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더 알기

오페라와 만찬

정준극 2015. 10. 13. 10:18

오페라와 만찬

 

오페라와 음식은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둘 다 사람들을 만족시켜준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오페라의 무대에서 파티를 열고 먹는 장면이 나오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나도 저렇게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만찬의 장면 중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을까? 영화로도 만들어져 높은 관심을 끌었던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다.

 

1.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에서의 프랑스 고급 요리

 

오페라 '바베트 만찬'(Babette's Feast)은 제목이 말해 주듯이 만찬에 얽힌 내용이다. 보통 요리들이 나오는 만찬이 아니라 파리의 초일류 식당에서나 볼수 있는 뛰어난 요리들이 등장한다. 이런 스타일의 오페라는 아마 '바베트의 만찬'이 유일할 것이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 브라운(John Browne)이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위촉을 받아 작곡한 실내오페라이다. 2002년에 런던의 린베리(Linbury)극장에서 초연되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페라 '바베트 만찬'은 덴마크의 여류작가인 카렌 폰 블릭센 남작부인(Baroness Karen von Blixen: 1885-1962)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덴마크어로는 제목을 Babettes Gaestebud 라고 했다. 카렌 폰 블릭센 남작부인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Out of Africa(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바베트 만찬'은 이미 1987년에 프랑스와 합작으로 덴마크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유럽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었다. 그것을 이번에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 브라운이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마르티네(Martine: S), 필리파(Philippa: Lyric S), 아쉴 파팽(Achille Papin: B), 바베트(Babette: S)이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인 카페 앙글레의 최고 요리사로 있었던 바베트는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해를 받아 덴마크 해안의 어떤 시골마을로 피신하여 숨어서 지낸다.

 

'바베트의 만찬' 영화의 한 장면

 

그러다가 파리의 친구가 보내준 복권이 당청되어 1만 프랑을 받게 된다. 바베트는 신세를 진 자매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만찬을 베풀기로 작정하고 파리로부터 음식재료들을 사온다. 참고로 바베트가 만찬을 위해 마련한 음식은 다음과 같다. 메뉘는 아몬틸라도로 시작한다. 스페인산의 고급 셰리주이다. 이어 Portage a la Tortue(자라 수프), Blinis Demidoff au Caviar(캬비아와 사우어 크림을 곁들인 호밀 빵), Caille en Sarcophage avec Sauce Perigourdine(거위 간과 송로 버섯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 벨기에산 치코리와 호두를 비네그레트 소스로 무친 살라드, 푸른 치즈와 파파야와 무화과 그리고 포도와 파인애플과 석류를 담은 후식, 그리고 마지막은 Savarin au Rhum avec des Figues et Fruits Glacees(럼을 섞은 스폰지 케익에 무화과와 어름으로 차갑게 한 각종 과일)이었다. 마실 것은 귀중하고 희귀한 각종 포도주와 샴페인을 준비했다. 예를 들면 1845년산 Clos de Vougeot 포도주, 1860년산 Veuve Clicquot 샴페인 등이다. 마을 사람들은 바베트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끝내 놀라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오페라 '바베트의 만찬'의 한 장면

 

2. '중공에 간 닉슨'(Nixon in China)에서의 국빈만찬

 

미국의 존 애덤스(John Adams)가 작곡한 '중공에 간 닉슨'(Nixon in China)은 바야흐로 미국과 중국이 냉전을 종식하고 화해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관심을 끌었던 사건을 오페라로 표현한 작품이다. 닉슨은 영부인 팻,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함께 1972년에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에 대한 내용을 미국 미니멀리즘 작곡가인 존 애덤스가 오페라로 만들어서 1987년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처음 공연을 가졌다. 미국인들로서는 중공의 이모저모를 엿볼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였다. 국빈을 위한 만찬이 그렇고 홍위병들의 예술공연이 그랬다. 1막에서 닉슨 일행은 주은라이 수상이 초대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그러나 과식은 금물이기 때문인지 중국적인 산해진미는 생략되고 대신에 간단한 북경 요리 몇개가 선보였다. 메뉴는 우선 오르되브르로 시작되며 이어 오리의 네가지 보물이라는 제목의 요리가 나오고 이어 튀긴 오리 내장요리, 구운 오리고기, 버섯 요리와 나물요리, 오리 뼈를 과서 만든 수프, 이어 연꽃 씨로 만든 달콤한 죽, 마지막으로 과일이다. 이 메뉴는 닉슨이 미국으로 돌아온 후에 미국에 있는 중국 식당에서 그대로 재현하여 싼 값에 손님들에게 서브했다. 중공에 간 닉슨이 무슨 대단한 음식을 먹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마 공식만찬을 제외하고는 호텔에서 커피와 핫덕이나 도너스를 먹었을지도 모른다.

