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남몰래 읽는 366편

359.볼프-페라리의 '수잔나의 비밀'

정준극 2007. 7. 9. 09:56


에르마노 볼프-페라리

 

[수잔나의 비밀]


타이틀: Il segreto di Susanna (Susannes Geheimnis; The secret of Susanna). 1막짜리 인터메쪼(Intermezzo: 막간극). 엔리코 골리스키아니(Enrico Golisciani)의 대본이다.

초연: 1903년

주요배역: 질(백작), 수잔나(백작부인), 산테(하인)

베스트 아리아: Via! cosi non mis lasciate(S), Oh gioia, la nube leggara[오 기쁨, 델리케이트한 연기](S)

사전지식: 볼프-페라리의 단막 오페라.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오페라중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오페라의 주연급으로서 무언극 배우를 쓰는 일은 특이하다. 질 백작과 백작부인 수잔나를 섬기는 하인 세이트가 무언극 배우이다.

 

'수잔나의 비밀'의 주인공 수잔나. 그림


줄거리: 수잔나(Susanna)는 질(Gil)백작의 충성스러운 부인이다. 어느날 질백작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수잔나는 보이지 않고 언듯 어떤 여인이 장미꽃 무늬가 있는 회색 드레스를 입고 후딱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백작은 궁금하여 방에 들어가 보았으나 수잔나는 없다. 그런데 방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 백작은 분명히 어떤 남자가 들어왔다가 자기가 오는 바람에 재빨리 담배를 끄고 달아난 줄로 믿는다. 나중에 수잔나를 만난 백작은 담배 냄새에 대하여 추궁하지만 수잔나는 도무지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오리발을 내민다. 백작이 하인인 산테(Sante, Saints)를 불러 물어 보았으나 원래 말을 못하는 산테인지라 제대로 대답할리 만무하다. 백작의 의심은 점점 커진다. 그렇다면 하인 산테가 담배를 피웠던 것인가? 그러다가 백작은 공연히 남들을 의심한 것을 후회한다.

 

백작과 수잔나의 즐거운 한때. 오페라 코미크

 

다음날 백작은 수잔나에게 차를 같이 마시자고 하며 수잔나를 의심했던 일을 미안해한다. 백작은 차를 마시면서 옛날 수잔나와 처음 만나 사랑을 느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수잔나를 의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수잔나가 분명히 무언가 자기에게 감추고 있는 일이 있다는 생각에서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백작은 앞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 수잔나의 드레스에서 또 다시 담배 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 다시금 의심의 마음이 솟는다. 드디어 백작은 불같이 성격에 어느 놈이냐고 추궁한다. 수잔나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기에게는 백작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백작은 또 다시 수잔나를 의심한 것을 후회한다. 잠시후 백작이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한다. 그러나 무슨 물건을 두고 나갔기 때문에 금방 집으로 다시 들어온다. 백작이 나가가 수잔나는 담배 한 대를 꺼내 산테가 붙여주는 불로 담배를 맛있게 피고 있었다. 수잔나는 담배를 좋아하지만 백작이 싫어하므로 몰래 피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백작이 돌아오자 당황한 수잔나는 얼른 담배를 꺼서 의자에 숨긴다. 백작은 또다시 담배 냄새를 맡고 재정신이 아닐 정도로 화를 낸다. 백작은 결국 다름아닌 수잔나가 담배 핀것을 알게되고 그동안 공연히 의심하였던 것을 사죄한다. 백작은 수잔나에게 이제부터 마음놓고 담배를 피우라고 권하여 자기도 동무 삼아 담배를 피겠다고 약속한다. 스토리로 보면 별로 대단하지도 않지만 담배라는 매체를 놓고 부부간에 갈등을 겪는 모습이 자세히 표현하여 흥미롭다.

 

 백작은 수잔나가 무슨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여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