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종교 오페라

종교 오페라 총정리

정준극 2012. 3. 13. 09:31

종교 오페라 총정리

 

서구의 문화는 기본적으로 기독교 문화이다. 서구의 문화예술에는 어디를 보더라도 기독교적 색채가 담겨 있다. 오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기독교적 테마가 담겨 있는 않은 오페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예를 들어, 베르디의 '나부코', '아틸라', '운명의 힘', 풀랑크의 '갈멜파 수녀의 대화', 푸치니의 '토스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메시앙의 '아시시의 성프란체스코', 구노의 '파우스트', 마스네의 '타이스', 알레비의 '유태여인', 바그너의 '파르지팔' 등등 어느것 하나 기독교적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은 작품이 없다. 개중에는 성경이야기를 직접 주제로 삼은 오페라도 상당히 많다. 옛날 이스라엘의 용맹하였던 다윗 왕의 이야기, 지혜로운 솔로몬의 이야기, 맨손으로 사자를 잡은 삼손의 이야기 등등...이제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주제로 삼아 만든 오페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런데 그런 오페라들은 대부분 스토리가 성경에 나와 있는 그대로는 아니다. 오페라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그럴듯하게 각색을 하거나 없는 얘기도 만들어 넣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들도 더러 있다. '최후의 만찬'의 의의는 과연 무엇인가 등등. 뮤지컬도 넓은 의미에서 오페라의 가족이라고 한다면 종교적인 내용의 뮤지컬도 더러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다. 이밖에도 에덴 동산에서 이브를 유혹했던 뱀을 릴리스라는 여인으로 의인화한 '릴리스',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이야기를 비유로 그린 '호텔 에덴' 등도 뮤지컬이지만 넓게는 종교 오페라의 범주에 넣을수 있다.

 

스티브 라이히의 '동굴'. 동굴은 헤브론에 있는 족장들의 무덤을 말한다

                                                       

[구약성경]

 

- 동굴(The Cave) - 창세기 21장: 영국의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의 3막 오페라. 아브라함, 사라, 이스마엘 등에 대한 유태인, 아랍인, 기독교인의 견해를 살펴본 작품.

- 아벨의 죽음(La mort d'Abel: The Death of Abel). 창세기. 프랑스의 로돌프 크로이처(Rodolphe Kreutzer)의 2막 오페라

- 카인의 마크(The Mark of Cain) - 창세기. 미국의 매튜 해리스(Matthew Harris)가 작곡. 2013년 3월 뉴욕 맨하튼의 플리극장에서 초연. 하나님께서 카인에게 표시를 주어서 사람들이 그를 해치지 못하도록 한 이야기

- 아담의 죽음(La mort d'Adam) - 창세기 5장: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르 수어르의 오페라

- 대홍수(Il diluvo universale) - 창세기 6-7장: 이탈리아의 게타노 도니체티가 작곡한 노아의 홍수에 대한 오페라로서 바이런의 '하늘과 땅'(Heaven and Earth)을 바탕으로 하였다.

- 노아(Noé: Noah) - 창세기 6-7장의 노아의 홍수. 프랑스의 프로멘탈 알레비(Fromental Halévy)가 완성하지 못하자 사위인 조르즈 비제가 완성함.

 

'노에'. 퍼시픽 오페라

 

- 바벨탑(Der Thurm zu Babel) - 창세기 11장: 러시아의 안톤 루빈슈타인이 작곡한 단막의 '종교오페라'이다. 니므롯이 하나님과 경쟁하기 위해 바벨탑을 짓자 아브라함이 이를 책망한다. 니므롯은 아브라함을 불타는 용광로에 던져 죽인다. 하늘로부터 천사들이 내려와 바벨탑을 파괴한다. 1870년 2월 비엔나에서 초연되었다.

- 요셉(Joseph) - 창세기 45장: 프랑스의 에티엔느 메울(Etienne Mehul)이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애급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바로왕의 신임을 받아 총리대신이 되고 가뭄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형제들을 오히려 도와주어 애급의 고셴 땅에서 살수 있도록 해준다는 이야기이다.

- 릴리스(Lilith) - 창세기 1장 27절과 2장 22절의 기록을 바탕으로 인류 최초의 여인이라고 하는 릴리스에 대한 이야기. 미국의 두 작곡가가 '릴리스'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를 완성했다. 하나는 뉴저지 출신의 안소니 데이비스(Anthony Davis: 1951-)의 '릴리스'이다. 그러나 제목의 앞에 Before Eve(이브 이전의)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또 하나의 '릴리스'는 브루클린 출신의 여류작곡가인 드보라 드라텔(Deborah Drattell: 1956-)이 완성한 것이다. 릴리스라는 이름은 성경의 어느 곳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유태인의 전설에 나오는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릴리스는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었다고 한다.

