 시럽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코카콜라 회사가 유월절을 위해 콘 시럽을 넣지 않은 콜라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다.

 

유월절 무교병(마쪼) 

독실한 유대인들은 유월절 기간 동안 누룩이 들어간 음식을 접하지 않기 위해 별도의 식기들을 사용한다. 유월절용 접시, 포크와 나이프, 프라이팬, 냄비 등이 별도로 있다. 일반 유대인 가정에서는 우유제품과 육류를 위한 식기가 따로 있다. 치즈를 담았던 접시에 스테이크를 담지 않는다. 1년 내내 그렇게 사용한다. 그런데 여기에 유월절에 사용하는 식기를 따로 구비하는 것이다. 어떤 유대인들은 집에 유월절에만 사용하는 부엌을 따로 둘 정도이다. 식품점에서 파는 유월절용 식품에는 P자가 적힌 표지가 있다. Passover(유월절)라는 뜻이다. 모두 엄격한 검사를 통해 나온 식품들이다. P자 대신에 “Kosher for Passover”(유월절을 위한 코셔) 또는 “May be used for Passover”(유월절에 사용 가능)라고 적기도 한다. 유월절이라고 해서 6월을 연상하면 곤란하다. 유월(유월)이란 단어는 뛰어 넘는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애급에 모든 집의 첫 아이가 죽는 재앙을 내릴 때에 양의 피를 칠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집은 건너 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재앙을 당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에 입각한 용어이다.

  

상점에서 파는 유월절 무교병

[변화의 조짐]

유대인들의 식사 규정은 실로 너무 까다롭다. 특히 유월절과 관련한 음식규제가 지나치게 까다롭다.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수 유대인들은 전통적인 유대 음식 규정을 존중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포도주이다. 원래 유대인의 음식 규정에는 이방인이 만든 포도주는 마시지 못한다는 내용이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여 이스라엘에서 유태인들이 만든 포도주만이 진짜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적 사고방식의 보수 유태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의 포도주 공장에서 만든 포도주는 모두 완전 자동화된 것이기 때문에 이방인이 만든 포도주라고까지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계가 만든 것이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유태의 음식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최근 상당수 유태인들은 기독교인들을 이방인이라고 볼수 없다는 생각이다. 같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데 우상을 섬기는 이방인이 될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이 만든 포도주는 금지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월절 축제 밤의 전형적인 음식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