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동묘지

[중앙공동묘지(Zentralfriedhof: 첸트랄프리드호프)]

 

중앙공동묘지의 일각

비엔나에는 시내와 외곽에 약 50곳의 공동묘지가 있다. 그중에서 첸트랄프리드호프(중앙공동묘지)가 가장 넓다. 주소는 비엔나 11구 짐머링(Simmering)의 짐머링거 하우프트슈트라쎄(Simmeringer Hauptstrasse) 230-234번지이다. 1874년에 문을 열었다. 칼 뤼거(Karl Lueger: 칼 루에거)가 비엔나 시장으로 있던 시기이다. 넓이는 2.4 평방 킬로미터에 이른다. 지난 1백20여년동안 모두 모두 3백30만구의 시신이 매장되었다. 상당수의 시신들은 합장되어있다. 가족묘지로 만들어 놓은 것도 많다. 묘지의 기수로는 33만기에 이른다. 중앙공동묘지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공동묘지이다. 첫번째는 러시아의 생페테르부르크 공동묘지라고 한다. 첸트랄프리드호프가 개장된후 비엔나 시 당국은 비엔나 시내에 흩어져 있는 유명인사들의 묘지를 첸트랄프리드호프로 이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베토벤과 슈베르트 등이 1888년 우선 이곳으로 영원한 안식처를 옮겼으며 그후 다른 인사들의 유해도 이장되었다. 모차르트의 경우에는 생맑스 공동묘지에도 가묘가 있듯 중앙공동묘지에도 역시 가묘를 만들었다.

 

중앙공동묘지교회(칼뤼거교회: 칼 보로모이스교회)의 중앙예배실. 영결식장으로 활용된다.

 

중앙공동묘지 중앙에 있는 웅장한 교회는 독토르 칼 뤼거 기념교회(Dr Karl Lueger Gedächtniskirche) 또는 성보로모이스(hl. Borromaeus)교회라고 부르는 건물이다. 간단히 뤼거 교회(Lueger Kirche)라고도 부른다. 당시 비엔나 시장이던 독토르 칼 뤼거가 이 교회의 건축을 주도했기 때문에 그를 기념하여 그렇게 부르고 있다. 성보로모이스는 역병을 퇴치하는 수호성인이다. 시내에 있는 칼스키르헤도 성보로모이스에게 봉헌된 교회이다. 성보로모이스교회는 원래 장례미사를 집전키 위해 건설했지만 지하는 납골당으로도 사용한다. 교회는 아르 누보 양식으로 교회내의 그림들이나 장식품들은 미술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들이다. 첸트랄프리드호프지는 가톨릭 구역이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개신교 구역도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러시아 정교회 매장 구역과 유태인 공동묘지도 있다. 원래 지금의 첸트랄프리드호프 자리는 유태인 공동묘지였다. 이곳의 유태인 공동묘지는 비엔나 시가 이곳을 첸트랄프리드호프로 확장하여 공식개장한 때보다 약 10년전부터 있어왔다. 나중에 유태인 묘역은 나치의 유태인 대숙청의 날(Kristallnacht)에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약 6만기의 유태인 묘지가 다행히 그대로 남아있다. 유태인 구역에는 유명한 로트쉴트(Rothschild) 가족묘지, 작가 아르투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등이 안치되어 있다. 1차 대전 말기인 1917년에 조성된 제2차 유태인 묘역은 아직도 사용중이다. 1975년 음악가 볼프강 암브로스(Wolfgang Ambros)는 첸트랄프리드호프를 기려서 ‘첸트랄프리드호프에 거하리’(Es lebe der Zentralfriedhof)라는 노래를 작곡하였다.

 

유태인 옛 묘역 

첸트랄프리드호프의 자랑은 이른바 Ehrengraeber(에렌그래버)라고 하는 저명인사들의 묘역이다. 음악가, 예술가, 정치가, 과학자들의 묘소의 구획을 마련한 것이다. 뤼거 교회 앞의 광장에는 오스트리아 역대 대통령의 묘소가 있다. 다른 어느 나라에 비하여 대단히 간소한 묘소이다. 이곳에 안장되어 있는 역대 대통령은 다음과 같다.