- 이집트의 모세(Mose in Eggito) - 출애굽기 4장: 이탈리아의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바로 왕의 핍박을 피하여 홍해를 건너 가나안 땅을 향해 간다는 내용이다.

 

로시니의 '이집트의 모세'. 홍수를 건너가기 전의 무대

 

- 모세와 아론(Moses und Aron) - 출애굽기: 오스트리아의 아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공산주의를 위한 선전용 작품이라고 한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계명을 받는 사이에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선동하여 우상을 숭배토록 한다. 여호와의 노여움을 받은 아론이 세상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 삼손과 델릴라(Samson et Dalilah) - 사사기 13-16장: 프랑스의 카미유 생-생(Camille Saint-Saens)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삼손이 블레셋 여인 델릴라의 유혹에 빠져 이스라엘 사사로서 행동하지 못하게 되자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간구하여 블레셋의 신전을 파괴하고 블레셋 사람들을 멸망시킨다는 이야기이다. 델릴라의 아리아인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콘서트 레퍼토리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삼손과 델릴라'. 몬트리얼 오페라

 

- 입다(Jephte) - 사사기 11장. 프랑스의 미셸 피뇰레 드 몽테클레어(Michel Pignolet de Monteclair)가 작곡한 프롤로그와 5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이다. 이스라엘을 침략한 에브라임족속을 무찌른 사사 입다에 대한 이야기이다.

- 입다의 서약(Jephtas Gelübde) - 사사기 11장: 프랑스의 자코모 마이에르베르(Giacomo Meyerbeer)가 작곡한 이스라엘의 사사 입다가 여호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의 딸 술리마(이피스)를 제물로 드리는 이야기이다.

- 욥(Job) - 욥기. 영국의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의 1997년도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종교 오페라.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오로지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긴 욥의 이야기.

- 시바의 여왕(Die Königin von Saba) - 열왕기상 10장: 헝가리의 칼 골드마크(Karl Goldmark)가 작곡한 4막의 오페라이다. 솔로몬을 찾아온 시바의 여왕과 솔로몬의 장관인 아사드, 그리고 아사드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술라미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솔로몬을 방문한 시바의 여왕. 그림


헝가리국립오페라단의 미국순회공연 중 메트로폴리탄 무대. 2018년. 결혼식 장면


- 마카베르(Die Macabäer) - 다니엘 11장: 러시아의 안톤 루빈슈타인이 작곡한 '종교오페라'이다. 시리아의 안티오쿠스 왕의 침략을 받은 유대가 유다스 마카베르(마카베우스)의 지도로 시리아 군대를 물리치는 이야기. 마카베르의 동료인 엘레아자르는 시리아의 클레오파트라 공주를 사랑하므로서 유대나라를 배반하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 나부코(Nabucco) - 다니엘 2장: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4막의 오페라이다. 바벨론의 왕 나부코(느브갓네살)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포로로 잡아온 히브리 백성들을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선지자 스가랴는 나부코를 여호와의 종이요 왕중의 왕이라고 찬양한다.

 

베르디의 '나부코'

 

- 사울과 다윗(Saul og David) - 사무엘상 18장: 덴마크의 칼 닐센(Carl Nielsen)이 작곡한 4막의 오페라이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여 질투하지만 결국 다윗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이 되고 사울은 죽는다는 이야기. 1902년 11월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 다윗과 요나단(David et Jonathas) - 사무엘상 18장: 프랑스의 마르크 안투안 샤팽티에(Marc-Antoine Charpentier)의 프롤로그와 5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 하기스(Hagith) - 열왕기상 1-3장: 폴란드의 카롤 치마노브스키(Karol Szymanowski)의 오페라. 노쇠한 다윗왕을 위해 구해온 아비삭(하기스)이 솔로몬을 사랑하여 야기되는 이야기이다.

 

'하기스'의 한 장면. 노쇠한 다윗과 젊은 하기스

 

- 젊은이들의 노래(Gesang der Jünglinge) - Gesang der Jünglinge im Feuerofen: 독일의 칼하인츠 슈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의 오페라. 다니엘서 1-3장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바빌론의 느브갓네살 대왕(나부코)이 유대왕국에서 포로로 데려온 세명의 귀족 청년인 샤드라크, 메샤크, 아베드네고가 바빌론의 신과 느브갓네살 대왕에게 경배하지 않자 이들을 불타는 용광로에 던져 죽도록 했으나 하나님의 천사의 보호함으로 머리털 하나 타지 않고 무사히 살아 나와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얘기이다.

- 유딧(Judith). 알렉산도 세로프(Alexander Serov)의 오페라. 이스라엘을 침공한 앗수르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취한 애국적인 이스라엘의 여걸 유딧에 대한 이야기이다.

