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타노 도니제티
돈 파스쿠알레
타이틀: Don Pasquale (Lord Pasquale). 3막의 드라마 부포(Dramma Buffo). 주인공인 늙고 심술궂은 귀족의 이름. 대본은 안젤로 아넬리(Angelo Anelli)가 이미 써놓은 대본을 기반으로 작곡자 자신과 죠반니 루피니(Giovanni Rufini)가 공동으로 수정보완했다.
초연:1843년 파리 이탈리아극장
주요배역: 돈 파스쿠알레(부자 영감), 말라테스타(파스쿠알레의 친구 겸 주치의), 에르네스토(돈 파스쿠알레의 조카), 노리나(에르네스토가 사랑하는 젊은 미망인), 카를리노(의사 말라테스타의 사촌)
음악적 하이라이트: 노리나가 돈 파스쿠알레를 조롱하는 장면, 에르네스토가 슬퍼하는 장면, 에르네스토의 세레나데, 돈 파스쿠알레의 우울한 심정을 표현한 음악, 돈 파스쿠알레와 말라테스타가 다투는 장면의 듀엣
베스트 아리아: Quel guardo il cavaliere[신사처럼 보이는](S), So anch'io la virtu magica[나도 알아요, 마술의 힘을](S), Ah, un foco insolito(S), Sogno soave e casto[달콤한 사랑의 꿈이여, 안녕!](T), Bella sicome un' angelo[천사처럼 아름다운](B), Com'e gentil[얼마나 부드러운 밤인가](T), Tornami a dir che m'ami[이리 오셔요,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셔요](S&T)
가장 완벽한 노리나 역을 맡아 했다는 루크레지아 보리(Lucrezia Bori)
사전지식: 욕심 많고 구두쇠인 파스쿠알레 영감에게는 젊은 조카가 있다. 이 조카와 그의 여자 친구가 심술궂은 영감을 교묘하게 골탕 먹여서 결혼도 하고 재산도 얻는다는 줄거리이다. 멜로디가 반짝이는 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어쩐 일인지 대히트는 하지 못했다. 겨우 아리아 한 두 곡만을 사람들이 생각난 듯 아직까지 흥얼거릴 정도이다. 이 오페라를 통해 무슨 영원불변의 도덕적 진리, 또는 인생의 진로를 밝혀주는 메시지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저 두어 시간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보면 그 뿐이다.
에피소드: 도니제티는 작곡 스피드 경주에서 금메달이다. 열정적으로 작곡에 몰입하다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오페라 한편이 탄생된다. 돈 파스쿠알레는 단 하루만에 작곡 되었다. 도니제티의 64번째 오페라이다.
노리나 역의 안나 네트렙코
줄거리: 1800년대 초, 로마이다. 늙고 뚱뚱하며 심술궂고 욕심이 많지만 돈은 많은 귀족 파스쿠알레(Don Pasquale) 영감은 부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지낸다. 그러다가 점차 나이가 들자 상속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그것도 그렇지만 더 늙기 전에 마누라를 얻어 등이라도 긁게 하며 인생을 엔조이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영감은 장고 끝에 마침내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결혼해서 천만다행으로 아들이 생기면 재산을 아들에게 상속할수 있고 만일 아들이 없다고 해도 부인에게 상속할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혼계획이었다. 만일 자식이나 부인이 없으면 보기 싫은 조카 에르네스토에게 재산을 물려주어야 한다. 영감은 비록 하나밖에 없는 조카이지만 못마땅해서 죽을 지경이다. 특히 에르네스토가 어떤 젊은 과부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이를 극구 반대한다. 영감이 에르네스토-노리나의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지참금이다. 그 젊은 과부가 지참금 없이 조카와 결혼하면 조카가 삼촌인 자기에게 와서 돈을 달라고 조를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영감은 자기가 직접 결혼해서 이 모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들떠있다. ‘조카여! 내가 결혼만 하면 그대가 기대하는 유산은 국물도 없느니!’가 삼촌인 영감의 주장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아직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노리나와 말라테스타
파스쿠알레의 친구 겸 주치의인 말라테스타(Malatesta)박사는 젊은 연인인 노리나와 에르네스토에게 동정적 및 협조적이다. 박사는 두 사람을 위해 한 가지 음모를 꾸며 도와주겠다고 자청한다. 우선 박사에게 오래동안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누이동생이 있는 것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천사같이 예쁘고(Bella sicome un' angelo) 수줍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며 게다가 완전 처녀! 수녀원에서 자란 퍼펙트 신부감이라고 선전한다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파스쿠알레 영감에게 자기 누이동생으로 이러이러한 여인이 있으니 결혼하면 어떻겠냐고 강력 추천한다는 것이다. 다만 결혼 확정하기까지는 만나 볼 수 없다는 조건을 내세우는데 만나기만하고 결혼은 하지 않으면 자기 누이동생의 앞날에 손상이 갈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자기 누이동생이 상속받도록 하면 파스쿠알레 영감을 골탕 먹일수 있지 않겠느냐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카 에르네스토는 박사의 계획을 듣고 불안감에 싸인다. 삼촌이 결혼하게 되면 유산은 당연히 새부인에게 돌아가게 되고 자기에게는 눈먼 동전 한푼도 없을 것이라는 어줍지 않은 계산 때문이다. 실망한 에르네스토의 아리아 ‘달콤한 사랑의 꿈이여, 안녕!’(Sogno soave e casto: Fond dream of love, goodbye!)은 이때 부르는 것이다. 멜라테스타박사는 감정만 앞세우는 에르네스토와는 복잡한 계획을 수행하기가 어려우므로 더 이상 말해주지 않고 다만 노리나에게만 추가 계획을 설명해 준다.
