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Weill, Kurt (봐일) [1900-1950]

정준극 2007. 5. 21. 16:02

마하고니 도시의 흥망


타이틀: Austeig und Fall der Stadt Mahagonny (Rise and Fall of the City of Mahagonny). 전3막. 쿠르트 봐일의 콤비인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olt Brecht)가 독일어 대본을 썼다.

초연: 1930년 라이프치히 노이에스  테아터(Neues Theater)

주요 배역: 제니(흑백 혼혈의 창녀), 짐 마호니(목재 벌채공), 레오카쟈 베그빅(주점의 마담), 패티(회계사), 트리니티 모세스(범죄자)

베스트 아리아: 알라바마 송

사전지식: 원래 작곡자 봐일은 동료 대본가인 브레헤트와 공동으로 ‘마하고니 도시의 흥망’이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내놓기 몇년전에 독일 징슈필(Singspiel) 스타일의 Kleine Mahagonny(작은 마하고니)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작은 마하고니’는 성악가 몇명과 소규모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1927년 바덴-바덴에서 열린 독일실내악페스티벌에서 공연되었다. 이 때 선을 보였던 열곡의 음악은 나중에 봐일이 본격 오페라를 완성할 때에 거의 모두 그대로 반영하였다. 예를 들면 알라바마 송(Alabama Song)과 베나레스 송(Benares Song, 인도 베나레스 지방의 전통음악)이다. ‘마하고니 도시의 흥망’은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내용 때문에 독일 사회당의 후원을 받아 1930년 라이프치히에서 무대에 올려지게 되었고 이듬해에는 베를린까지 진출하였다. 그러다가 1933년 나치는 이 오페라의 공연을 금지하였다. 아마 봐일이 유태계통이었기 때문인것 같았다. 그로부터 이 오페라는 1960년대 까지 제대로 공연되지 못하였다.


‘마하고니...’는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관심을 받게 되어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연되기 시작했으나 그다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였다. 가장 큰 이유는 봐일-브레헤트의 새로운 작품인 ‘서푼짜리 오페라’(The Threepenny Opera)가 더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하고니...’는 사회규범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며 음악도 허공을 유령처럼 배회하는 것이라는 평판 때문에 인기를 끌지 못하였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유명한 오페라 역사학자인 헤르베르트 린덴베르거(Herbert Lindenberger)는 그의 저서 ‘역사 속의 오페라’(Opera in History)에서 봐일의 ‘마하고니...’와 쇤베르크의 ‘모세와 아론’은 현대주의 오페라의 양 기둥이라고 논평한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마하고니...’에 나오는 음악은 여러 스타일을 망라하고 있다. 래그 타임(Rag time), 재즈, 그리고 전통적인 대위법을 사용한 부분도 있다. 대본은 독일어이지만 알라바마 송과 베나레스 송의 가사는 영어로 되어있다. ‘마하고니...’의 영어 대본도 있다. 하지만 독일어 대본의 공연을 하더라고 알라바마와 베네레스 노래들은 영어로 부르도록 했다. 오페라적으로 보면 ‘마하고니...’의 음악이 ‘서푼짜리...’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에피소드: ‘마하고니...’라고 하면 로테 렌야(Lotte Lenya)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로테 렌야는 작곡자 봐일의 부인으로 가수이며 배우이다. 1931년 ‘마하고니...’의 베를린 초연에서 여주인공인 제니를 맡아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담배를 피고 있는 로테 렌야의 당시 포스터는 오페라 연혁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것이었다. 당시 로테 렌야가 부른 노래는 요즘으로 쳐서 빌보드 챠트 2년 연속 1위였다. 로테 렌야는 봐일의 오페라에 단골 출연했다. ‘서푼짜리...’에서 제니역활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일곱가지 큰 죄악’에도 단연 주역으로 출연했다. 로테 렌야는 영화에도 여러번 출연했다. 가장 최근의 영화는 1960년대에 출연한 007 시리즈의 From Russia with Love였다.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상상해 볼만한 일이다.


