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백과/릴리스 대분석

릴리스의 정체

정준극 2019. 7. 13. 07:53

릴리스의 정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반적으로 인류 최초의 여자라고 하면 이브(또는 하와)를 생각한다. 이브는 하나님이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시어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구약성경 창세기 2장에 그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기록된바, '20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21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22 여호와 하나남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23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이다. 그러나 한동안 그 여자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기록된 것이 없다. 그러다가 한참 지나서 에덴 동산에서 뱀의 꼬임에 빠져 선악과를 따먹고 추방당한 후에 비로소 이브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창세기 3장 20절에 보면 '아담이 그의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됨이더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어로는 'Adam named his wife Eve, because she would become the mother of all the living'이다. 하와(Hawwah)라는 이름은 이브의 히브리어 표기이다. 아랍어로도 Hawwa(하와)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브와 하와는 같은 이름이다. 히브리어에서 하와는 '생명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살아 있는 자'라는 뜻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인류 최초의 여자가 이브(하와)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브가 아담의 부인으로 저 유명한 가인과 아벨의 어머니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티칸 시스틴 채플의 천정에 그려진 '이브의 탄생'.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담의 몸으로부터 이브를 만드시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브는 아담의 두번째 부인이며 실은 첫번째 부인이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 부인의 이름은 릴리스(Lilith)라고 했다. 성경에는 릴리스라는 이름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릴리스라는 이름은 히브리 신화와 기타 고대 중동의 전설에 등장한 것이며 그것이 중세에 이르러 유럽에 전파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히브리 신화는 그렇다고 치고 가만히 보면 성경에도 인류 최초의 여자가 이브가 아니라는 기록이 있어서 무언지 모르지만 인류의 조상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의 기록이다. 기록된바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이다. 천지창조의 여섯째 날에 분명히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었다고 되어 있다. 하나님은 남자를 먼저 만드시고 한참 후에 여자를 만드신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를 동시에 공평하게 창조하시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을 만드실 때에 흙을 빚어서 만드셨는지, 말씀 만으로 만드셨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그 남자가 아담인지 아닌지도 분명치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6일간의 천지창조를 모두 마치시고 일곱째 되는 날에 안식하시었다고 하며 그 후에 아담을 흙으로 만드시고 흙으로 만든 인형의 코에 생기를 불어 넣어서 사람이 되도록 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조의 여섯째 날에 만든 남자와 여자는 결단코 아담과 이브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그리고 그들이야 말로 인류의 조상이 아닐수 없다.


아담의 창조. 미켈란젤로. 시스틴 채플


천지만물을 모두 창조하시고 하루를 편하게 쉬신 후에 흙을 빚어서 아담을 만드셨는데 얼마후에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보기에 딱하여서 배필로서 여자를 만드셨다고 되어 있다. 여자를 아담처럼 흙으로 만드신 것이 아니라 아담의 갈빗대 하나는 꺼내서 그것으로 만드셨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남자의 갈빗대는 23개이고 여자의 것은 24개라는 이상한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러면 어째서 교회는 이렇게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보다 먼저 만드신 사람들에 대하여는 모른채 하고 있는 것일까?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처음 만드신 남자와 여자가 하나님(혹은 천사)과 동등하게 되려는 못된 시도를 하다가 저주를 받아 남자는 사탄이 되었고 여자는 사악한 릴리스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는 아담과 이브를 사람의 조상으로 알고 있는 터에 그보다 먼저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면 혼란하고 은혜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의도적으로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성경(창세기)에는 분명히 하나님이 천지창조의 마지막 날인 여섯째 날에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그들에게 축복을 내리신 것으로 되어 있으며 그 후에 아담을 만드시고 또 아담의 갈빗대로 이브를 만드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토라의 창세기에 의하면 하나님은 인간을 두번 창조하신 것으로 되어 있다. 학계에서는 처음에 남자와 여자를 공평하게 만드신 것을 '사제적 버전'(Priestly version)이라고 부르며 나중에 아담을 흙으로, 이브를 아담의 갈빗대로 만드신 것을 '여호와적 버전'(Yawistic version)이라고 부른다.


