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궁전/락센부르크

역사의 뒤안길에 있는 락센부르크 마을

정준극 2013. 9. 7. 20:12

합스부르크의 별궁

부활절로부터 만성절까지 관람 가능

국제반부패아카데미(이아카) 유치

 

프란첸스부르크는 호수의 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고 그곳에 세운 성이다. 프란츠(프란시스) 1세 황제의 이름을 따서 프란첸스부르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엔나에 사는 사람이라고 하면 락센부르크를 한번쯤은 가보아야 했을 것이다. 자연속의 공원이 그렇게도 좋을 수가 없는 곳이다. 비엔나에 살지 않고 그저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바쁜 일정 중에 한가롭게 락센부르크 공원에 가서 휴식할 여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시간이 남으면 멜크도 좋고 마이엘링도 좋지만 락센부르크를 구경갔다가 오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특히 4월과 5월이 좋다. 락센부르크는 비엔나 근교에서 필견의 명소 중의 한 곳이다. 락센부르크(Laxenburg)는 궁전의 이름이기도 하고 마을의 이름이기도 하다. 락센부르크는 비엔나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져 있을 뿐이어서 그다지 멀지도 않다. 만일 비엔나 공항(슈베하트)에 내린후 락센부르크로 직접 가려면 대중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비엔나에 들어와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는 것 보다는 택시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항에서 약 30분 걸린다. 요금은 약 30 유로가 나온다. 락센부르크에는 두어개의 국제기관이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 직접 국제기구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택시 기사들도 락센부르크로 가자고 하면 두말 없이 간다. 버스를 타고 간다면 쥐드티롤러 플라츠(Südtiroler Platz)에서 아이젠슈타트(Eisenstadt)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락센부르크에서 내리면 된다. 기차를 탄다면 뫼들링에서 쥐드반(Südbahn) 급행열차를 타면 된다. 뫼들링에서 락센부르크로 가는 버스편도 있다. 비엔나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A2 쥐드아우토반(Südautobahn)을 타고 그라츠(Graz) 방향으로 가다가 락센부르크에서 빠져 나가면 된다. 공연히 교통편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소개하여서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제부터 락센부르크를 집중 탐구키로 한다.

 

락센부르크 성의 본관건물(블라우어 호프)

                         

락센부르크가 있는 마을을 락센도르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락센부르크라고 말하면 성뿐만 아니라 마을까지도 통틀어서 부르는 명칭이다. 락센도르프의 역사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Laxendorf 가 아니라 Lachsendorf 라고 불렀다. 스펠이야 어떻든 발음은 같다. 기록에 의하면 락센도르프는 1388년 알브레헤트 3세 공작 시절에 이미 오스트리아의 특별마을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런 특별마을을 마르크트게마인데(Marktgemeinde)라고 불렀다. 마르크트(markt)는 당시 오스트리아 일대를 오스트마르크트라고 불렀던 것에 기인하고 게마인데(gemeinde)는 공동체라는 의미이다. 합스부르크 황실의 여름궁전인 쇤브룬은 락센부르크 성으로부터 그다지 멀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 시골로 나아가는 셈이다. 때문에 락센부르크 성은 좀 더 멀리 시골로 나가서 지내고자 하는 황실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봄철이나 여름에 황실의 거처가 되기도 했다. 황실 사람들이 와서 지내기 시작하자 락센부르크 성이 확장되기도 했지만 실은 성주변의 마을이 본격적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왜냐하면 황실 사람들을 따라서 귀족들이 와서 지내게 되었기 때문에 귀족들의 저택이 줄줄이 들어섰던 것이다.