 

오페라 '중공에 간 닉슨'에서 주은라이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의 장면

주은라이가 닉슨에게 '아 가만히 보고만 있지 마시고 어서 젓수시지요. 오리 요리입니다요'라고 말하면서 음식을 권한다. 닉슨은 '그게 아니라 젓가락(촙스틱) 사용이 좀 서툴러서'라고 변명하는 것 같다.

 

3. '라 보엠'(La Boheme)에서의 파리 카페 요리

 

'라 보엠'은 크리스마스 이브로부터 시작한다. 파리의 라틴 구역에 있는 허룸한 다락방에서 지내고 있는 네명의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보헤미안이라고 부르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예술가로서의 낭만만은 잃지 않으려고 한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음악가 쇼나르, 철학자 콜리네르, 그리고 다락방의 옆방에서 수를 놓으며 살고 있는 미미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자축하기 위해 라틴 구역에 있는 카페 모뮈로 모인다. 이들은 주머니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한껏 기분을 내며 그동안 허기졌던 배를 채우기로 한다. 이들이 카페 모뮈에서 먹은 음식과 음료는 다음과 같다. 그런데 마침 그때 옆 테이블에 마르첼로의 옛 애인인 뮤제타가 어떤 슈가 대디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보헤미안들은 뮤제타의 슈가 대디에게 계산서를 넘겨 주기로 생각한다. 미미는 보위느(Beaune)라고 하는 프랑스 적포도주 한병을 바스켓에 담아 달라고 주문했으며 햄도 주문한다. 아마 옛날 고향에서 마시던 포도주가 생각나서 시킨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테이블 와인(또는 하우스 와인)과 라인 와인을 마시기로 한다. 메인 코스로서는 구운 베니송(Venison: 사슴고기), 칠면조 고기, 소스를 얹은 가재요리를 시킨다. 그것도 모자라서 마르첼로는 고기 스튜를 시켰으며 미미는 크림 캬라멜을 후식으로 주문한다. 이것이 소설에 적혀있는 카페 모뮈에서 주문한 식단이다. 그리고 미미는 몇가지 종류의 와인을 각각 다른 잔에 담아 조금씩 마시며 좋아 했다고 하며 뮤제타는 음식 접시가 새로 나올 때마다 영국 스타일로 새로운 포크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식대는 전부 25프랑! 요즘 돈으로 25프랑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짐작건대 우리 돈으로 25만원은 더 될 것이다. 평소 카페 모뮈를 자주 드나들었던 작가 뮈르제로서는 평소에 주문해 보고 싶었던 것들을 소설에서나마 실천했다. 실제로 뮈르제와 친구들은 ‘맹물마시는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와인을 마실 여유가 없어서 냉수만 달라고해서 마셨기 때문이었다.  

 

카페 무뮈에서의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 미미 역에 안나 네트렙코, 로돌포에 조셉 카예야.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4.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에서 결혼식 파티 장면

 

마을의 농장주인 아디나는 시골 생활이 무료하던 중에 마을에 모병을 위해 나타난 벨코레 상사가 청혼을 하자 별로 앞뒤 생각도 없이 받아 들인다. 실은 자기를 좋아해서 따라 다니는 가난한 네모리노에게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뜻으로 벨코레 상사와의 결혼을 짐짓 결정한 것이다. 벨코레는 호박이 넝쿨채 굴러온 것 같아서 좋아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당장 공증인을 불러서 결혼서약서를 작성하기로 한다. 마을에서는 느닷없는 결혼식을 보게되어 들떠있다. 이윽고 파티가 열린다. 결혼축하 파티이다. 음식들과 포도주가 풍성하게 마련된다. 공증인이 도착해서 막 결혼서약서에 서명을 하려고 할때 나팔소리가 들리면서 둘까마라 일행이 들이닥친다. 떠돌이 약장사에 불과하지만 둘까마라는 자기를 대단히 위대한 사람이라고 선전한다. 도니체티의 걸작이다. '사랑의 묘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이다.

