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 이야기/마리아는 누구

영화 The Nativity Story(위대한 탄생)

정준극 2010. 4. 17. 07:48

영화 The Nativity Story(위대한 탄생)

 

영화 '위대한 탄생'의 포스터

 

성모 마리아에 대한 영화는 지금까지 무척 많이 나왔지만 가장 최근인 2006년 12월 나온 The Nativity Story(우리나라에서는 ‘위대한 탄생’이라고 번역하였음)이라는 것이 가장 친밀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할리우드의 캐서린 하드위크(Catherine Hardwicke: 1955-)가 감독한 영화이다. 성모 마리아는 뉴질랜드 출신의 키샤 캐슬-휴스(Keisha Castle-Hughes: 1990-)가 맡았고 요셉은 오스카 이삭(Oscar Isaac: 1980-)이 맡았다.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쇼레 아그다슐루(Shohreh Aghdashloo)가 맡았으며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는 스탠리 타운센드(Stanley Townsend)가 맡았다. 이밖에 헤롯왕, 그의 아들인 헤롯 안티파스,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안나, 성모 마리아의 아버지인 요아힘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는 마리아를 어떻게 그렸는지, 복음서에 나오는 스토리는 어떻게 해석하였는지를 살펴볼수 있어서 참고가 된다.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고등학교 영화처럼 진부한 스토리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다 아는 판에 박은 듯 한 내용이어서 진부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반응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마리아의 역을 맡은 배우 키샤 캐슬-휴스

 

영화는 이탈리아의 마테라(Mtera)와 모로코에서 주로 촬영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개봉되었다. 바티칸에서는 2006년 12월 초에 개봉되었다. 종교 영화가 바티칸에서 개봉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종래에는 다른 곳에서 개봉이 되어 충분히 반응을 본 후에야 바티칸에서 상영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예외이다. 원작은 마이크 리치(Mike Rich)의 동명 소설이다. 영화는 헤롯이 베들레헴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2살 이하의 아이들을 학살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예수의 수난을 예고한 장면이다. 영화의 모티브는 수태(Annunciation)와 예수의 강탄(Nativity)이지만 헤롯의 잔혹한 학살에 대하여도 초점을 맞춘듯 하다.

 

아기 예수의 탄생

 

스토리는 우리가 잘 아는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10대 소녀인 마리아(마리아가 몇살 때에 정혼 했는지는 정확한 설명이 없다)는 유대 땅에 사는 요셉과 정혼한 상태이다. 어느날 천사장 마이클(미하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며 이름을 예수라고 하라는 말씀을 전한다. 전설에 따르면 천사장 마이클이 마리아에게 나타난 때는 3월 하순이라고 한다. 천사로부터 수태 고지를 받은 마리아는 곧바로 사촌인 엘리사벳을 방문한다. 오래 전에 결혼한 사촌의 집에서 당분간 지내기 위해서이다. 사촌 엘리사벳을 만난 마리아는 임신할수 있는 나이가 훨씬 지난 엘리사벳이 임신한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임신도 성령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확신한다. 나중에 엘리사벳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세례자 요한이다. 천사장의 말씀에 따라 임신한 마리아는 몇달후 나사렛의 집으로 돌아온다. 정혼한 요셉과 마리아의 부모인 안나와 요아힘은 그제서야 마리아의 임신을 알고 크게 놀란다. 마리아는 다른 남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어 임신한 것으로 판단되어 비난을 받는다. 만일 그렇게 하여 임신을 하였으면 율법에 따라 돌을 맞아 죽임을 당해야 한다. 마리아는 요셉에게 천사장이 찾아와서 하나님의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고 얘기해 준 사실을 설명하지만 요셉은 도무지 믿지를 못한다. 어떻게 감히 하나님의 아들을 낳는다는 것인가? 어떻게 말씀 한마디로 임신을 할수 있다는 말인가? 의심이 구름같이 일어난 요셉은 마리아가 순결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셉은 은밀히 이혼하여 문제를 해결코자 했다. 그때에 천사장 마이클이 요셉을 찾아와 마리아의 임신이 성령으로 인한 것임을 설명해 준다. 요셉은 마리아를 믿게 된다. 그리고 마리아의 옆에서 그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예수의 주민등록상의 아버지인 요셉

