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이탈리아

페리, 야코포

정준극 2008. 3. 11. 15:12
 

오페라의 창시자

야코포 페리

 

오페라 '다프네'에서 아폴로로 분장한 야코포 페리

 

야코포 페리(Jacopo Peri: 1561-1633)는 르네상스 음악이 바로크 스타일로 이전하는 단계에서 다리를 놓아준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성악가였다. 페리는 간혹 ‘오페라의 창시자’라고 불리고 있다. 그는 오늘날 오페라라고 부르는 작품을 역사상 처음으로 작곡하였다. 1597년에 썼다고 하는 Dafne(다프네)이다. 다프네의 악보는 찾을수 없지만 그의 또 다른 오페라인 Euridice(유리디체)는 남아 있다. 1600년에 작곡한 것으로 되어 있다. 오페라의 시조라고 하는 몬테베르디가 쓴 Orfeo(오르페오)보다 7년이나 앞선 작품이다. 페리는 로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플로렌스에서 음악공부를 했다. 플로렌스에서는 여러 편의 교회음악을 작곡하는 한편 교회의 오르가니스트 겸 독창자로 활동하였다. 그는 당대의 메디치 가문에서 테너 겸 키보드(하프시코드) 연주자로 봉직하였으며 나중에는 작곡에 전념하였다. 메디치 가문에서의 봉직을 마치고 작곡한 것들은 주로 연극의 막간음악과 마드리갈이었다.

 

 '유리디체' 서막 악보


페리는 1590년대에 플로렌스의 음악 파트론인 야코포 코르시(Jacopo Corsi)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른바 현대예술이란 것이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고전에 비하여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리스의 비극을 재창조키로 결심하였다. 즉, 그리스의 비극을 재창조하므로서 고전예술을 꽃피우고자 했던 것이다. 코르시의 후원을 받은 페리는 시험적으로 모노디(Monody)를 작곡하였다. 솔로 스타일의 노래였다. 이 모노디는 나중에 레시타티브와 아리아로 발전하였다. 페리와 코르소는 당대의 시인 오타비오 리누치니(Ottavio Rinuccini)를 기용하여 연극의 노래 본을 쓰도록 했다. ‘다프네’였다. 당시로서는 대단히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었다. 오페라(Opera)였다. 리눈치니와 페리의 다음 합작은 ‘유리디체’였다. 유리디체는 1600년 10월 6일 처음 공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오늘날 ‘유리디체’는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그래서 다만 역사적인 호기심으로 ‘유리디체’를 들여다볼 뿐이다. ‘유리디체’는 아리아와 아리아 사이에, 또는 합창과 합창 사이에 음악 반주를 넣은 레시타티브를 사용하였다. 배우들의 연기가 연속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페리는 다른 오페라도 여러 편 작곡했다. 하지만 앞에서도 지적한대로 온전한 오페라 스타일이라고 보기가 어려워 여간해서는 공연되지 않고 있다. 페리가 세상을 떠날 즈음에는 몬테베르디라는 거성이 페리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순전히 음악적인 오페라를 만들어 내어 관심을 끌고 있었다. 몬테베르디를 위시한 후배 작곡가들에게 끼친 페리의 영향은 절대로 과소평가될수 없다.

 

'아폴로에게 쫓기는 다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