- 에스더(Esther) - 에스더: 미국의 휴고 웨이스갈(Hugo Weisgall)이 작곡한 3막의 오페라. 페르시아제국에 포로로 억류되어 있는 유태인들을 죽음에서 구원한 에스더 왕비의 이야기이다.

 

'에스더'. 뉴욕시티오페라

 

- 도비아스와 천사(Tobias and the Angel) - 경외서: 영국의 조나단 도우브(Jonathan Dove)가 작곡한 오페라이다.

- 일곱가지 큰 죄악(Die sieben Todsünden) - 솔로몬의 잠언에 나오는 일곱가지 큰 죄악을 독일의 쿠르트 봐일이 오페라로 만들었다. 오페라라기 보다는 발레 샹트(ballet chanté: 발레 노래)라고 분류한다. 가수인 안나 1과 댄서인 안나 2 자매가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죄악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지만 나중에는 그 모든 행동을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 독토르 파우스트(Doktor Faust) - 이탈리아 출신으로 독일에서 주로 활동했던 페루치오 부소니(Ferruccio Busoni)의 오페라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파트 1을 바탕으로 삼았지만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삼손과 델릴라, 세례 요한과 살로메 등이 혼령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독토르 파우스트'. 여인의 유혹의 장면.

 

[신약성경]

 

- 그리스도(Christus) - 4복음서: 러시아의 안톤 루빈슈타인(Anton Rubinstein)의 프롤로그와 7장으로 구성된 오페라. 루빈슈타인은 이를 '종교 오페라'(Sacred opera: Geistliche Oper)라고 불렀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사탄의 시험, 세례, 기적을 행함, 성전을 깨끗게 하심, 최후의 만찬, 빌라도의 재판, 십자가의 고난과 천사와 악마의 싸움,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 4복음서: 영국의 해리슨 버트위슬(Harrison Birtwistle)이 작곡한 오페라로서 유태인과 기독교인들이 최후의 만찬에 대한 사항을 질문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작품이다.

- 살로메(Salome) - 세례 요한을 죽게 만든 살로메에 대한 이야기는 4복음서 중에서 마태복음 14: 3-11, 마가복음 6: 17-28에만 나온다. 성경에는 헤로디아스의 딸의 이름이 살로메라고 기록한 것이 없다. 살로메라는 이름은 나중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가 만든 이름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극본 '살로메'를 바탕으로 독일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오페라를 만들었다. 살로메가 저 유명한 일곱 베일의 춤을 추어서 헤롯에게 요구하여 세계 요한을 죽여 목을 달라고 한 내용이다. 극본과 오페라에서 살로메는 세례 요한을 사랑하는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프랑스의 안투안 마리오트라는 작곡가가 역시 오스카 와일드의 극본을 바탕으로 '살로메'라는 오페라를 만든 것도 있다.

 

'살로메'. 일곱 베일의 춤. 슈투트가르트

 

- 부활(Resurrection) - 4복음서: 영국의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가 톨스토이의 '부활'을 바탕으로하여 작곡한 오페라이다. 미국의 토드 마초버(Tod Machover)도 같은 타이틀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조지 프리드릭 헨델은 오라토리오 '부활'(La rresurrezione)을 만들었다. 오라토리오이지만 오페라로서도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도 '부활'(Resurrezione)을 작곡하여 1904년에 초연을 보았다.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의 '부활'. 조이스 디도나토.

 

- 제루살렘(Jerusalem) -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베르디가 먼저 작곡한 '첫 십자군의 롬바르디인'(I Lombardi alla prima crociata)를 수정한 작품이다. 무대는 롬바르디가 아니라 프랑스의 툴루스이다. 프랑스에서 십자군을 결성하여 성지 예루살렘을 이슬람 군대로부터 탈환하는 얘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베르디의 '제루살렘.  사라소타 오페라


- 탕자(L'enfat prodique) - 클로드 드비시의 오페라.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

- 마리아 복음서(Gospel of Maria). 마크 아다모의 오페라.

-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들(Amahl and the Night Visitors). 지안 카를로 메노티. 크리스마스를 위한 오페라. 동방박사들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으로 가던 중 어느 마을에 들러 하룻밤을 보내면서 겪는 감동적인 이야기.

- 예수의 결혼(Die Hochzeit von Jesus). 고트프리트 폰 아이넴의 오페라.

- 콜로누스 복음서(The Gospel of Colonus). 밥 텔슨의 오페라

- 웨이크(Wake: 깨어남). 조르지오 바티스텔리 작곡, 사라 우즈 대본. 2018년 버밍햄 오페라 초연. 예수께서 나사로를 무덤에서 살리신 내용. 나사로, 예수, 마리아, 마르다 출연


영국 버밍행 오페라의 '웨이크'. 2018년. 예수께서 나사로를 살리신 이야기이다. 초연에서 흑인인 바리톤 엘리옷 칼튼 하인스(Elliott Carlton Hines)가 예수의 이미지를 창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