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비엔나 오페레타

프란츠 폰 주페의 '화티니차'(Fatinitza)

정준극 2013. 10. 9. 03:55

화티니차(Fatinitza)

프란츠 폰 주페의 3막 오페레타

 

'화티니차'의 무대. 마인츠 슈타츠오퍼.

 

프란츠 폰 주페(Franz von Suppé: 1819-1895)는 현재의 크로아티아에 속하여 있는 달마티아애서 태어났지만 당시 달마티아는 오스트로-헝가리 제국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작곡가로 간주해도 무난하다. 더구나 그는 비엔나에 와서 활동하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더구나 오스트리아의 작곡가로 분류하는데 이의가 없다. 주페라고 하면 '윌렴 텔' 서곡, '시인과 농부' 서곡, '경기병' 서곡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오페레타들의 서곡으로 유명한 작곡가이다. 그는 여러 편의 오페레타를 남겼는데 대개 단막이거나 길어야 2막짜리인데 다만 '화티니차'(Fatinitza)만은 처음으로 3막 짜리로 만든 작품이다.  대본은 F. 첼(Zell)이라는 필명을 가진  독일의 대본가이며 극장감독인 카밀로 봘첼(Camillo Walzel: 1829-1895)과 역시 독일(프러시아의 단치히) 출신의 극작가인 리하르트 즈네(Richard Genée: 1823-1895)가 썼다. 리하르트 즈네는 나중에 칼 하프너라는 사람과 함께 요한 슈트라우스를 위해 '박쥐'의 대본을 썼다. 아무튼 첼과 즈네는 프랑스의 유명한 오페라 대본가인 외진 스크리브(Eugène Scribe)의 La circassienne(시르카시아 여인)를 바탕으로 폰 주페를 위한 대본을 작성했다. 외진 스크리브의 대본을 가지고서는 프랑스의 다니엘 오버(Daniel Auber)가 1861년에 오페라로 만든 것이 있다. 폰 주페가 작곡한 '화티니차'는 1876년 1월 5일 비엔나의 칼극장(Carltheater)에서 첫 공연되었다. 칼극장은 현재 비엔나의 네스트로이플라츠에 있었던 극장으로 주로 오페레타와 연극을 공연한 곳이었다. 지금은 극장이 있었던 건물의 앞 조그마한 광장에 요한 네스트로이의 기념상이 서 있어서 그나마 칼극장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게 하고 있다. '화니치타'의 음악을 작곡한 폰 주페, 대본을 쓴 첼, 그리고 즈네가 모두 1895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밖에 볼수 없다.

 

율리안이 장군의 부업을 취재하고 있다.

 

'화티니차'는 시르카시아(Circassia: 서캐셔)라는 나라의 기병연대 중위인 블라디미르의 다른 이름이다. 시르카시아는 흑해 동북부에 있었던 나라이다. 극중에서 블라디미르 중위는 간혹 여인으로 변장하는데 그 여인의 이름이 '화티니차'이다. 남자가 여장을 하고 오페라/오페레타에 등장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화티니차'도 그중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여자가 남장을 하고 출연하며 이를 '바지역할'(Trousers Role 또는 Breeches Role)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아무튼 남자가 여장을 하고 나오는 오페라/오페레타는 대개 내용이 코믹해서 웃음을 선사해 준다. '화티니차'도 예외가 아니다. 기병대 장교가 여자로 변장해서 나오니 엎치락 뒷치락하여 여간 코믹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비엔나 초연에서는 남자 성악가 중에 그런 역할을 맡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였는지 또는 사람들의 생각을 반대로 이용해서 더 코믹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는지 하여튼 여자가 기병대 장교역할도 맡고 '화티니차'라는 여인으로도 변장하여 출연하였다. 남자가 여자로 변장하여 나와야 하는 역할을 여자가 맡았던 것이다. 비엔나 칼극장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이후 1백회 이상이나 계속 공연된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특별히 Vorwärts mit frischem Muth(새로운 기분으로 전진)라는 행진곡은 대인기여서 거리나 공원에서도 들을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날 오페레타 '화티니차'는 거의 공연되고 있지 않지만 폰 주페의 다른 오페레타들, 예를 들면 '시인과 농부'(Dichter und Bauer), '경기병'(Leichte Kavallerie), '아름다운 갈라테'(Die schöne Galathée)  처럼 오페레타 자체는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지만 서곡만은 만인의 사랑을 받아 콘서트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비엔나에서 오페레타가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오펜바흐의 기여가 컸다. 오펜바흐의 '지하세계에 간 오르페오'와 '랜턴 등불 결혼'(Le mariage aux lanternes)이 비엔나에서 공연되자 비엔나 사람들은 '우리도 오펜바흐 스타일의 오페레타를 원한다'고 외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많은 작곡가들이 비엔나 스타일의 오페레타를 작곡하였으니 그 중의 하나가 달마티아에서 비엔나로 올라와 활동하고 있떤 프란츠 폰 주페였다. 프란츠 폰 주페는 비엔나 오페레타라는 별도의 장르를 처음으로 창안할만큼 두드러진 인물이었다. 온라인 음악전문 사이트인 Grove Music online은 폰 주페의 1863년도 작품으로 대성공을 거둔 Das Pensionat(기숙사 사감)이야말로 진정한 비엔나 오페레타의 효시라고 규정했다. 폰 주페의 '기숙사 사감'은 그만큼 인기를 끌었고 비엔나 사람들에게 비엔나 스타일의 오페레타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폰 주페가 이어서 내놓은 Flotte Bursche(1863: 젊은이 함대: 마담 포티파르의 초상화)과 Die schöne Galathée(1865: 아름다운 갈라테)도 대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비록 폰 주페의 오페레타가 인기를 끌었다고는 하지만 1860년대에 걸쳐서 오펜바흐의 인기는 어찌할수 없었다. 오펜바흐의 주도권 장악에 도전한 사람이 요한 슈트라우스 2세였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Indigo und die vierzig Räuber(인디고와 40인의 도적), Der Karneval in Rom(로마의 사육제), Die Fledermau(박쥐) 등으로 오펜바흐를 능가하는 비엔나 오테레타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열광으로 몰고 갔다.

