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0. Boito, Arrigo (보이토) [1842-1918]-메피스토펠레

정준극 2007. 7. 3. 17:03

아리고 보이토

 

메피스토펠레


타이틀: Mefistofele (Mephistopheles). 프롤로그와 전5막 및 에필로그가 있는 작품. 괴테의 파우스트를 기본으로 하여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초연: 1858년 밀라노 스칼라극장

주요배역: 메피스토펠레(악마), 파우스트(학자), 마르게리타(파우스트가 유혹한 아가씨), 엘레나(트로이의 헬렌), 바그너(파우스트의 제자)

베스트 아리아: L'altra notte in fondo al mare[슬픔에 젖은 바다위의 어느날 밤](S), Dai campi, dai prati[들판에서, 초원에서](T), Ave Signor![주를 찬양하라!](B)

사전지식: 아리고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는 타이틀 롤인 베스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오프닝 아리아인 Ave Signor!를 보면 알수 있다. 메페스토펠레가 자신의 정체를 들어내며 부르는 Son lo spirito che nega sempre(나는 언제나 부정만 하는 정령이니라)도 그러하다. 보이토는 오페라 작곡가이면서도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 베르디의 '오텔로'와 '활슈타프'등 수많은 작품의 대본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구노의 '파우스트'와 스토리가 같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어 신들의 얘기를 추가하였다.

 

메피스토펠레 역의 사무엘 레이미(Samuel Ramey)

 

줄거리: 프롤로그. 천상에서는 하나님을 경배하며 찬양하는 천사들의 소리가 높이 울린다. 추락한 천사 메피스토펠레(Mefistofele, Mephistopheles)는 멀리 계신 전능자 하나님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지만 속으로는 자기도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라는 생각을 한다. 지옥세계의 지배자인 메피스토텔레는 약간 비웃는 투로 하나님에게 말을 건넨다. 메피스토펠레는 세상의 주인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마음이 워낙 연약해서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그들을 악마의 세계로 유혹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도 않아서 내키지 않는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러자 신비스런 합창 소리가 ‘파우스트를 아느냐?’고 묻는다. 메피스토펠레는 지식을 위해 한 평생을 보내며 골몰하고 있는 늙은 학자를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신비한 합창 소리는 파우스트를 파멸에 이르게 하여 지옥으로 떨어뜨릴 수 있느냐고 묻는다. 메피스토펠레는 그런 일은 식은죽 먹기라고 말하면서 하나님도 시간이 있으면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들이 악마에게 어떻게 넘어가는지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악마의 제안에 대한 답변으로서 천사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한다.

 

에어푸르트 무대

 

제1막. 무대는 16세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이며 때는 부활주일 아침이다.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다. 사람들이 떠들썩거리는 소리가 귀찮은지 노학자 파우스트 박사는 제자 바그너(Wagner)와 대담하는 데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파우스트는 봄이 또 다시 희망과 아름다움을 가져오지만 이제 나이가 많은 자기는 봄이 와도 새로운 희망이나 아름다움을 느낄 여력이 없다고 한탄조로 얘기한다. 밤이 되어 사방은 고요한데 파우스트가 서재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 메피스토펠레가 교양 있는 신사로 변하여 파우스트 앞에 나타난다.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에게 이상한 제안을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모두 이루어 주겠다는 것이며 대신에 그 후에는 지옥으로 데려가겠다는 제안이다. 원래 내세에 대하여 확신이 없었던 파우스트는 지금까지 한번도 만족스런 삶, 즉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시간을 정지시키고 싶을 정도의 그런 순간을 살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고 메피스토펠레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다. 계약서가 만들어진다.

 

