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좀 더 알기/성가족의 애굽 피난

두 도둑에 대한 전설

정준극 2015. 7. 23. 12:41

두 도둑에 대한 전설

그리고 다른 전설들

 

성가족의 애굽 피난과 관련하여 실로 여러 전설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 몇가지만 재미있으라고 소개한다. 성가족의 애굽 피난을 다룬 어떤 그림을 보면 웬 소년이 성가족의 일행이 되어 함께 여행하는 내용이 있다. 누구일까? 보통은 천사를 그려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천사의 모습이 아니라 소년이다. 요셉의 처음 결혼에서 태어난 아들인 야고보(James) 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따지고 보면 예수의 육신의 형인 셈이다. 요셉의 아들이라고 하는 야고보가 어떻게 성가족의 피난 행렬에 참가하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아무튼 함께 애굽행이라고 하면 야고보도 베들레헴에 와서 있어야 했다. 그런데 성경이나 다른 어느 기록에도 요셉과 첫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야고보가 호적하러 베들레헴에 왔고 헤롯의 박해를 피해서 애굽으로 피난 길을 떠나게 되자 동행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없다. 천사들이 수호했다고 하면 이해가 된다. 천사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어서 애굽으로 피난가라고 전했으므로 성가족이 무사히 애굽에 도착할수 있도록 보살펴 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성가족의 애굽 피난. 야고보가 앞장서서 성모와 아기 예수가 탄 나귀를 이끌고 있다. 야고보는 요셉의 처음 결혼에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예수와는 형제 사이이다.

 

요셉이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난 갈 때에 베들레헴에서 떠났는지 그렇지 않으면 나사렛에서 떠났는지에 대한 논난도 해결되지 않았다. 누가복음 2: 21에 따르면 '할례할 팔일이 되매 그 이름을 예수라 하니...'라는 구절이 있다. 그 다음의 22절을 보면 '모세의 법대로 정결예식의 날이 차매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요셉이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베들레헴에서 닷새는 족히 걸리는 먼 곳에 있는 나사렛으로 돌아갔다가 예루살렘으로 가서 할례의 예식을 치루었다고 생각할수 있고 한편으로는 계속 대엿새를 베들레헴에서 지내다가 팔일 째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할례의 예식을 치루었다고도 볼수 있다.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까지는 하루 길도 안된다. 거리로는 5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사렛으로부터 예루살렘까지는 100km도 더 된다. 그러므로 며칠이나 걸린다. 그런데 누가복음 2: 39절을 보면 좀 달리 생각해야 하는 구절이 나온다. 기록하였으되, '주의 율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갈릴리로 돌아가 본 동네 나사렛에 이르니라'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요셉은 아기 예수의 할례를 위해 베들레헴에서 며칠 지낸 후에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으며 할례 예식 등을 마친 후에 나사렛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 후에 꿈에 천사가 나타나서 어서 애굽으로 피난을 가라고 해서 부랴부랴 짐을 꾸려 떠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태복음 2장 13절을 보면 '그들, 즉 동방의 박사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라고 되어 있다. 이 구절을 보면 요셉이 아직도 베들레헴에 있을 때에 천사가 꿈에 나타났으며 요셉은 천사의 지시대로 성모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베들레헴에서 곧바로 애굽으로 피난을 갔다고 볼수 있다. 아기 예수는 태어난지 8일 후에 예루살렘에 가서 할례를 받았다. 그런 후에 애굽으로 피난을 가야 순서가 맞는다. 그런데 성경에 따르면 성가족은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에게 경배를 한 후에 곧바로 피난을 간 것을 되어 있다. 그렇다면 할례는 언제 받았단 말인가? 일정이 시간적으로 혼돈을 준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할례를 받는 아기 예수. 태어난지 팔일만에 거행된 예식이었다. 전통적으로 1월 1일이다. 예수는 태어난지 8일만에 할례를 받았다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애굽 피난은 그 후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계산이 된다. 할례를 받은 후에는 나사렛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애굽 피난은 나사렛에서 떠난 것인가?