 

'화티니차'의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화티니차'라는 이름의 여인으로 변장하기도 하는 시르카시아 경기병 연대의 장교가 블르다미르 디미트로비치 사모일로프(Wladimir Dimitrowitsch Samoiloff)이다. 율리안 폰 골츠(Julian von Golz)는 블라디미르의 친구로서 독일의 어떤 주요 신문의 종군기자이다. 티모페이 가브릴로비츄 칸츄코프(Timofey Gawrilowitsch Kantschukoff) 백작은 러시아군대의 장군이다. 칸츄코프 장군의 조카딸이 리디아(Lydia) 공녀로서 원래 이름은 리디아 이바노브나 우샤코프(Lydia Iwanowan Uschakoff)이다. 웬 이름들이 그렇기 긴지 모르겠다. 루츄크에 있는 터키 요새의 총독은 이쩨트 파샤(Izzet Pascha)이다. 이상이 주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며 이밖에 바실 안드레이비츄 스타라비에프(Wasil Andrejwitsch Starawiefff) 대위, 오시프 바시엘로비츄 사포노프(Osipp Wasielowitsch Safonoff) 중위, 그리고 사관생도들인 이반,니키포르, 페도르, 디미트리, 바실, 미하일로프, 카시미르, 그레고르 등이 나온다. 스테이판 시도레비츄 비엘로스쿠림(Steipann Sidorewitsch Bieloscurim)은 부대의 상사이다. 하산 베(Hassan-Beh)는 바 쉬 바추크스(Bashi-Bazouks) 군대의 정찰부대장이다. 바쉬 바추크스는 오토만군의 비정규 병사들로 구성된 부대이다. 정규군이 아니기 때문에 미숙하지만 용감성은 뛰어나다. 바쉬 바추크스라는 말은 '리더가 없는', '자유스러운 집단'이라는 뜻이다. 터키의 총독인 이쩨트에게는 네명의 부인이 있다. 누르시다(Nursidah), 출레이카(Zuleika), 디오나(Diona), 베시카(Besika)이다. 그중에서 한명은 정부인이고 나머지는 후궁들이다. 하렘을 지키는 경호대장의 이름은 무스타파(Mustapha)이다. 불가리아 첩자도 등장한다. 부이카(Wuika)이다. 부이카의 아내가 한나(Hanna)이다. 이밖에 러시아 병사들, 바쉬 바추크스 병사들, 코사크 전사들, 무어의 여인들, 누비아 여인들, 러시아 농노들, 썰매 운전하는 사람들 등이 출연한다.

