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음악 대분석/록 오페라

록 오페라가 뭐길래?

정준극 2013. 8. 16. 10:15

록 오페라가 뭐길래?

 

록 오페라(Rock Opera)도 일반 오페라의 사촌 쯤 되므로 소개코자 한다. 록 오페라는 록 음악으로 만든 오페라이다. 록 음악을 사용했다고 해서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각 장면마다, 각 섹션마다 오페라 스타일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록 오페라는 일반적인 록 앨범과는 다르다. 록 앨범에는 어떤 공통된 주제, 또는 어떤 공통된 스토리가 들어 있지 않다. 록 오페라가 발전한 것이 메탈 오페라(metal opera), 그리고 랩 오페라(rap opera)이다. 랩 오페라는 경우에 따라서 힙 호페라(hip-hopera)라고 부르기도 한다. 힙 오페라는 힙 합 송들이 연결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아무튼 록 오페라는 일관된 분명한 스토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록 오페라라고 해서 반드시 무대에서 공연될 필요는 없다. 콘셉트 앨범과 마찬가지로 음반으로 취입하는 경우가 더 많이 있다. 콘셉트 앨범의 음악은 주로 무드를 조성하는 음악으로 되어 있으며 또는 어떤 테마를 유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페라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최초로 가장 성공을 거둔 록 오페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록 오페라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마도 1966년이라고 본다. 토론토에서 발간되는 RPM Magazine 이라는 잡지의 1966년 7월 4일자 판에 '브루스 콕번(Bruce Cockburn)과 호킨스(William Hawkins를 말함)가 록 오페라를 만들고 있다'는 기사가 난 것이 록 오페라라는 용어가 처음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그때 사람들은 '록 오페라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라면서 궁금해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합작했다는 록 오페라는 완성되지 못하였다. 다만, 두 사람이 합작으로 만든 노래 몇 곡이 1968년에 나온 3's a Crowd's 라는 앨범에 Christopher's Movie Matinee 라는 타이틀로 포함되어 있어서 이들이 어떤 스타일로 록 오페라라는 것을 만들려고 했는지 짐작케 했다. 록 오페라라는 용어의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주장도 있다. 그해(1966)에 The Who의 기타리스트인 피트 타운센드(Pete Townshend)가 주선한 어떤 모임에서 타운센드가 친구들에게 Gratis Amatis 라는 제목의 코미디 테이프를 들려준 일이 있는데 모임에 참석했던 어떤 친구가 그 테이프에 들어 있는 노래를 들어보고 나서 '이건 록 오페라가 아닌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The Who의 공동매니저이며 제작자인 키트 램버트(Kit Lambert)가 '그거 참 좋은 아이디어야!'라고 감탄하고 기왕에 록 오페라라는 말이 나왔으므로 계속 발전시켜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해 말에 The Who는 최초의 록 오페라라고 할수 있는 A Quick one, While He's Away 라는 9분짜리 앨범을 발매했다. 이로써 록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비로소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록 오페라라는 말 대신에 비트 오페라(Beat Opera)라는 말도 나왔다. 유명한 테너인 티토 스키파의 아들로서 작곡가이며 감독인 티토 스키파 주니어가 1967년 5월 로마의 파이퍼 클럽에서 Then an Alley 라는 음악작품을 만들어서 무대에 올렸다. The an Alley는 밥 딜란(Bob Dylan)의 노래 18곡을 조합하여서 그럴듯한 배경과 함께 무대에서 공연되었다. 사람들은 비록 록 음악이지만 무대 형태가 오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Then an Alley는 무대 공연으로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전파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얼마후 티토 스키파 주니어가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서 Orfeo 9 라는 작품을 만들어서 1970년 1월에 로마의 시스티나극장에서 무대에 올렸다. 조금더 오페라적인 요소를 가미한 공연이었다. 티토 스키파 주니아가 그것도 비트 오페라라고 불렀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사람들은 그것이야말로 오리지널 이탈리아 록 오페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Orfeo 9은 더블 앨범으로 나왔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에서의 음악은 훗날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빌 콘티(Bill Conti)가 감독했다. 이탈리아에서 록 오페라라는 것이 상당한 인기를 거두며 선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다른 나라에서도 이에 질세라 록 오페라를 만들려는 노력들이 진행되었다.

