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박물관 도시

비엔나의 박물관 (2)

정준극 2009. 2. 9. 16:27

비엔나의 박물관(2)

 

일반적으로 우리는 뮤지엄(Museum)이라는 단어를 박물관으로 번역한다. 그러나 미술관이나 기타 전시관도 뮤지엄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특히 비엔나에서는 그렇다. 무엇이든지 귀중한 물건들을 보관하고 전시한 곳은 모두 무제움(또는 무조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엔나의 박물관의 도시이다. 대략 다음과 같은 종류로 분류할수 있다. 미술전시관(미술박물관), 문화역사전시관, 주요인물 기념관, 종교전시관, 공연예술전시관, 진기명품 전시관(특수콜렉션 전시관) 등이다.

 

 국립미술관(미술사박물관)


미술관


비엔나의 국립미술관은 세계적이다. 부르크링(Burgring)에 있는 미술사박물관(미술관)이다. 파리의 루브르, 스페인의 프라도와 함께 세계3대 미술관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다. 미술사박물관 뒤편에 있는 무제움스크바르티어(박물관 구역: Museums Quartier)에는 미술전시관, 스튜디오, 문화관련 기구들이 종합적으로 모여 있다. 박물관구역의 미술관련 전시관으로는 건축센터(Architektur-zentrum), 레오폴드 미술관, 예술회관(Kunsthalle), 현대미술관(MUMOK)등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춤(ZOOM)이라는 미술관도 있다. 박물관구역에서는 음악회와 댄스발표회 등도 자주 열린다. 이런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박물관구역에 있는 무직탄크(Musiktank), 탄츠크바르티어(TanzQuartier: 댄스쿼터)등이다. 비엔나건축센터도 간혹 공연예술을 무대에 올린다. 회화예술아카데미(Akademie für bildende Künste)의 뒤편에 있는 제체시온(Secession)은 새로운 예술 스타일을 지향하는 곳이다. 주로 현대적 전위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제체시온에서는 회화전시회, 3D 예술작품 전시회, 음악회 등이 열려 현대 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청년예술전시장이라고 할수 있는 MOYA는 신예 화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예 연극배우들의 등용문인 궁정극장(부르크테아터)과는 이웃사촌이라고 할수 있다.

 

제체시온. 박물관구역과는 떨어져 있지만 현대미술의 산실이며 보고이다.

 

에른스트 푹스(Ernst Fuchs)미술관은 아르 누보(Art Nouveau) 스타일의 건물로 에른스트 푹스의 작품을 중점 전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중 일부는 박물관구역에 있는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슈투벤링에 있는 응용미술관(MAK)은 보수적인 예술과 전위적인 예술과의 사이에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응용미술관에는 현대적 디자인의 직물, 도자기,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프라터 건너편, 도나우카날 옆에 있는 비엔나미술관(Kunsthaus Wien)은 훈데르트바써(Hundertwasser) 소장품으로 유명하다.


박물관구역과 호브부르크 궁전 부근의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 Museum: Museum of Fine Arts)에는 브뤼겔, 라파엘, 베르메르(Vermeer), 렘브란트 등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회화전시관은 미술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와 함께 있다. 미술아카데미는 히틀러의 입학원서를 거절한 것으로 유명하다.


벨베데레 궁전은 궁전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벨베데레 궁전의 20세기 미술관에서는 클림트, 쉴레, 르노아르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조각가 구스티누스 암브로시(Gustinus Ambrosi)의 작품은 아우가르테 궁전에서 볼수 있다.

 

벨베데레 궁정

                  

세계문화-역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은 세계적이다. 동물, 곤충, 화석, 공룡, 보석류 등이 지천으로 전시되어 있다. 민족지학(民族誌學)에 관한 박물관도 있다. 노이에 호프부르크의 악기박물관과 에베소 박물관, 민속박물관(Museum für Völkerkunde: Austrian Museum of Folk Life and Folk Art) 등이다. 에베소박물관에는 에베소뿐만 아니라 이집트, 터키, 아즈텍(Aztec)의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민속박물관(또는 민족/인종박물관)에는 세계 각국의 민속, 전통문화가 소개되어 있다. 민속박물관은 2017년 10월에 '비엔나 세계박물관'(Weltmuseum Wien)으로 재출범하였다. 민속박물관이 처음 오픈된 것은 1928년 5월이었다. 이곳에는 사하라 남부지역,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동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히말라야, 동남아 제도, 남미, 오세아니아 및 호주, 북-중미의 수많은 전통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물품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사진 자료들도 풍부히 소장하고 있다.