줄거리: 무대는 미국의 어디라도 좋다. 상상속의 마을이다. 세명의 범죄자가 멀리 도망치다가 추격이 미치지 못하는 어느 적당한 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세우기로 한다. 마하고니(Mahagonny)마을이다. 세명의 범죄자는 포주마담인 레오카쟈 베그빅(Leokadja Begbck), 회계사로 장부를 날조하다 걸린 뚱보 홰티(Fatty), 그리고 무슨 죄목으로 도망자가 되었는지 확실치 않은 트리니티 모세스(Trinity Moses: 트리니티는 성3위일체이며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급에서 이끌고 탈출한 성서의 인물이다)이다. 이 새로운 마을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 음주, 도박, 격투, 매춘 따위가 마을 사람들의 직업이었다. 마하고니 마을은 나쁜 의미에서 명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멀리서부터 범법자등 별별 사람들이 마하고니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쿠바 출신의 혼혈녀인 제니(Jenny)가 친구들과 함께 찾아왔다. 창녀들이었다. 제니를 비롯한 여자들은 술집의 마담 베그빅의 그늘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었다. 얼마후에는 벌목꾼들인 짐, 제이크, 빌, 조 등이 마을을 찾아왔다. 어느날, 짐은 제니와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돈이 없었던 짐은 포주 마담인 베그빅에게 30불 외상으로 제니와 잠을 잤다.


태풍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마을은 큰 혼란에 빠졌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마을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므로 모두들 공포에 질려 있다 (태풍은 마을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노여움을 표현한 것이다). 다행히 태풍은 마하고니 마을을 비껴 지나갔다. 마을은 예전처럼 술과 도박과 매춘, 그리고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격투가 난무하는 곳이 되었다. 탐욕과 폭력과 섹스가 판을 치는 별천지였다. 그런중에도 사랑이란 이름의 감정이 솟아났다. 사로 사랑하게 된 짐과 제니는 더 이상 마하고니 마을에서 살수가 없기 때문에 도망을 가기로 했다. 그러나 도망가기도 전에 짐이 마을 경찰에게 체포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마담 베그빅에게 30불을 갚지 않아서였다. 짐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마침 감옥에는 살인범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돈으로 뇌물을 써서 무죄석방되었다. 짐은 돈이 없어서 그대로 갇혀 있게 되었다.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려 했으나 아무도 그만한 돈이 없었다. 짐은 사형을 선고 받았다. 짐은 빚이야 말로 마하고니에서 유일한 범죄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짐은 단 30불을 갚지 못하여 전기의자에 앉게 되었다 (어떤 버전에는 교수대로 끌려갔다고 되어 있다). 오페라의 마지막은 마을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소리치며 데모하는 장면이다. 사람들은 마을에 방화를 하고 보는 대로 부셔버린다. 어떤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세계를 요구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면허주의를 주장한다. 어떤 사람의 대사가 마지막의 의미를 더 해준다. Konnen uns und euch und niemand helfen(아무도 우리를, 당신을, 누두고 도울수 없다)라는 말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계속해서 행진하였다. 도대체 어디로, 무엇 때문에 몰려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관객들도 모른다.

 

마하고니 도시의 흥망의 한 장면


서푼짜리 오페라


타이틀: Die Dreigroschenoper (The Threepenny Opera: 삼문 오페라). 서막과 3막으로 구성된 음악이 있는 연극. 봐일과 콤비인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olt Brecht)가 대본을 썼다. 기둥줄거리는 존 게이(John Gay)의 The Beggar's Opera(거지 오페라)에서 가져왔다.

초연: 1928년 베를린 쉬프바우어담(Schiffbauerdamm)극장

주요배역: 맥히드(거지깡패들의 두목), 폴리(조나단 피�의 딸), 조나단 피�(가게 주인), 타이거 브라운(경감), 제니(창녀), 루시(브라운 경감의 딸)

음악 하이라이트: 맥 더 나이프(Mac the Knife) 노래

베스트 아리아: Die Moritat von Mackie Messer[맥 더 나이프의 발라드](B), Ballade vom angenehmen Leben[이지 라이프의 발라드](T), Boritat und Schlussgesang[마지막 노래의 발라드]

