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거리들/전차와 버스

화르샤인(Fahrschein)

정준극 2011. 5. 28. 06:46

화르샤인(Fahrschein) 또는 화르카르테(Fahrkarte)

 

 지하철 역이나 기차역에 있는 티켓 자동판매기. 이 아가씨 참 시원하게 입으셨네.

                        

전차, 지하철, 버스, 기차를 타는데 필요한 표를 화르샤인(Fahrschein) 또는 화르카르테(Fahrkarte)라고 한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만, 관례에 따르면 화르카르테는 1주일용, 한달용 등 한 장으로 된 패스를 말하며 화르샤인은 한번 쓸수 있는 낱장의 티켓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그런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비엔나에서 화르샤인은 큰 역에서 살수 있고 전차나 버스에 설치된 기계에서도 살수 있지만(지하철과 기차 안에서는 매표기가 없음) 전통적으로 담배가게(Tabak)에서 살수 있다. 다른 가게에서는 팔지 않는다. 웬만한 호텔에서도 1주일 티켓, 8일 티켓 등을 살수 있다. 기차역이나 지하철 역의 기계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받는다. 신통하게도 비엔나에서는 크레딧 카드 중에서 어메리칸 엑스프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

 

비엔나의 전차. 우리나라처럼 GPS를 이용해서 몇번 전차는 몇 분후에 도착한다는 표시기가 설치되어 있다.

 

무임승차가 발각되면 벌금이 한동안 70유로였지만 2012년에 100 유로로 올랐다. 약 15만원에 해당한다. 그것도 걸린 후에 당장 지불할 때에 한한다. 돈이 없어서 나중에 낸다거나 하면 연체료가 붙는다. 외국인이라고 봐주는 경우가 없다. 오히려 외국인을 더 검사한다. 주말이나 공휴일 같은 날에는 담배가게도 문을 닫기 때문에 '에라 모르겠다'라면서 급한 김에 무임승차했다가 암행 검사원에게 걸려서 곤혹을 치룬 관광객들이 더러 있다. 옛날에는 한국인들이 그렇게 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중국사람들이 자주 걸린다고 한다. 질서에 있어서는 양보가 없는 일본인들이 걸렸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면 어느 경우가 무임승차인가? 당국의 규정에 의하면 지하철이나 기차의 경우, 역에 설치된 검표기를 통과한 때부터 무임승차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표를 가지지 않았거나 또는 가지고 있다고 해도 표를 찍지 않고 차에 올라 타야만 무임승차가 아니라 검표기를 그냥 통과하여 플랫홈에 멀쩡하게 서 있어도 무임승차가 된다. 그래서 걸린 사람이 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전차, 버스에 티켓 담당 차장이 있었다. 그래서 일일히 검표를 하고 펀치로 표를 찍어 주었다. 그러던 것이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중단했다. 인건비로 나가는 경비보다는 공짜로 타는 사람들 때문에 손해 본다고 생각되는 돈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암행 검사원의 수도 무척 줄었다. 옛날에는 비엔나에서 하루에 한번 정도는 암행 검사원을 만났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 암행 검사원은 보통 승객들처럼 전차에 올라탄 후에 곧 이어 '검사합니다'라고 독일어로 소리치고 승객들의 표를 조사한다. 다음에 설명하는 내용 중에 가격은 2012년 기준이므로 그후에 오른다면 모르겠다. 대중교통 수단의 요금체계는 복잡한 편이다. 비엔나에 있으면 어차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에 잘 알아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거의 매년 요금등이 바뀐다. 이 나라에서 대중교통 요금은 공인된 물가상승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로사우어 카제르네 앞을 지나는 D번 전차. 전차는 관광수단이다.

 

- 장애우들은 별도의 혜택을 받는다. 비엔나시 당국은 장애우들을 위해 Mobility pass initiative 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최저생계비를 지원받고 있는 사람들도 이 정책에 해당된다. 이 정책의 시행에 따라 해당자는 대중교통요금을 대폭 할인 받을수 있는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이들을 위한 1개월 대중교통 티켓은 15.20 유로이다. 다른 요금을 올랐어도 이 금액은 그대로이다.  Mobility pass를 받으려면 VOR 사무실에 가서 신청해야 한다.

