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60. Donizetti, Gaetano (도니제티) [1797-1848]-안나 볼레나

정준극 2007. 7. 4. 13:11

 게타노 도니제티

 

[안나 볼레나]


타이틀: Anna Bolena (Anne Boleyn). 전2막의 서정적 비극. 대본은 도니제티와 콤비가 맞는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가 썼다.

초연: 1830년 12월 26일 밀라노 카르카노극장

주요배역: 안나 볼레나(헨리 8세의 두 번째 부인), 헨리 8세(영국 왕), 죠반나 세이무르(제인 세이무어: 안나 볼레나의 시녀: 나중에 헨리 8세의 세 번째 왕비가 됨), 리챠드 퍼시경(안나의 옛 연인), 로체포드경(안나의 오빠), 스미튼(궁정가수)

음악적 하이라이트: 안나 볼레나의 기도의 노래

베스트 아리아: Al dolce guidami(S), Piangete voi?[그대는 우는가?](T), Non v'ha squador(S)

 

안나 볼레나 역의 안나 네트레브코

 

사전지식: 안나 볼레나느 도니제티의 명성을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높여준 작품이다. 이로서 도니제티는 로마와 밀라노뿐만 아니라 런던과 파리에서도 인기를 끌게 되었다. 영국왕 헨리(엔리코)8세는 앤 볼레인(안나 볼레나)과 결혼하기 위해 첫 왕비인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한다. 앤은 왕비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첫 애인 리챠드 퍼시를 멀리한다. 이야기는 앤이 헨리와 결혼한지 3년후부터 시작된다. 1536년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이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전편을 누빈다. 영국 역사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는 내용이다. 파리와 런던에서 이 오페라에 대한 인기는 초연 이래 대단했다. 안나 볼레나가 감옥에서 헨리8세와 제인 세이무어의 결혼을 축하하는 대포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가운데 미친듯 부르는 아리아는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곡이다.

 

안나 볼레나 역의 엘리나 가란차


줄거리: 제1막. 윈저성에 있는 안나(앤)왕비의 거실이 무대이다. 엔리코(Enrico: Henry)왕이 안나 왕비를 찾아 온지도 벌써 오래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안나 왕비의 시녀 제인 세이무어(Jane Seymour)의 마음은 왜 그런지 불안하다. 왕비 대신에 제인이 헨리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 역시 요즘 자기를 보는 주위 사람들이 눈이 달라진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안나는 침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궁정 가수인 마크 스미튼(Mark Smeaton)을 불러 노래를 부르도록 한다. 안나를 남모르게 사모하고 있는 스미튼은 안나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결같이 아름다우며 영원히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노래하면서 자기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호소한다. 안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처녀시절, 한 때 사랑했던 리챠드 퍼시(Richard Percy)를 생각한다. 안나는 첫 사랑의 불길이 이제는 차가운 재가 되었을 뿐이라고 중얼거린다. 장면은 바뀌어 제인 세이무어의 방이다. 한 밤중에 엔리코가 비밀문을 통해 찾아온다. 제인은 엔리코에게 오늘 밤이 자기들의 밀회의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엔리코는 이 말을 이제부터는 떳떳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자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엔리코의 이같은 생각에 충격을 받은 제인은 자기의 명예와 관계가 되는 일이므로 정식으로 결혼하기 전 까지는 만날 수 없다고 강경하게 주장한다. 엔리코는 제인에게 결혼하면 될것 아니냐면서 재회를 약속한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결혼할지에 대하여는 설명이 없다.

 

안나 볼레나 역의 마리아 칼라스. 라 스칼라. 1957년

     