 

[초기의 록 오페라들]

- The Story of Simon Simopath(사이몬 시모파스 이야기): 아마 록 오페라의 역사에 있어서 첫번째 작품일 것이다. 1967년 10월에 영국의 니르바나(Nirvana)라는 그룹이 만든 앨범이다. 여러 곡이 수록되어 있지만 스토리가 연계되어 있다. 니르바나라는 록 밴드는 미국에도 있으므로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해 11월에 캐다다 몬트리올의 록 그룹인 Influence(인플루엔스)가 록 오페라를 시도해 보려고 뉴욕까지 와서 앨범을 취입했다. Mad Birds of Prey(정신나간 맹금류)라는 타이틀이었다. 자기들은 그 앨범을 '미니 오페라'라고 불렀다.

- The Crazy World of Arthur Brown(아서 브라운의 미친 세상): The Family Tree 라는 록 밴드가 1968년 8월에 Miss Butters(미스 버터스)라는 앨범을 내놓았다. 어떤 여선생님의 탄생으로부터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것이다. 여러 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스토리가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록 오페라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1968년 9월에는 영국의 록 싱거인 아서 브라운이 구성한 The Crazy World of Arthur Brown이라는 록 밴드가 자기 그룹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앨범을 내놓았다. 그 앨범은 지옥의 공포를 반영한 미니 오페라 성격의 것으로 나중에 사람들은 록 오페라의 범주에 넣었다. 1968년 12월에는 런던의 록 밴드인 The Pretty Things가 S.F. Sorrow 라는 앨범을 내놓았다. 세바스티안 F. 소로우라는 사람의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의 생애를 거치면서 기뻤던 일, 비참했던 일을 다룬 내용이다.

- Tommy(토미): 1969년 4월에 The Who(후)의 멤버인 피트 타운센드(Pete Townshend)가 Tommy라는 앨범을 내놓았다. The Who가 내놓은 두개의 풀 스케일 록 오페라 중에서 첫번째이다. Tommy는 아마 처음으로 선보인 완전한 형태의 록 오페라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Tommy는 오늘날에도 가장 대표적인 록 오페라로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그 음악은 콘서트에서 별도로 연주되기도 하고 영화나 발레에도 자주 사용되었다. The Who의 두번째 록 오페라는 1973년도의 Quadrophenia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스테이지 뮤지컬로도 공연되었다.

- Arthur(아서): 다른 제목으로는 The Decline and Fall of the British Empire(대영제국의 쇠망)이라고 하며 1969년 10월에 발매된 The Kinks(킨크스)의 록 앨범이다. 대단한 호평을 받았으며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을 거둔 앨범이다. 아서라는 영국사람의 이야기로 아들이 갑자기 호주로 떠난 이후의 심경과 생활에 대한 내용이다. The Kinks는 1970년대 전반부에 여러 록 오페라를 내놓아다. Preservation: Act 1(1973), Preservation: Act 2(1974), Soap Opera(1975), Schoolboty in Disgrace(1976)등이다. 이 앨범들은 발매 후에 모두 무대공연으로 이어졌다. 공연에는 밴드 멤버들이 직접 출연해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의 록 오페라]

피트 타운센드의 Tommy는 록 음악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중에는 나중에 세계적인 뮤지컬 작곡가가 된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er)도 들어 있다. 앤드류 웨버는 작사자인 팀 라이스(Tim Rice)와 협동하여 1970년에 저 유명한 Jesus Christ Superstar(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완성했다. 이들은 이것을 콘셉트 앨범(concept album)이라고 불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 앨범이 날개 돋힌듯이 팔렸다. 앤드류 웨버와 팀 라이스는 앨범 판매로 얻은 상당액의 수익금으로 그 이듬해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무대제작했다. 그때의 제작이 웨버와 라이스의 오리지널 버전이다. 그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무대공연이 연달아 있었으나 대체로 오리지널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약간씩 변형한 제작이었다. 아무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풀 스케일 록 오페라의 선구자라고 할수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공연되어 더 유명해졌다. 아무튼 브로드웨이에서 이 뮤지컬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축에 끼지도 못할 정도였다. 브로드웨이 사람들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터'를 록 오페라라고 부르지 않고 록 뮤지컬(rock musical)이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사실상 록 오페라라는 용어와 록 뮤지컬이라는 용어는 뚜렷하게 분간하기 어렵게 되었다.