 

벨코레와 아디나의 결혼식 파티에서 아디다가 즐거운 춤을 춘다. 안나 네트렙코. 메트로폴리탄.

또 다른 연출에서는 결혼식 파티를 위해 커다란 3단 케이크가 마련되어 있다. 네모리노와 벨코레.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둘까마라 박사가 파는 사랑의 묘약을 사고자 한다. 그러자면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벨코레에게 입대하겠다고 약속한다. 입대하면 돈을 받기 때문이다. 역시 메트.

 

5. 하루동안의 왕(Un giorno di regno: King for a Day)에서의 궁중연회

 

베르디의 오페라에는 파티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먹고 마시는 연회의 장면은 가급적 나오지 않는다. '가면무도회'에는 무도회 장면이 화려하게 나오지만 먹는 장면은 없다. '라 트라비아타'에서도 모두들 샴페인을 마시며 축배의 노래까지 부르지만 식사는 다른 방에 준비되어 있으니 자리를 옮겨서 식사를 하자는 제안으로 먹는 장면을 뒤로 숨긴다. 그외의 오페라에서는 먹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활슈타프'에서는 활슈타프가 주점에서 먹고 마시는 장면이 잠시 나오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하루동안의 왕'이라는 코믹 오페라에서는 화려한 연회장면이 나온다. '하루동안의 왕'은 베르디의 첫번째 오페라이다. 하지만 다른 오페라들에 비해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초연에서 실패를 했기 때문이다. '하루동안의 왕'에서는 가짜 왕을 위한 궁중연회가 마련된다. 궁중의 요리사들과 하인과 하녀들이 모두 동원되어서 연회를 준비하며 합창을 한다. 하지만 가짜 왕인 스타니슬라오는 마음 놓고 먹을수가 없다. 가짜가 들통날 것 같아서 걱정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페라에서 '하루동안의 왕'에서처럼 분주한 연회준비 장면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루동안의 왕'에서 주방의 요리사들과 하인들이 왕을 위한 연회를 준비하고 있다.

 

6. 돈 조반니(Don Giovanni)에서의 만찬장면

 

오페라에서의 만찬이라고 하면 '돈 조반니'를 빼놓을수가 없을 것이다. 유명한 만찬이기 때문이다. 못된 짓만 골라서 하던 돈 조반니는 복수를 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묘지에서 석상을 만난다. 콤멘다토레이다. 자기가 죽인 돈 페드로이다. 돈 조반니는 석상이 무슨 힘이 있겠느냐면서 석상을 만찬에 초대한다. 설마 올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저녁시간에 석상이 나타난다. 석상은 돈 조반니의 악행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돈 조반니는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석상을 무시하고 비난한다. 결국 돈 조반니는 지옥의 심판을 받아서 영원한 불길 속으로 떨어진다. 만찬의 결과 치고는 대단히 비극적이다. 그런에 만찬에 어떤 음식이 나왔는지는 알수 없다. 원래는 돈 조반니 혼자서 먹으려던 만찬이었으므로 그다지 화려한 것은 아닐것이라는 추측이다.

 

'돈 조반니'에서의 만찬 장면. 현대적 연출. 석상에 마리우츠 크비시엔, 돈 조반니에 카일 케텔센. 로젠버그

또 다른 연출의 만찬장면. 석상(콤멘다토레)과 돈 조반니

 

7. '헨젤과 그레텔'(Hansel und Gretel)에서 마녀의 집

 

헨젤과 그레텔에 대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산딸기를 따러 숲 속으로 갔던 헨젤과 그레텔은 길을 잃는다. 얼마후 아름다운 과자집을 발견한다. 두 아이는 지치고 배고픈 나머지 과자집의 지붕도 뜯어먹고 벽도 뜯어 먹는다. 모두가 맛있는 초콜릿 크림으로 되어 있는 과자와 사탕이다. 마녀의 꾐에 빠져 집안으로 들어간 두 아이를 위해 마녀는 만찬준비를 한다. 연출에 따라서 마녀의 하인들이 거창한 만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마녀가 헨젤을 묶어놓고 요리를 하려고 할때에 그레텔이 마녀를 난로 안으로 밀쳐 넣는다. 해피 엔딩.