제2막. 윈저성 안에 있는 왕실공원의 이른 아침이다. 안나의 오빠인 로크포드(Rochford)경이 공원에서 안나의 옛 애인 퍼시를 보고 깜짝 놀란다. 퍼시는 왕명으로 유배에서 풀려나 방금 돌아오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퍼시는 아직도 안나에 대한 감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퍼시는 안나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줄 알았으나 더 이상 엔리코의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한데 대하여 절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얼마후 사냥을 가기 위해 엔리코가 신하와 시종들을 거느리고 등장한다. 안나가 나타나 엔리코에게 전과 같은 애정을 쏟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엔리코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엔리코는 그 자리에 있는 퍼시를 보고 짐짓 안나와 퍼시의 과거 관계가 아무런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으니 이제 안나에게 감사하라고 말한다. 퍼시가 안나의 손에 키스를 하며 자기 때문에 왕비가 심적으로 고생한데 대하여 사죄한다. 하지만 그의 행동과 말은 누가 보던지 애정에 넘친 것이었다. 엔리코가 의도한대로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궁정 가수 스미튼이 안나의 방에 숨어 들어온다. 그는 안나를 너무나 사모한 나머지 안나의 방에서 안나의 초상화를 훔쳤으나 도무지 마음이 불안하여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생각으로 몰래 들어온 것이다. 마침 안나가 들어오고 이어 안나의 옛 애인 퍼시가 따라 들어오자 스미튼은 얼른 커튼 뒤로 숨는다. 안나는 퍼시에게 자기는 엔리코와 결혼한 몸이니 절대로 다시 나타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퍼시는 안나가 행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절망하여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며 칼을 빼어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이 장면을 본 커튼 뒤의 스미튼은 퍼시가 안나를 죽이려는 줄 알고 뛰어 나와 퍼시의 앞을 가로 막는다. 안나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데 마침 엔리코가 들어선다. 엔리코는 사냥을 떠난 척 하다가 일부러 일찍 돌아온 것이다. 스미튼이 엔리코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변명하는 중, 몸에 지니고 있던 안나의 초상화를 떨어트린다. 엔리코는 안나가 옛 애인 퍼시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스미튼이라는 미남 청년과도 삼각관계에 있음이 명백해 졌다고 말하고 안나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들을 감옥에 처넣으라고 명령한다. 안나는 자기의 운명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을 느끼며 공포에 몸을 떤다.

 

 홀바인이 그린 앤 볼레인(안나 볼레나)의 초상화

 

제2막. 런던탑에 있는 안나의 감방이다. 안나의 시녀인 제인은 안나에게 ‘잘못을 인정한다면 목숨을 구할수 있을 것’이라면서 설득한다. 그러나 안나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안나는 제인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왕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부(情婦)가 누구인지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안나는 그 여인이 자기와 똑 같은 고통을 받게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안나는 오로지 형장의 도끼날만이 자기를 축복하고 해방시켜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안나의 이같은 모습을 본 제인은 심히 고통스러워서 안나에게 자기가 바로 그 여인이라고 밝힌다. 이 소리를 들은 안나는 처음에 제인에 대하여 증오와 함께 실망하지만 제인의 신실한 태도를 보고 고통을 당해야 할 사람은 엔리코라고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안나를 재판하는 재판장이다. 왕의 심복인 하베이(Harvey)가 들어와 궁정 가수 스미튼이 모든 혐의를 자백했다고 전한다. 안나와 퍼시가 끌려 들어온다. 안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엔리코는 안나가 퍼시와 공모하여 자기를 배신했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 모두 처형토록 명령한다. 퍼시는  안나를 살리고자 하는 마지막 노력으로 실은 안나가 엔리코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자기와 결혼했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되면 엔리코는 중혼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엔리코는 이 주장에 혼돈하지만 결국 두 사람을 처형할 것을 왕명으로 재삼 지시한다.

 

 안나 역의 비벌리 실스(Beverly Sills)

    

제인이 들어와 안나의 결백을 주장하고 자기야 말로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엔리코의 눈치를 보는 재판관들은 누구든지 안나를 변호하는 사람이면 함께 처형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에 제인은 속절없이 눈물만 흘린다. 감방에 갇힌 퍼시와 안나의 오빠 로크로드가 서로 자기 때문에 안나가 죽을 운명에 놓이게 되었음을 후회하고 자기들은 죽더라도 안나는 죽으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때에 엔리코의 심복 하베이가 나타나 왕이 두 사람을 사면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러한 왕의 사면이 잠시 회유코자 하는 줄로 생각하여 안나와 함께 처형당할 것을 결심한다. 안나는 지나간 옛 추억을 되새기면서 자기가 진정 사랑했던 사람은 퍼시임을 깨닫는다. 북소리가 안나의 추억을 현실로 돌려놓는다. 궁정에서는 엔리코와 제인의 결혼 축하연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형리들이 도끼를 들고 들어서자 안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안나 볼레나(안나 네트레브코)와 궁정의 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