돈 파스쿠알레와 말라테스타
젊고 아름다운 노리나를 박사의 누이동생으로 꾸며서 일단 파스쿠알레 영감과 결혼시킨후 곧 이어 노리나로 하여금 못된 성질을 있는 대로 다 부리도록 하여 파스쿠알레 영감이 질려서 당장 이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복잡한 계획이다. 그러면 재산은 재산대로 받을수 있고 다시 이혼하면 그때가서 에르네스토와 결혼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을 들은 노리나는 ‘그거 참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저로 말씀드리자면 파스쿠알레 영감님과 같은 남자를 다루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습지요!’라고 말하면서 대찬성을 한다. 다만, 에르네스토에게는 끝까지 비밀! 이때 부르는 노리나의 아리아가 ‘나도 알아요. 마술의 힘을!’(So anch'io a virtu magica!)이다. 사건은 점입가경으로 들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에르네스토는 파스쿠알레 삼촌이 결혼한다는 소문을 듣고 낙심천만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돈 파스쿠알레와 노리나(안나 네트렙코)
제2막. 어느덧 결혼식 날이다. 파스쿠알레는 제일 좋은 옷을 입고 부인이 될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나타났다. 베일을 쓰고, 대단히 수줍어하면서, 그리고 어느정도 신비한 감을 주면서 다소곳이 서있다. 영감은 기뻐서 입이 찢어질것 같다. 얼굴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몸매를 보니 끝내주어 대만족이다. 친구인 박사에게 연속적으로 고맙다고 말한다. 드디어 결혼서약이 끝났다. 그러자마자, 수녀와 같다는 노리나는 순식간에 소크라데스 및 모차르트의 부인쯤으로 확 바뀐다. 오만불손, 방약무인, 고성방가, 특제 바가지 보유, 그보다도 제일 견디기 어려운 것은 낭비벽이었다. 그저 비싼 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쇼핑한다. 과연! 노리나는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괴물 마누라 역할을 잘도 해낸다. 노리나는 파스쿠알레에게 ‘늙고 못생기고 뚱뚱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라는 말까지 적당히 해서 일부러 자존심 상하게 만들었다. 기대가 절망으로 변한 파스쿠알레는 엄청 쇼크를 먹는다. 파스쿠알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소리소리 지르지만 이미 결혼서약을 했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 기뻐서 소리 지르고 싶은 쪽은 모든 계획을 알아차린 에르네스토이다. 정말 좋아서 죽고 싶은 심정이다.
돈 파스쿠알레의 존 델 카를로
제3막. 노리나는 파스쿠알레의 악몽이 되었다. 구두쇠 파스쿠알레가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노리나가 돈을 펑펑 쓰는 것이었다. 비싼 옷들을 척척 사들이고, 하인들도 많이 쓰고, 심심하면 극장구경가고... 죽을 맛이었다. 영감이 노리나에게 무어라고 잔소리를 퍼부을 낌새면 노리나는 단연 폭력을 휘두르기 까지 한다. 영감은 ‘이거 잘못하다가는 제명에 죽지도 못하겠구나!’라는 인식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새 부인의 오빠인 멜라테스타박사를 만나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박사는 짐짓 파스쿠알레를 도와주는 듯, 이혼을 종용한다. 그리고 ‘수녀원에만 있어서 성질이 저렇게 된 것을 알지 못했다. 전에는 안 그랬었다. 아무튼 저런 못된 여자는 당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에르네스토와 결혼시키면 좋겠다. 에르네스토도 고통을 당해야 한다. 그리고 요즘 듣자하니 에르네스토가 지참금도 하나 없는 웬 미망인과 결혼하겠다는 소문인데 노리나와 결혼시키면 그 지참금 없는 결혼도 무산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묘안을 던져 준다. 정원에서 에르네스토가 노리나에게 행복에 겨운 심정을 노래로 부른다. 대단히 아름다운 아리아이다. Com'e gentil이다. ‘달콤한 봄날 저녁,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다이또 밝은데...’ 으로 시작하는 아리아이다. 파스쿠알레가 급히 나타나 조카 에르네스토에게 ‘내가 말이야, 노리나와 이혼 할테나 만일 자네가 저 여인과 결혼해서 나한테서 떨어지게만 해 준다면 백지수표 한 장을 주는 것은 물론 다른 마을에 커다란 집 한 채를 사 줄 터이니 제발 거기서 살아 달라’고 간청한다. 에르네스토가 마지못해 승낙했음은 물론이다.
해피엔딩.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현대적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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