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세계/타나크

타나크의 경전들

정준극 2008. 8. 12. 06:17

[타나크에 포함된 경전]

- 토라, 네빔, 케투빔의 정체 -

 

타나크는 24권의 경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신교의 구약성경은 모두 39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톨릭의 구약은 46권으로 되어 있다. 타나크에서는 기독교에서 두권으로 나눈 경전들을 한권으로 통합한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면 타나크에는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 역대 상-하가 각각 한권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타나크에서는 기독교 구약성경의 12 선지서들을 한권으로 묶었다. 그래서 39권이 아니라 24권이 되었다. 이제 타나크를 구성하고 있는 토라, 네빔, 케투빔에 대하여 좀더 알아보자.


(토라: Torah)

‘토라’라는 말은 글자그대로 보면 ‘가르침’(teaching)이라는 뜻이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첫 5권, 즉 통상 ‘모세 5경’이라고 불리는 경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토라는 추마쉬(Chumash)라고 불리기도 한다. 추마쉬는 다섯이라는 뜻이다. ‘모세 5경’은 다음과 같다.


1) 창세기(Genesis) - 히브리어로는 브레이쉬트(Breishit)

2) 출애굽기(Exodus) - 히브리어로는 쉬모트(Shmot)

3) 레위기(Leviticus) - 히브리어로는 바이크라(Vayikra)

4) 민수기(Numbers) - 히브리어로는 밤미드바르(Bamidbar)

5) 신명기(Deuteronomy) - 히브리어로는 드바림(D'varim)


창세기를 히브리어로 브레이쉬트라고 부르는 것은 창세기의 첫 구절인 ‘태초에’(In the beginning)를 히브리어로 브레이쉬트라고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책들의 명칭도 모두 그 책의 첫머리에 적힌 히브리어 첫 단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영어 명칭은 히브리어와는 관계가 없다. 그리스어에서 비롯한 것이다. 히브리어 성서가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은 주전 270년경이다. 이때 70인의 히브리 라비들이 대의회(Great Assembly)를 열고 히브리어로 된 모세 5경을 비롯한 경전들을 그리스어로 번역했다. 이를 ‘70인역 성서’(Septuagint)라고 부른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구약성서는 ‘70인역 성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네빔: Nevi'im)

네빔이라는 말은 선지자(Prophets)라는 뜻이다. 타나크에 들어 있는 네빔은 모우 8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빔에서는 12명 선지자들의 말씀은 한권으로 종합하였다. 네빔은 시대적으로 보아 이슬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온 이후부터 유태 땅이 바벨론에게 점령당하기까지의 시기에 활동했던 선지자들의 말씀을 엮은 것이다. 그러나 네빔에는 비록 같은 시기이지만 역대서(歷代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룬 역대서는 선지서(先知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네빔은 두 파트로 나눈다. 첫 파트는 초기 선지자들의 활동을 담은 것이다. 대체로 역사적 사항에 중점을 두었다. 두 번째 파트는 후기 선지자들의 활동을 담은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경고와 충고의 말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네빔에 포함되어 있는 8권의 경전은 다음과 같다. 히브리어 표기도 함께 적어 보았다.


1) 여호수와(Joshua) - 요수아(Y'hoshua)

2) 사사기(Judges: 판관기) - 쇼프팀(Shoptim)

3) 사무엘(Samuel I&II) - 슈무엘(Sh'muel)

4) 열왕기(Kings I&II) - 믈라킴(M'lakhim)

5) 이사야(Isaiah) - 이샤야후(Y'shayahu)

6) 에레미아(Jeremiah) - 이르미야후(Yir'mi'yahu)

7) 에스겔(Ezekiel) - 이케즈켈(Y'khezqel)

8) 12선지서

        (1) 호세아(Hosea) - 호세아(Hoshea)

        (2) 요엘(Joel) - 요엘(Yo'el)

        (3) 아모스(Amos) - 아모스(Amos)

        (4) 오바댜(Obadiah) - 오바디아(Obadyah)

        (5) 요나(Jonah) - 요나(Yonah)

        (6) 미가(Micah) - 미카(Mikhah)

        (7) 나훔(Nahum) - 나쿰(Nakhum)

        (8) 하박국(Habakkuk) - 하바쿡(Havakuk)

        (9) 스바냐(Zephaniah) - 츠파니야(Ts'phanyah)

        (10) 학개(Haggai) - 카가이(Khagai)

        (11) 스가랴(Zechariah) - 츠카리야(Z'kharyah)

        (12) 말라기(Malachi) - 말라키(Mal'akhi)


(케투빔: Ketuvim)

케투빔은 ‘기록’(Writings 또는 Scriptures)이라는 뜻이다. 케투빔은 1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유태교의 타나크는 토라의 5권, 네빔의 8권, 케투빔의 11권을 합하여 24권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케투빔은 세 파트로 엮어져 있다. 첫 파트는 지혜서로서 욥기, 전도서, 잠언이 이에 속하며 두 번째 파트는 시서(詩書)로서 시편, 예레미아 애가, 아가서가 이에 속하고 세 번째 파트는 역사서로서 다니엘, 에즈라-느헤미아, 역대서가 이에 속한다.


