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박물관 도시

음악의 집(Haus der Musik)

정준극 2015. 9. 2. 09:49

음악의 집(Haus der Musik)- House of Music

Klangmuseum(Museum of Sound)

 

1구 자일러슈태테 30번지의 '하우스 데어 무지크'(음악의 집)

 

비엔나는 세계가 알아주는 음악의 도시이다. 오죽하면 다른 나라의 도시들은 거리가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지만 비엔나의 거리는 콩나물 대가리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알아 모실 일이다. 과연 비엔나처럼 거리마다, 공원마다, 건물마다 음악과 연관이 있는 도시는 없을 것이다. 음악의 도시 비엔나의 중심지역에 아름다운 건물의 '음악의 집'(Haus der Musik)이 있다. '음악의 집' 건물이 웅장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원래 이 건물이 칼 대공의 시내궁전(Palais Erzherzog Carl)이었기 때문이다. 칼 대공이라고 하면 오스트리아의 명장으로서 아슈페른 전투에서 나폴레옹군을 물리친 인물이다. 그의 비엔나 시내에 있는 저택이 바로 이 건물이었다. 이 건물에는 19세기 후반에 오페라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Die lustige Wieiber von Windsor)의 작곡자로 유명한 오토 니콜라이(Otto Nicolai: 1810-1849)가 한 때 살면서 작곡활동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토 니콜라이는 비엔나에 있을 때인 1842년에 빈필(비엔나 필하모닉)을 창설했는데 오늘날 그가 창설한 빈필이 세계 최고의 연주단체가 될 줄은 아마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오토 니콜라이는 비엔나에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나중에는 베를린으로 가서 활동하다가 향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그곳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이다. 그런 연고로 '음악의 집' 1층은 빈필 기념관으로서 이곳의 한쪽에 오토 니콜라이를 기념하는 전시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아무튼 비엔나에 여행간 사람으로서 음악에 조예가 있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이곳을 방문해야 할 것이다.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 와서 '음악의 집'을 가보지 못했다면 죄송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엔나에 유학온 많은 음악학생들도 친구들을 만나면 맥도날드 또는 한국식당에 가서 떠들지 말고 '음악의 집'에 가서 음악적인 소양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오토 니콜라이. 독일 출신이지만 비엔나에서 활동하다가 빈필을 창설했다. 현재의 '음악의 집'에서 살았다.

 

음악의 집'은 1구 자일러슈태테(Seilerstätte) 30 번지에 있다. 버라이어티 극장인 로나허의 건너편이라고 보면 쉽다. 슈타트오퍼에서 슈테판스돔을 향해 캐른트너슈트라쎄를 걸어 올아가다가 잠시후 오른 편에 안나가쎄가 나오면 그 길로 계속 끝까지 가도 '음악의 집'을 만날수 있다. '음악의 집' 입구에 서서 앞을 바라보면 슈봐르첸버그플라츠의 분수까지 보인다. '음악의 집'은 전 5층으로 되어 있다. 우리식으로 1층은 그냥 내정(인너호프: Innerhof) 및 페스트슈티게(Feststiege)로 구성되어 있다. 높은 유리 천정의 아늑한 인너호프에서는 리셉션 등 각종 모임을 가질수 있다. 페스트슈티게는 1층(우리식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화려한 계단을 말한다. 이 계단은 꺽어져 올라가는 계단이 나올 때마다 다른 음악이 나오도록 되어 있다. 마치 '음악의 집'에 들어 온 것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하다. 이 계단음악을 Stairplay-Music Step by Step이라고 부른다. 1층은 빈필 특별 전시실이다. 말하자면 빈필박물관이다. 빈필의 역사적 아카이브라고 불러도 무관한 곳이다. 2층은 소노페어(Sonophere)라고 부르는 전시장이다. 놀라운 음향의 세계와 사운드의 현상을 경험할수 있는 공간이다. 3층은 '위대한 거장'(Die Grossen Meister)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전시실이다. 비엔나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들과 친숙해 질수 있는 전시실이다. 4층은 비르토/스테이지(Virto/Stage)이다. 자기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지휘해 볼수 있는 곳이다. 멀티미디어 오페라를 작곡할수 있는 곳이다. 가상의 극장은 마치 전통적인 유럽의 말편자형 극장과 같다. 이곳에서 자기의 작품을 지휘하는 감동은 잊을수 없는 것이다. 이제 각 층의 전시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음악의 집'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를 직접 지휘할수 있다. 바톤을 움직이는데 따라 음악의 템포와 리듬이 변한다. 누구나 한번은 빈필을 지휘하는 위대한 지휘자가 될수 있다.