사전지식: 가히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할수 있는 이 작품은 외계적 테크닉이라고 부르는 ‘제4의 벽’을 깨트리고 관객에게 직접 도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슬로간들은 벽에 투영되도록 했고 간혹 주인공들이 피켓을 들고 다닌다든지 또는 관중들에게 등을 돌리고 한동안 서 있다든지 하는 것이다. 아방 갸르드적 해프닝이라고 할수 있다. 이 작품은 일상적인 사고방식에 대하여, 심지어는 일반적인 극장 무대에 대하여 도전하는 형식이다. 이 작품은 대단히 현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누가 더 큰 도둑인가? 은행을 훔친 사람과 은행을 설립한 사람중에서!’ 아무튼 평범하지 않은 타이틀과 외계적인 테크닉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뮤지컬 코미디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곡을 제외하고는 음악의형태가 아주 단순하다. 그리고 오케스트라는 마치 작은 재즈 밴드처럼 소규모이다.  존 게에(John Gay)의 풍자극인 ‘거지 오페라’와 ‘서푼짜리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똑같이 맥히드(MacHeath)이다. 존 게이의 작품에서는 노상강도이지만 봐일의 ‘서푼짜리 오페라’에서는 사업가라고 자처하는 아주 못되고 흉악한 반영웅적 범죄인이다. ☻ Mack the Knife라는 용어는 원래는 짧은 칼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맥이란 뜻이지만 요즘에는 부하들을 못살게 구는 두목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 사장이 된 사람이 함부로 부하들을 파면시키고 마음대로 임금을 착취하는 악덕인을 말한다.

에피소드: 작곡자 봐일은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막이 오르면서 시작되는 노래 Die Moritat von Mackie Messer는 루이 암스트롱이 Mack the Knife라는 노래로 불렀고 나중에 보비 대린이 팝송으로 불러 대단한 인기를 차지했던 곡이다. ‘서푼짜리 오페라’에 나오는 노래들은 1920년대 독일에서 누구나 즐겨 부르는 노래들이었다. 게오르그 그로스츠(Georg Grosz)시대의 음악이다. 다시 말하여 이른바 당시의 독일식 재즈형태였으며 여기에 탱고와 폭스트로트와 같은 당시 유행이었던 춤곡 가미되었다. 이같은 스타일은 요즘 Kleine Dreigroschenmusik(작은 서푼짜리 음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줄거리: 무대는 1930년대의 런던이다. 어떤 나이 듬직한 청년이 일자리를 찾는다면서 조나단 피�(J. Peachum)의 가게에 들어선다. 피�은 런던의 거지들에게 입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면서 이들의 수입에서 상당부분을 뜯어먹는 사람이다. 청년을 거지라고 생각한 가게주인 피�은 일자리를 줄테니 선불을 달라고 한다. 하지만 청년은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사라진다. 피�부인은 딸 폴리(Polly)로부터 들었다면서 그 청년이 얼마 전에 자기 집에 찾아왔던 일이 있으며 이름은 맥히드라고 말해준다. 피�부인은 창녀들을 거느리고 집에서 사창을 운영하고 있는 포주이다. 가게주인 피�은 그 청년이 ‘맥 더 나이프’라고 알려진 악명 높은 맥히드(MacHeath)인것을 알고 아주 기분이 찜찜하다. 피�이 딸 폴리에게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딸의 방에 가보지만 밤이 늦었는데도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그날밤 폴리는 맥히드와 비밀결혼을 하기로 결정하여 맥히드의 소굴에 있었다. 폴리는 교회에서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맥히드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며 급하게 서두르는 바람에 그날밤 맥히드의 똘마니들이 살고 있는 어떤 창고에서 억지 결혼식을 올리게 된것이다. 이윽고 결혼식을 주례할 목사님이 도착한다. 똘마니들은 자기들이 훔쳐온 물건을 예쁜 폴리에게 결혼선물로 주면서 신이 나서 먹고 마시기 시작한다. 잠시후 타이거 브라운(Tiger Brown)경감이 들어선다. 그는 맥히드와 오랜 친구이다. 사실 두 사람은 전쟁에 함께 참여했던 전우였다. 그후 맥히드는 브라운 경감에게 도둑질 한 건당 얼마씩 주며 자기의 뒤를 돌보아 주도록 상부상조해 왔다. 늦은 밤, 폴리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맥히드와 결혼했다고 얘기하자 폴리의 아버지는 난리도 아니게 화를 낸다. 폴리가 신랑 맥히드를 좋게 얘기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폴리의 아버지는 맥히드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브라운 경감과 맥히드의 관계를 모르는 폴리의 아버지는 브라운 경감에게 얘기해서 맥히드를 체포토록 하겠다고 말한다. 폴리의 어머니 피�부인도 남편의 계획을 찬성하며 브라운 경감에게 창녀 몇명을 뇌물로 제공하여 맥히드를 잡는데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제2막. 아버지가 브라운 경감에게 부탁하여 맥을 체포하려 한다는 계획을 안 폴리는 창고에 있는 맥을 몰래 찾아가 그런 얘기를 해준다. 맥은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폴리가 아버지로부터 들을 대로 이러저러한 죄목으로 체포하려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주자 그제야 사실인 것을 믿는다. 맥은 걱정을 하거나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폴리에게 자기가 감옥에 가서 있을 동안 사업을 대신 맡아 달라고 부탁한다. 폴리는 그런 맥을 보고 기가 막힌다. 철모르는 똘마니들이 이제부터는 예쁜 폴리가 자기들 두목이라고 기뻐한다. 똘마니들 중 어깨에 힘깨나 주는 매튜(Matthew)가 그런 일은 있을수 없다고 하며 폴리에게 대들자 폴리는 매튜에게 입다물고 있지 않으면 맥의 칼에 찔려 죽을지도 모른다고 겁을 준다. 똘마니들은 폴리가 의외로 강하게 나가는 것을 보고 ‘와, 지도력 한번 끝내주네!’라면서 모두 승복한다.