 

 

현대적 연출의 '화티니차'

 

줄거리를 소개하기 전에 배경 이야기부터 소개코자 한다. 러시아군의 청년 장교인 블라디미르는 우연찮게 어떤 여인과 얽혀서 오해를 받을만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블라디미르는 그 여인의 남편이 들어오는 기척을 듣자 재빨리 여자복장을 해서 위기를 무사히 모면한다. 방에 들어온 그 여인의 남편이 블라디미르에게 누구냐고 묻자 블라디미르는 어떨 결에 화티니차라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그 여인의 방에서 도망치듯 사라진다. 그런데 그렇게 도망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러시아군의 나이많은 장군인 칸츄코프를 만난다. 칸츄코프 장군은 화치니타의 모습을 보고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데 단번에 사랑에 빠찌고 만다. 일이 묘하게 되느라고 실은 블라디미르는 칸츄코프 장군의 조카딸인 리디아를 사랑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말하자면 서론이다.

 

막이 열리면 루츄크 인근에 있는 러시아군 병영이다. 블라디미르 중위는 이 곳에 배치되어 있다. 잠시후 병사들이 스파이를 잡았다고 하면서 어떤 청년을 끌고 온다. 블라디미르가 가만히 보니까 친구인 율리안이었다. 율리안은 어느 신문사의 종군기자로 전선에 파견되어 있었는데 그만 러시아 병사들의 오해를 받아 체포되었던 것이다. 블라디미르가 상황을 적당히 꾸며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한다. 두 사람은 옛날에 블리디미르가 화치니타로 변장했던 일을 회상하면서 그나마 즐거워한다. 두 사람이 서로 붙잡고서 깔깔 웃으면서 난리도 아니게 지내자 병사들은 심심해서 죽을 판에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그렇게 재미있느냐고 묻는다. 블라디미르는 병사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 옛날에 어떤 여인의 침실까지 들어갔다가 남편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갑자기 여자로 변장하고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얘기를 해준다. 병사들은 마침 율리안도 있으니 두 사람이 그 사건을 연극으로 해서 보여 달라고 간청한다. 부대 안에 여자기 있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블라디미르로 다시 여자로 변장하여  연극을 한다.

 

칸츄코프 장군

 

그때 일이 묘하게 되느라고 칸츄코프 장군이 병사들의 임전태세를 확인하기 위해 느닷없이 부대를 방문한다. 칸츄코프 장군은 병사들이 전투준비는 하지 않고 모여 앉아서 이상한 연극이나 구경하며 환호성을 지르자 화가 났다. 그런데 간이무대에 있는 여자를 보니 바로 화티니차가 아니던가? 장군은 화티니차를 보자 그만 옛 생각이 난듯 화티니차(실은 블라디미르)의 관심을 끌려고 야단이다. 블라디미르는 장군의 관심을 묶어 두기 위해서 연극을 더 열심히 실감나게 한다. 만일 연극을 중단하면 장군의 불벼락이 연극을 구경하던 병사들에게 떨어질 것은 물론 군복이 아니고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는 출연자들에게도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마침 그때 장군의 조카딸인 리디아가 장군을 만나러 찾아온다. 리디아는 블라디미르가 비록 여장을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장 알아본다. 율리안이 장군과 리디아에게 저기 저 여자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은 실은 화티니차가 아니라 비슷하게 생긴 화티니차의 여동생이라고 둘러댄다. 장군은 화티니차인줄 알았는데 화티니차의 동생이라고 하니까 멋 적어서 부대 병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둘러보기 위해 자리를 뜬다. 그런데 그때 바쉬 바추크스 반도들이 병영을 급습하여서 그중에서 반반하게 생긴 화티니차와 리디아를 납치해 간다. 놀란 율리안이 러시아 병사들을 추스려서 총을 쏘아 반격하라고 했지만 장군은 자기의 조카딸인 리디아를 염려하여서 반격하지 못하게 한다.

 

 

리디아와 화티니차가 시르카시아 민병대에게 납치되어가자 러시아 병사들이 총격을 가하여 구출코자 하지만 장군의 제지로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장면의 그림. 장군은 총격을 잘못 가하면 리디아가 다칠 것 같아서 부하 병사들이 총격을 가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2막은 터키의 요새가 무대이다. 총독인 이쩨트에게는 네 명의 부인이 있다.  총독은 리디아가 잡혀오자 리디아의 미모를 좋아해서 리디아를 추가 부인으로 삼고자 한다. 기존의 부인들이 좋아할리가 없다. 함께 잡혀온 화티니차는 그런 눈치를 채고 기존 부인들을 설득하여 리디아가 탈출할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착한다. 화티니차는 나중에 자기의 정체가 남자인 것을 밝히고 실은 리디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힌다. 블리디미르(화티니차)는 어떻게 어떻게  해서 터키 병영 밖에 있는 율리안에게 연락을 취한다. 율리안이 총독을 정신차리지 못하게 하는 한편 스테이판이 인솔하는 러시아 병사들이 터키의 요새 안으로 숨어 들어가서 리디아 등을 구출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화티니차와 리디아가 터키 총독을 정신없이 만들고 있다.