 

중앙공동묘지 대통령묘역에서 고 쿠르트 봘트하임 대통령 하관식. 2007년 6월 23일.

 

비엔나 중앙공동묘지 대통령묘역

 

안치된 순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쿠르트 봘트하임 대통령이 가장 늦게 안치된 것은 그가 한때 나치에 동조했다는 의혹에 휩싸여서 그런 사람이라면 중앙공동묘지의 역대 대통령 묘역에 안치될수 없다는 분위기였으나 나중에 어쩔수 없이 약간 동조했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늦게나마 안치될수 있었다.

 

- 칼 렌너(Karl Renner: 1870-1950): 전후 공화국 초대 대통령. 1945-1950년 재임.

- 테오도르 쾨르너(Theodor Körner: 1873-1957): 제임 1851-1957

- 아돌프 섀르프(Adolf Schärf: 1890-1965): 재임 1957-1965

- 프란츠 요나스(Franz Johas: 1899-1974): 재임 1965-1974

- 루돌프 키르흐슐래거(Rudolf Kirchschläger: 1915-2000): 재임: 1974-1986

- 토마스 클레슈틸(Thomas Klestil: 1932-2004): 재임: 1992-2004

- 쿠르트 봘트하임(Kurt Waldheim: 1918-2007): 제임: 1986-1992

 

역대 대통령 묘역

 

첸트랄프리드호프에 안치되어 있는 유명인사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abc 순서. 볼딕체는 음악가이다.

● 루돌프 리터 폰 알트(Rudolf Ritter von Alt: 1812-1905), 화가

● 알로이스 안더(Alois Ander: 1821-1864). 오페라 성악가

● 레온 아스킨(Leon Askin: 1907–2005), 배우

● 루드비히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작곡가

베토벤 묘지

● 테오도르 빌로트(Theodor Billroth: 1829–1894), 외과의사

● 율리우스 비트너(Julius Bittner: 1874-1939). 오페라 작곡가

● 루드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n: 1844–1906), 물리학자 겸 수학자

● 막스 뵘(Max Böhm: 1916–1982), 배우

● 빌리 보스코브스키(Prof. Willi Boskowsky: 1900-1991).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 요한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작곡가

브람스 묘지

● 이그나즈 브륄(Ignaz Brüll: 1846–1907), 작곡가

● 카를 체르니(Carl Czerny: 1791–1857), 피아노 교사 겸 작곡가

● 니콜라우스 둠바(Nicolaus Dumba: 1830-1900). 음악자료수집가

● 안톤 도미니크 페른코른(Anton Dominik Fernkorn: 1813–1878), 조각가

● 레오폴드 휘글(Leopold Figl: 1902–1965), 정치인

● 요제피네 갈마이어(Josefine Gallmayer: 1838-1884). 연극배우

● 마리 가이스팅거(Marie Geistinger: 1833-1903). 오페라 성악가

● 칼 리터 폰 게가(Carl Ritter von Ghega: 1802–1860), 건축가

● 알렉산더 기라르디(Alexander Girardi: 1850–1918), 배우

●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Christoph Willibald Gluck: 1714–1787), 작곡가. 독일 출생

글룩의 묘지

● 카를 골드마크(Karl Goldmark: 1830–1915), 작곡가

● 루드비히 그루버(Ludwig Gruber: 1874-1964). 작곡가, 극작가, 성악가

● 알프레드 그륀펠트(Alfred Grünfeld: 1852-1924). 작곡가, 피아니스트. 체코의 프라하 출생

● 요한 리터 폰 헤르베크(Johann Ritter von Herbeck: 1831–1877), 작곡가

● 활코 또는 요한 횔첼(Falco aka Johann (Hans) Hoelzel: 1957-1998), 로크 가수

● 쿠르트 위르겐스(Curd Jürgens: 1912-1982), 배우

● 빌헬름 킨츨(Wilhelm Kienzl: 1857-1941). 작곡가

● 아돌프 키르흘(Adolf Kirchl: 1858-1936). 합창지휘자. 음악교수

● 토마스 크레슈틸(Thomas Klestil: 1932–2004), 오스트리아 대통령 (1992-2004)

