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부활 이야기/성주간(Holy Week)

성금요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정준극 2020. 4. 3. 06:10

성금요일의 일정 재점검

성금요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성금요일은 기독교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념일이다. 예수께서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날이기 때문이다. 고난은 기독교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 준다. 예수님의 마지막 시간들, 고난을 당하시고 운명하시기까지의 시간을 성경에 기록된 대로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그것으로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여 장래에 올 밝은 미래를 기다려 볼수 있기 때문이다. 성금요일에 일어났던 일, 그리고 그 전에 일어났던 일과 그 후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해질 녁까지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난 것은 납득하기 힘든 것이라는 주장이 있기에 이에 대한 이해도 높이려는 의도에서 이다.


최후의 만찬


성금요일 전날에 있었던 일들


- 최후의 만찬: 마태복음 26: 20-30, 마가복음 14: 17-26, 누가복음 22: 14-38, 요한복음 13: 21-30

-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마태복음 26: 36-46, 마가복음 14: 32-42, 누가복음 22: 39-45

- 가롯 유다가 예수를 배반하여 체포됨: 마태복음 26: 47-56, 마가복음 14: 43-52, 누가복음 22: 47-53, 요한복음 18: 1-11

-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비난함: 마태복음 27: 1-2, 마가복음 15: 1, 누가복음 22: 66-71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께 입맞추는 가롯 유다


[성금요일에 있었던 일들]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은 예수님을 죽이기 전에 로마 총독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로마의 유대 총독인 본디오 빌라도에게 데려갔다. 그러나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을 수 없었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헤롯에게 보냈다. 마침 헤롯은 그 때 예루살렘에 있었다. 헤롯은 예수님에게 죄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몇가지를 질문했으나 예수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헤롯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다시 보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가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유대인들이 두려워서 마침내 예수님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후 예수님은 채찍질을 당하고 조롱을 당하였으며 겉옷이 벗김을 당하고 가시면류관까지 쓰셨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 언덕으로 향하였다. 이 사건들을 시간별로 정리해 본다. 


오전 6시

- 예수님은 빌라도의 앞에 세워졌다. (마태복음 27: 11-14, 마가복음 15: 2-5, 누가복음 23: 1-5, 요한복음 18: 28-37)

- 빌라도는 예수님을 헤롯에게 보냈다. (누가복음 23: 6-12)


빌라도가 '이 사람을 보라'라고 말하는 장면


오전 7시

- 예수님은 다시 빌라도에게 돌아왔다.( 누가복음 23: 11)

- 예수님은 마침내 사형선고를 받으셨다.(마태복음 27: 26, 마가복음 15: 15, 누가복음 23: 23-24, 요한 복음 19: 16)


오전 8시

-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로 향하였다. (마태복음 27: 32-34, 마가복음 15: 21-24, 누가복음 23: 26-31, 요한복음 19: 16-17)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려고 하고 있다.


그 다음은 십자가형이다. 로마 병사들이 장대못으로 예수님의 팔과 다리를 십자가에 박았다. 십자가의 상단에는 '유대인의 왕'이라는 팻말을 써서 붙였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거의 여섯 시간을 지탱하여 보내고 마침내 숨을 거두셨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중에 로마 병사들은 예수님의 겉옷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두고 주사위 놀이를 하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고 소리쳐 조롱하고 모욕하였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려 있으면서 어는 때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가 가장 사랑하시는 제자(요한이라고 생각됨)에게 말씀하시기도 했다. 예수님은 저녁이 되어 어둠이 시작되었을 때 영혼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손에 맡기셨다. 그러자 지진이 나고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반으로 찢어지는 일이 일어났다. 이를 다시 시간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오전 9시

-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마가복음 15: 25). 어떤 새로운 성경에는 '그들이 예수를 못박았을 때가ㅣ 세번째 시간이었다'라고 되어 있다. 유대인의 시간 계산에서 '세번째 시간'은 오전 9시일 것이라고 한다.