피�부인은 맥과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제니(Jenny)라는 매춘부에게 만일 맥이 나타나면 서비스 한번 잘해 주어서 시간을 끌라고 말한다. 그 사이에 브라운경감에게 연락하여 맥을 잡도록 할 생각이다.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고 마침 맥이 제니를 찾아온다. 제니는 맥에게 손금을 봐 주면서 어떤 여자기 당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맥은 자기도 모르게 폴리를 생각한다. 제니는 맥이 다른 매춘부들과 잡담을 하고 있는 중에 살며시 밖으로 빠져나가 브라운경감을 불러온다. 브라운경감이 다른 경찰들을 거느리고 들어서자 맥은 창문을 통해 도망가지만 창문 밖에 기다리고 있던 피�부인과 다른 경찰들에게 붙잡힌다. 감옥에서 맥은 혹시 브라운이 자기가 그의 딸 루시(Lucy)와 관계했던 일을 알게 될까봐 은근히 걱정이다. 마침 루시가 아버지 브라운을 찾아 경찰서에 왔다가 맥이 감방에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폴리도 소식을 듣고 감방을 찾아온다. 두 여인은 서로 맥이 자기 것이라고 하면서 다툰다. 맥이 루시편을 들어준다. 루시가 자기 아이를 임신하고 있기도 했지만 브라운 경감을 걱정해서이다. 자기 딸 루시와의 관계를 모르는 브라운은 옛날 전쟁터에서 전우였던 맥이 탈출하도록 눈감아준다. 경찰서를 찾아온 피�은 맥이 도망간 것을 알고 만일 당장 맥이 다시 잡히지 않는다면 다음날 아침으로 예정된 여왕의 대관식을 훼방 놓겠다고 다짐한다.


제3막. 피�은 온 동리 거지들을 모아 다음날 아침의 대관식을 훼방 놓을 준비를 한다. 매춘부 제니가 나타나 맥을 잡도록 해준데 대한 보상을 달라고 주장한다. 피�은 ‘잡히긴 뭘 잡혔단 말이야? 도망갔는데!’라면서 돈 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소리친다. 기분이 나빠진 제니는 얼떨결에 맥이 지금 어디에 숨어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 피� 산하의 거지들이 경찰을 부르러 뛰어 나간다. 한편, 거지들이 대관식을 훼방 놓겠다는 정보를 입수한 브라운경감은 거지들을 체포하러 나타난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거지들을 어떻게 할수 없어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때 대관식 행렬이 다가온다는 뉴스가 들어온다. 피�은 브라운에게 어서 맥을 잡지 않으면 대관식 훼방이라는 실력행사를 하겠다고 위협한다.


