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총정리/11월의 성인과 축일

11월 11일: 투르의 성 마르틴(St Martin of Tours)

정준극 2007. 8. 9. 13:52
 

양복장이의 수호성인. 술주정꾼의 보호자. 상징: 거위 한 마리, 불덩이, 둘로 갈라진 겉옷.


4세기에 파노니아(Panonia: 현재의 헝가리)에서 태어난 마르틴은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다. 청년이 된 마르틴은 로마군에서 복무하게 되었다. 그는 로마군으로서 프랑스에서 근무했으며 이때에 콘스탄틴 대제로부터 명예로운 훈장을 받기도 했다. 마르틴이 아직 프랑스의 아미앙(Amiens)에서 복무하고 있던 어떤 추운 겨울날, 거지 한 사람이 겉옷도 없이 추위에 떨고 있음을 본 그는 자기의 겉옷을 반으로 잘라 나누어 주었다. 그로부터 성 마르틴은 양복장이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그날밤, 마르틴은 꿈에 그리스도가 반쪽 겉옷을 걸친 거지 모습으로 나타나심을 보았다. 마르틴은 자기의 갈길이 기독교 신앙을 전하는 것임을 확신하고 군대를 그만 두었다. 이로부터 그는 신앙생활을 만족스럽게 할수 있었다. 그가 군대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선에 대치하고 있는 적군의 지휘관관 병사들은 마르틴에게 겁쟁이라고 하면서 심히 조롱하였다. 이에 마르틴은 적군의 장교에게 무기 없이 맨손으로 전선 가운데에서 결투하여 누가 과연 비겁자인지 가르자고 했다. 그 장교는 덩치가 우람하였을 뿐만 아니라 싸움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마르틴이 믿는 것은 오직 주님의 십자가뿐이었다. 막 결투가 시작되려는 때에 전령이 급히 달려와 평화조약이 체결되었다고 전했다. 이로서 마르틴은 결투를 하지 않아도 좋게 되었다. 갑작스런 평화조약은 하늘의 뜻이었다는 설명이었다.

 

 프랑크푸르트 획스터 슐로쓰(Hochster Schloss) 정문위에 있는 성 마르틴 기념 조각.

겉옷을 잘라 걸인에게 주는 모습


마르틴은 스위스 제네바 호수변에 있는 어떤 작은 섬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프랑스 투르 지방의 주교로 봉사해 달라는 청을 받고 은둔지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당초에 마르틴은 주교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고 계속 은둔생활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거위들이 하도 시끄럽게 꽥꽥거리면서 마치 마르틴을 집에서 �아 보내려는 듯 난리를 치지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프랑스의 투르로 갔다. 투르에서 마르틴은 성벽 밖의 작은 오두막집의 골방에서 지냈다. 마르틴의 선행과 자선, 그리고 겸손함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마르틴의 투르에 머무는 동안 몇가지 기적을 일어났다. 어느날 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중, 언뜻 회중석을 보니 겉옷을 입지 않고 추위에 떠는 거지를 보게 되었다. 마르틴은 전에도 그렇게 했던 것 처럼 자기의 겉옷을 벗어 거지에게 입혀 주었다. 성만찬식을 거행할 때에 마르틴이 포도주 잔을 높이 들어 축사하려고 할때 하늘에서 불덩이가 내려와 마르틴의 머리위에 머물렀으며 금으로 만든 베일이 내려와 마르틴의 소매를 감쌌다. 또 어느날, 마르틴은 왕궁에서 연회가 벌어져 동역 신부들과 함께 참가하였다. 왕이 마르틴에게 포도주잔을 채워 건네주자 그는 이를 마시지 않고 가난하여 포도주도 마시기 어려운 다른 신부에게 주었다. 이로부터 마르틴은 술취한 사람들의 보호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투르의 성 마르틴


마르틴이 세상을 떠나자 천사들이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마르틴을 옹위하여 하늘나라로 올라 갔다고 한다. 마르틴은 순교당하지 않은 첫 번째 성인이었다. 마르틴의 축제는 집집마다 도축장이들을 불러 가축을 도살하고 겨우살이를 위해 소금에 절이는 때에 행하여진다. 또한 마르틴의 축제는 거위가 따듯한 곳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하는 철에 행하여진다. 그러므로 마르틴의 축제에는 전통적으로 거위 고기를 만찬에 내 놓는다. 가을이 시작되는 때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뜨거운 여름날을 인디언 섬머(Indian Summer)라고 부른다. 유럽에서는 성 마르틴의 섬머(St Martin's Summer)라고 부른다.

 

 헐벗은 자에게 겉옷을 나누어주는 성 마르틴

엘 그레코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