 

락센부르크의 블라우어 호프(그림)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시절에는 락센부르크에서 지내는 것이 비엔나의 궁전에서 지내는 것이나 다를바가 없을 정도로 불편함이 없었다. 예를 들어서 비엔나 궁정극장의 공연이 락센부르크에서도 그대로 공연되었고 이밖에 음악회는 물론이고 심지어 마상무술시합까지도 그대로 실시되었다. 락센부르크는 주변의 환경도 더할수 없을 정도로 좋기 때문에 왕족들이나 귀족들이 이곳에서 사냥도 하고 낚시도 하면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한적한 시골인 락센부르크의 생활은 오랫동안 매력적인 것이었다. 그러다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막을 내리고 공화국이 되자 락센부르크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산업과 상업의 마을이 되었다. 락센부르크는 니더 외스터라이히주 남부에서 대기업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게다가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들도 입주하였다. 사람의 왕래가 더 많아졌다. 이제는 세계에서 락센부르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락센부르크의 중심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락센부르크 성이다. 성이라고 하지만 실은 궁전이라고 해도 무난하다. 그래서인지 독일어로는 슐로스 락센부르크(Schloss Laxenburg)라고 부른다. 락센부르크 성은 유럽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성 중의 하나이다. 성채가 아름답고 주변환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바바리아의 노이슈봔슈타인 성은 보기에는 그림같지만 교통 편이 좋지 않아서 찾아가기가 힘들다. 그런데 락센부르크 성은 비엔나에서 사실상 지척이나 마찬가지이다. 락센부르크 성의 정원은 18세기-19세기 원예의 모델이다. 그만큼 정성들여서 조성해 놓았고 그만큼 아름답다. 작은 규모의 락센부르크 성을 크게 확장한 주인공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그의 손자인 프란시스 1세였다. 잘 알다시피 프란시스 1세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서는 프란시스(프란츠) 2세 였으나 새로 오스트리아 제국을 선포하고 프란시스 1세라고 칭했다. 프란시스 1세 때에 나폴레옹의 여파로 유구한 역사의 신성로마제국의 막을 내리게 되었음은 역사적 사항이다. 그런 프란시스 1세가 기분도 그렇지 않고 하여서 공원의 전체 규모를 280 헥타르에 이르도록 확장해 놓았다. 락센부르크 성의 본채는 블라우어 호프(Blauer Hof)라고 부른다. 푸른색조의 건물이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유원지 시설도 있고 신비의 동굴도 있으며 사원도 있고 중세의 무술시합 장소도 있다. 락센부르크 성에서 가장 잘 알려진 건물은 아무래도 프란첸스부르크(Franzensburg)이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프란시스 1세가 건축을 주도했기 때문에 프란첸스부르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수의 가운데에 인공 섬을 만들고 그 곳에 세운 프란첸스부르크는 마치 중세 기사의 성과 같은 인상을 준다.1835년에 완공되었다. 오늘날 프란첸스부르크는 오스트리아의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성 안에는 기념관이 있어서 누구나 관람할수 있다.

 

공중에서 바라본 프란첸스부르크

                                                       

락센부르크 성은 합스부르크 왕가와 관련이 깊다. 프란츠 요셉 1세 황제와 바바리아의 엘리자벳(씨씨)이 1854년 4월 24일 비엔나의 아우구스티너키르헤(아우구스틴 교회)에서 화려하고 장엄한 결혼식을 마친후 신혼여행을 온 곳이 바로 이 락센부르크 성이었다. 씨씨는 끝없이 펼쳐진 락센부르크 숲길에서 말을 타기를 즐겨했다. 황태자인 루돌프가 태어난 곳도 바로 이 락센부르크 성이었다. 루돌프 황태자는 나중에 비엔나 근교에 있는 마이엘링의 황실 사냥숙사에서 마리에 베체라라는 애인과 동반자살을 하여 역사를 바꾸어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락센부르크 성의 일대는 오스트리아의 자연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지만 범유럽적인 프로젝트인 'Natura 2000'의 한 파트이기도 하다. 락센부르크 성의 일대에는 여러가지 오락과 휴양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1년에 백면명 이상이 찾아오고 있다. 꼬마기차가 있어서 락센부르크 일주를 한다. 어린이들이 망아지를 타는 곳도 있다. 넓은 호수에서는 보트를 탈수 있다. 그리고 박물관도 있고 여러가지 공연도 있다. 프란첸스부르크 박물관 관람은 Hoher Turm und  über die Dächer 라는 타이틀 아래에 진행되고 있다. 탑꼭대기에도 올라가보는 가이드 안내이다. 유원지로서, 야외 자연활동으로서, 역사와 문화산책으로서 락센부르크 만한 곳이 없다. 그런데도 비엔나에서 직접 가는 교통편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마도 자연을 더욱 보존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락센부르크 성의 개방은 부활절로부터 만성절까지이다. 그러므로 겨울 내내에는 입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원은 1년 내내 입장할수 있다. 락센부르크 관람 안내 홈피는 www.schloss-laxenburg.at 이다.

