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높은가?
비엔나의 고층 구조물들
비엔나 링투름. 비엔나의 마천루이다. 23층에 높이 93m이다. 1950년대 후반에 완성되었으며 현재로서는 비엔나 시내에서 가장 높은 업무용 빌딩이다. 잠시 이런저런 광경을 입혔다. 화가 후버트 슈말릭스(Hubert Schmalix)의 작품이다.
비엔나에 관광온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은 아마 슈테판성당일 것이다. 캐른트너슈트라쎄를 걸어가다가 갑자기 광장과 함께 눈앞에 나타나는 거인과 같은 성당건물, 또는 지하철 슈테판스플라츠(슈테판광장) 역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있는 대성당의 종탑을 보고는 ‘야, 거 참 높다!’라는 감탄과 함께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우선 기념사진부터 찍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카메라 또는 핸드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포즈를 취하기에 바쁘다. 슈테판성당을 처음 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아니, 저 성당은 도대처 높이가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한다. 그러므로 안내하는사람은 그런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여서 '저 성당으로 말씀드리자면 탑이 남탑과 북탑의 두개인데 그중에서 높은 남탑의 높이가 137m 이올시다. 서울의 63빌딩이 264m이니까 63빌딩보다는 무려 127m나 낮지요'라고 미리 설명을 한다. 그러면 모두들 '아니, 어쩌면 그렇게도 자세히 알고 있당가? 여기서 투어 가이드 해도 굶어죽지 않아 버리겠네, 잉!'이라고 말할 것이다. 슈테판성당에는 남탑과 북탑이 있으며 남탑이 훨씬 높다. 슈테판성당의 남탑은 비엔나 제1의 랜드마크이다. 그래서 비엔나 사람들은 슈테판성당의 남탑을 슈테플(Steffl)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신주 모시듯 존중한다. 캐른트너슈트라쎄(비엔나의 명동)에 있는 슈테플 백화점은 슈테판성당의 남탑을 사랑하는 나머지 붙인 이름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슈테플이라는 단어가 슈테판스돔을 전반적으로 일컫는 말이 되어 있기는 하다. 언젠가 남탑을 보수하기 위해 장막을 치고 공사를 시작한 일이 있었다. 비엔나 사람들은 사랑하는 남탑의 모습을 당분간 볼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에 마지막 장막을 치는 날 밤을 새워 슈테판스플라츠에 모여 남탑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겼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정도로 슈테판성당의 남탑은 남다른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하는 대상이다. 슈테플은 저 멀리 도나우강 건너편에서도 잘 보이며 북쪽에 있는 높은 산인 칼렌버그에서도 분명히 보인다. 신앙심이 깊은 비엔나 토박이들은 슈테판성당의 남탑이 비엔나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구조물인줄로 믿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아니다.
슈테판성당. 남탑 슈테플의 높이는 137 m이다. 지금 오래된 때를 닦아내고 있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아마 작업이 끝날 때 쯤이면 다시 오염이 되어 때가 묻어 있을 것이다. 비엔나 시내에서는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비엔나는 뉴욕과 제네바 다음으로 국제기구가 많은 도시이지만 뉴욕과 같은 고층구조물은 거의 없다. 중세로부터의 도시계획에 의해 도시 전체가 5-6층 이상을 넘지 않는 건물들로 조성되어 있을 뿐이다. 시내(첸트룸)에서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건물은 슈테판성당의 남탑, 시청의 탑, 보티프키르헤의 쌍둥이 첨탑 정도이다. 비엔나 사람들은 현대적이면서도 실은 대단히 보수적이다. 시내 중심지역에 현대풍의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극력 거부한다. 그래서 슈테판스플라츠에 유리로 된 하스하우스가 건설되었을 때, 미하엘광장 앞에 로스하우스가 건설되었을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그런데 세월의 흐름과 함께 비엔나는 명실공히 세계의 도시가 되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사무실, 더 많은 호텔이 필요하게 되었다. 시내 중심지역에는 새로운 건물들을 짓기가 어려우므로 교외에 지을수 밖에 없었다. 가장 만만한 곳이 도나우슈타트였다. 1980년대 초에 저 유명한 우노시티(UNO-City)가 들어서자 그것을 기화로 하여 여러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비단 도나우슈타트 뿐만 아니라 2구 레오폴드슈타트의 남단, 빈미테(비엔나 중앙역)를 중심으로 한 3구 란트슈트라쎄, 브리기테나우, 비너버그(Wienerberg)에도 새로운 고층건물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브리기테나우에는 주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도나우슈타트의 고층건물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심심풀이로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그에 앞서서 오스트리아 전체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엔나 부근의 비잠버그(Bisamberg)에 있는 노르트마스트(Nordmast)라는 ORF 방송국 송신탑이다. 265m이다. 서울의 63빌딩이 해발 264m이므로 그보다 1m 높다. 노르트마스트 송신탑은 오스트리아 전체로 볼때 가장 높은 구조물이며 비엔나만 보면 가장 높은 구조물은 23구 도나우슈타트에 있는 도나우투름(Donauturm)이다. 252m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도나우투름은 오스트리아 전국에서 비잠버그의 송신탑 다음으로 높은 구조물(Free Standing Structure)이다. 다음으로 높은 구조물은 역시 도나우슈타트에 있는 밀레니엄 타워이다. 202m의 업무용 건물이다. 밀레니엄 타워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업무용 건물이다. 굴뚝으로서는 짐머링에 있는 화력발전소 굴뚝을 당할 재간이 없다. 높이 200m이다. 비엔나에도 높은 굴뚝이 몇 개 있지만 짐머링의 굴뚝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댐으로서는 오스트리아 전체에서 쾰른브라인(Kölnbrein) 댐을 꼽지 않을수 없다. 댐의 높이가 200m이다.