뮌헨 무대


제2막. 마르게리타(Margherita)의 집 정원이다. 젊은 파우스트가 마르게리타와 산책을 하고 있다. 옆집에 사는 과부 마르타(Marta)는 마르게리타가 신분도 모르는 젊은이와 데이트하고 있는 것이 못마땅하여 얌전한 처녀가 그럴수 있냐고 나무랄 생각이다. 두 젊은 남녀의 데이트가 방해를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한 메피스토펠레는 마르타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사며 두 사람의 데이트에 관심을 두지 않도록 한다. 마르게리타는 파우스트에게 하나님을 믿느냐고 묻는다. 파우스트는 신앙에 대하여 확신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며 자기가 믿는 것은 자연, 사랑, 신비, 그리고 삶 그 자체라고 설명해 준다. 마르게리타가 이제 그만 집에 가겠다고 하자 파우스트는 좀 더 조용한 곳에서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자고 말한다. 마르게리타는 어머니와 침대를 함께 쓰기 때문에 밤중에 자기가 없는 것을 알면 어머니가 크게 걱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파우스트는 마르게리타에게 잠 오는 약을 준다. 어머니가 먹도록 하여 세상 모르고 깊은 잠에 들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하여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타는 함께 사랑의 밤을 지낸다. 장면은 바뀌어 악마의 계곡이다. 메피스토펠레가 파우스트를 이곳으로 데려온다. 도깨비불, 마녀들, 마법사들이 자기들의 지배자인 메피스토펠레가 나타나자 만세를 부르며 환영한다. 마녀들과 마법사들은 메피스토펠레에게 커다란 유리구슬을 준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볼수 있는 구슬이다. 파우스트는 유리구슬에서 쇠사슬에 묶인 마르게리타가 사형집행인의 도끼에 목을 맡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메피스토펠레는 그건 환영에 불과한 것이니 신경쓸것 없다고 하면서 파우스트를 악마들의 광란의 잔치로 이끌어 함께 즐기도록 한다.

 

난잡한 파티

 

제3막. 이제 마르게리타는 감옥에 갇혀있다. 마르게리타는 미친 사람처럼 되어있다. 사람들은 마르게리타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낳자 아기를 죽였으며 내친 김에 어머니도 죽였다고 믿는다. 마르게리타는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히기 위해 아기를 물에 빠트려 죽였으며 어머니를 독살했다는 얘기를 지어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메피스토펠레가 감옥에 들어가서 마르게리타를 구출하려는 파우스트를 돕는다. 파우스트를 본 마르게리타가 반가운듯 인사를 하지만 파우스트에게서 자기에 대한 사랑이 식어졌음을 느낀다. 파우스트가 어서 감옥에서 나가자고 하자 마르게리타는 자기의 지은 죄와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갈수 없다고 말한다. 파우스트는 마르게리타에게 아무도 없는 외딴 섬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벽이 가까워 오자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에게 어서 나가자고 재촉한다. 메피스토펠레를 본 마르게리타는 사형집행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두려움에 떤다. 마르게리타는 숨을 거두면서 파우스트를 잊겠다고 말하며 하늘의 용서가 있기를 기도한다. 메피스토펠레는 마르게리타가 저주를 받아 지옥에 가게 되었다고 선언하지만 하늘에서는 그가 구원받았다는 소리가 들린다. 메피스토펠레와 파우스트가 그 자리에서 도망간다.

 

프라하국립극장 무대

 

제4막. 고대 그리스의 어떤 계곡이다. 전통적인 신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엘레나(Elena. 트로이의 헬렌)의 요청에 따라 요정들과 정령들이 세레나데를 부른다. 멀리서 파우스트가 엘레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파우스트는 사랑의 신과의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 메피스토펠레에게 부탁하여 이 전설적인 계곡에 왔다. 이곳에서 파우스트는 아름다운 여신 엘레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정령들과 님프들의 세레나데가 끝나자 파우스트가 엘레나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파우스트는 엘레나가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라고 극구 찬양한다. 이어서 엘레나와 파우스트가 신비한 사랑의 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샌프란시스코 무대. 메피스토펠레와 파우스트. 주점에서

 

에필로그: 파우스트는 다시 늙은 학자로 돌아온다.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에게 이제 약속대로 지옥의 세계로 갈 시간이 되었다고 얘기해준다. 파우스트는 행복했던 나날들을 머리에 떠 올려본다. 그러나 사랑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시간을 멈추도록 하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파우스트가 인간과의 사랑과 신과의 사랑을 모두 경험하여 보았지만 이상은 한낱 꿈이었고 실상은 비탄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파우스트는 자기의 더 높은 꿈은 지혜와 정의를 보호하는 평화로운 왕국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파우스트는 이 지상에 하늘나라를 건설하면 그렇게 될수 있다고 말한다. 이 소리를 들은 메피스토펠레는 자기가 하나님과의 내기에서 질것 같은 예감이 들어 두려워한다. 메피스토펠레는 마지막으로 파우스트를 유혹하기 위해 사이렌과 님프들의 환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성경을 손에 잡고 하나님을 생각한다. 그는 낙원과 영원에 대한 환상을 본다. 파우스트는 그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죽는다.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몸위에 장미꽃을 뿌려준다. 천사들의 찬양과 새벽빛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메피스토펠레는 도망치듯 사라진다. 하늘의 천사들이 파우스트의 영혼이 구원받았다고 말하는데 자기의 마지막 도전도 날려버린 메피스토펠레는 지옥의 자기 영역으로 되돌아간다.

 

피날레. 샌프란시스코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