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05.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알지라

정준극 2007. 7. 5. 11:12

주세페 베르디

 

[알지라]


타이틀: Alzira. 전2막. 계몽주의자 볼테르가 쓴 Alzire (또는 Les Amériains)를 대본가 살바도레 카마라노(Salvadore Cammarano)가 각색했다. 카마라노와 협동한 첫 번째 오페라이다. 카마라노는 레냐노 전투, 루이자 밀러, 일 트로바토레의 대본을 썼다.

초연: 1845년 나폴리 산 카를로극장

주요배역: 알지라(페루족 추장의 딸, 자모라의 연인), 자모로(페루의 독립지도자), 구스마노(스페인총독 알바로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독이 됨), 알바로(구스마노총독의 아버지), 오반도(스페인의 공작), 추마(알지라의 하녀), 오툼보(원주민 전사)

베스트 아리아: Da Gusmano sul fragile(S), Nell'astro piú che fulgido(S), Non di codarde lagrima(T), Muoia, muoia coverto d'insulti(T)

 

파르마극장에서의 '알지라' 무대

 

사전지식: 베르디는 이 작품을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으로부터 의뢰받았다. 원래는 1844년까지 완성하는 것으로 계약되어 있었으나 몇가지 이유로 완성을 늦추고 있었다. 우선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였다. 사실 베르디는 그 당시 밥맛이 통 없고 기운이 나른한 증세가 있어서 상당기간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그때 베르디는 이제 더 이상 활동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걱정이야! 오페라 여섯 편을 더 써야하는데...그 일만 끝나면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겠다. 그런데말야, 그게 3년을 못 버틸것 같거든!’이라고 말한바 있다. 오페라 알지라는 베르디가 영감에 의하여 스스로 작곡한 것이 아니라 부탁에 의해 거의 억지로 작곡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당시에는 새로운 오페라가 나오기도 전에 주역을 미리 정하고 연습토록 하는 것이 관례였다. 알지라역은 당대의 소프라노 유제니아 타돌리니가 맡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얼마후 출산을 하게 되어 연습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베르디로서는 시간을 번 셈이었다. 약속일보다 약 1년후, 베르디는 알지라의 악보를 들고 나폴리도 갔다. 초연은 그런대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초연이후 다른 곳에서  다시 공연된 일은 없었다. 아마 남미 원주민들을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알지라는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에피소드: 베르디에게 그의 28편 오페라중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알지라라고 답변할 것이다. 베르디는 이 작품을 미운(ugly)작품이라고까지 얘기했다. 베르디에게는 형편없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이것도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 아닐수없다. 원작은 남미의 페루를 배경으로 한 특이한 오페라이다. 알지라는 베르디와 대본가 카마라노(Cammarano)의 첫 연합이다. 이후 카라마노는 레냐노전투, 루이자 밀러, 일 트로바토레의 대본을 써서 베르디와의 인연을 계속하였다.

 

1991 파르마에서 열린 베르디 페스티발에서의 공연. 제2막 구스마노가 죽어가는 장면. 젊은 베르디는 이 오페라를 통하여 정복자와 피정복자가 서로 화해할 것을 전하고 있다. 브라질의 고메스는 이미 10여년전에 과라니(Il Guarani)를 통하여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바 있다.

 

줄거리: 무대는 16세기의 남미 페루이다. 원주민인 페루족들이 정복자인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오페라는 서막으로부터 시작한다. 페루족들은 페루총독인 늙은 알바로(Alvaro)를 붙잡아 감금하고 있고 대신 알바로총독의 아들로서 새로 총독이 된 구즈마노는 페루족의 지도자인 자모로(Zamoro)를 감금하고 있다. 자모로는 아탈리바(Ataliba)와 그의 딸 알지라(Alzira)를 구해내기 위해 총독궁에 잠입하였다가 발각되어 체포되었던 것이다. 아탈리바는 페루족의 추장으로서 딸 알지라(Alzira)와 함께 총독궁에 연금되어있었다. 자모로와 알지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한편 젊은 구즈마노총독은 알지라의 미모에 반하여 마음에 두고 결혼코자 하고 있으며 이런 기미를 알아차린 아탈리바추장은 스페인과 페루족간의 평화를 위해 딸 알지라에게 자모로를 멀리하고 구즈마노총독과 잘해보라고 권고하던 터였다. 구즈마노총독에게 체포된 자모로는 모진 고문을 받은후 처형될 운명이었다. 이때 페루족들이 대거 총독궁을 공격하였다. 구즈마노총독은 전투를 피하기 위해 자모로를 석방하고 대신 페루족에게 잡혀있는 아버지 알바로를 석방해 달라고 요구했다. 돌아온 자모로는 약속대로 알바로총독을 석방하고 이어 구즈마노총독에게 연금되어있는 아탈리바추장의 석방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구즈마노도총독도 아탈리바추장을 페루족과의 평화를 위해 석방했다. 구즈마노총독이 아탈리바를 석방한 또 다른 이유는 아탈리바의 딸 알지라와 결혼코자 했기 때문이다. 구즈마노총독은 알지라가 페루반군의 지도자인 자모로와 사랑하는 사이인 것을 모르고 있다.

 

알지라. 일레나 코트루바스

 

제2막에서는 자모로가 페루의 용감한 전사들을 규합하여 스페인의 억압에 대항한다. 그러한  때에 알지라는 스페인군과 반도들과의 전투에서 자모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제 알지라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알지라로서는 죽기보다 싫은 일이지만 기독교로 개종해야 하며 스페인 총독 구스마노(Gusmano)와 결혼해야 한다. 그러나 자모로는 죽지 않았다. 자모로는 리마로 돌아와  스페인 군인으로 위장하여 총독궁에 잠입한다. 자모로는 폭군 구스마노와 결투를 벌여 그에게 중상을 입힌다. 하지만 매복하고 있던 스페인 병사들이 나타나 자모로를 에워싸고 총을 겨누어 자모로의 목숨은 위기에 직면한다. 그때 총독의 아버지 알바로(Alvaro)가 나타나 스페인 병사들에게 모두 물러나라고 지시하여 자모로는 목숨을 건진다. 한편, 중상을 당하여 죽음의 문턱에 있는 구스마노는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자모로를 새로운 페루총독으로 임명한다. 처음에는 자모로가 수락하지 않았으나 구스마노의 아버지 알바로(Alvaro)의 간곡한 당부로 수락한다. 알바로는 알지라의 아버지의 친구로서 알지라를 어릴때부터 지켜보며 살아왔기 때문에 알지라의 행복을 위해서 자모로를 위험에서 구출하고 총독으로 삼도록 아들에게 권고한 것이다. 자모로는 알바로의 배려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기독교로 개종한다. 알바로는 페루의 전사 자모로와 아름다운 알지라의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행복한 회상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