 

전설적인 록 오페라 '토미'의 무대

 

앤드류 웨버와 팀 라이스의 또 다른 협동작전 성공사례는 Evita(에비타)이다. 웨버는 에비타에 나오는 노래들을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일로 작곡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 오페라라고 내세웠다. '에비타'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가 연속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브로드웨이 제작자들은 '에비타'가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것은 기우였다. '에비타'는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해서 토니상 다섯 분야에 후보로 올라갔다. 1972년에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지기 스타더스트의 흥망과 화성에서 온 거미들)이라는 긴 이름의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외계인이 어떤 록 스타에게 지구 종말 이후의 음악을 작곡해 보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그 다음해에 The Who는 앞서 말한대로 그들의 두번째 풀 스케일 록 오페라인 Quardrophenia를 내놓았다. 내용은 1960년대 중반에 자아상실증에 걸린 10대들의 이야기이다. 이어 1973년에는 Lou Reed(루 리드)가 Berlin(베를린)이라는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절망에 빠진 어떤 젊은 커플이 약물 중독으로 자살에까지 이른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1974년에는 Genesis(제네시스)가 The Lamb Dies Dwon on Broadway(브로드웨이에 양이 죽어있다)라는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자아발견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어떤 젊은이의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에비타'의 한 장면

 

1978년, 작곡가이며 레코드 제작자인 제프 웨인(Jeff Wayne)이 The War of the Worlds(세상들의 전쟁)이라는 록 앨범을 내놓았다. H.G. 웰스의 빅토리아풍 종말론적 공상과학 소설을 록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이 작품의 무대공연에는 당시 유명 음악가들이 상당수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다. 예를 들면 데이빗 에섹스(David Essex), 무디 블루스의 싱거인 저스틴 헤이워드(Justin Hayward), 틴 리찌(Thin Lizzy)의 보칼리스트이며 베시스트인 필 라이노트(Phil Lynott), 에비타의 초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줄리 코빙턴(Julie Covington)등이다. 공연때에 내레이터는 유명한 배우인 리챠드 버튼이 맡았다. 1979년에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록 오페라인 The Wall(벽)이 선을 보였다. 원래 이 작품은 로저 워터스(Rooger Waters)가 대부분을 완성한 것이다. The Wall은 핑크 플로이드가 1980년과 1981년에 대단한 무대 시설로서 공연을 제작하였고 1990년 베를린에서는 워터스가 제작을 담당했다. 워터스는 2010년과 2011년, 그리고 2012년에 The Wall을 가지고 세계 순회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The Wall은 아마 록 오페라의 역사에서 가장 수준이 높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록 오페라의 공연 중에서 가장 표가 많이 팔린 것이기도 하다. 이후 조지 워터스는 두 편의 록 오페라를 더 완성했다. 1984년에 The Pros and Cons of Hitch Hiking(히치 하이킹의 장단점)과 1987년에 발표한 Radio K.A.O.S.라는 것이다. 1979년에는 또한 프랭크 자파(Frank Zappa)의 Joe's Garage(조의 가라지)가 나왔다. 3막으로 된 이 록 오페라는 조라는 이름의 젊은 음악가가 이란 혁명의 여파로 일반대중의 음악적 표현이 금지된 상태에서 불법으로 음악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록 오페라 '벽'의 한 장면. 2010년 미국 콘네티커트주 하트포드 엑스라지 센터 공연. 로저 워터스 제작.

 

[1970년대 이후의 록 오페라]

미국의 록 밴드 Weezer(위저)의 간판 멤버인 리버스 쿠오모(Riivers Cuomo)는 Songs from the Black Hole(블랙 홀로부터의 노래)라는 록 오페라를 만들 계획이었다. 일단의 모험가들이 우주 공간에서 떠다니고 있는 정체불명의 사람을 구출코자 계획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완성하지 못했다. 대신에 1995년에 Pinkerton(핑커튼)이라는 앨범을 만들었다. 1987년에는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스페인의 위대한 소프라노인 몽세라 카바예와 팀을 이루어 록 오페라 Barcelona(바르셀로나)를 만들어서 1988년 10월 10일에 발매하였다. 1995년에는 데이빗 보위가 록 오페라 Outside(아웃사이드)를 만들었다. 아마 보위의 1990년대 경력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일 것이다. 1996년에는 존 마이너(John Miner)가 라스 베가스에서 록 오페라인 Heavens Cafe(헤븐스 카페)를 제작하였다. 1995년에는 또한 아르제 안소니 루카슨(Arjen Anthony Lucassen)이 이른바 그의 아이리온(Ayreon)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록 오페라 시리즈를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이다. 첫 작품은 1995년의 The Final Experiment(마지막 실험)이었으며 이어 1998년에 Into the Electric Castle(전기의 성으로), 2000년에 The Universal Migrator Part 1 & Part 2(유니버설 이민자 파트 1과 파트 2), 2004년에 The Human Equation(인간 균등화), 그리고 2008년에 01011001을 만들었다. 이 모든 작품이 실제로는 서로 연결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1996년에는 매릴린 맨슨(Marilyn Manson)이 Antichrist Superstar(적그리스도 수퍼스타)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맨슨의 3부작 중의 하나로서 나머지는 1998년의 Mechnical Animals(기계 동물), 2000년의 Holy Wood(In the Shadow of the Valley of Death: 홀리 우드: 죽음의 계곡의 그림자 속에서)이다. 록 밴드인 에드가이(Edguy)의 싱거이며 전속 작사자인 토비아스 사메트(Tobias Sammet)는 3편의 각각 다른 록 오페라를 Avantasia(아반타시아)라는 타이틀 아래 내놓았다. 첫 번째인 The Metal Opera(메탈 오페라)는 두개의 앨범으로 되어 있다. The Metal Opera(2001)과 The Metal Opera Part II(2002)이다. 두번째 작품은 The Wicked Trilogy(사악한 3부작)이라는 타이틀로서 3개의 앨범으로 되어 있다. The Scarecrow(허수아비: 2008), The Wicked Symphony(사악한 교향곡: 2010), Angel of Babylon(바빌론의 천사: 2010)이다. 세번째 록 오페라는 2013년에 내놓은 The Mystery of Time(시간의 미스테리)이다. 토비아스 사메트는 세번째 시리즈의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록 오페라의 무대 공연에는 실제로 유명 록 가스와 연주자들이 직접 출연했다.