비엔나 세계박물관 입구(노이에 부르크)


비엔나 역사관


비엔나 역사에 있어서 유태문화와 유태인들의 나치항거는 중요한 분야를 차지하는 것이다. 유덴플라츠에 있는 박물관(전시관)은 중세로부터 현대까지 유태인의 역사를 다룬 곳이다. 도로테어가쎄(Dorotheergasse)의 유태기념관에서는 나치에 의해 핍박받은 유태인들의 모습을 볼수 있다. 오스트리아저항운동 문서보관서에는 나치의 각종 선전물과 이에 대항하는 비엔나 지하조직의 활동이 전시되어 있다. 옛날 비엔나 사람들의 생활을 다룬 전시관도 있다. 나이트하르트 프레스코 전시관은 중세에 비엔나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프레스코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칼스플라츠에 있는 비엔나박물관(Wien Museum: 비엔나역사박물관)은 기원전 5천6백년부터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엔나의 역사와 생활상을 담고 있다. 라우돈가쎄에 있는 오스트리아민속박물관(Museum für Volkskunde)은 오스트리아 각지의 민속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오스트리아 민속박물관의 전통의상전시

              

왕족들은 비엔나 역사와 문화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가문의 루벤스 작품들은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 궁전에 전시되어 있다. 헤르메스빌라(Hermesvilla)도 미술보고이다. 에프슈타인(Epstein)궁전은 비엔나에 살았던 부유한 유태인 가족에 대한 스토리를 볼수 있다. 합스부르크 궁전인 호프부르크에는 네개의 전시관이 있다. 황실보물전시실(Schatzkammer), 씨씨기념관, 프란츠 요셉과 씨씨가 생활했던 궁전내부(아파트), 그리고 황실에서 사용하던 식기류 전시관이다.

 

군사박물관 석관

                                        

비엔나에는 전투와 전쟁에 대한 박물관이 두군데 있다. 하나는 노이에 호프부르크에 있는 무기 및 갑옷 박물관이다. 다른 하나는 쥐드반호프(남부역) 부근에 있는 군사박물관이다. 군사박물관에는 수많은 무기와 전투에 대한 전시물이 있다. 일찍부터 군대 생활을 경험한 프란츠 요셉 황제의 면모도 착실하게 볼수 있다.

 

칼스플라츠의 칼스키르헤 옆에 있는 비엔나박물관

 

비엔나 명소 및 주요 인사 기념관


비엔나의 명소들과 비엔나에서 생활했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사항은 기념관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프라터에 있는 프라터박물관(Pratermuseum)은 부르스텔프라터와 군터 프라터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슈타츠오퍼에 인접하여 있는 슈타츠오퍼박물관에는 비엔나 오페라의 역사와 슈타츠오퍼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스페인승마학교에도 전시관이 있다. 리피짜너전시관(Lipizzaner Museum)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엔나 백마에 대하여 알수 있는 장소이다.


프로이드가 살았던 집은 지그문트 프로이드 기념관이 되어 있다. 프로이트의 생활과 업적에 대한 전시품들을 볼수 있으며 정신치료와 이론에 대한 강연회도 열린다.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 브람스, 하이든, 요한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레하르 등의 기념관들은 별도로 있다.

 

지그프리트 프로이드 박물관


죽음과 종교 박물관


비엔나에서는 죽음, 범죄, 인간의 시신 등에 대한 전시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심약한 사람에게는 권장할만한 곳이 되지 못한다. 장례박물관(Bestattungsmuseum)은 시신처리와 매장에 대한 것으로부터 장례절차의 의식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의학역사박물관(Josephinium)과 생리해부박물관(Pathologisch-Anatomische Bundesmuseum)에는 의약품, 해부학적 측면에서의 신체, 기형 인간, 수술절차 등에 대한 것을 전시해 놓았다. 범죄박물관(Kriminalmuseum)에는 사형수의 실제 머리가 전시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뜩한 기분을 가지게 한다. 마리아힐르퍼슈트라쎄의 마리아힐르프 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Haus des Meerers(바다의 집)이 있다. 그 옆에 '고문박물관'이 있다. 고문에 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다. 짐머링의 중앙공동묘지(Zentralfriedhof)도 묘지예술에 대한 하나의 훌륭한 전시장이다.