- 노인들을 위한 할인 시책도 계속되고 있다. 노인들은 1년 티켓을 일시불로 225 유로에 살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일시불로 살 경우에 365 유로인 것에 비하여 무려 140 유로나 싸다. 2012년 1월 1일부터는 60세부터 혜택을 받을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동안 매 2년마다 1세씩 높여서 2022년에는 65세부터 해당이 되는 것으로 결정되어 있다. 퇴직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서이다.

- 2012/13년도 겨울 학기부터 세메스터 티켓을 판매한다. 대학생에 한하며 5개월 동안 비엔나 시내에서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수 있는 티켓이다. 가격은 75 유로이다. 학기가 아니거나 방학중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단, 국립대학교와 국립대학교가 아니더라도 응용과학 대학교의 학생은 해당이 된다. 이에 해당되지 않는 학교의 대학생들은 150 유로의 세메스터 티켓을  사용할수 있다. 세메스터 티켓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나이가 26세 이하여야 한다. 27세부터는 학생이 아닌 일반인으로 간주한다. 겨울 세메스터 티켓은 9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 유효하며 여름 세메스터 티켓은 2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

- 19세까지의 학생은 일요일이나 공휴일, 또는 학교가 정한 휴일과 방학중에는 티켓이 필요없다. 물론 오스트리아 학교에 다니는 학생에 한한다. 이 나라에서는 19세까지를 어린이(Kinder) 및 청소년(Jugentliche)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어른(Erwachsene)은 20세 부터이다. 원칙적으로 방학 중이라도 오스트리아 학교가 아닌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

- 오스트리아의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 학생들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다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경우에 차를 타고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러나 주중의 방과후에, 또는 방과후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서 어디를 가야 한다면 표를 가지고 타야 한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방과후 여행카드'를 1개월에 6 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이를 Nachmittagsbildungskarte(나흐미타그스빌둥스카르테)라고 한다. 2012/13년 학기부터는 '방과후 여행카드'는 주중에는 낮 12시부터 사용할수 있으며(그전에는 어느 경우에든 학교에 있어야 하므로 사용할수 없다)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사용할수 있다. 주중에 다른 학교의 행사에 단체로 참가하기 위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에는 시간에 관계 없이 해당이 된다.

- 한번만 사용하는 티켓은 역에 설치된 기계에서 사면 2 유로이다. 한 방향으로 비엔나에서 어느 곳이든지 갈수 있다. 왕복은 안된다. 어린이, 개는 90 센트 짜리 표를 사야한다. 미리 사지 못해서 전차나 버스 안에서 사면 2. 20 유로이다. 어린이 등 할인표는 1. 10 유로이다. 싱글 티켓의 가격은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도 싼 편이다. 유럽의 평균 싱글 티켓 값은 2.50 유로이다. 자전거는 전에는 별도로 90 센트를 내고 표를 사야했으나 지금은 무료이다. 공해방지를 위해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 때문이다.

 

비엔나의 지하철(U-Bahn). 우리나라 유학생 중에서 맨날 지하철만 타고 다녀서 땅 속은 잘 알겠는데 지상에 올라가면 길을 몰라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고 한다.

 

비엔나의 모든 대중교통 수단은 하나의 통일된 운임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VOR(Verkehrsverbund Ost-Region)이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 하면 VOR 이라는 심볼이 있는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버스나 전차나 지하철이나 메트로 기차든지 모두 탈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버스에서 전차로 갈아타고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더라도 새로 표를 살 필요가 없이 처음에 샀던 표 한장으로 모두 해결한다. 티켓(Fahrshein)은 구역(존)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만일 비엔나에만 머물러 있다면 구역(존)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엔나 전역은 100으로 표시되는 하나의 구역(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역 경계를 넘어 갈 때에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교통 네트워크 지도를 보면 비엔나와 다른 구역과의 경계에  Z 이라는 표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알아 볼수 있다. 예를 들어서 비엔나 슈베하트 공항으로부터 시내로 들어오기 위해 S-Bahn을 탄다면 2 구역을 지나야 하고 2 구역에 대한 요금을 내고 티켓을 사야한다. 만일 비엔나의 100 존에서 쓰는 티켓을 갖고 있다면 추가요금만 내면 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8개 구역(존)을 넘는 법이 없다. 다음은 티켓의 종류에 대하여 소개코자 한다.