- 예수께서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말씀하셨다. (누가복음 23: 34

- 병사들의 예수님의 옷을 두고 내기를 하였다. (마가복음 15: 42)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두고 제비뽑기를 하고 있다.


오전 10시

-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욕하였다. (마태복음 27: 39-40). '지나가는 자들은 자기 머리를 흔들며 예수를 모욕하며 이르되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하며'이다.

- 이와 함께 대제사장들도 서기관들과 함께 희롱하며 서로 말하기를 '그나 남은 구원하였으나 자기는 구월할 수 없다'라고 했다. (마가복음 15: 31)

- 로마 병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누가복음 23: 36-37).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이다.

- 예수님의 양 옆에 역시 십자가형을 받은 행악자 중의 한 사람마저 예수님을 비방하였다. (누가복음 23: 39).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비방하여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나와 우리를 구원하라 하되'이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을 조롱하며 모욕하고 있다.

          

오전 11시

- 예수님이 십자가상의 행악자들과 대화를 나누셨다. (누가복음 23: 42-43). 기록된바,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이다.

- 예수님이 마리아와 요한에게 말씀하시다. (요한복음 19: 26-27). 기록된바,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가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된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


십자가 아래의 마리아와 요한


정오, 즉 유대인의 시간에 따르면 낮 12시에는 어둠이 온 땅을 덮었다고 되어 있다. (마가복음 15: 33). '제육시가 되매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더니'이다. 세시간 동안 어둠이 세상을 지배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제구시에는 날이 밝았다고 볼수 있다.


오후 1시

- 예수님이 아나님을 크게 소리지르시다. (마태복음 27: 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레 소리 질러 이르시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Eli, Eli, lama sabachthani?)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 예수님이 목마르시다. (요한복음 19: 28-29). '그 후에 예수께서 모은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신다는 것은 시편 69: 21의 기록을 말한다. 즉,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으니'라는 구절이다.


예수께서 목마르시다 하시니 로마 군인이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셔 주고 있다.


오후 2시

- 예수께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 하시다. (요한복음 19: 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 예수님이 당신의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부탁하시다. (누가복음 23: 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


엘리 엘리 라마 사바크타니 라고 외치시는 예수님


오후 3시(제구시). 예수님이 숨을 거두신 후에 일어난 일들

-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다. (마태복음 27: 51-51).'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니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이다.

- 백부장과 및 함께 예수를 지키던 자들이 지진과 그 일어난 일들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이르되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라고 말하다. (마태복음 27: 54, 마가복음 15: 38, 누가복음 23: 47)

- 군인들이 강도들의 다리를 꺾다. (요한복음 19: 31-33). '이날은 준비날이라 유대인들은 그 안식일이 큰 날이므로 그 안식일에 시체들을 십자가에 두지 아니하려 하여 빌라도에게 그들의 다리를 꺾어 시체를 차워 달라 하니 군인들이 가서 예수와 함께 못박힌 첫째 사람과 또 그 다른 사람의 다리를 꺾고 예수께 이르러서는 이미 죽으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아니하고'

- 한 군인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다. (요한복음 19: 34). '그 중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한 로마 군인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다


- 사람들이 예수의 시체를 내려 무덤에 두었다. (마태복음 27: 57-61, 마가복음 15: 42-47, 누가복음 23: 50-56, 요한복음 19: 38-42). 요한복음 19장의 기록을 보면, '38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기더니 이 일 후에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기를 구하매 빌라도가 허락하는지라 이에 가서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니라 39 일찍이 예수께 밤에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참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온지라 40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 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쌌더라 41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동산이 있고 동산 안에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새 무덤이 있는지라 42 이 날은 유대인의 존비일이요 또 무덤이 가까운 고로 예수를 거기 두니라'이다.

- 예수님이 죽은자 가운데서 살아나시다(마태복음 28: 1-7, 마가복음 16: 1, 누가복음 24: 1-13, 요한복음 20: 1-9). 네 복음서에 예수님이 죽은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성모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젊은 요한이 예수님의 시체를 보고 애통해 하는 장면. 베르나르도 스트로찌 작.


