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작곡가별 오페라 2

Wagner, Siegfried (지그프리트 바그너) [1869-1930]

정준극 2007. 5. 21. 15:59

도깨비


타이틀: Der Kobold (The Goblin). 전3막.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바그너 시니어와 바그너 주니어와 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대본가들은 굶어 죽을 판이다. 자기들 오페라의 대본을 모두 직접 썼기 때문이다. 미안하게도 ‘도깨비’의 스토리는 구성면에서 거의 빵점이다.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서로 연관이 없고 의미도 없다. 더구나 어떤 행동의 동기도 명확치 않다. 다만, 유명한 리하르트 바그너의 아들 지그프리트 바그너의 작품이어서 음악적인 관심을 끌 뿐이다. 아버지의 음악이 아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는지를 살펴볼수 있는 작품이다.

초연: 1904년 함부르크

주요배역: 베베나(프리드리히를 사랑하는 여인), 프리드리히(유랑극단의 단장), 백작(베베나를 넘보는 인간), 백작부인(프로드리히를 넘보는 여인), 제엘쉔(도깨비), 트루츠(베베나를 사모하는 유랑극단의 단원)


줄거리: 제1막. 아름다운 아가씨 베베나(Vevena)가 정원에서 잠시 잠들어 있는데 도깨비 제엘쉔(Seelschen)이 찾아온다. 도깨비는 베베나에게 자기를 저주에서 구해 주기를 간청하며 그렇게 해준다면 베베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울때 구해주겠다고 약속한다. 도깨비는 베베나에게 자기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마술 부적과 같은 보석을 던져준다. 자고 있던 베베나는 도깨비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는 않았지만 잠에서 깨어나자 무릎에 있는 부적 보석을 보고 도깨비의 요청이 진짜인 것으로 믿는다. 베베나는 유랑극단의 단장인 프리드리히(Friedrich)를 사랑한다. 하지만 베베나의 어머니는 저런 형편없는 유랑극단 사람은 사윗감으로 절대 안된다고 반대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한 베베나는 급기야 프리드리히와 가출하여 유랑극단에 합세한다. 베베나는 유랑극단과 함께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닌다. 어떤 마을에서 유랑극단의 연극을 구경 왔던 어떤 젊은 백작부인이 잘생긴 프리드리히를 보고 그만 사랑에 빠진다. 백작부인은 온갖 노력을 기울여 프리드리히를 유혹하지만 프리드리히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백작부인은 베베나의 목에 걸려 있는 부적 보석이 프리드리히를 꼼짝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프리드리히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베베나가 가지고 있는 부적 보석을 몰래 훔친다. 한편, 백작부인의 남편인 백작은 우연히 예쁜 베베나를 보고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다. 백작은 베베나의 환심을 사려고 프리드리히의 유랑극단을 자기 성으로 초청하여 연극을 공연토록 한다. 성안으로 들어온 베베나를 만난 백작은 해 달라는 것은 다 해 줄테니 자기의 정부가 되어 달라고 요청한다. 기가 막힌 베베나가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자 백작은 얼굴빛이 달라지더니 야욕을 채우기 위해 강제로 베베나를 겁탈하려고 한다. 순간, 베베나가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빼어들어 백작을 찌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백작은 부상만 당한다. 백작의 비명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뛰어 들어온다.


제2막. 유랑극단에 트루츠(Trutz)라는 청년이 있다. 얼마전부터 베베나를 사랑하고 있는 순진한 청년이다. 트루츠는 백작이 베베나를 능욕하려는 모습을 보고 백작의 마수로부터 베베나를 구출하기 위해 용감히 뛰어든다. 백작은 하인들에게 자기를 죽이려한 베베나를 체포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트루츠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백작을 칼로 찌른 사람은 베베나가 아니라 자기라고 주장한다. 이 소동중에 백작부인도 나타난다. 트루츠는 백작부인의 목에 베베나의 부적 보석이 있는 것을 보고 그걸 재빨리 빼앗아서 도망간다. 백작부인은 하인들에게 저 못된 녀석을 죽여도 좋으니 부적 보석을 빼앗아 오라고 난리를 친다. 백작의 하인들이 줄기차게 뒤쫓아 오자 트루츠는 부적 보석을 호수로 던져버린다. 갑자기 호수 속에서 천사와 같은 요정이 나타나 그 부적 보석을 들고 멀리 하늘로 올라간다. 때를 같이하여 주인공 도깨비가 나타난다. 도깨비는 부적 보석이 사라진 것을 보고 자기에게 지워진 저주가 풀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비탄의 소리를 지른다. 다만,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악마에게 제물을 바쳐야 저주로부터 해방될수 있다는 것이다. 부적 보석을 잃어버린 베베나가 당연히 도깨비의 희생물로 지목된다. 제3막. 백작의 하인들이 트루츠를 잡기 위해 추격한다. 트루츠는 유랑극단의 숙소에 불을 지른후 연기속으로 도망간다. 한편, 프리드리히는 유랑극단의 기물을 파괴하려는 백작의 어떤 덩치 큰 하인과 격렬히 싸운다. 힘이 센 백작의 하인이 프리드리히에게 마지막 한 방의 주먹을 날려 때려눕히려는 찰라에 베베나가 몸을 날려 백작 하인의 앞을 가로막는다. 백작 하인의 무서운 주먹이 베베나의 얼굴을 정통으로 때린다. 베베나는 사랑하는 프리드리히의 발아래에 쓰러져 죽는다. 도깨비의 희망대로 희생물이 된것이다. 도깨비는 이제 저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