 

헤비 메탈이 유행하게 되자 어떤 헤비 메탈 밴드는 록 오페라에 영감을 얻은 앨범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어떤 경우, 이들이 록 오페라라고 생각하는 앨범들은 실상 메탈 콘셉트 앨범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는 한편, 또 다른 시도가 있었다. 퀸스라이크(Queensryche)라는 프로그레시브 해비 메탈 밴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과거의 록 오페라와 일반 오페라의 접목을 통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록 오페라를 시도하였다. 특히 이들의 네번째 앨범인 Operation: Mindcrime(오퍼레이션: 마인드크라임)을 통해서 록 오페라라는 장르를 확대발전시키고자 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시도를 메탈 오페라(metal opera)라고 불렀다. 그후 메탈 오페라로 생각되는 앨범들이 줄줄이 나왔다. 오페스(Opeth)의 My Arms, Your Hearse(나의 팔, 너의 영구차); W.A.S.P.의 The Crimson Idol(크림슨 아이돌), The Neon God: Part 1 - The Rise(네온 갓, 파트 1 - 일어남), The Neon God, Pt. 2: The Demise(네온 갓 파트 2: 서거); Dream Theater(드림 극장)의 Scenes from a Memory(회상의 장면); Kamelot(카멜롯)의 Epica(에피카), The Black Halo(블랙 할로); Blind Guardian(눈먼 수호자)의 And Then There Was Silence(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Protest the Hero(영웅 반항)의 Kezia(케지아); 그리고 Epidemia(에피데미아), Dimmu Borgir(딤무 보르지르), Pain of Salvation(구원의 고통) 등도 메탈 오페라 앨범들을 부지런히 내놓았다. 이탈리아의 파워 메탈 밴드인 Rhapsody of Fire(불의 광시곡)는 몇편의 부수적인 앨범들을 내놓았다. King Diamond(킹 다이아몬드)는 주로 메탈 오페라 앨범들만 내놓았다.

 

미국의 헤비 메탈 밴드인 Savatage(사바타지)는 1990년대에 세편의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Streets: A Rock Opera(스트리트; 록 오페라: 1991), Dead Winter Dead(데드 윈터 데드: 1995), The Wake of Magellan(마젤란의 깨어남: 1998)이다. 사바타지는 나중에 Trans-Siberian Orchestra(시베리아 횡단 오케스트라)라는 프로그레시브 헤비 메탈 밴드로서 활동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이들은 여러 편의 록 오페라들을 내놓았다. 예를 들면 Christmas Eve and Other Stories(크리스마스 이브와 다른 이야기들: 1996), The Christmas Attic(크리스마스 다락방: 1998), Beethoven's Last Night(베토벤의 마지막 밤: 2001), The Lost Christmas Eve(잃어버린 크리스마스 이브: 2004), 그리고 두 장의 디스크로 된 Night Castle(나아트 캐슬: 2009)이다. 작곡가 앤디 디젤소미나(Andy DiGelosomina)는 그의 Lyraka(라이라카) 프로젝트를 '바그너 오페라 메탈'(Wagnerian Opera Metal)이라고 불렀다.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프로젝트에 의해 처음 나온 Lyraka Volume 1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평론가인 마틴 포포프는 앤디 디젤소미나를 가장 위대한 노래작곡가 중의 한사람이라고 치켜 세웠으며 그의 작품들은 영국의 록 밴드인 레드 체플린(Led Zeppelin)의 노래에 버금하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펑크 록 오페라'(punk rock opera)라는 말은 펑크 밴드인 Green Day(그린 데이)가 자기들의 2004년도 앨범인 American Idiot(어메리칸 이디오트)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10대 소년이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가 살면서 겪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2009년에 후속으로 나온 앨범인 21st Century Breakdown(21세기 브레이크다운)도 록 오페라 스타일이다. 록 오페라는 영어로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말로도 되어 있다. 2005년에 스페인의 록 그룹인 마고 데 오즈(Mago de Oz)가 내놓은 Gaia II: La Voz Dormida는 스페인어로 된 록 오페라이다.