[14처의 현재]


예루살렘에는 '슬픔의 길'(Via Dolorosa: 또는 고통의 길)라는 순례지가 있다.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은 장소로부터 장사지내기 위해 데려다가 뉘인 무덤까지 14개에 이르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이제 그 장소들이 어디인지, 오늘날에는 어떻게 변해 있는지를 간략히 소개한다. 14처의 모든 일이 성금요일 하루 동안에 있었다.


빌라도 법정. 로마의 유대총독인 빌라도(Pontius Pilate)가 예수님이 죄 없으심을 알고 군중들에게 '이 사람을 놓아주려 바라바를 놓아주랴'고 묻고 있다.


제1처: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으신 장소. 현재 당시의 법정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한편 그곳에는 아랍 초등학교가 있다.

제2처: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장소. 현재 이곳에는 채찍질 성당(Flaggellation Church)과 선고성당(Church of Condemnnation이 있디. 채찍질 성당에는 사형 선고 당시의 모습을 그려 넣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눈길을 끌며 선고성당에는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시는 예수님을 그린 성화가 있다.

제3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첫번째 넘어지신 장소. 현재 이곳에는 아르메니아 가톨릭이 지은 작은 성전이 있다. 성전의 입구와 내부에는 예수님이 넘어지신 모습을 재현한 조각들이 있다. 천정에는 가시면류관 벽화가 있다. 그 벽화에 새겨져 있는 글은 Mali, flrere, Aesurget 이다. 번역하면 '울지 마라' '다시 살아날 것이다'이다.

제4처: 예수님이 성모를 만난 장소. 아르메니아 교회가 세운 '비탄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 지하에 있다. 입구와 내부에는 그 사실을 기억하기 위한 조각들이 있다.

제5처: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진 장소. 시몬에게 봉헌된 프란치스코회의 작은 성당이 있다. 이 건물의 오른쪽 벽에는 예수님의 손자국이 남겨진 돌이 설치되어 있다.

제6처: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을 씻어 드린 장소. 현재 이곳에는 '신성한 얼굴'(The Holy Face)이라는 그리스 정교회의 작은 성당이 있다. 베로니카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베라()와 이콘()이 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참된 얼굴'이란 뜻이다.

제7처: 예수님의 두번째로 넘어지신 장소. 이곳에는 1875년에 프란치스코회가 세운 두 개의 작은 성당이 있다. 성당 내부에는 예수님이 넘어지신 모습의 조각들이 있다.

제8처: 예수님의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신 장소.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을 위해 울어라'라고 말씀하셨다. 이곳의 벽에는 IC XC MI KA라는 글이 새겨진 돌이 있다. "예수님은 승리하셨다'라는 뜻이다.

제9처: 예수님이 세번째 넘어지신 장소. 이집트의 콥틱 교회가 있다.

제10처: 예수님이 옷 벗김을 당하신 장소. 10처에서 14처까지는 모두 골고다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골고다라고 생각되는 곳에는 '성묘성당'(Church of the Holy Sepulchre) 성당이 있다.

제11처: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힘을 당하신 장소. 이곳에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과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를 그린 벽화가 있다.

제12처: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신 장소. 예수님은 오후 3시쯤해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라고 외치신후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시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여 나의 영혼을 아버지께 맡기나이다'라고 말씀하신후 운명하셨다. 현재 이곳의 성당은 그리스 정교회가 관리하고 있으며 예수님이 돌아가신후 지진이 일어나서 갈라진 바위가 보존되어 있다.

제13처: 예수님의 시체를 제자들이 십자가에서 내림. 이곳 역시 그리스 정교회가 관리하고 있다.

제14처: 예수님의 시체를 누인 무덤. 그 무덤은 성묘교회의 안쪽에 있으며 예수님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 곳의 앞에는 '천사의 성전'이라는 작은 성전이 있고 그 뒤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 나오는 곳이 무덤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예루살렘의 성묘교회. 이 교회 내부에 예수님의 시체를 두었던 무덤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