 

락센부르크 호수

                                       

락센부르크 관광은 락센부르크 성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을 이곳저곳을 방문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일종의 문화건강산책이다. 락센부르크 마을의 약 50군데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Laxenburg Kultur-Parcours 라고 부른다. 파르쿠르스는 걷기를 하는 건강산책로를 말한다. 그런데 50군데 건강산책로에는 락센부르크 성의 이곳저곳도 포함이 된다. 하지만 마을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교구교회는 오스트리아의 초기 바로크 양식의 모델처럼 보이는 건물이다. 현재의 건물은 1683년 터키의 비엔나 공격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다. 카우니츠 비트겐슈타인(Kaunitz-Wittgenstein) 궁은 요셉 황제 시대의 디자인 때문에 비엔나의 카우니츠 크베스텐버그(Kaunitz-Questenberg) 궁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현재 카우니츠 비트겐슈타인 궁은 크로이츠슈베스테른(Kreutzschwestern: 성십자자매회) 수도원의 일부이다. 그뤼네 하우스(Grüne-Haus)는 마을에 있는 귀족들의 저택 중에서도 가장 우아한 건물이다. 원래는 농가였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딸  마리 크리스틴과 그의 남편 알베르트 폰 작센 테셴을 위해 이 저택을 매입하였다. 알베르트는 비엔나 시내 중심에 있는 알베르티나 미술관과 관련이 되는 바로 그 알베르트이다. 락센부르크 기차역도 추억의 장소이다. 카이저반호프(Kaiserbahnhof: 황제의 기차역)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1850년에 세워졌으며 1935년까지 뫼들링 철도와 연계되었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완전히 리모델링하였다. 그런데 이 역은 유럽의 모든 기차역 중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비더마이어 스타일의 건물로서 유명하다. 오늘날 이 카이저반호프에서는 모임이나 행사가 열려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카이저반호프, 현재는 갈로 로쏘라는 식당이 들어서 있다.

                                

락센부르크에는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인 필름 보관소가 있다. 현재 약 12만 롤 이상의 필름이 보관되어 있다. 규모로서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많다. 영화 편수로는 거의 7만편에 이른다. 그러므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공화국 등지에서 만든 영화의 필름은 거의 모두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영화관에서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에는 필름을 모두 락센부르크에서 빌려온 것이다. 락센부르크에는 국제회의를 할수 있는 콘퍼런스 센타도 있다. 락센부르크 성안에 있다. 락센부르크 성에는 회의뿐만 아니라 연회, 무도회, 콘서트를 개최할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락센부르크 센트랄 필름 보관소 부속건물

 

락센부르크에는 국제반부패아카데미(International Anti-Corruption Academy: IACA)가 있다. '이아카'(IACA)는 세계적인 문제인 부패와 어떻게 싸우느냐에 대한 지식과 대응책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사회 각분야의 사람들이 교육훈련을 받으러 온다. 현재 58개 유엔 회원국과 3개 국제기구가 멤버로 가입되어 있다. 이아카는 원래 유엔마약범죄국(UNODC)과 유럽반부정국(European Anti-Fraud Office(OLAF), 그리고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도하여 설립되었으며 다자간 조약에 근거하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이아카는 2010년 비엔나의 호프부르크에서 열린 From vision to reality 라는 국제회의에서 발기되었다. 회의에는 120개 유엔회원국과 기타 사회단체, 국제기구, 공공기관 대표들이 참석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특별 초청인사로 참석하였다. 2013년 현재 이아카에는 64개 국가가 가입하여 있다. 사회각계의 부패가 만연되어 있고 특히 공무원들의 부패가 극심한(공무원들의 대표인 대통령의 부패가 극심한) 우리나라도 2012년 2월로서 회원국 자격을 갖게 되었다.

 

IACA 락센부르크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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