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59. Dittersdorf, Karl Ditter von(디터스도르프) [1739-1799] 의사와 약사

정준극 2007. 7. 4. 13:11

 카를 디터 폰 디터스도르프

 

의사와 약사


타이틀: Doktor und Apotheker (Doctor and Apothecary). 전 2막의 코믹 징슈필. 요한 고트리브 슈테파니(Johann Gotlieb Stephanie: 아들)가 대본을 썼다.

초연: 1786년 비엔나 궁정극장(Burgtheater)

주요배역: 크라우트만(의사), 고트홀트(의사의 아들), 스퇴쎌(약사), 클라우디아(약사의 부인), 레오노레(약사의 딸), 로잘리(약사의 조카), 슈투름발트(퇴역 장교), 지헬(외과의사)

사전지식: 무대는 비엔나이며 시기는 1780년대이다. 작곡자인 디터스도르프는 독일 코믹 오페라의 아버지이다. 비엔나에서 태어나서 비엔나에서 활동한 그는 그의 작품에 북부독일의 징슈필(Singspiel)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비엔나 특유의 전통적 스타일이 가미된 작품을 썼다.

에피소드: 디터스도르프가 비엔나에서 활동하던 시절, 합스부르크제국의 요셉2세 황제는 이탈리아 오페라에 식상했던지 독일 징슈필의 전통을 살린 오페라를 만들어 궁정극장에서 공연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궁정극장장인 요한 고트리브 슈테파니는 요셉2세 황제의 지시에 따라 디터스도르프에게 오페라의 작곡을 당부했다. 요셉2세 황제가 이탈리아 스타일이 아닌 독일 징슈필 스타일의 오페라를 요청했지만 이탈리아의 요소를 가미하지 않기는 어려웠다. 대본가인 슈테파니는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스퇴슬과 크라우트만을 음악적으로 이탈리아 부포의 역할을 맡도록 했다. 이 오페라는 내용이 재미있고 편안할 뿐만 아니라 간결하고 우아한 멜로디, 그리고 제한된 대사 때문에 성공하지 않을수 없었다. 제1막의 피날레는 상당히 흥미롭다. 모차르트의 ‘휘가로의 결혼’의 제2막 피날레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휘가로의 결혼’은 같은 극장에서 ‘의사와 약사’보다 두달 먼저 초연되었다. ‘휘가로의 결혼’은 5월이었고 ‘의사와 약사’는 7월이었다. 그러나 당시 ‘휘가로의 결혼’은 ‘의사와 약사’보다 성공적이지 못했다. ‘의사와 약사’의 초연이후 디터스도르프는 여러 편의 오페라 작곡을 의뢰 받았다.


줄거리: 제1막. 약사인 스퇴쎌(Stössel)은 의사인 크라우트만(Krautmann)과 서로 앙숙이다. 마치 견원지간 같다. 그러므로 약사는 딸 레오노레(Leonore)가 의사의 아들 고트홀트(Gotthold)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발벗고 나서서 반대한다. 약사는 딸 레오노레를 퇴역장교인 슈튜름발트(Sturmwald)와 결혼시킬 생각이다. 퇴역장교는 나이도 지긋하려니와 한 쪽 발은 목발이며 한 쪽 눈은 잃어 버려서 검은 안대를 하고 다닌다. 한편 약사의 조카딸인 로살리(Rosalie)는 외과의사인 지헬(Sichel)과 사귀고 있다. 어느날 두 명의 남자, 즉 의사의 아들인 고트홀트와 의사의 친구로서 외과의사인 지헬은 두 여자, 즉 레오노레와 로잘리를 보기 위해 야밤에 사다리를 타고 두 여자의 방이 있는 발코니로 기어 올라간다. 두 쌍의 남녀는 부모 등의 승낙을 받지 않고 결혼키로 단단히 약속한다. 이들이 얘기를 나누는 소리 때문에 약사의 마누라인 미세스 스퇴쎌, 즉 클라우디아(Claudia)가 깨어난다. 그러한 때에 약사가 퇴역장교와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나서 함께 집에 돌아온다. 두 청년은 재빨리 약국으로 숨었지만 두 아가씨는 약사의 마누라가 꼼짝 말고 방에 있으라면서 방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갇혀있게 되었다. 약사의 마누라는 퇴역장교에게 아가씨 방을 지키라고 하면서 아무도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퇴역장교는 술기운 때문에 그만 코를 골고 잠에 떨어진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두 남자는 퇴역장교의 목발을 빼어서 숨기고 퇴역장교를 들어서 약국방에 뉘어 놓고 문을 걸어 잠근다.


제2막. 배를 움켜 쥐고 웃게 만드는 장면이 연속된다. 약사는 기왕에 퇴역장교가 집에 와 있는 만큼 레오노레와의 결혼식을 서둘러 준비한다. 의사의 아들은 공증인으로 가장했고 외과의사(지헬)는 퇴역장교의 옷을 입고 퇴역장교의 역할을 한다. 레오노레와 가짜 퇴역장교가 결혼식을 앞두고 아침식사를 하려는데 약국방에 갇혀 있던 진짜 퇴역장교가 깨어난다. 그 통에 가짜 퇴역장교와 공증인이 들통이 나지만 약사와 퇴역장교도 여자들 앞에서 스타일이 구겨져서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다. 더구나 약사의 마누라가 두 사람을 어찌나 신랄하게 놀려대는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한편, 약사가 의사 대신에 치료했던 어떤 환자가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원래 이 환자는 의사를 찾아 왔었으나 약사가 중간에서 자기가 책임지고 낫게 하겠다고 장담하는 바람에 약사가 주는 약을 먹었다가 황천길로 가게 된 것이다. 의사는 약사가 의료행위를 했으므로 돌팔이로서 고소할 작정이다. 이 때 약사의 마누라가 꾀를 냈다. 만일 의사가 고소하지 않는다면 의사의 아들이 자기 딸 레오노라를 납치하려던 것을 고소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모두들 합의한다. 그리하여 약사의 딸 레오노레와 의사의 아들 고트홀트의 결혼이 약속된다. 약사의 조카딸 로잘리와 외과의사 지헬의 결혼도 허락되었음은 물론이다. 해피엔딩! 지면상 스토리를 간략히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더 포복절도할만한 일이 허다하다. 남자들이 여자 복장을 하고 나타난다든지 하는 것이다.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의사와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