 

록 오페라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미국에서 꾸준히 발전되어왔다. 2005년에는 록 밴드인 Ludo(루도)가 Broken Bride(브로큰 브라이드)라는 록 오페라를 내놓았고 2006년에는 뉴저지의 록 5중주단인 My Chemical Romance가 The Black Parade(블랙 퍼레이드)라는 록 오페라를 발표했다. 블랙 퍼레이드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2008년에는 네덜랜드의 밴드인 Xystus가 Equilibrio 라는 록 오페라를 발표했다. 이 작품의 공연에는 80명의 오케스트라와 4명의 보컬리스트들이 동원되었다. 미국의 록 밴드인 The Protemen(프로토멘)은 2005년에 the Protomen(최초의 인간들)을 내놓았고 2009년에는 그 전편이라고 할수 있는 Act II: The Father of Death(제2막: 죽음의 아버지)를 내놓았다. 특이한 것은 이 두 앨범이 모두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인 메가 맨(Mega Man)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2008년 8월에는 Evil Monkeybrothers(이블 몽키브라더스)라는 그룹이 Space Monkey Odyssey(스페이스 몽키 오디세이)라는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상당한 호응을 얻어서 미국내 여러 곳에서 공연이 이어졌다. '스페이스 몽키 오디세이'는 1965년에 NASA에 의해 우주로 쏘아 올려진 사이몬이라는 이름의 침팬지에 대하여 이야기로 사이몬이 우주에 남아있게 되자 닥터 폰드스컴(Dr Pondscum)이라는 악마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이몬은 우주에서 그로테스크한 사이즈로 변하며 자기의 옛 사랑인 카트리나를 찾기 위해 정처없는 오디세이를 하다가 결국은 악마 폰드스컴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피날레에서 지구로 돌아온 사이몬은 록 우상들인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등을 납치하고 이들이 죽었다고 가짜로 소문을 내는데 그 이유는 인류의 진정한 '힘과 영혼'(power and soul)인 록 앤 롤을 파괴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스페이스 몽키 오디세이

 

2009년에는 각기 색다른 록 오페라들이 출현했다. 3월에는 포크 록 그룹인 The Decemberists(디셈버리스트)가 The Hazards of Love(사랑의 장해물)이라는 록 오페라를 내놓았다. 어떤 순진한 처녀와 저주받은 한 남자와의 숙명적인 사랑에 대한 내용이다. 마치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을 보는 것과 같다. 같은 달에 Mastodon(마스토돈)이 네번째 전장의 앨범인 Crack the Skye(크랙 더 스카이)를 내놓았다. 4월에는 크리스챤 폽 펑크 밴드인 FM Static이 Dear Diary라는 앨범을 내놓았다. 어떤 고등학생이 사춘기를 보내면서 통상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사랑과 죽음, 자아발견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5월에는 Green Day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21st Century Breakdown을 내놓았다. 크리스챤과 글로리아라는 젊은 연인들이 21세기에 신앙과 반항에 대하여 투쟁하는 내용을 다룬 것이다. 2010년에는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Coheed and Cambria가 이들의 다섯번째 앨범인 Year of the Black Rainbow(검은 무지개의 해)를 완성했다. 그들이 이미 내놓은 Amory Wars 라는 앨범의 전편이라고 보면 된다. 2010년에는 또한 미국의 포스트 하드코어 펑크 밴드인 Alesana(알레사나)가 The Emptiness(공허)를 내놓았다.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조성해 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2011년에는 캐나다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인 Fucked Up(퍽트 업)이 David Comes to Life(데이빗이 살아났다)를 내놓았다. 그리고 2011년 11월에는 팝 록 밴드인 Marianas Trench(마리아나스 트렌치)가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Ever After(영원히)를 내놓았다. 동화스타일의 록 오페라이다.

 

캐나다의 퍽트 업이 내놓은 '데이빗이 살아났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