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이야기/마리아는 누구

젊은 여자와 처녀의 차이

정준극 2008. 8. 20. 17:19

[젊은 여자와 처녀의 차이]

 

우리 말의 성경에서는 마리아에 대하여 ‘처녀’라는 표현을 몇 번 사용하였다. 첫 번째는 마태복음 1장 23절로서 구약성경 이사야 7장 14절의 말씀인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를 인용하여 ‘처녀’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두 번째는 누가복음 1장 27절로 “(천사 가브리엘이)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신약성경의 4복음서 중에서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낳았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그건 그렇고, 우리말 성경에서 ‘처녀’라고 표현한 것은 영어의 Virgin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번역한 것이다. 원래 히브리어 성경에는 알마(almah)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 단어는 ‘젊은 여인’(Young woman 또는 Young maiden)을 의미할 뿐이며 ‘처녀’(Virgin)라는 뜻은 아니다. 만일 히브리어로 ‘처녀’라고 표현하고 싶었다면 베툴라(betulah)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야 한다. 그러나 히브리어 성경에는 베툴라(처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알마(젊은 여인)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 성경으로 번역할 때에 알마라는 단어를 파르테노스(parthenos)라고 번역하였고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버진(Virgin)이 되어 우리 말의 ‘처녀’가 된 것이다. 그리스어의 파르테노스는 ‘실제 처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원어의 뜻을 살려서 ‘젊은 여인’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처녀’라고 표현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젊은 여인’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처녀’를 뜻하는 말이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다.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할 때에 파르테노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마리아가 다윗의 후손인 요셉이라는 사람과 정혼하였지만 유태인의 결혼을 마무리하는 의식은 치루지 않은 상태에서(신부를 신랑의 집으로 데려오는 의식) 성령으로 아기를 잉태하였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시 마리아와 요셉은 결혼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었다고 한다. 점령군인 로마 군병이 나사렛에도 진입하여 행패를 부리므로 용모가 단정한 처녀로서 결혼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라파엘의 마돈나  임판타(왼쪽으로부터 성캐서린, 성엘리사벳, 그리스도, 마돈나, 서례요한). 세례요한은 그리스도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을 뿐인데 그림에는 너무 성숙하게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