 

헨젤과 그레텔은 너무나 지치고 배고픈 중에 과자의 집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마녀가 나와서 맛있는 과자와 사탕으로 아이들을 유혹하여 집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마녀의 집에서 마녀의 시종들이 헨젤과 그레텔을 위해 만찬의 식탁을 마련한다. 메트로폴리탄.

 

8. 긴 크리스마스 만찬(Das Lange Weihnachtmahl: The Long Christmas Dinner)

 

90년 동안 대를 이어 이어져 온 바야드(Bayard)가의 전설적인 크리스마스 만찬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 내려가는 동안,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고 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 성장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발전된 모습도 보여주는 등 역사 속의 인간이 아닌 실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페리이다. 이 오페라는 대단히 함축된 내용과 대사로 구성되어 있지만 따듯한 유머가 있으며 출연자 각자의 성격적 특성을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독일의 파울 힌데미트가 작곡하고 대본도 쓴 단막 오페라이다. 미국에 메노티의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이 있다면 독일에는 힌데미트의 ‘긴 크리스마스 만찬’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이 오페라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노부인인 바야드는 딸 루치아와 사위 로데릭 그리고 사촌인 브랜든과 함께 새로 이사간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 바야드 부인은 동부에서 겨우 교회 하나가 서 있었던 이곳 황량한 서부까지 어떻게 이사 오게 되었는지를 회상한다. 이들은 브랜든이 바야드 가문과 손을 잡고 새로운 벤처기업을 시작한데 대하여 축배를 든다. 해가 지나가고 크리스마스 딘너도 계속된다. 바야드 부인이 세상을 떠난다. 루치아와 로데릭의 딸인 즈느비에브와 아들 챨스도 이제 어른이 된다. 로데릭이 세상을 떠난다. 챨스는 레오노라와 결혼한다. 젊은 부부인 챨스와 레오노라는 아이를 낳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다. 챨스의 어머니인 루치아가 세상을 떠난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만찬은 계속된다. 가정적인 소박한 만찬의 모습을 볼수 있는 무대이다.

 

미국 예일대학교에서의 공연. 크리스마스 딘너 테이블을 경사지게 놓은 것도 특이하지만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서 출연자들과 함께 있는 것이 더 특별하다.

'긴 크리스마스 딘너'의 무대

 

9. 어릿광대의 만찬(La cena delle beffe) - The Jester's Supper

 

이탈리아의 움베르토 조르다노(Umberto Giordano)가 작곡하여 1924년 밀라노의 라 스칼라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진 '어릿광대의 만찬'은 중세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메디치 가문이 통치하던 시기의 에피소드이다. 당시 플로렌스에서는 자네토 말레스피니와 네리 키아라만테시가 라이발 관계에 있었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지네브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메디치가의 로렌초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만찬을 마련한다. 그러나 네리와 그의 동생 가브리엘로가 자네토에게 잔혹한 조롱을 함으로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나빠진다. 자네토는 복수를 계획한다. 그리하여 결국 네리로 하여금 질투심에 지네브라를 살해하고 또한 오해로 동생인 가브리엘로도 죽이도록 만든다. 오페라는 네리가 정신이상이 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어릿광대의 만찬'의 한 장면. 현대적 연출

 

10.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만찬이라고 하면 '최후의 만찬'을 빼놓을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태인의 절기인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부근의 어떤 집 다락방에서 가진 '최후의 만찬'을 소재로 하여서는 그림이나 영화로는 무수히 제작되었으나 오페라로서는 아마도 영국의 해리슨 버트위슬이 최근인 1999년에 완성하여 2000년 4월 18일 베를린의 운터 덴 린딘 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 Unter den Linden)에서 거장 다니엘 바렌보엠의 지휘로 초연한 작품이 유일하다고 할수 있다. 사실 '최후의 만찬' 스토리만을 가지고는 하나의 오페라 작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한 다른 스토리, 예를 들면 십자가상의 고난을 주제로 한 스토리에 덧 붙여서 '최후의 만찬'의 내용을 표현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버트위슬의 '최후의 만찬'은 특이한 면이 있다. 만찬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최후의 만찬'에는 만찬이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차려진 음식은 빵과 포도주뿐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아래의 무대 사진을 보면 과일도 있다.

                                 

'최후의 만찬'은 단막의 간단한 스토리이므로 일반 교회나 공회당에서도 공연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