 

 비엔나에서 가장 복잡한 역인 쇼텐링의 지상 전차


- 싱글 티켓(Fahrschein für eine Zonenfahrt)은 미리 기계에서 사면 2 유로이다. 그러나 전차/버스에서 사면 2.20 유로이다. 1개 존(Zone) 내에서 한번 승차를 할수 있다. 내리지 않고 있다가 집에 무엇을 두고 왔다고 해서 출발한 곳으로 다시 오는 것은 안된다. 또한 비엔나의 100 존에서 다른 존으로 넘어갈수도 없다. 다른 존으로 가려면 추가요금을 내면된다.

 

싱글 티켓 견본이다. 2 유로이다. Fahrschein für eine Zonenfahrt 라고 써 있다. 오른쪽 가운데에 희미하게 화살표가 있는 쪽을 검표기에 밀어 넣으면 승차역명, 날짜, 시간들이 찍혀진다.

 

- 짧은 거리를 위한 반액 티켓이 있다. 할프프라이스(Halbpreis) 표이다. 어린이나 개를 데리고 탄다면 이들을 위한 티켓을 별도로 사야한다. 어린이와 개는 미리 사면 1 유로이지만 전차/버스 안에서 사면 1.10 유로이다. 전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탈 때 자전거 요금을 별도로 내야 했지만 최근에 무료가 되었다. 자전거 타는 것을 권장하기 위해서이다. 반액 티켓은 어린이의 경우에는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한번 여행하는데 사용할수 있다. 물론 비엔나 구역(100) 내에 한한다. 하지만 어른은 지하철의 경우, 두 정류장을 넘어가면 안된다. 2 유로를 내고 가는 승객들과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전차나 버스는 다음번 구역(존)까지 가기 위해 짧은 거리를 갈때에 사용할수 있다. 이를 쿠르츠슈트레켄그렌체(Kurzstreckengrenze)라고 한다.

 

반액 티켓이다. 전차나 버스 안에서 사면 1.10 유로이다. Fahrschein für 2 Fahrten zum Halbpreis 라고 한다.

 

- 노인의 두번 여행 티켓이란 것도 있다. 아래에서 보는대로 츠봐이 파르텐 화르샤인 제니오렌(Zwei-Fahrten-Fahrschein Senioren)이라고 적혀 있다. 2.30 유로이다. 이 티켓을 가진 노인들은 같은 구역에서 두번 별개의 승차를 할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노인들은 1년 티켓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티켓을 개별적으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1년 내내 집에만 앉아 있다가 겨우 한두번 외출하는 노인들에게는 많은 돈을 주고 1년 티켓을 살 필요가 없으므로 그럴 때에나 이런 티켓을 산다.

 

노인들을 위한 2회 승차 티켓. 2.30 유로이다.

 

- 아인카우프스카르테(Einkaufskarte)라는 것이 있다. 비엔나 쇼핑 티켓이라고도 한다. 쇼핑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티켓이라는 의미이다. 하루의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마음대로 사용할수 있는 티켓이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사용할수 없다. 5.40 유로이다.

 

비너 아인카우프스카르테라고 적혀 있다. 주중에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사용할수 있으며 요금은 4 유로라고 적혀 있지만 과거 티켓이며 현재는 5.40 유로이다. 자꾸 올라간다. Wiener Einkaufskarte 라고 한다.

 

- 24시간 유효한 티켓은 6.70 유로이다. 티켓에 찍힌 시간부터 계산하여 24시간 유효하다. 한 구역(존)에서 어디든지 갈수 있다.

 

5 유로라고 적혀 있는 것도 옛날이고 지금은 6.70 유로이다.

