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이탈리아

- 오르페오 에피소드

정준극 2008. 3. 11. 15:14
 

- 오르페오 에피소드

 

몬테베르디의 Orfeo (또는 Orpheus: Orphée)는 세계 최초의 본격 오페라로 인정받는 대단한 작품이다. 오르페오로부터 오페라(작품이란 뜻의 Opus의 복수형)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몬테베르디는 1607년 만투아(Mantua) 공국의 카니발에서 공연하기 위해 오르페오를 작곡했다. 스토리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서 따온 것이다. 죽은 아내 유리디체를 지옥으로부터 데려오려고 했던 남편 오르페오(오르페우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했기 때문에 수많은 시인, 작가들이 너도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소재로 삼았다. 이탈리아의 시성(詩聖) 단테도 그의 걸작 신곡(神曲: The Divine Comedy)에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도입하였을 정도였다. 오르페우스의 전설은 특히 오페라 작곡가들에게도 좋은 소재였다. 우선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고 게다가 오르페오로 말하자면 훌륭한 음악가였기 때문이었다.

 

오르페오에 대한 스토리는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를 비롯하여 글룩의 Orfeo ed Euridice(오르페오와 유리디체), 오펜바흐의 Orphée aux Enfers(지옥의 오르페우스), 다리우스 미요의 Les malheurs d'Orphée(오르페의 불행한 순간), 그리고 해리슨 버트위슬의 The Mask of Orpheus(오르페우스의 마스크) 등에 반영되어 있다. 사실 17-18세기에는 오페라의 플로트(Plot)가 한정되어있었다. 연극이나 오페라의 내용으로 삼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랐다. 세속적인 내용은 당국(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옐로우 카드를 받기 때문이었다.  오페라나 연극의 내용은 대충 도덕적이어야 했다. 이러한 제약은 실제로 오페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너도나도 어쩔수 없이 그리스 신화 및 바이블 스토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이블 스토리는 자칫 대사라도 한마디 잘못 들어갔다가는 당장 로마교황청으로부터 기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이성간의 사랑에 대하여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셨다.’라는 성경에 없는 대사가 나온다면 그건 대단한 불경이었다. 어떤 연출자는 ‘예수님은 20세가 넘으셨는데 어머니인 마리아는 맨날 처녀처럼 나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가 혼 난 일이 있다. 결국 스토리를 그리스 신화로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스토리이므로 문제로 삼을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존재하지도 않는 온갖 신들의 얘기이니 신경 쓸 일도 없었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 메데아, 오디쎄이, 아르미다, 세르세스, 리날도, 트로이의 헬렌, 알체스테, 아르미다 등등이 오페라의 단골 메뉴로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세계의 오페라 작곡가 > 이탈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스티, 피에트로  (0) 2008.03.11
카발리, 프란체스코  (0) 2008.03.11
몬테베르디, 클라우디오  (0) 2008.03.11
페리, 야코포  (0) 2008.03.11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연도순)  (0) 2008.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