 

요셉이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나귀에 태우고 급히 베들레헴을 빠져나와 애굽으로 피난을 가는 길에 두명의 도둑을 만난다. 도둑들은 나귀와 짐을 빼앗고자 했다. 짐이라고 해야 아마 당장 먹을 것 조금 뿐일 것이다. 도둑들의 이름은 디스마스(Dismas)와 게스타스(Gestas)라고 했다. 도둑들은 나귀에 웬 젊은 여자만 앉아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젊은 여자의 품에 아기가 있는 것을 보았다. 도둑 중의 하나인 디스마스가 아기 예수를 보니 그 얼굴이 마치 하나님을 보는 듯했다. 아니, 오히려 하나님보다 더 빛나는 얼굴이었다. 디스마스는 '만일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으신다고 해도 이 아기보다 더 아름답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스마스는 다른 도둑인 게스타스를 설득해서 성가족으로부터 아무것도 빼앗지 아니했다. 성모가 디스마스에게 '이 아기가 훗날 당신에게 오늘의 처사를 보상할 것이요'라고 말했다. 과연, 그로부터 33년 쯤 지나서 두 도둑은 갈보리 언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만난다. 예수께서는 그 중 디스마스에게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23ㅣ 43). 또 한 도둑인 게스타스는 끝까지 회개하지 않아서 지옥에 가야 했다.

 

애굽으로 피난가는 성가족 일행. 맨 앞에는 요셉, 그 다음에는 요셉의 큰 아들인 야고보, 그리고 뒤에는 아마 도둑들이라고 생각된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성모의 언니인 살로메가 애굽으로 피난가는 성가족을 만나서 애굽으로 함께 갔었다는 것이다. 살로메는 성경에 세베데(Zebedee)의 부인으로 나오며 나중에 예수의 열두제자에 속하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라고 한다. 살로메가 성가족을 따라 간것은 성모의 산후 조리와 아기 예수를 돌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유대를 떠난 성가족은 애굽의 헬리오폴리스에 정착했다. 베들레헴에서 떠났건 또는 다른 곳에서 떠났건 유대에서 헬리오폴리스까지는 6백 km가 넘은 거리이며 당시에 걸어서 갔다면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그러므로 애굽 피난의 길은 고난의 길이었다. 먹을 것도 없고 광야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마실 물조차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낮에는 찌는 듯이 덥고 밤에는 추워서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거리를 아기를 출산한지 며칠 안된 여인으로서 갓난 아기와 함께 한 달 이상이나 걸려서 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지만 주의 인도하심으로 무사히 갈수 있었다고 본다. 헬리오폴리스는 오늘날 카이로 동북쪽에 있었던 고대 애굽의 대도시였다. 헬리오폴리스라는 단어에서 헬리오스는 그리스어로 태양신을 말하며 애굽어의 라(Ra)에 해당한다. 헬리오폴리스는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이지만 모세 이전에는 고셴 지방의 수도였고 요셉이 애굽 총리가 되고 나서 7년 한발에 곡식들을 저장해 둔 곳 중의 하나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날의 헬리오폴리스 호텔. 예전에는 궁전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세례 요한이 어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애굽에 있는 성가족을 찾아 왔었다는 것이다. 세레 요한이 누구와 함께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세례 요한은 천사장 우리엘의 도움으로 헤롯이 대학살을 피해서 애굽에 왔다는 것이다. 두 어린이, 즉 예수와 세례 요한이 애굽에서 만난 장면은 많은 화가들이 작품으로 남겨 놓았다. 특히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러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라파엘의 작품에서 그 장면을 볼수 있다. 다빈치의 작품은 거의 똑같이 생긴 것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고 다른 하나는 런던의 대영제국미술관에 있다. 두 작품에서 다른 점은 천사의 오른 손이 어느 곳을 향하여 있느냐는 것이다. 하여튼 어린 예수가 친척이 되는 세례 요한과 함께 있는 것은 놀라운 장면이다. 짐작컨대 성모가 감싸듯이 손으로 품고 있는 아기가 예수 그리스도일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Madonna of the Rocks라고도 함). 파리 루브르박물관 소장. 아기 예수와 아기 세례 요한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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