● 브루노 크라이스키(Bruno Kreisky: 1911–1990), 정치인, 오스트리아 수상

● 카를 크라우스(Karl Kraus: 1874–1936), 작가

● 요셉 란너(Joseph Lanner: 1801–1843), 작곡가, 바이올리니스트

● 로테 레만(Lotte Lehmann: 1888–1976), 오페라 성악가

● 테오 링겐(Theo Lingen: 1903–1978), 배우 겸 감독

● 아돌프 로스(Adolf Loos: 1870–1933), 건축가

● 카를 뤼거(Karl Lueger: 1844–1910), 정치인. 비엔나 시장 

● 한스 모저(Hans Moser: 1880–1964), 배우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묘지

● 헬렌 오딜론(Helen Odilon: 1865–1939), 여배우

● 게로르그 빌헬름 파브스트(Georg Wilhelm Pabst: 1885–1967), 영화감독

● 한스 에리히 피츠너(Hans Erich Pfitzner: 1869-1949). 독일 작곡가, 지휘자

● 마르셀 프라비(Marcel Prawy: 1911-2003). 음악평론가

● 파울라 폰 프레라도비크(Paula von Preradović: 1887–1951), 작가

● 고트프리트 폰 프라이어(Gottfried von Preyer: 1807-1901). 지휘자

● 헬무트 크발팅거(Helmut Qualtinger: 1928–1986), 배우

● 율리우스 라아브(Julius Raab: 1891–1964), 정치인

● 겔리 라우발(Geli Raubal: 1908–1931), 히틀러의 조카 (연인이란 소문)

● 요셉 라이터(Josef Reiter: 1862-1939). 작곡가. 음악교수

● 카를 렌너(Karl Renner: 1870–1950), 정치인

● 알버트 살로몬 폰 로트쉴트(Albert Salomon von Rothschild: 1844-1911), 은행가

● 나타니엘 폰 로트쉴트(Nathaniel Mayer Anselm von Rothschild: 1836-1905), 은행가

● 안토 뤼카우프(Anton Rückauf: 1855-1903). 작곡가 피아니스트. 묘비에는 1856년 탄생으로 적혀 있음.

● 레오니 리자네크(Léonie Rysanek: 1926–1998), 오페라 성악가

레오니 리자네크 묘지

●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 작곡가

● 프란츠 잘름호퍼(Franz Salmhofer: 1900-1975). 작곡가, 지휘자, 시인

● 프란츠 슈미트(Franz Schmidt: 1874 – 1939), 작곡가

● 아르투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1862–1931), 작가

● 아놀트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 1874–1951), 작곡가

●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 묘지

● 마르가레테 쉬테-리호츠키(Margarete Schütte-Lihotzky: 1897–2000), 건축가

● 알마 자이들러(Alma Seidler: 1899–1977), 배우

● 로베르트 슈톨츠(Robert Stolz: 1880–1975), 작곡가

●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Eduard Strauss: 1835–1916), 작곡가

● 요한 슈트라우스 1세(Johann Strauss I: 1804–1849), 작곡가

● 요한 슈트라우스 2세(Johann Strauss II: 1825–1899),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묘지

● 요세프 슈트라우스(Josef Strauss: 1827–1870), 작곡가

● 프란트 폰 주페(Franz von Suppé: 1819–1895), 작곡가

● 한스 스바로브스키(Hans Swarowsky: 1899-1975). 작곡가. 잘츠부르크에서 작고

● 프리드리히 토르베르크(Friedrich Torberg: 1908–1979), 작가

● 에곤 요제프 벨레츠(Egon Joseph Wellesz: 1885-1974). 작곡가, 음악학자. 영국 옥스포드에서 별세

● 프란츠 베르펠(Franz Werfel: 1890–1945), 시인

● 안톤 빌트간스(Anton Wildgans: 1881–1932), 시인

● 휴고 볼프(Hugo Wolf: 1860–1903), 작곡가

● 프릿츠 보트루바(Fritz Wotruba: 1907–1975), 조각가 (23구 리징에 보트루바교회를 건축함)

