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좀 더 알기/예수의 족보 고찰

두가지 족보

정준극 2010. 12. 14. 10:08

두가지 족보

 

선한목자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 영국 애쉬필드 교회

 

4복음서 중에서 마태와 누가만이 예수님의 족보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두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족보는 서로 달라서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이에 대하여는 몇가지 설명이 있다. 예수님의 족보에 대한 설명이 처음 등장한 것은 3세기 경이다. 아프리카누스(Africanus)라는 신학자가 설명의 앞장을 섰다. 그중 관심을 끄는 내용은 수혼(嫂婚)에 대한 것이다. 형이 세상을 떠나면 동생이 형수를 데리고 사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는 Levirate marriage 라고 부른다. 예수님의 선조 중에 그런 경우가 있어서 호적이 이상하다고 생각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아버지가 두 사람이 될수 있다. 법적인 아버지와 육신의 아버지를 말한다. 그래서 그로부터 족보가 두 갈래로 나위어질 수 있다. 마태복음에서 요셉의 아버지가 야콥이라고 한 것과 누가복음에서 요셉의 아버지가 헬리(Heli)라고 한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 해석하면 이해할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는 아버지 요셉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것이며 누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는 어머니 마리아를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 온 것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유태인의 사회가 모계사회임을 고려하면 그것도 타당한 경우인것 같다. 그리고 요셉을 통한 마태복음의 족보는 성경의 발전과 함께 1490년경에야 비로소 정리된 것이라고 한다.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라는 구절로 시작한다(마태 1: 1). 예수님의 족보를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누가복음은 세례 요한의 출생, 마리아에 대한 수태고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예수의 나심, 아기 예수의 정결예식, 열두 살 시절의 예수, 세례 요한의 전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마친후 3장 23절에 가서여 비로소 예수님의 족보가 나온다. 누가복음의 족보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시작하실 때에 삼십 세쯤 되시니라 사람들이 아는대로는 요셉의 아들이니 요셉의 위는 헬리요'이다. 마태복음은 가장 먼저의 선조로부터 족보를 시작하였는데 누가복음은 가장 나중의 선조로부터 거꾸로 족보를 설명해 올라갔다. 마태복음에서는 아브라함을 왕선조로 하여 족보를 펼쳐 나갔는데 누가복음에서는 아브라함으로부터 한참 위에 있는 선조들까지 망라하였고 결국 가장 위는 아담이며 그 위는 하나님이라고 기록하였다. 그러므로 마태복음은 예수께서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는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강조하였으나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후손이라는 것을 지적하였다.

 

현대의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족보를 신학적인 견지에서 고찰하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태복음의 저자는 메시아의 탄생을 왕족의 혈통을 강조하며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솔로몬도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누가복음에서는 제사장의 혈통을 이은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레위를 언급한 것은 그 때문이다. 마리아에 대하여는 마태복음에서는 그냥 지나쳤지만 누가복음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지만 두 복음서 모두 요셉의 족보를 다윗왕과 아브라함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두 경우에 아브라함으로부터 다윗까지의 족보는 서로 같다. 하지만 다윗으로부터 요셉까지는 서로 판이하다. 다윗에서 요셉까지의 족보중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스룹바벨(Zerubbbel)과 스알디엘(Shealtiel)은 같다는 것이다.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은 그 이름이 예수님의 어린시절에만 등장한다. 요셉의 이름은 예수님의 공생 기간 중에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마태복음, 마가복음, 갈라디아서에는 예수의 친척들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온다. 어떤 경우에는 형제요 누이들이라는 단어도 나온다. 누가복음에는 세례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사촌(Cousin) 또는 친척(Relative)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과 먼 친척이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