 

1층은 빈필의 특별전시장이다. 빈필에 관한 문서들이 과학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언제라도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수 있다. 1층에는 특별 콘서트 홀이 있다. 특수 음향시설의 콘서트 홀이다. 콘서트 홀에서는 빈필의 신년음악회와 쇤브룬궁전의 정원에서 갖는 여름밤 콘서트의 상황을 마치 그 곳에 가서 앉아 있는듯한 느낌으로 연주를 감상할수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최고의 음향과 최고의 분위기를 제공하는 콘서트 홀이다. 1층에서는 왈츠 다이스 게임(Waltz Dice Game)도 즐길수 있다. 왈츠를 선택해서 자기의 취향대로 들을수 있는 게임이다.

 

빈필 신년음악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2층은 신비하고 놀라운 음의 세계를 경험할수 있는 전시장이다. 사운드의 현상이 어떤 것인지도 함께 경험할수 있다. 사람은 엄마의 자궁에 있을 때 음의 세계를 처음으로 경험한다. 자궁 속에서 아기가 듣는 음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전시가 흥미를 끈다. 인스트루멘타리움(Instrumentarium)이라는 제목의 전시에서는 각종 악기의 세계를 발견토록 해 준다. 그리고 Sea of Voice 에서는 인간의 음성이야 말로 가장 자연적인 완벽한 악기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방문자들은 음향여행(Acoustic Journey)를 통해서 세상의 가장 단순한 소리로부터 가장 복잡한 보컬 현상까지 경험할수 있다. 2층에 마련된 긴 복도는 인수트루멘타리움으로부터 폴리포니움(Polyphonium)으로 안내해 준다. '클래식 재장전'(Classic Reload) 프로그램은 서라운드 사운드로서 안락한 음악을 선서해 준다. 부속으로 '사운드 갤러리'가 있다. 자연 환경으로부터의 소리, 인체로부터의 소리를 경험하게 해 준다. 자기의 목소리를 CD로 만들어 재생해 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인간의 음성에 대한 경험을 해보는 소노스페어

 

3층은 음악의 도시 비엔나의 명성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는 전시공간이다.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루드비히 반 베토벤, 프란츠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구스타브 말러, 그리고 비엔나제2학파라고 하는 아놀드 쇤베르크, 알반 베르크, 안톤 베베른의 음악과 생애를 경험해 보는 곳이다. 이들 위대한 음악가들과 관련된 문헌들, 모형, 의상, 개인 유품 등도 전시되어 있어서 흥미를 끈다. 음악의 역사에 대한 교육 목적의 다큐 영화도 볼수 있다.  3층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가상 지휘자(Virtual Conductor)가 되어 보는 것이다. 바톤을 들어서 움직이면 화면의 빈필이 템포와 리듬을 따라서 연주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주가 끝나면 박수로서 보답을 받는다. 3층에는 특별히 나마데우스(Namadeus)라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과 게임을 연결한 것으로 현악4중주곡인 KV 516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모차르트의 작품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하고서 콤비네이션으로 선택하면 멜로디가 합성이 되어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이든과 함께 하는 음악 프로그램

 

4층은 VIRTO/STAGE이다. 거장의 무대이다. 자기가 작곡한 음악을 자기가 지휘하는 무대이다. 스토리라인도 자기가 선택할수 있고 스테이지 디자인과 음악, 모두 자기가 정한다. 자기만의 멀티미디어 오페라이다. 이 무대는 박스로 된 객석들이 몇 층에 걸쳐서 둘러쳐 있는 전통적인 오페라 하우스를 가상으로 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자기가 서서 오페라를 지휘한다. 다음으로는 ZOO Concert가 있다. 동물들과 함께 동화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가상여행의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각 층을 통해서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지만 일일히 소개하기는 어려워서 생략한다.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이다. 티켓은 밤 9시반까지 판매한다. 4층의 기념품 상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서 밤 9시에 닫는다. 오토 니콜라이의 이름을 딴 카페 니콜라이도 마찬가지이다. 입장료는 어른이 13 유로, 학생-경노-장애우 등이 9 유로, 9세부터 12세까지의 어린이가 5.50 유로, 3세 이하는 무료이다. 10명 이상의 단체이면 1인당 10유로이다. 가족 티켓도 있다. 어른 2명, 12세 이하의 어린이 3명까지 28유로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차르트하우스의 공동입장권은 어른이 17 유로이다.

 

가상 스테이지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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