 

- 48시간 유효한 티켓은 11.70 유로이다. 티켓에 찍힌 시간부터 48시간 동안 유효하다. 한 구역(존)에서 어디든지 얼마든지 승차할수 있다.

- 72시간 유효한 티켓은 14.50 유로이다. 72시간 동안 유효하다.

 

12 유로라고 적혀 있지만 옛날 것이고 지금은 14.50 유로이다.

 

- 보헨카르테(Wochenkarte)라는 것은 정해진 칼렌다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유효한 티켓이다. 아래 견본 사진에는 12.50 유로라고 적혀 있지만 옛날 것이며 지금은 15 유로이다. 이것은 7일 티켓이 아니다. 어느 주간이든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티켓이다. 전에는 사진을 붙였었는데 지금은 필요없다.

 

 

- 모나츠카르테(Monatskarte)는 한달용 티켓이다. 매달 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유효한 티켓이다. 49. 50 유로이다.

 

한달 티켓이다. 요금에는 변함이 없어서 45 유로이다. 몇달 동안 비엔나에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티켓이다.

 

- 1년 티켓을 사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 비엔나에는 36만명이 1년 티켓을 사서 사용한다. 원래 1년 티켓은 449 유로이지만 일시불로 하면 365 유로에 살수 있다. 그러므로 하루에 1유로 밖에는 사용하지 않는 대단히 혜택을 보는 티켓이다. 만일 일시불로 낼 형편이 안되어서 매달 얼마씩을 내서 갚는다고 하면 1년 티켓의 값이 375 유로이다. 이만한 금액은 유럽에서도 가장 싼 경우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당히 비싸다.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의 1년 티켓은 780 유로이며 스톡홀름의 1년 티켓은 795 유로이다. 유럽 나라들의 평균은 662 유로이다. 비엔나의 1년 티켓은 그보다도 훨씬 싼 것이다. 비엔나에서 한달 짜리 티켓은 49.50 유로인데 최근 45 유로로 값을 내렸다. 비엔나에서 싱글 티켓을 사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 잠시 다닐러 온 사람들이나 싱글 티켓을 사서 쓸 것이다. 비엔나에서 전체 승차인원 중에서 95%가 한달 티켓, 1년 티켓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럴 형편이 아니면 하다못해 1주일 티켓을 사서 사용한다. 외국 출장을 오래 나간다든지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가 거의 없는 사람들은 1년이나 1개월 티켓이 필요없기 때문에 대개 1주일 티켓을 사서 사용한다.  

 

1년 티켓의 샘플이다. 사진을 붙이고 이름을 써 넣는다.

                                                                                 

- 8 일 티켓도 있다. 아하트타게카르테(Acht-Tage-Karte)라고 부른다. 33.80 유로이다. 8일 동안 연속해서 사용해야 하는 티켓이 아니라 아무때든지 8일만 사용하면 되는 티켓이다. 티켓은 여덟 칸으로 되어 있어서 매일 사용할 때마다 검표기에 찍으면 된다. 하루라는 것은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유효한 것을 말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수도 있다. 티켓을 차례로 접어서 시간을 두번 찍으면 된다.

 

8일 티켓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올해에 하루치를 쓰고 가지고 있다가 내년에 또 하루치를 써도 된다. 24 유로라고 적혀 있는 것은 옛날 얘기이고 지금은 무려 33.80 유로이다. 8-Tage-Klimakarte 라고도 부른다.

 

비엔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16세 이하의 아이를 표를 사지 않고 데리고 다닐수 있다. 이 경우에 15세 이하의 아이들은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다가 검사를 하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비엔나 카드에 대하여는 별도로 소개코자 한다.

 

비엔나 어느 골목길의 타바크 가게. 담배와 교통 티켓을 당연히 팔기 때문에 TABAK- TRAFIK라고 써 있다. 우표, 신문, 잡지, 일용잡화(Verschleiss)등 을 판다. Verschleiss 라는 단어는 소모품을 말한다. 즉, 일용 잡화이다. 비엔나에는 850여개의 타바크 상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