 

한편, 헤롯왕은 유대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고향으로 가서 호적을 하라고 명령한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아구스도)의 지시에 의해서이다. 다윗의 직계 후손인 요셉도 나사렛에서 베들레헴으로 가야 했다. 베들레헴은 나사렛에서 110km 떨어진 거리였다. 서울 톨게이트에서 독립기념관이 있는 목천까지의 거리와 같다. 요셉은 남들이 이상하게 보던 말던 이미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기로 결정하였으므로 호적상 부인으로 인정하여 마리아를 나귀에 태우고 함께 베들레헴으로 호적을 하러 간다.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 만일 자동차로 간다면 한 두 시간이면 충분하겠지만 험한 지역을 나귀를 타고 가기 때문에 두어 주일이나 걸렸다. 베들레헴에 도착한 마리아는 곧 산기를 느낀다. 요셉은 두 사람이 묵을 여관을 찾지만 방이 없다. 요셉은 그나마 여관주인이 제시한 마구간을 찾아가 겨우 숙소를 정한다.

 

베들레헴을 지나가는 로마 군인들. 정복자로서 약탈을 일삼았다.

 

영화에서는 아기 예수가 탄생하는 장면과 함께 동방박사 세 사람, 즉 가스파르, 멜키오르, 발타사르가 예수에게 경배하기 위해 찾아오는 장면이 연결되어 나온다. 세 사람의 동방박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늘의 별 세 개가 한 자리에 모여 하나의 커다란 별을 이루는 것을 발견한바 있다. 천사장 가브리엘이 동방박사들에게 나타나 아기 예수의 나심을 전해준 이후 하늘에 커다란 별이 나타나(베들레헴의 별) 이들의 앞길을 인도한다.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에서 헤롯왕을 방문하여 ‘우리가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자를 경배하러 왔소이다’라고 말한다. 헤롯은 자기가 유대의 왕인데 또 누가 태어났다는 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동방박사들에게 어서 동쪽으로 계속 여행하여 새로 태어난 예수에게 경배하고 그 모든 일을 다시 돌아와 보고해주기를 당부한다. 헤롯은 박사들에게 자기도 새로 태어난 왕에게 경배하고 싶기 때문에 어찌된 영문인지 알고 싶은 것이라고 둘러댄다. 마리아와 요셉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동방박사 세 사람이 베들레헴의 마구간으로 찾아와 경배하고 가져온 예물인 황금(Gold)과 몰약(Myrrh)과 유향(Frankencense)을 드린다.

 

헤롯왕을 만나고 있는 동방박사들

 

그때에 천사가 동방박사들에게 나타나 헤롯에게 돌아가지 않고 다른 길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한다. 이에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않고 천사가 일러준대로(아마 다시 별이 나타나 인도했을 듯)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로부터 아마 2년이 지난것 같다. 헤롯은 박사들이 자기를 속인 것을 알아차리고 분노하여 베들레헴에 있는 어린 아이 중에서 두 살 아래에 있는 아기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로부터 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한 장면 중의 하나인 베들레헴의 대학살이 자행된다. 요셉은 꿈에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어서 애급으로 피난하라는 말씀을 듣는다. 이상과 같이 영화 The Nativity Story는 공관복음서, 특히 누가복음에 나오는 스토리를 거의 충실하게 재현하였다.

 

루벤스가 그린 '베들레헴의 학살'  

영화 '위대한 탄생'을 감독한 캐서린 하드위크. 트와일라이트(Twilight)도 그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