                      

3막은 사랑의 삼각관계로 혼란스러운 장면이다. 칸츄코프 장군은 화티니츠가 납치 당하자 병사들에게 누구든지 화티니차를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큰 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한다. 잠시후 화티니차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율리안과 블라디미르는 자기들이 비상한 계획을 세워서 터키의 병영을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는데 오히려 장군의 부하들이 찾아냈다고 하니까 어안이 벙벙했지만 아무튼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니까 리디아와 함께 러시아 병영으로 돌아간다. 장군은 리디아가 여자인 화티니차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장군은 화티니차와 둘이서만 있고 싶다고 하며 다른 사람들을 물리친다. 그런데 사실은 장군이 리디아를 나이는 많지만 돈이 많은 자기의 친구에게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한 일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 사람은 불구이기까지 하다. 장군은 친구와의 약속을 깨트릴 생각이 없다. 장군은 화티니차가 블라디미르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아직도 믿고 있다. 그언데 블라디미르가 자기의 누이를 자기 친구와 결혼하도록 약속했다고 말하자 장군은 그럴수는 없다고 생각하여서 만일 블라디미르가 화티니차의 결혼 약속을 없던 것으로 한다면 자기도 리디아와 늙은 친구와의 결혼약속을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선언한다. 잠시후 블라디미르가 자기의 누이라고 하면서 어떤 여인을 데려오는데 베일을 벗고 보니 노파이다. 하지만 노파의 이름만은 분명히 화티니차이다. 한편, 블라디미르와 율리안은 진짜 화티니차가 쓴 것처럼 편지 한 통을 만들어서 장군에게 보인다. 내용은 화티니차가 장군과 헤어져 있는 것을 너무나 슬퍼한 나머지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장군은 화티니차가 죽었다고 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대신 블라디미르와의 약속대로 리디아를 '화티니차의 오빠'와 결혼토록 한다.

 

화티니차와 리디아의 탈출. 현대적 연출

 

오늘날 폰 주페의 오페레타 '화티니차'는 거의 공연되고 있지 않지만 당시에는 대성공이어서 작곡가와 대본가들은 제2, 제3의 작품에 도전했다. Boccaccio(보카치오: 1879)와 Donna Juanita(돈나 화니타: 1880)이었다. '보카치오'는 폰 주페의 대표작이다. '돈나 화니타'는 '화티니차'와 비슷하게 군대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으며 역시 남자가 여장을 하여 벌어지는 사건들이 내용이다. 이 두 오페레타들도 '화티니차'와 마찬가지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다음의 작품들은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다. 어떤 음악학자는 폰 주페의 이후 오페레타들이 수준이 떨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한편, 폰 주페의 '화티니차'는 프랑스의 대본을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 그것이 다시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브뤼셀에서 공연되었다. 오리지널 대본을 쓴 외진 스크리브의 미망인이 허락도 없이 그러면 안된다고 표명했지만 벨기에에서의 공연이기 때문에 어찌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파리에서 공연하게 되자 외진 스크리브의 미망인은 단연코 허락을 거절했다. 저작권 문제 때문이었다. 그래서 테아트르 데 누보테(Theatre des Nouveautes)의 감독은 내용을 상당히 바꾸어서 무대에 올렸다. 파리 초연은 1879년 3월 15일 테아트르 데 누보테에서였다. 이후 '화티니차'는 파리에서 연속 59회의 공연을 기록했다. 파리에서의 리바이발은 그로부터 3년 후인 1882년 4월로서 55회의 추가 공연이 있었다. 타이틀 롤은 마르게리트 우갈드(Marguerite Ugalde)가 맡았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가 블라디미르와 화티니차의 1인 2역을 맡았던 것이다. 아무튼 오페레타 '화티니차'를 보면 1950년대말 할리우드 흑백영화인 마리린 몬로, 잭 레몬, 토니 커티스 주연의 Some Like It Hot(우리나라에서는 '뜨거운 것이 좋아'라는 제목)이 생각난다.

 

현대적 연출의 '화티니차'. 마인츠 슈타츠오퍼

 

é   ö   ä 

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