비엔나 근교 비잠버그에 있는 노르트마스트 송신탑.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63빌딩보다 1m 높은 265m 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의 하나라도 저 송신탑이 무너지는 날에는 어떻게 될까? 그야 물론 TV가 제대로 안 나올 것이다.
티롤지방 인스부르크의 알프스 산맥에 자리 잡고 있는 오이로파브뤼케(Europabrücke: 유럽교)는 보기만 해도 아찔한 철교이다. 지상에서 192m의 높이에 외롭게 자리 잡고 있다. 경치는 그만이지만 객차 안의 마음이 약한 사람은 눈을 감고 있어도 혹시 추락할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서는 철교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그 다음으로 높이 있는 구조물은 리더바흐(Riederbach)에 있는 화력발전소 굴뚝이다. 188m이다. 이어서 마이호펜(Mayhofen)에 있는 댐이 그 다음으로 높다. 마이호펜의 질러그륀들(Zillergründl)댐의 높이는 186m이다. 방송 송신탑으로서는 비잠버그의 노르트마스트 다음으로 높은 탑이 린츠에 있다. 린츠의 페른하이츠크라프트베르크스(Fernheitzkraftwerks) 송신탑으로 183m이다. 비엔나 북쪽의 높은 산인 칼렌버그에도 송신탑이 있다. 그러나 비잠버그나 린츠에 있는 것보다는 낮아서 지상으로부터 165m 높이에 있다. 그라츠의 도블(Dobl)송신탑은 156m이며 비엔나의 아르제날(Arsenal)송신탑은 그보다 약간 낮아서 155m이다. 무릇 구조물의 높이는 해발이 아니라 지상으로부터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 않으면 에베레스트의 꼭대기에 1m 짜리 탑을 세우고 지상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라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티롤지방의 브렌너에 있는 오이로파철교. 브렌나 패스라고 부른다. 그저 아찔아찔하다. 무너질리야 절대로 없지만 만의 하나라도 무너지면 큰 일이다. 기차를 타고 가며 알프스의 절경을 구경하기가 이렇게 어렵다.
비엔나에도 현대화 바람과 함께 고층 사무실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호흐하우스 노이에 도나우(Hochhaus Neue Donau)는 150m이며 만네스만투름(Mannesmannturm)도 150m이다. 트윈 타워스는 138m로서 슈테판성당의 남탑(슈테플)보다 1m 높다. 오스트리아의 성당 중에서 슈테판성당 다음으로 높은 종탑을 자랑하는 성당은 린츠의 대성당으로 135m이다. 굴뚝으로서는 짐머링 발전소의 굴뚝이 200m로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지만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굴뚝은 슈티펠라우 소각장의 굴뚝으로 135m이다. 린츠 대성당의 종탑과 높이가 같다. 도나우슈타트의 비엔나 인터내셔널 센터에 있는 건물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은 B 타워로서 무려 127m이다. 유리창을 열수도 없지만 만일 열었다가는 바람이 너무 세차서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것이다. 비엔나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1구에 비엔나 최초의 마천루가 있지만 옛 건물로서는 라트하우스(시청)가 가장 높다. 105m이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마천루는 23층으로 높이는 93m이더. 도나우슈타트의 IZD(Internationales Zentrum Donaustadt) 타워는 130m이다. IZD 타워는 현재로서 비엔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피스 빌딩이다. 그리고 비엔나의 델루간-마이쓸(Delugan-Meissl)타워는 108m에 불과하다. 정확히 100m 높이의 건물은 도나우슈타트에 있는 아레스(Ares) 타워이다. 이만해도 대단히 높은 건물에 속한다.