릴리스 상상도


고대의 유태교 랍비들은 창세기에 기록된 여호와 하나님의 인간 창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하였다. 첫번째 인간 창조에서 남자는 아담이고 여자는 첫번째 이브를 말한다는 것이다. 첫번째 여자를 릴리스라고 부르지 않고 첫번째 이브라고 불렀다. 그런데 아담은 첫번째 이브에 대하여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 만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첫번째 이브가 아담에게 종속된 존재라기 보다는 천사와 같은 위치에 있기를 바랬기 때문에 그렇다는 추측이다. 아무튼 아담이 첫번째 이브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자 하나님은 아담을 위해 두번째 이브를 창조하였다는 것이며 그것이 아담의 갈빗대로 만드신 여자라는 것이다. 우리야 인류 최초의 여자라면 이브 한 사람만을 생각하게 되며 첫번째 이브와 두번째 이브가 있다는 얘기를 받아 들이기 어렵지만 고대의 랍비들은 그렇게 해석했던 것이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첫번째 인간 창조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은 안드로진(Androgyne), 즉 하나의 몸에 양성을 갖춘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 한 몸의 인간이 '여호와적 버전'에서 남자와 여자로 갈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첫번째 이브의 이름이 릴리스라는 것은 고대에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며 중세 이후에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이제 첫번째 이브, 즉 릴리스에 대하여 조금 더 점검해 보자. 왜냐하면 근세에 들어와서 릴리스에 대한 학계, 종교계의 관심이 부쩍 증가했으며 그래서인지 문화예술의 여러 장르에서도 릴리스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이 다수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릴리스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신상에 유익하다는 판단에서이다.


안드로진. 고대의 랍비들은 하나님께서 처음 창조하신 사람이 안드로진처럼 한 몸에 양성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함께 만드신 최초의 여인의 이름이 릴리스라는 것은 중세 이후에 나온 것이다. 그 이전에는 '아담의 첫번째 부인' 또는 '첫번째 이브'라는 정도로 알려져 왔을 뿐이다. 그러면 릴리스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이며 어디서부터 연유한 것일까?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릴리스라는 이름이 무슨 의미인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과연 학자다운 주장이다. 다만, 몇가지 가설은 내세울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수메리아 신화에 나오는 흡혈귀인 '릴루'(Lillu)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나오는 밤의 마녀(Succubae0)인 릴린(Lillin)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메리아는 메소포타미아 남쪽의 지역으로 오늘날의 이락 남부지방에 해당한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바빌로니아(바빌론) 탈무드에는 릴리스라는 이름에 여러번 나온다. 바빌로니아 탈무드는 바빌로니아에 끌려간 유태인들이 만든 탈무드를 말한다. 릴리스라는 이름이 천지창조와 관련해서 정식으로 애기가 나온 것은 기원후 8백년에서 1천년 사이에 '벤 시라의 알파벳'(Alphabet of Ben Sira)라는 책에 기록되고서 부터이다. 이 책에서 저자인 벤 시라 또는 벤 시라크는 아담의 첫번째 부인으로 릴리스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했고 릴리스에 대한 에피소드도 소개하였다. 벤 시라크(정식 이름은 예수 벤 시라크 또는 여호수아 벤 시라크)는 셀루시드가 예루살렘을 통치할 때에 살았던 그리스계 유태인 서기관으로서 풍자문학가이며 교육자였다. 그가 여러 격언과 잠언들을 정리해서 탈무드 스타일의 '모든 도덕적 지혜의 책(Book of the All-Viruous Wisdom)을 만들었다. 그것을 '벤 시라의 알파벳'이라고도 불렀다. 책의 제목에 알파벳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느냐 하면 모든 격언의 첫 글자를 조합하면 하나의 또 다른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이합체시(離合體詩: Acrotics)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릴리스를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라고 하며 또 어떤 사람들은 릴리스를 뱀이라고 말한다.


