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이야기/성모에 대한 타이틀

마리아는 모후

정준극 2008. 8. 20. 17:29

[마리아에 대한 타이틀]

 

마리아를 호칭하는 타이틀은 실로 수없이 많다. 가장 일반적인 호칭중의 하나는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The Blessed Virgin Maria: BVM)라는 것으로서 보통 ‘복되신 성모’ 또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라고 부른다. 또 다른 일반적인 호칭은 영어로 Our Lady로서 프랑스어로는 Notre Dame(노트르 담), 스페인어로는 Nuestra Senora(누에스트라 세뇨라), 이탈리아어로는 Madonna(마돈나)이다. 독일과 스위스에서 Jungfrau(융프라우: 젊은 여인)라고 부르는 것도 성모마리아를 뜻한다. 알프스의 융프라우 산정은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여 붙인 명칭이다. 이밖에 Mother of God(신의 어머니), Queen of Heaven(천국 왕후: Regina Caeli)라는 호칭도 있다. 동방정교회와 동방가톨릭교회는 테오토코스(Theotokos)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서기 431년 에베소에서 열린 제3차 에큐메니컬 공회(Ecumenical Council)에서 인정한 호칭이다. 에베소 공회의 참석자들인 교회의 교부(敎父)들은 성처녀를 ‘신의 어머니’라고 주저함이 없이 불렀다고 한다. 이 말은 예수 그리스도를 사실상 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테오토코스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신을 수태한자’(Godbearer)이다. 테오토코스를 라틴어로 번역하면 마테르 데이(Mater Dei)로서 ‘신의 어머니’(Mother of God)이라는 뜻이다. Mother of God이라는 말을 그리스어로 표현하여 그 첫 글자와 끝 글자를 조합하면 MP OY가 된다. 이 글자는 비잔틴시대의 성화(이콘)에 자주 등장하였다.

 

왕관을 쓰고 있는 성모 마리아

 

[마리아는 모후]

‘모후’(母后: Queen Mother)라는 타이틀은 초대 기독교회가 마리아를 부를 때 사용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다윗 왕의 후손임을 들어 ‘왕의 왕’(王中王: King of Kings)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 어머니인 마리아는 당연히 모후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성경에 왕의 어머니를 모후로 대접하여 부른 경우가 있으므로 초대 기독교회가 마리아를 모후로 부른 것은 무리가 아니다. 구약 사무엘상 2장 19-20절에 보면 솔로몬왕이 그의 어머니 밧세바(Bathsheba)를 왕궁에서 모후로 대접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솔로몬은 밧세바를 모후로 대접하여 보좌에 앉도록 하고 그가 청하는 모든 청을 존귀하게 여겨 들어 주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어머니인 마리아가 청하는 바를 들어 주셨으므로(예를 들면 가나의 혼인잔치에서의 이적) 옛날 솔로몬이 밧세바를 모후로서 존귀하게 여긴 것과 마찬가지로 마리아를 존귀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구약성경 예레미아 13장 18절에는 왕과 모후를 같은 수준으로 여기는 기록이 나온다. 고대 중동의 관습에 따르면 왕은 왕비를 여러명 거느릴수 있으나 모후는 한명 뿐으로 존귀함을 받는다. 그러므로 모후는 왕의 궁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마리아도 예수님의 왕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므로 모후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 마리아는 ‘새로운 이브’(New Eve) 또는 ‘제2의 이브’(Second Eve)라는 타이틀로 표현된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예수를 낳아 인간들을 구원하는 일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인간들의 첫 어머니인 이브에 비유한 것이다. 물론 이브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주를 받았지만 그 역시 신앙의 시스템에서는 셋(Seth)의 어머니로서 큰 역할을 맡아 했다. 

  

 성모의 승천후 그리스도에 의한 대관식(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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