높이 252m의 도나우투름(왼쪽)과 높이 202m의 밀레니엄 타워. 사진으로 보면 누가 더 높은지 잘 모르지만 왼쪽의 도나우투름이 50m나 더 높다. 밤중에 도나우투름에 올라가서 야경을 보는 것도 그럴듯하다. 회전식당도 있다.
댐 중에서 가장 높은 댐인 높이 200m의 쾰른브라인(Kölnbrein) 댐. 절대로 무너질리가 없지만 만의 하나라도 저 댐이 무너지면 큰 일이다. 저수지 안에 살고 있던 물고기들이 물살에 밀려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짐머링의 화력발전소 굴뚝. 높이 200m이다. 무너질리야 없지만 만의 하나라도 저 굴뚝들이 무너지면 큰 일이다. 먼지가 많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린츠대성당은 오스트리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성당이다. 높이135m로 슈테판성당보다 다만 2m 낮을 뿐이다. 대단하다. 저탑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천국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 갈수 있다.
[비엔나의 10대 마천루]
마천루(摩天樓)는 영어로 Skyscraper라고 하는 것은 다 아는 사항이다. 하늘을 긁어대는 건물이라는 뜻이다. 독일어로는 Wolkenkratzer(볼켄크라처)라고 한다. 볼켄은 구름이며 크라처는 긁어대는 물건이라는 뜻이다. 비엔나의 교외지역, 즉 도나우슈타트 등에는 최근 10여년간 마천루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다음은 비엔나의 10대 마천루 리스트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무용 건물은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로서 829m이며 2010년 1월에 오픈하였다.
1. 밀레니엄 타워(Millennium Tower): 202m. 51층. 1999년 완공. 밀레니엄 시티 콤플렉스를 구성하고 있는 주상복합건물. 내부에는 대형 쇼핑센터, 시네마 콤플렉스가 있으며 120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다. 안테나의 높이를 포함하여 202미터이지만 안테나를 제외하면 171미터이다. 도나우강 우안에 위치하고 있다.
2. 호흐하우스 트윈 타워스(Hochhaus Twin Towers): 150m. 34층. 2001년 완공.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주거 빌딩이다. 도나우시티의 한 파트이다.
3. 비엔나 트윈 타워스(Vienna Twin Towers): 138m. 37층. 2001년 완공. 두 탑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작은 탑의 높이는 127 미터이며 34층이다. 10구 화보리텐의 비너버그 11번지에 있다.
4. 이체트데 타워(IZD: Internationales Zentrum Donaustadt Tower): 130m. 37층. 2001년 완공. 건물의 상단 파트에 12 미터나 돌출되어 있는 구조물이 있다. 도나우슈타트 봐그라머 슈트라쎄 17번지이다.
5. 비아이씨 빌딩 비(VIC Building B): 127m. 24층. 1978년 완공. 1999년까지는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22구 봐그라머 슈트라쎄 5번지이다.
6. 플로리도 타워(Florido Tower): 113m. 31층. 2001년 완공. 오피스 전용 타워이다.
7. 미셰크 타워(Mischek Tower): 108m. 20층. 1999년 완공. 주거 전용 타워이다. 도나우시티를 구성하고 있다.
8. 안드로메다 타워(Andromeda Tower): 104m. 29층. 1998년 완공. 뉴 도나우시티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고층건물이다.
9. 비아이씨 빌딩 에이(VIC Building A): 101m. 19층. 1978년 완공
10. 델루간 마이슬 타워(Delugan Meisl Tower): 99m. 34층. 2005년 완송 . 11구 칼 아펠 슈트라쎄 7번지에 있다. 마이들링 동쪽의 비너버그 시티에 있다. 주거용 타워이다.
비엔나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물인 비엔나 트윈 타워스. 높은 빌딩이 138미터이다.
비엔나에서 네번째로 높은 건물인 이체트데(IZD) 타워
비엔나 인터네셔널 센터(VIC)에 있는 B 타워. 1999년까지는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오피스 건물이었다.
플로리도 타워
미셰크 타워
안드로메다 타워
델루간 마이슬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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