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129. 레하르의 '주디타'(Giuditta)

정준극 2007. 7. 4. 13:51

 

프란츠 레하르(1870-1948)

 

[주디타]


타이틀: Giuditta (Judith). 전5장으로 된 음악적 코미디(Musikalische Komödie). 대본은 파울 크네플러(Paul Knepler)와 프릿츠 뢰너(Fritz Löhner)가 공동으로 썼다. [주디타라는 이름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대 영웅 유딧의 이탈리아어 표현이다.]

초연: 1934년 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

주요배역: 마누엘레(주디타의 늙은 남편), 주디타(마누엘레와 결혼한 젊은 여인), 옥타비오(장교), 안토니오(옥타비오의 친구), 베리무어(영국의 귀족)

베스트 아리아: Freunde, das Leben ist lebenswert[친구들이여,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T), Welch tiefes Rätsel ist die Lieben[사랑은 수수께끼와 같은 것](T), Du bist meine Sonne[당신은 나의 태양](T), Meine Lippen, sie kussen so heiss[나의 입술, 너무나 뜨겁게 키스를 하네](S)

 

주디타의 무대. 뫼르비슈 호수극장

 

사전지식: 레하르의 마지막 대작. 제2막에 나오는 모로코를 배경으로 한 이국적 광경이 이채롭다. 마치 클레오파트라 연극을 보는 것 같다. 레하르의 작품중 다른 어느것 보다 심각한 것이다. 프릿츠 크라이슬러(Fritz Keisler)는 쥬디타에 나오는 멜로디로 세레나데를 편곡했다.

에피소드: 초연에서는 당대의 테너 리하르트 타우버(Richard Tauber)가 주역인 옥타비오를 맡았다. 레하르가 타우버에게 특별히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주디타 포스터. 2003 비엔나 근교 뫼류비슈 호반 야외극장.


줄거리: 제1장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서는 옥타비오(Octavio)가 피아노를 치고 있고 주디타는 새장에 갇혀있는 비둘기를 날려 보내고 있다. 제1장의 무대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어느 항구마을이다. 마을에는 스페인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부대는 이날 밤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관할지인 모로코로 떠날 예정이다. 옥타비오(Octavio)대위와 동료 안토니오(Antonio)중위는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세바스티안 술집에서 파티를 가진다. 마지막 포도주 잔을 비운후 모두들 떠나고 옥타비오만이 남는다. 매혹적인 노래 소리가 들린다. 주디타(Giuditta)이다. 주디타는 지난날의 꿈과 같은 시절과 앞으로의 희망을 노래한다. 주디타에게 마음이 뺏긴 옥타비오는 함께 북아프리카로 가서 새로운 생활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자고 제안한다. 마침 주디타는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탈피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이 많은 남편 마누엘레(Manuele)와의 끔찍한 생활 때문이다.

 

주디타의 안나 네트렙코

 

제2장. 몇주후 모로코의 어느 저택이다. 주디타와 옥타비오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친구들인 피에린토(Pierrinto)와 아니타(Anita)가 자주 찾아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예술에 대하여 얘기도 나눈다. 그러면서 이들은 스페인을 그리워한다. 안토니오 중위가 옥타비오에게 사령부의 명령을 전달한다. 지금 곧 남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란군 베르버(Berber)부족을 토벌하라는 명령이다. 옥타비오는 출동하면서 동료인 안토니오에게 주디타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다. 안토니오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평소에 좋아하고 있던 주디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쥬디타는 ‘어머, 무슨 소리를 하시나요?’라면서 안토니오를 집에서 쫓아낸다. 제3장. 사막에 있는 스페인군의 병영이다. 옥타비오는 멀리 두고 온 주디타가 걱정이다. 단걸음에 돌아가서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군대의 명령 때문에 떠날 수 없다. 옥타비오가 지휘하는 부대는 반도들의 공격을 받아 심한 타격을 입는다. 옥타비오는 탈영을 생각한다. 그러한 때에 안토니오가 사령부의 명령이라면서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라고 전한다. 옥타비오는 명예를 생각하여 군대를 떠나지 못한다. 옥타비오를 기다리는 주디타는 괴로움을 잊고자 춤을 춘다. 아주 과격한 춤이다.

 

주디타가 옥타비오를 알아보지만 옥타비오로서는 이제 더 이상 뜨거운 사랑에 불을 붙이기에 늦었다. 2014년 바덴.

 

제4장. 몇주후 모로코에 있는 알카자르 나이트클럽이다. 주디타는 이브라힘이 주인인 알카자르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지내고 있다. 주디타는 스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쥬디타에게 구혼하지만 어느 누구도 주디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 안토니오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옥타비오가 나이트클럽에 들어선다. 주디타는 옥타비오가 들어온 것을 모른다. 나이트클럽의 주인인 이브라힘은 주디타를 돈많은 영국 귀족인 배리무어(Barrymoore)경과 맺어주려고 은근히 강요한다. 배리무어가 주디타의 목에 진주 목걸이를 걸어준다. 한쪽에 있던 옥타비오가 이 모습을 보고 격분한듯 뛰어나와 여러 사람 앞에서 주디타를 창녀라고 부르며 모욕한다(어디서 본듯한 장면이다. 라 트라비아타?). 이 소리를 들은 안토니오가 뛰쳐나와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어떤 장군이 헌병들을 불러 안토니오와 옥타비오를 체포토록한다. 제5장. 몇 년후 안달루시아의 어떤 호텔이다. 옥타비오는 군대를 떠나 이곳저곳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지낸다. 이날밤에도 옥타비오는 호텔 클럽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다. 이때 몇 년전 자기를 체포하였던 장군과 주디타가 팔장을 끼고 들어선다. 주디타가 이내 옥타비오의 피아노 소리를 알아듣는다. 주디타의 마음은 옛 사랑의 추억 때문에 고동친다. 그러나 옥타비오는 마치 딴 사람과 같다. 새로 나타난 멋쟁이 여인 주디타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며 무관심하다. 잠시후 마침내 옥타비오가 주디타를 알아본다. 한때 자기 인생의 등불이었던 주디타였다. 하지만 그 등불에 다시 불을 붙이기에는 너무 늦었다. 옥타비오는 차가운 바람처럼 어디론가 사라진다.

 

2014년 바덴 여름극장. 주디타에 비비아나 느보빌로, 옥타비오에 제바스티안 라인할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