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예술축제의 보고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Osterfestspiele)

정준극 2012. 1. 27. 11:04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Osterfestspiele Salzburg) - Salzburg Easter Festival

 

허버트 폰 카라얀(왼쪽으로부터 두번째), 크리스티안 틸레만(폰 카라얀의 뒤에 서 있는 사람) 등이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968년.

 

잘츠부르크는 페스티벌의 도시이다. 1년에 약 4천건의 음악회, 연극등 공연예술이 개최된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대표적이다. 그밖에도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가 허다하다. 1월에는 모차르트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모차르트 주간'(Mozart Week)이 열린다. 3월이나 4월에는 부활절에 즈음하여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가 펼쳐진다. 5월이나 6월에는 성령강림절에 즈음하여 '잘츠부르크 휘트선 축제'가 무대를 장식한다. 11월에는 '재즈 오텀'(Jazz Autumn)이라는 재즈 페스티벌이 세계의 관심을 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캐롤 경연대회'가 열려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높인다. 1년 내내 공연예술의 향연이 계속된다. 여름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대하여는 별도로 소개하였으므로 이번에는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축제' 그리고 '모차르트 주간'의 행사에 대하여 집중탐구키로 한다.

 

부활절음악축제 공연의 중심장소인 페스트슈필하우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Osterfestspiele Salzburg)은 오페라와 고전음악 연주회를 중점으로 하고 있는 페스티벌이다.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부활절에 즈음하여 열린다. 1967년에 잘츠부르크 출신의 지휘자 허버트 폰 카라얀(1908-1989)가 주도하여 설립하였다. 여름에 열리는 전통적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한 음악애호가들을 위해 부활절에 즈음하여 마련한 음악축제이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은 주로 대연주회장(Grosses Festspielhaus)에서 열린다. 그러나 모차르테움의 대연주회장(Gorsses Saal des Mozarteum)에서도 열린다.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레푸블릭(republic)에서 열리는 경우도 있다. 부활절 페스티벌에는 전통적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석하여 연주를 맡는다. 부활절 페스티벌이 설립될 당시에 폰 카라얀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었으며 동시에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의 예술감독이었기 때문에 그런 인연으로 폰 카라얀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계속 참여해 왔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은 1994년에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이 맡았고 2003년에는 영국의 사이몬 래틀경(Sir Simon Rattle: 1955-)가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를 설립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은 2005년부터 현대음악에도 문호를 개방하였으며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출연도 주선하였다. 처음에는 린츠 출신의 프란츠 벨저 뫼스트(Franz Welser-Möst: 1960-)가 지휘하는 '구스타브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참가했고 다음에는 아이슬란드계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이며 지휘자인 블라디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 1937-)이 자휘하는 유럽청소년연맹오케스트라(European Union Youth Orchestra)가 참가했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발퀴레' 초연후 무대 인사. 2017년은 부활절 페스티발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였다. 

              

그러던중 2010년 2월에 당시 부활절 페스티벌의 사무국장이던 미하엘 데비테(Michael Dewitte)라는 사람에 의한 재정 스캔들이 일어났다. 미하엘 데비테의 공금횡령 사건을 수사해보니 사건은 더욱 확대되어 기술주임인 클라우스 크레츄머도 연루된 것이 밝혀졌다. 클라우스 크레츄머는 자살을 기도했으나 죽지는 않고 심한 부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데비테와 크레츄머가 해고되었음을 물론이다. 이같은 공금횡령의 스캔들 때문인지 베를린 필라모닉은 2012년 이후에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상주교향악단의 직무를 그만두겠다고 발표했다. 사무국 측이 만류하였지만 원래 그렇게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떠난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예술감독인 사이몬 래틀 경도 2012년 이후에 떠나겠다고 천명했다. 일이 이쯤되자 부활절 페스티벌 사무국은 새로운 상주오케스트라로서 드레스덴의 작소니오케스트라(Sächsische Staatskapelle Dresden)를 임명하였고 새로운 예술감독으로서는 베를린 출신의 지휘자로서 부활절 페스티벌의 초창기부터 폰 카라얀과 함께 일을 해온 크리스티안 틸레만(Christian Thielemann: 1959-)을 임명하였다. 드레스덴작소니오케스트라와 크리스티안 틸리만은 2013년 부활절 페스티벌부터 활동하게 되며 우선 2017년까지 5년간 계약하였다.

 

2013년부터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2017년 연주.

                     

[2012년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프로그램]

2012년에는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열린다. 2012년의 부활주일은 4월 8일(일)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오페라와 콘서트로 구분된다.

 

오페라

- 비제의 카르멘

메조소프라노 마그달레나 코체나(Magdalena Kozena),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mann), 바리톤 코스타스 스모리기나스(Kostas Smoriginas), 소프라노 게니아 퀴마이어(Genia Kuehmeier).

사이몬 래틀 경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커.

 

카르멘 역을 맡는 메조소프라노 마그달레나 코체나

                                      

콘서트(Orchester und Chorkonzerte)

-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8번 C 단조. 주빈 메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니커. 주빈 메타의 베를린 필하모니커 지휘 50주년 기념.

- 로베르트 슈만의 밤의 노래(Nachtlied),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a 단조. 피아노 머레이 페라히아(Murray Perahia)

-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소프라노 케이트 로열(Kate Royal),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어(Christian Gerhaher), 베를린방송합창단. 지휘 사이몬 래틀 경

-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제2번. 피아노 에마누엘 악스(Emanuel Ax)

- 구스타브 말러의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 메조소프라노 안네 조피 폰 오터(Anne Sophie von Otter). 베를린 필하모니커. 지휘: 사이몬 래틀 경

 

지휘자 사이몬 래틀 경

 

[청소년 프로젝트]

요즘에는 어느 페스티벌이든지 청소년 프로젝트(Jugendproject)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 없다. 따지고 보면 어렵게 페스티벌을 만들어 놓았는데 보아하니 노인들만 참석하는 것 같아서 이러다가는 몇년후에는 아예 공연장에 빈좌석들만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뜻 있는 사람들은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각 페스티벌마다 청소년 프로젝트를 만들고 미래의 고객인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도 예외는 아니다. 몇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오페라와 관련된 프로젝트이다.


펠젠라이트슐레 극장에서의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발 연주회

 

2012년도 부활절 페스티벌의 하일라이트는 오페라 '카르멘'의 공연이다. '카르멘'의 연주를 맡은 베를린 필하모닉이 청소년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키로했다. 3월 29일(목) 오후 8시 레푸블릭 공연장에서 청소년을 위한 '카르멘' 프로그램을 갖는다. 주최측이 선정한 학생들은 카르멘에 나오는 아리아들을 자기 나름대로 작곡하여 발표하게 된다. 카르멘의 '사랑은 잡을수 없는 들새와 같은 것'(일명 하바네라), 돈 호세의 '꽃 노래' 등 우리가 잘 아는 사랑의 아리아들을 학생들이 새로 작곡하여 성악가들로 하여금 부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성악가들은 물론 오페라에서처럼 의상을 입고 출연한다. 그렇게 하므로서 청소년들의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런 아리아 작곡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시도되었다. 처음에 시도된 것은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이었다.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의 사랑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것이었다. 유감스럽게도 별로 뛰어난 작품이 없었다. 201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2012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푸블릭 공연장에서의 청소년 프로그램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