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테너

독보적인 로엔그린 Francisco Viñas (프란치스코 비나스)

정준극 2008. 3. 1. 22:59
 

▒ 독보적인 로엔그린 Francisco Viñas (프란치스코 비나스)

 


프란치스코 비나스(또는 Francesco Vignas)는 1863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부근에서 태어났다. 그는 19세기 하반기 스페인의 위대한 테너였던 멜시오레 비달(Mechiorre Vidal)로부터 성악을 배웠다. 비달은 실로 비나스의 전 생애를 통하여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었다. 1888년, 비나스는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바르셀로나의 리체우(Liceu)에서 로엔그린으로 데뷔하였다. 이 공연으로 그는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너무나 훌륭한 로엔그린이어서 앙코르가 끊일 줄 몰랐다. 그는 2년동안 로엔그린만 120회 이상을 맡아하였다. 매주 한번 이상의 로엔그린 공연을 했다는 계산이다. 그의 음성은 청명하고 힘에 넘쳐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치 호소하고 유혹하는 듯한 음색이어서 사람들을 미치도록 사로잡았다. 로엔그린은 그가 오페라 아티스트로서 성공의 길을 걷게된 시발점이었다. 이후 그는 바그너의 매력적인 영웅테너 역할로서(로엔그린, 트리스탄 등) 세계를 주름잡았다. 당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한 유럽은 바그너리스모(Wagnerismo)라고 불리던 시기였다. 바그너와 베리스모가 무대를 휩쓸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시기에 비나스는 오페라제국이라고 하는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며 바그너와 이탈리아의 베리스모 작품들에 출연하여 찬사를 받았다.


바니스의 대표적인 오페라 역할은 투리두(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친구 프릿츠의 타이틀 롤, 돈 호세, 카바라도씨(토스카), 로리스(훼도라), 데 그류(마농 레스코), 안드레아 셰니에의 타이틀 롤, 카니오(팔리아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타이틀 롤, 엔조(라 조콘다), 삼손과 델릴라의 타이틀 롤, 아론(이집트의 모세: 로시니), 파우스트(메피스토펠레: 보이토), 에드가르도(루치아), 막스(마탄의 사수), 돈 카를로의 타이틀 롤, 리카르도(가면무도회), 라다메스(아이다), 가브리엘르 아도르노(시몬 보카네그라), 탄호이저의 타이틀 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타이틀 롤, 슈톨칭(명가수), 파르지팔의 타이틀 롤, 바스코 다 가마(아프리카 여인), 장(예언자: 마이에르베르), 라울(위그노: 마이에르베르), 훼데리코(제르마니아: 프란케티), 라 페루지나(마스케로니 작품)의 타이틀 롤 등 헤아릴수 없다. 그는 리체우에 본적을 두고 발렌시아, 세빌라, 마드리드, 나폴리, 제노아, 토리노, 밀라노, 팔레르모, 코벤트 가든, 보스턴, 필라델피아,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 뉴욕(메트로), 파리, 리스본, 부에노스아이레스(테아트로 콜론) 등지에서 공연했다.


바니스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1891년 런던 샤프트베리극장의 영국초연과 1893년 메트로에서의 미국 초연에서 투리두를 맡아 기록을 남겼다. 그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를 몇 명만 들어보면 당대의 넬리 멜바, 엠마 칼베(Emma Calvé), 마리아 바리엔토스, 마리아 게이 등이다. 바니스는 바그너 작품의 이탈리아어 공연에서 가장 주도적인 테너였다. 1918년 무대에서 은퇴한 그는 1932년, ‘노래 예술’(Art of Singing)이란 타이틀의 책을 발간하였다. 그해에 사랑하는 부인 줄리아 노벨리(Giulia Novelli: 1859-1932)가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인 1933년, 비나스는 향년 70세로 바르셀로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부인 줄리아 조벨리는 메조소프라노로서 알베르토 프란케티(Alberto Franchetti)의 오페라 아스라엘(Asrael: 1888), 크리스토포로 콜롬보(Christoforo Colombo: 1892)의 세계초연에 출연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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