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06. Verdi, Giuseppe (베르디) [1813-1901]-아롤도

정준극 2007. 7. 5. 11:13

주세페 베르디

 

[아롤도]


타이틀: Aroldo. 역시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be)가 그의 초기작품인 슈티펠리오(Stiffelio)를 기본으로하여 대본을 썼다. 전4막.

초연: 1857년 리미니(Rimini)의 테아트로 누오보(Teatro Nuovo)

주요배역: 아롤도(십자군의 장군: 색손의 기사), 미나(아롤도의 부인), 고드비노(고디바: 아롤도의 연적), 브리아노(아롤도의 친구), 에드베르토(켄트의 성주: 미나의 아버지), 브리아노(성자), 엔리코(미나의 사촌), 엘리나(미나의 사촌)

사전지식: 아롤도는 베르디가 1850년에 완성한 슈티펠리오(Stiffelio)를 개작한 작품이다. 슈티펠리오는 독일 등 다른 몇 나라의 검열에서 문제가 되었었다. 부인에게 배신당한 개신교 목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용이 종교적이지 아니하며 외설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독일 관중들은 이탈리아 관중들처럼 음악에 몰두하지 않고 내용도 꼼꼼히 검토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1856년 베르디는 유명한 대본가인 친구 피아베(Piave)의 도움을 받아 슈티펠리오를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 피아베는 두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나는 월터 스콧트(Walter Scott)의 '약혼자'(The Betrothed)이며 다른 하나는 에드워드 벌워르-리튼(Edward Bulwer-Lytton)의 '하롤드'(Harold)였다 (에드워드 벌위르-리튼은 바그너의 리엔치의 원작소설인 Cola di Rienzi를 썼다). 피아베는 슈티펠리오의 여러 장면을 다시 고쳐 썼다. 뿐만 아니라 제4막을 추가하였다. 베르디는 1년간에 걸친 작업으로 아롤도를 완성하였다. 베르디는 볼로냐를 아롤도의 초연 장소로 내정하였다. 그러나 친구이며 유명한 출판업자인 리코르디(Ricordi)가 제발 리미니에서 공연할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뿌리 칠수 없었다. 마침 리미니에는 테아트로 누오보(Teatro Nuovo)극장이 개관을 앞두고 있었다. 8월 16일 밤의 테아트로 누오보 극장 안은 날씨만큼이나 흥분의 열기에 넘쳐있었다. 위대한 베르디 선생의 아롤도가 세계 초연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리미니에서의 성공적인 초연 이후 아롤도는 곧이어 볼로냐로 향했다. 베르디가 처음 생각했던 초연장소였다.

에피소드: 아롤도에서 개신교 목사인 슈티펠리오는 13세기의 십자군 기사로 모습이 바뀌었다. 오페라 아롤도는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스토리 때문에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괴로워하는 미나 

 

줄거리: 제1막. 무대는 늙은 에그베르토(Egberto)가 성주로 있는 켄트성이다. 에그베르토의 사위인 아롤도(Aroldo)가 십자군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다. 무대 뒤에서는 사라센을 무찌르고 개선하는 아롤도를 환영하는 합창의 소리가 장쾌하게 흘러나온다. 에그베르토 성주의 딸이며 아롤도의 부인인 미나(Mina)의 마음은 말할수 없이 불안하고 죄책감에 빠져있다. 아롤도가 출전중 켄트 성에 손님으로 와있는 고드비노(Godvino)의 유혹에 빠져 부정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한편, 아롤도는 오랜만에 사랑하는 미나를 만나 기쁨에 넘쳐 있다. 그러나 미나의 손가락에 결혼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미나는 더 이상 양심을 속일수 없어서 한때 자기가 부정했었음을 편지에 적어 남편 아롤도에게 고백하고자 하지만 아버지인 에그베르토가 말린다. 만일 아롤도가 미나의 부정했음을 알면 분노와 비탄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이므로 아롤도를 살리고 싶으면 편지를 보내지 말라는 얘기였다.   

 


분노하는 아롤도

 

한편 고드비노는 미나가 자기를 냉대하자 미나에 대한 욕망의 불길을 참을수 없어서 미나에게 자기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그는 편지를 써서 책속에 넣은후 책을 자물쇠로 잠그고 미나의 방 책상위에 놓아둔다. 이 모습을 아롤도의 친구 브리아노(Briano)가 우연히 먼발치에서 본다. 전쟁에서 아롤도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는 막역한 친구이다. 브리아노는 분명히 책속에 편지를 넣은 사람이 미나와 성실치 못한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모습만 보았을 뿐,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장소는 바뀌어 아롤도의 개선을 환영하는 축하연이 한창이다. 이 자리에는 미나의 사촌인 엔리코(Enrico)도 참석했다. 우정을 중시하는 브리아노는 미나의 정부를 찾아내어 아롤도의 명예를 깨끗이 해주고 싶었다. 브리아노는 아롤도에게 어떤 자가 미나의 방에 들어와 책속에 편지를 비밀스럽게 넣어 두고 간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모습으로 보아 미나의 사촌인 엔리코인것 같다고 얘기해 준다. 엔리코의 모습과 입은 옷이 고드비노와 바슷했기 때문이다. 아롤도의 가슴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롤도는 미나를 불러 책상위의 책을 열어보도록 말한다. 책속에서 편지 한통이 떨어진다. 아롤도가 집어 들기 전에 미나의 아버지인 에그베르토가 집어서 보여줄수 없다고 한다. 아롤도는 자기 딸을 감싸는 늙은 에그베르토를 저주한다. 에그베르토의 마음도 비통하기가 한량없다. 그는 방에서 나가면서 고드비노에게 밤중에 묘지에서 만나자고 은밀하게 말한다. 결투를 하기 위해서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무대