● 알렉산도 폰 쳄린스키(Alexander von Zemlinsky: 1871-1942). 작곡가. 미국 뉴욕주에서 서거

● 카를 미하엘 치러(Carl Michael Ziehrer: 1843-1922). 오페레타 작곡가

 

중앙공동묘지의 음악가 묘역

중앙공동묘지의 저명인사묘역은 제2문(Tor 2)로 들어가면 된다. 시내의 슈봐르첸버그플라츠에서 전차 62번을 타면 된다. 중앙공동묘지의 입장 시간은 상당히 복잡하다. 다음과 같다.

 

11월 3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는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3월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4월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9월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유태인묘역 

현대음악의 기수인 작곡가 쇤베르크(왼쪽)의 묘지와 오스트리아연방수상을 지낸 크라이스키 묘지(오른쪽 작은 명판이 있는 곳)

중앙공동묘지 제1문(Tor 1) 옆에 있는 콘코르디아 식당. 슈니첼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시내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중앙공동묘지의 위대한 음악가들이 수난을 당한 일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요한네스 브람스였다. 두 사람은 생전에도 좋은 친구였고 세상을 떠나서는 중앙공동묘지에 바로 옆자리에 사이좋게 영면하여 있는 사이이다. 2002년에 어떤 사람이 두 사람의 묘지를 파헤치고 유해에서 치아들을 도둑질해 간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10년도 더 지나서 2017년 초에 자칭 범인이라는 사람이 유튜브에 자기가 저질렀다고 자백함으로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 사람은 자기의 이름이 O J 라고 이니셜만 밝히고 두 작곡가의 치아를 도둑질한 것은 나중에 위대한 인물들의 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훔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요한네스 브람스의 치아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치아들을 비단 이 두 사람의 것만 아니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세번째 부인인 아델레의 치아도 함께 공개했다. 아델레는 남편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합장되어 있어서 함께 도굴했던 것이다. 브람스의 치아는 고무로 만든 의치였다. 범인은 자기가 간직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치아들도 함께 보여주었다. 모두 무덤에서 훔친 것이라고 한다.

칼 보로모이스 교회

한편, 2008년에 중앙공동묘지 담당자는 두 사람의 묘지가 파헤쳐진 흔적이 있으며 새흙이 언저리에 있는 것을 보고 도굴에 대한 의심을 했었다고 말한 일이 있으나 당국은 별로 대수럽게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아무튼 O J 라는 사람이 자기의 범행을 밝히자 오스트리아의 수사 당국은 인테넷 상의 자료와 O J 라는 이니셜을 가지고 수사를 했고 마침내 그가 슬로박 사람인 온드레이 야이카이(Ondrej Jajcaj)라는 것을 알아냈다. 오스트리아 검찰 당국은 그를 시신훼손의 죄를 물어서 기소할 의사를 밝혔지만 문제는 사건이 일어난지 10년이 넘어서 공소유지가 어렵다는 것과 또한 그가 오스트리아인이 아니고 슬로박인이며 또한 오스트리아 국내에 주거하지 않고 있어서 기소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도죄, 시신훼손죄, 기타 죄로 엮어서 6개월에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범인은 비록 불법적이기는 하지만 위대한 인물들의 치아만을 전시하는 역사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털어 놓았다. 원, 별 사람도 다 있다. 그러나 워낙 별별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므로 비엔나 중앙공동묘지 당국은 혹시나 다른 무덤도 도굴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위대한 인물들의 두개골을 간직하고 있으면 그 영향으로 자기도 머리가 우수해 진다는 속설 때문에 몇몇 인물들의 시신에서 머리가 도난 당하는 일도 있긴 있었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고 배링공동묘지에 안장하자 혹시 엉뚱한 사람이 베토벤의 머리를 훔쳐가지 않을까 걱정해서 베토벤의 친구들이 밤새 묘지를 지켰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음악가 묘역의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