폴리는 맥이 어디 있는지 알기위해 루시를 찾아온다. 그러나 루시도 맥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두 사람은 자기들 모두가 무엇에 속은 느낌이다. 문 밖에서 맥이 다시 잡혔다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피�부인이 나타나 폴리에게 과부의 상복을 가져와 입으라고 말한다. 맥이 곧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므로 법적으로 결혼한 부인인 폴리로서 상복을 입어야 할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이다. 다음날 아침 맥이 곧 처형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맥은 경찰들을 매수하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똘마니들이 돈을 염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폴리는 맥의 사업이 잘 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돈이 없는지 이해를 못한다. 실은 한동안 뇌물을 받지 못한 브라운이 더 이상 맥 일당을 돌봐주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들 맥의 처형장면을 보기위해 나타난다. 맥의 똘마니들이 맥에게 돈이 없어서 대장을 구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용서를 빈다. 사형이 집행되기전 맥이 마지막 말을 한다. ‘아, 하늘은 어찌하여 이다지도 푸른가?’와 같은 애기이다. 폴리와 루시, 그리고 제니까지 눈물을 흘린다. 분위기가 무척 썰렁하게 된 바로 그 때에 피�이 할 말이 있다고 하면서 관중석을 향하여 나선다. 그는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내용은 실제가 아니고 오페라이기 때문에 맥은 죽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여왕의 사자가 나타나 맥을 사면하며 그에게 기사 작위까지 전달한다. 관중들은 ‘과연 서푼짜리 오페라로다’라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서푼짜리 오페라'의 한 장면

                     

일곱가지 큰 죄악


타이틀: Die sieben Todsünden (The Seven Deadly Sins). 전8장의 노래가 곁들인 발레(Bellet chanté).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olt Brecht)가 대본을 썼다.

초연: 1933년 파리 샹젤리제극장. 1955년 처음으로 음반 취입.

주요배역: 안나 1, 안나 1

사전지식: 쿠르트 봐일의 음악사적 명성의 다시한번 높여준 ‘일곱가지 큰 죄악’은 일반 오페라의 범주에 놓기 보다는 뮤지컬에 속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엄밀하 본다면 캬바레 음악의 장르에 속한다. 이 작품은 1933년 봐일이 나치의 핍박을 피하여 독일을 떠남으로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치는 이 작품을 Degenerate(타락한)작품이라고 비난했다. 원래 봐일은 이 작품을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적 주제에 의한 작품으로 만들고자 당대의 극작가 장 콕토(Jean Cocteau)에게 대본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봐일은 오랜 친구 베아톨트 브레헤트(Bertold Brechet)에게 대본을 부탁했다. 브레헤트는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타락을 주제로 중심 메시지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브레헤트의 스토리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가장 풍자적인 내용 중의 하나가 되었다. 브레헤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야망이 가장 큰 죄악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 죄악에 대한 보상은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봐일의 이 발레 스타일의 작품이 자본주의의 소굴이라는 미국에 상륙했을 때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했다. 봐일의 다른 작품들인 Lady in the Dark, one Touch of Venus, Street Scene등은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적이었다. ‘일곱가지 큰 죄악’은 봐일이 그의 부인 로테 렌야(Lotte Lenya)를 위해 작곡한 것이다. 로테 렌야는 1930년대에도 활동했던 배우겸  성악가였다. 로테 렌야는 남편 봐일이 1950년 세상을 떠난후 약 30년 동안 봐일의 작품을 지키고 소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베를린의 별’이라고 불린 로테 렌야는 1981년 세상을 떠났다. 베를린에는 극장음악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가 있다. 이 작품에서는 베를린의 극장음악이 물씬 배어 있다.

에피소드: ‘일곱가지 큰 죄악’은 파리에 이어 런던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루며 실패했다. 봐일과 브레레트가 콤비를 이루었던 종전의 작품 Derigroschenoper(서푼짜리 오페라)도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줄거리: 모던 발레와 극장음악으로 되어 있어서 줄거리는 오히려 간단하다. 일곱가지 큰 죄악은 처음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에 소개되었다. 중대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순서가 잡혀 있다. 1) 자만 (Pride: Vanity) 2) 질투(Envy: Jealousy) 3) 분노(Wrath: Anger) 4) 태만(Sloth: Laziness) 5) 탐욕(Gluttony: Excessive love of pleasure) 6) 허영(Avarice: Covetousness) 7) 육욕(Lust)이다. 이 작품에서는 프롤로그에 이어 게으름(Idleness), 자만(Pride), 분노(Anger), 탐욕(Gluttony), 욕망(Lust), 허영(Avarice), 질투(Envy)의 순서로 각장이 진행되고 끝으로 에필로그가 음악, 발레, 극장노래로 소개된다.


안나 1은 냉정하며 실질적인 여인이다. 안나 2는 충동적이며 감정에 치우친 여인이다. 두 자매는 동생들과 부모님을 두고 미국으로 향한다. 돈을 벌어 집을 짓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도시마다에서 안나 2는 일곱가지 큰 죄악의 하나하나에게 굴복 당한다. 그 때마다 언니 안나 1의 도움을 받아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결국 두 자매는 원래 계획했던 대로 집을 짓고도 남을 큰돈을 번다. 아이러니한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돈을 벌기만 하면 그 결과는 도덕적이라는 단어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남자들을 유혹하고 강탈하며 음모를 꾸미고 모함하며 심지어 자살까지 하도록 만들었다.