 

중앙공동묘지 영웅묘역의 어느 조각


이런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종교에 대한 박물관도 여럿이나 있다. 슈테판성당의 옆에 있는 대성당박물관(Dom-und Diozesanmuseum)과 클로스텐부르크 수도원에는 수많은 종교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어떤 유물들은 중세의 것이다. 쇼텐슈티프트, 암 호프 키르헤, 페터스키르헤, 아우구스틴키르헤, 미하엘러키르헤, 예수이텐키르헤, 프란치스카너키르헤, 안나키르헤 등에는 각각 별도의 성물전시관이 있다. 카푸친교회의 지하에 있는 황실영묘(Kaisergruft)는 필견의 장소이다. 비엔나에서 한시간 정도 걸리는 멜크수도원은 수도원 자체가 하나의 예술 및 역사박물관이다.

 

대성당박물관. 귀중한 종교 유물들이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하는 곳이다.

 

공연예술 박물관


로브코비츠플라츠에 있는 극장박물관에는 의상, 소도구, 인형 등 놀라운 전시품들이 있다. 알베르티나 바로 옆에 있는 영화박물관도 훌륭하다. 추억의 배우들을 만나볼수 있는 곳도 영화박물관이다. 음악예술과 관련하여서는 수많은 작곡가 기념관들 이외에도 두곳의 박물관(전시관)이 관심을 끈다. 하나는 노이에 호프부르크에 있는 고대악기박물관이다. 명칭은 고대악기박물관이지만 세계 각국의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더구나 위대한 작곡가들이 사용하던 악기들과 그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어서 감동을 준다. 다른 하나는 ‘음악의 집’(Haus der Musik)이다. 자기 자신이 직접 음의 세계에 뛰어들어 색다른 경험을 할수 있는 훌륭한 장소이다.

 

로브코비츠궁전의 극장박물관. 마리아 칼라스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특수 콜렉션 전시관


쿠렌트가쎄의 시계박물관(Uhrenmuseum)에서는 시계의 역사를 한 눈에 알수 있다. 중세 천문관측기를 이용한 시계로부터 현대 컴퓨터 시계에 이르기까지 시계에 대한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다. 가이뮐러슐로쎌(Geymullerschlossel)에는 18-19세기 비엔나의 실내용 시계와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립도서관의 지구의박물관(Globenmuseum)에는 수백개의 지도와 지구의가 전시되어 있다. 샤를르만뉴대제 시대의 지도와 16세기의 지도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하프몰리티엔데포(Hafmolitiendepot)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집한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다. 사냥박물관(Jagdmuseum)에는 사냥에 대한 역사를 알수 있다.

 

사냥박물관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박물관들도 있다. 쇤브룬의 어린이박물관(Kindermuseum)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어린이박물관의 바로크 전시품들도 귀중한 교육자료이다. 뮤제움스크바르티어(Museumsquartier)에 있는 춤 어린이박물관(Zoom Kindermuseum)은 어린이들에게 과학적 사고방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쿠렌트가쎄의 시계박물관 바로 옆에는 인형장난감박물관이 있다. 2009년 현재 수리중이다. 하지만 다시 문을 열게 되면 각 시대의 여러 인형들을 재미나게 볼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박물관(?)들도 있다. 산업, 발명, 수송 등에 대한 전시관이다. 쇤브룬의 마차박물관(Wagenburg)에는 황실에서 사용하던 마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에르드베르크(Erdberg) 정류장에 있는 전차박물관(Strassenbahn Museum)에는 각종 기차, 전차, 버스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술박물관(Technisches Museum)에는 광산, 제조, 운송, 엔지니어링, 통신 등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관람할수 있다. 이밖에도 비엔나에는 대장간박물관, 슈납스박물관, 수족관, 플라네타리움, 로마유물박물관 등 별별 박물관이 다 있다.

 

ZOOM 어린이박물관의 바다에 대한 전시실에서 놀이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들


ä ö ü é á  

'비엔나 이야기 > 박물관 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국보물전시실  (0) 2013.05.25
비엔나의 박물관 분야별 산책  (0) 2010.05.22
비엔나의 구(區)박물관  (0) 2009.10.01
미술사박물관(KHM)의 모든 것  (0) 2009.02.09
비엔나의 박물관 (1)  (0) 2007.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