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BBC Proms

2012년도 BBC 프롬스 하이라이트

정준극 2012. 5. 25. 16:52

BBC 프롬스의 2012년 시즌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롬스가 열리는 로열 알버트 홀

 

7월 16일은 초보자를 위한 클래시컬 연주회이다. 젊은 음악인들의 활동을 격려해온 프롬스는 2012년도 프롬스의 시작을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 대륙의 젊은 음악인들의 연주로 막을 연다. 미국의 줄리아드 오케스트라와 런던 왕립음악원 오케스트라가 합동으로 연주한다. 지휘는 작곡가로서 유명한 존 애덤스(John Adams)이다. 레스피기의 영원한 도시 ‘로마의 카니발’, 그리고 경쾌하고 발랄한 재즈풍의 라벨의 ‘피아노협주곡 G 장조’가 두 대륙을 연결한다. 피아노 연주는 뛰어난 재능의 영국 피아니스트인 이모젠 쿠퍼(Imogen Cooper: 1949-)이다.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

 

7월 18일은 로열 알버트 홀에서 초보자를 위한 클래시컬 시간이 마련된다. 특히 피아노와 오르간을 위한 작품이 소개된다.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서는 홍콩 출신의 풍 람(Fung Lam)이 BBC의 위촉으로 작곡한 ‘끊임없는 형식’(Endless Forms)이 세계 초연된다. 지난해에 프롬스에서 샴페인처럼 찬란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키릴 게르슈타인(Kirill Gerstein)이 올해에도 참석하여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C 단조를 연주한다. 절망에서 회복한 라흐마니노프가 다시 작곡활동을 하기 시작하여 만든 작품이다. 체코 출신의 지리 벨로라베크(Jiří Bělohlávek)가 BBC교향악단을 지휘한다.

 

다니엘 바렌보임

 

7월 29일은 프롬스 연혁에 있어서 가장 특별한 시도인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서 수놓아 진다. 각국에서 선발된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벤자민 브리튼의 ‘레퀴엠 신포니아’(Sinfonia da Requiem), 말러의 교향곡 제10번 중에서 아다지오, 영국의 여류작곡가인 살로테 브레이(Charlotte Bray: 1982-)의 ‘정적의 스피드에서’(At the Speed of Stillness),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인 ‘봄의 제전’을 연주한다. 브레이의 작품은 BBC가 위촉한 것으로 세계 초연이다. 각국에서 모인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올드버러세계오케스트라(Aldeburgh World Orchestra)이며 거장 마크 엘더경(Sir Mark Elder)이 지휘한다. 브리튼의 ‘레퀴엠 신포니아’는 브리튼이 그의 부모를 추모하여 작곡한 것이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말러의 교향곡 제10번 중에서 아다지오는 완벽한 서정주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브리튼이 가장 좋아하는 곡목이라고 한다.

 

 

지휘자 마크 엘더경

 

8월 14일에는 피아노와 오르간을 위한 연주회이다. 프랑스 음악의 뛰어난 해석가인 샤를르 뒤투아(Charles Dutoit)가 들리우스의 ‘파리’(위대한 도시의 노래), 생 생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G 장조를 지휘한다. 피아노는 신세대 피아니스트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벤자민 그로스베노(Benjamin Grosvenor)이다. 벤자민 그로스베노는 2004년, 그가 11세 때에 ‘올해의 BBC 젊은 음악가상’을 받아 세상을 놀라게 했던 사람이다. 2011년에 BBC 프롬스에 데뷔하여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2012년에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벤자민 그로스베노

 

8월 15일에는 아메리카 대륙의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연주회이다. 드보르작이 뉴욕에 있을 때 작곡한 교향곡 제9번 E 단조 ‘신세계에서’도 포함된다. 미국적인 작곡가인 아론 코플란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 브라질의 빌라 호보스의 ‘모모프레코체’(Momoprecoce),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트 지나스테라 의 에스탄샤(Estancia)가 레퍼토리로 선정되어 있다. 브라질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넬슨 프라이레(Nelson Freire)가 빌라 호보스의 가장 매력적인 작품인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인 모모프레코체’를 연주한다. 이날의 콘서트에는 멀리 브라질에서 온 브라질 상파울로교향악단이 마린 알소프(Marin Alsop)의 지휘로 연주한다.

 

브라질 상파울로교향악단의 지휘자인 마린 알소프

 

9월 4일에는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콘서트이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브람스(비극적 서곡)와 베토벤(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의 작품과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쇤베르크(다섯 개의 오케스트라 작품들)와 거슈인(파리의 아메리카인)의 작품이 프로그램을 장식한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독일의 크리스티안 테츨라프(Christian Tetzlaff: 1966-)가 연주한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 교향악단을 데이비드 로버트슨(David Robertson)이 지휘한다.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쇤베르크와 거슈인의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최대의 관심사이다. 그런데 수준급 화가인 쇤베르크와 테니스광인 거슈인은 할리우드에서 지낼 때 친밀한 사이였다고 한다.

 

미국의 지휘자인 데이비드 로버트슨

 

9월 8일, 마지막 날 밤의 연주회는 2012년 BBC 프롬스의 최대 이벤트이다. 로열 알버트 홀은 영국 국기의 물결처럼 넘치는 장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하이드파크를 비롯하여 글라스고우, 스완시 등 전국 여러 곳에 동시 중계되어 많은 사람들이 프롬스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2012년도 BBC 프롬스의 마지막 밤에는 BBC합창단과 BBC교향악단, 말타 출신의 테너 조셉 칼레하(Joseph Calleja: 1978-), 스코틀랜드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Nicola Benedetti: 1987-)가 출연한다. 헨리 우드의 ‘영국 바다노래 판타지아’, 엘가의 ‘위풍당당한 행진곡’,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중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고 제1번 등이 연주되며 마지막으로는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전통적 애국가인 Rule! Britannia!가 영국 전역의 밤하늘에 우렁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니콜라 베네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