 

'일곱가지 큰 죄악'


스트리트 씬 (거리 모습)


타이틀: Street Scene. 전2막. 풀리처 수상작품인 엘머 라이스(Elmer Rice)의 동명 희곡을 작가 자신과 대본가인 랭스튼 휴스(Langston Hughes)가 봐일을 위해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타이틀을 ‘거리 풍경’이라고 하면 무언가 낭만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아 ‘거리 모습’이라고 번역함.

초연: 1947년 뉴욕 아델피(Adelphi)극장

주요배역: 안나 모랑, 프랭크 모랑(안나의 남편), 윌리 모랑(이들의 아들), 로스 모랑(이들의 딸), 샘 카플란, 에이브라함 카플란, 해리 이스터, 헨리 데이비스, 이외에 과부 여인, 우유배달부등 대사역할 다수

사전지식: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오페라이다. 찌는듯한 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거리로 나온다. 거리에서는 아주 작은 에피소드라도 곧 큰 사건으로 변한다. 그것이 사람 사는 사회라는 것이다.

에피소드: 봐일은 이 작품에서 오페라와 뮤지컬을 합작하였다. 봐일은 그가 베를린에 있을 때부터 엘머 라이스의 스트리트 씬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퓰리처수상작품이기 때문이다. 봐일이 스트릿 씬을 오페라로 만들고다 했을 때 작자인 라이스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라이스는 10년후에 겨우 극작가인 랭스튼 휴스와 합작하여 오페라 제작을 승낙하였다. 처음에는 봐일을 신임하지 못해서였지만 10년이라 세월을 지내는 동안 사회상을 반영하는 봐일의 작품세계를 크게 이해할수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맡겼다고 한다. 오페라 스트리트 씬은 미국뿐 아니라 베를린, 런던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줄거리: 무대는 20세기의 뉴욕. 대도시의 여름은 찌는 듯한 더위이다.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거리로 나와 한가롭게 시간을 보낸다. 모이면 그저 수다 떠는 것이 습관이다. 동리 사람들의 토픽은 미시즈 모랑(Mrs Maurrant)과 유부남인 우유배달꾼의 스캔들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단단히 일어날것 같은 예감이다. 보수주의인 모랑씨(Mr Maurrant)와 민주당인 카플란씨(Mr Kaplan)는 정치문제로 서로 논란이 한창이다. 세아이를 데리고 사는 어떤 과부 아주머니는 딸이 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되자 기뻐서 어찌할줄 모른다. 모랑씨의 예쁜 딸인 로즈(Rose)는 총각들에 둘러싸여 있다. 인기가 많다. 카플란씨의 아들 샘(Sam)은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이웃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변호사가 되면 이웃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를 도와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청년은 심지어 로스의 어머니인 미시즈 로랑의 문제도 도와줄수 있다고 얘기한다. 모랑씨의 딸인 로즈는 다른 모든 청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샘과 결혼키로 결심한다. 로즈는 샘에게 자기들은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설득한다. 샘과 로즈는 대도시를 탈피하여 조그만 시골에서 살기로 작정한다. 가난한 과부여인은 집세를 내지 못하여 거리로 쫓겨난다. 모랑씨는 마침 자기 부인이 우유배달부와 팔짱을 끼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고 격분해서 총을 꺼내 두 사람을 쏘아 죽인다. 이 거리에서는 진짜 얘기꺼리가 생기게 되어 사람들은 난리도 아니게 이런 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줄 모른다. 집에 들어가 봤자 더위 때문에 앉아 있지도 못할 것이니 모두 거리로 나온 것이다. 더구나 가십거리가 많지 않은가? 모랑씨는 체포되어 가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므로 딸 로즈는 한번만이라고 보고 싶어한다. 모랑씨의 마음이 아직도 애정에 넘쳐 있다는 증거이다. 당장 살길이 막막해진 로즈는 따로 사는 오빠네에 신세를 지기로 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자기도 한 사람으로서 살아나갈 능력이 되면 샘과 결혼하여 독립할 생각이다.

 

'스트릿 신'. 안나 모랑과 윌리 모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