'벤 시라의 알파벳'(간단히 Sirach라고도 함)은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각 파트는 22개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22개 책은 바빌로니아 아람어로 되어 있고 나머지 22개 책은 히브리어 문학작품에만 사용되는 미쉬나이 히브리어로 되어 있다. 격언의 내용은 주로 사회와 생활에 대한 풍자와 우화이지만 섹스에 대한 사항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자위행위와 근친상간에 대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릴리스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기왕에 얘기가 나온 김에 몇가지 그 책에 수록되어 있는 풍자적인 격언 몇개를 소개코자 한다. '금은 망치로 두들겨야 하고 아이는 매로서 때려야 한다' '선할지어다. 그러나 선한 부분이 그대의 것이 어니면 거부하라' '사악한 사람을 위하여 슬퍼하라. 그리고 그의 친구들을 위해서도 슬퍼하라' '집안에 나이 많은 여인이 있다는 것은 그 집의 좋은 징조이다' '테이블에서 빨리 일어 날수록 언쟁을 피할수 있느니라' '오랜 친구를 배반하지 말지니라' '그대에게 60명의 자문할 사람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대 자신의 의견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지니라' '아들이 아들 노릇을 못하면 강물에 떠내려 보낼지니라' 등등이다. 말하자면 유태인의 탈무드와 같은 성격이다. '벤 시라의 알파벳'을 굳이 소개하는 것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에 릴리스에 대한 이야기가 그나마 자세히 나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릴리스에 대한 가장 오랜 연륜의 기록물이며 릴리스를 가장 처음 공식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고대에는 릴리스를 어둠의 악마, 또는 섹스의 여신이라고도 생각했다.


때는 느브갓네살(나부코) 대왕 시절이다. 느브갓네살의 어린 아들이 병에 걸렸다. 벤 시라가 대왕 앞에 불려 갔다. 느브갓네살은 벤 시라에게 '아들의 병을 고쳐라. 만일 고치지 못하면 죽으리라'라고 말했다. 벤 시라는 즉시 앉아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부적 하나를 썼다. 그리고 약품을 담당하는 천사들의 이름을 부적에 썼다. 이름뿐만 아니라 각 천사들의 날개 달린 모습을 자세히 그려 넣었다. 느브갓네살 대왕은 부적을 보고나서 '이들이 도대체 누구뇨?'라고 물었다. 벤 시라는 '약품을 담당하는 천사들이올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여호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 사람을 만드신 일도 덧붙여 얘기했다. '하나님이 아담을 만드신후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배필을 지으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세기 2장 18절). 하나님은 또한 흙으로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아담을 만드셨던 것과 같은 방법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여자를 릴리스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아담과 릴리스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서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릴리스는 '아래에 눕지 않겠다'고 말하고 아담은 '나는 당신의 아래에 눕지 않겠다. 오직 당신의 위에만 있겠다. 왜냐하면 당신은 아래에 있는 자세에 적합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보다 우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릴리스는 '우리는 대등하다. 우리 모두 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말을 듣지 않으려 했습니다. 릴리스는 더 이상 아담과 말다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릴리스는 지극히 거룩하여서 차마 입으로 말할수 없는 이름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하늘 높이 날아갔습니다. 아담은 창조주의 앞에서 '우주의 주권자이시여. 당신께서 나에게 주신 여자가 도망갔나이다'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러자 창조주는 세명의 천사를 보내어 릴리스를 당장 데려 오도록 지시했습니다.


릴리스는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지만 성경은 이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이 있다.