1) 세 편의 지혜서(Books of Truth: Sifrei Emet)

        (1) 시편(Psalms) - 테힐림(Tehilim)

        (2) 잠언(Proverbs) - 미쉬레이(Mishlei)

        (3) 욥기(Job) - 이요프(Iyov)

2) 다섯 편의 두루마리(Fivel Scrolls: Five Megilot)

        (1) 아가(Song of Songs) - 쉬르 하쉬림(Shir Hashirim)

        (2) 룻(Ruth) - 룻(Rut)

        (3) 예레미아 애가(Lamentations) - 에이카(Eikhah)

        (4) 전도서(Eccleisastes) - 코헬렛(Kohelet)

        (5) 에스더(Esther) - 에스터(Esther)

3) 세 편의 나머지 기록들(Writings)

        (1) 다니엘(Daniel) - 다니엘(Dani'el)

        (2) 에즈라-느헤미아(Ezra-Nehemiah) - 에즈라 브네케미아(Ezra v'Nekhemia)

        (3) 역대(Chronicles I&II) - 디브레이 하야민(Divrei Hayamin)  


그러고 보면 타나크는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구약성경과 내용이 같다. 그런데 원래 타나크의 각 경전에는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성경에 있는 장(章)과 절(節)이 없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기독교의 구약성경에는 사무엘, 역대, 열왕기를 상-하권으로 나누었지만 타나크의 경전에는 구분이 없다. 유태교의 경전에서는 장과 절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저 계속 연결되어 있어서 읽을 때에도 구분이 없다. 그러나 현대에 출판되는 타나크에는 장과 절을 넣고 있다. 그리고 사무엘, 역대, 열왕기의 상-하를 구분하는 것도 페이지의 한 끝에 적어 놓았다. 이것은 타나크의 구절이 기독교 구약성경의 상권에서 나온 것인지 또는 하권에서 나온 것인지를 표현하여 혼돈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탈무드에서는 한때 장만 있었지 절은 없었다.


유태교인들이 타나크에 기독교의 성경처럼 장과 절을 넣기 시작한 것은 중세 스페인에서부터였다. 그렇게 한 이유는 유태교와 기독교 성직자들 간에 성경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어 날 때에 타나크에도 장과 절이 명확하게 있으면 편리했기 때문이다. 한편, 당시 스페인에서는 주로 유태인들을 이단이라고 하여 종교재판을 통해 처형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때 종교재판관은 붙잡혀 온 유태인에게 성경구절에 대하여 질문을 하여 재판의 기본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타나크에도 장과 절을 넣어야 할 필요가 생겼던 것이다. 그 전통이 오늘날 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타나크의 경전에는 장과 절이 없다. 그것은 타나크를 읽을 때  히브리어 음운에 따른 흐름을 생각해서이다.


유태교 경전의 장과 절이 기독교의 구약성경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역대기(Chronicles) 5장과 6장이다. 유태교 경전에서는 기독교 구약성경의 역대상 5장이 41절로 끝나게 되어 있다. 기독교 구약성경의 역대상 5장은 26절로 끝난다. 유태교 경전의 역대기 5장 27절부터 41절까지는 기독교 구약성경의 역대상 6장 1절부터 15절에 해당한다. 그리고 유태교 경전의 역대기 6장 1절은 기독교 구약성경의 역대상 6장 16절이다. 그러므로 유태교 경전의 역대기 6장은 81절이 아니라 66절에 끝나게 되어 있다. 유태교 경전의 역대기 7장 1절과 기독교 구약성경 역대상 7장 1절은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유태교의 타나크는 텍스트(원본)에 나오는 용어를 누구나 받아 들일수 있는 전통적인 이해에 기본을 두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약성서 학자들이 그리스어로 된 텍스트를 번역할 때에 지나치게 그리스 단어의 해석에만 치중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유태교 에서는 알마(almah)라는 단어를 Young maiden, 즉 젊은 여자로 해석했는데 기독교의 신약성경 학자들은 이를 결혼이 가능한 여자 또는 Virgin, 즉 처녀로 번역하였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라는 표현과 ‘젊은 여자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라는 표현은 뉘앙스가 다르다.


 11세기에 만들어졌다는 타나크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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