제2막. 그날밤, 미나는 번민과 후회의 마음을 참을수 없어서 어머니 무덤을 찾아가 세상 떠난 어머니와 하나님에게 자기를 도와 달라고 눈물로서 간구한다. 이 모습을 고드비노가 본다. 미나는 고드비노에게 제발 어서 사라져 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미나에게 연정을 품었던 고드비노는 오히려 미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둘이서 멀리 도망가자고 말한다. 미나는 고드비노를 밀치며 자기의 반지를 되돌려 달라고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때 아버지 에그베르토가 나타나 칼을 빼어 들고 고드비노에게 결투를 청한다. 고드비노는 처음에 결투를 거절하지만 에그베르토가 모욕을 퍼붓자 참지 못하고 칼을 빼어든다. 아롤도가 칼싸움 소리를 듣고 나타나 두 사람의 결투를 중지시킨다. 두 사람이 무슨 영문으로 결투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아롤도는 우선 나이가 젊은 고드비노에게 먼저 칼을 내려놓으라고 부탁한다. 고드비노가 어쩔수 없이 칼을 내려놓자 아롤도가 고드비노의 손을 잡아 에그베르토와 화해시키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에그베르토가 너무나 기가 막힌듯 ‘어찌하여 자기를 배반한 사람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가?’라고 소리친다. 깜짝 놀란 아롤도가 마침 그 자리로 달려온 미나에게 고드비노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약속하라고 다그치지만 미나는 입을 열지를 못한다. 아버지 에그베르토가 절대로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미나가 아무 말도 못하자 아롤도는 모든 것을 깨달은 듯 칼을 들어 고드비노를 내려 치려한다. 그때 마침 성당으로부터 ‘불쌍히 여기소서’(Miserese)라는 찬양이 들려온다. 친구 브리아노가 나타나 아롤도에게 ‘진실한 기독교인이면 용서할줄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괴로움에 어찌할줄을 모르는 아롤도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아롤도가 미나와 이혼하겠다고 발표한다.
 

제3막. 딸의 명예를 더럽힌 고드비노에게 복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에그베르토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 스스로 죽을 결심을 한다. 그때 브리아노가 들어와 도망가고 있는 고드비노를 병사들이 붙잡아 성으로 데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에그베르토는 이제야 복수를 할수 있겠다고 기뻐하며 죽음을 택하려던 칼을 집어넣는다. 아롤도가 붙잡힌 고드비노와 함께 나타난다. 아롤도는 고드비노에게 ‘내가 미나와의 결혼 관계를 무효로 돌린다면 어떻게 할것인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고드비노는 그런 일이란 있을수 없으므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아롤도는 고드비노를 잠시 옆방으로 가서 있도록하여 자기와 미나와의 대화를 몰래 들을수 있도록 한다. 아롤도는 잠시후 나타난 미나에게 자기들의 결합에는 사랑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이제 사랑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므로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이혼서에 서명을 하라고 요청한다. 미나는 눈물을 흘리며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이혼을 해야 아롤도의 마음이 편해질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번민중에 결국은 아롤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명을 한다. 이제로부터 아롤도는 더 이상 미나의 남편이 아니게 되었다. 미나는 아롤도에게 자기의 고백을 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자기는 계략에 빠져 부정을 저지르게 되었으나 마음은 언제나 성실하였다고 말한다. 이 말에 마음이 움직인 아롤도가 고드비노를 처형해야 할지를 놓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에그베르토가 피묻은 칼을 들고 나타나 자기가 직접 배반자를 처형했다고 말한다. 성당에서는 아베 마리아가 흘러나온다. 아롤도와 브리아노는 성당에 기도하러 가고 미나는 다시한번 하늘의 용서를 구한다.


제4막. 스코트랜드의 로크몬드(Lochmond) 호수를 끼고 있는 골짜기이다. 목동들, 여인들, 사냥꾼들이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아롤도와 브리아노도 섞여 있다. 두 사람은 애증이 얽힌 속세를 떠나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힘들여 일하면서 보내고 있다. 이곳의 고요함은 아직도 부인 미나를 사랑하고 있는 아롤도의 비통한 번뇌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갑자기 날씨가 변덕을 부려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폭풍이 친다. 그때 작은 배 한척이 풍랑에 몸을 맡기고 호수를 건너오고 있다. 에그베르토와 미나가 타고 있는 배이다. 두 사람은 아롤도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이곳까지 오게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이 탄 배를 폭풍 속에서 겨우 구하여 호수가로 끌어 올린다. 에그베르토와 미나는 쉴곳을 찾아 어떤 오두막집의 문을 두드린다. 아롤도가 문을 열어준다. 뜻밖에도 미나를 본 아롤도는 순간 문을 닫아버리고 현실에서 도피코자 한다. 친구 브리아노가 디시 문을 열어주어 두 사람은 집안으로 들어온다. 에그베르토는 자기가 죽기 전에 사위인 아롤도로부터 용서를 받고자 몇 달을 고생하며 이곳까지 찾아 왔으니 부디 과거를 잊고 하늘의 자비로서 용서를 해 달라고 간청한다. 미나 역시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롤도 한 사람뿐이라고 하면서 자기의 무지와 경솔함과 어리석음을 제발 용서하여 달라고 하며 눈물을 흘린다. 브리아노는 아롤도에게 서로 용서하라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사명을 말해준다. 하늘로부터 어떤 응답을 받았는지 아롤도는 드디어 미나를 용서한다. 두 사람은 서로 부등켜안고 감격적인 눈물을 흘린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라는 하늘의 법이 승리한 것이다.


미나역의 셀리느 포레스트. 스트라트포드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