벤 시라의 설명은 계속된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아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여자가 돌아온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자는 그의 아이들 1백명이 매일 하나씩 죽어야 하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천사들을 시켜서 릴리스를 붙잡아 오도록 했습니다. 천사들은 릴리스를 홍해의 안개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홍해는 파도가 너무나 격렬해서 이집트 사람들은 모두 빠져 죽을 정도였습니다. 천사들은 릴리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릴리스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천사들은 '그렇다면 당신을 바다에 빠져 죽도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릴리스는 '나를 제발 그냥 내버려 두시오. 나는 어린아이들에게 질병을 일으키기 위해서 만들어졌을 뿐이오. 만일 어린아이가 남자라면 나는 그 아이가 태어난 후 8일 동안만 지배할 것이고 만일 여자라면 20일 동안만 지배할 것이오'라고 말했습니다. 천사들은 릴리스의 제안을 들었지만 그건 그것이고 기본적으로 하나님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력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릴리스는 살아계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내가 하나님을 보거나 또는 하나님의 이름을 듣거나 또는 하나님의 증표(부적)를 보게 되면 나는 어린아이에 대하여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할 것이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1백명 어린이들이 매일 한명씩 죽는다고 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말하자면 매일 한명의 어린 악마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부적에 천사들의 이름을 쓰면 매일 한명의 어린이가 병고침을 받을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적에 천사들의 이름을 쓴 것입니다.' 이상이 벤 시라가 느부갓네살 대왕에게 설명한 내용이다.


벤 시라(벤 시라크)가 사람들에게 우화와 전설을 얘기해 주고 있는 목판화. 1860년 제작


릴리스와 관련하여 '벤 시라의 알파벳'에 기록된 내용이 위에 설명한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버전이 있다. 그 내용을 다시 소개하자면, 릴리스는 아담의 첫번째 부인으로서 만들어졌지만 두 사람은 언제나 다투기만 했다고 한다. 특히 섹스(부부생활)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의 주장을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아담은 섹스를 할 때에 언제나 릴리스의 위에 올라타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릴리스는 아담이 밑에 있고 자기가 위에 있는 것을 원했다. 이 문제는 해결이 날수 없었다. 릴리스는 아담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릴리스는 하나님의 이름을 중얼거리더니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 이제 아담은 에덴 동산에 혼자 남아 있어야 했다. 하나님은 천사 세명을 보내어 릴리스를 아담에게로 데려오도록 했다. 만일 오기를 거부한다면 강제로라도 끌고 오라고 명령했다. 천사들은 홍해에서 릴리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어서 돌아가자고 했지만 릴리스는 강력하게 거절했다. 너무나 강력하게 거절하는 바람에 천사들도 어쩔수가 없었다. 마침내 이상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릴리스는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세명의 천사들의 이름을 적은 부적을 가지고 있으면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릴리스에 대한 '벤 시라의 알파벳'의 내용은 여자 악마들에 대한 전설과 첫번째 이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결합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릴리스는 하나님과 남편에게 반기를 든 독단적이며 단호한 여자로 그려져 있다. 그래서 아담을 위해 다른 여자로 대체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유태 전설에서는 릴리스를 아기들을 축이는 위험한 악마로 그려지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자 릴리스에 대한 전설도 다른 버전들이 생겨났다. 릴리스를 아름다운 여자로 표현하였지만 남자들을 유혹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남자들이 잠들어 있는 중에 이들과 섹스를 하는 마녀로 그린 것이다. 그리고 악마의 아이들을 낳는 여자로 그렸다. 어떤 버전에서는 릴리스를 악마의 여왕으로 그리기도 했다.


수메르의 여신 릴리스. 악마들의 여신이라고도 불린다.


랍비 문학에서는 아담이 이브와 헤어진후 만나 섹스를 한 여자가 릴리스라고 한다. 그 때에 릴리스는 악마기 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담은 릴리스와 섹스를 하여 자식까지 얻었다고 한다. 그 자식도 악마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아담의 첫번째 부인인데 서로 불화하여 헤어진 여자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릴리스가 아담을 떠나자 하나님은 세명의 천사에게 릴리스를 찾아서 아담에게 데려오라고 명령하였지만 릴리스가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여 실패했다고 한다. 릴리스는 질병의 재앙을 몰고 다니는 악마로서 특히 갓 태어난 어린아이들에게 질병을 옮겨 목숨을 빼앗아가는 일을 한다고 했다. 다만, 릴리스를 데리러 갔던 천사들 세명의 이름을 적은 부적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릴리스가 몰고 오는 재앙, 특히 어린 아이에게 닥치는 재앙을 막을수 있다고 한다. 릴리스를 숭배하는 일은 일부 유태인들 사이에서 7세기까지 남아 있었다고 한다.


아담이 자기의 아이를 릴리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감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