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부활 이야기/성묘교회

성묘교회의 모든 것

정준극 2008. 10. 7. 18:13

[성묘교회의 모든  것]


예루살렘에는 골고다 언덕이라고 믿어지는 곳에 성묘교회(聖墓敎會: Church of the Holy Sepulchre)가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곳이다. 이 교회에는 예수님을 장사지냈다고 생각되는 무덤의 유적들이 있다. 이 교회는 4세기경부터 기독교의 성지로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온 곳이다. 오늘날 이 교회는 그리스정교회의 예루살렘 주교가 있는 본부이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후부터 주후 66년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성전이 파괴될 때까지 이곳에 와서 예배의식을 드렸다고 한다.

 

예루살렘의 성묘교회.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골고다 언덕, 장사를 지낸 동산의 무덤, 무덤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장소라고 생각되는 곳에 교회가 세워졌다.

성묘교회에 들어가면 한 쪽 구석에 돌판이 있다. 예수님의 시신을 세마포로 싸서 놓아두었다는 돌판이다. 순례자들은 이 돌판에 기도하고 입맞춘다. 교회 안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위치도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 무덤에 있었다는 잔존물 들이 보관되어 있다. 성묘교회가 있는 자리에는 주후 135년 로마인들이 비너스 신전을 세웠었다. 그후 326년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십자가 언덕이었다고 생각되는 곳의 땅을 발굴하여 교회를 세웠다. 실제로 이곳에는 세 개의 교회가 세 곳의 성지 위에 별도로 세워졌다. 첫째는 갈보리 언덕의 바위 위에 세운 교회로서 이곳에 예수님을 장사지냈다는 동굴과 십자가를 세웠다는 곳의 잔존물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을 처음 발굴한 사람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성헬레나(St Helena)였다. 성헬레나는 십자가를 세웠다고 생각되는 곳을 발굴하는 중에 부근의 동굴 무덤에서 십자가 나무의 파편들과 쇠못들을 찾아냈다고 한다. 실제로 성헬레나가 발견한 것은 세 개의 커다란 십자가 형태의 나무였다고 한다. 예수님의 것, 그리고 함께 처형된 두명의 강도들의 십자가가 아닌가라고 생각되는 나무들이었다. 그중에서 어떤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병자 한사람을 데려와 각각의 나무를 만지도록 했는데 그 중 한 나무를 만지니 기적적으로 병이 낫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그 나무를 예수님의 십자가 유물로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얘기는 전설에 불과하다고 볼수 있다. 왜냐하면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시대에 살았던 성서역사학자 유세비우스(Eusebius)는 그런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묘교회의 내부

 

성묘교회는 주후 614년 화재로 파괴되었다. 당시에는 무슬림들이 성묘교회를 장악하고 있었다. 무슬림들은 이곳을 기독교 성지로 간주하여 그나마 보존하였다. 그러다가 주후 966년 다시 화재가 일어나 지붕과 문짝 등이 불에 타서 파괴되었다. 하지만 정작 완전히 파괴된 것은 1009년이었다. 교회의 기반으로 삼았던 바위들은 석재로 잘라져 나갔다. 다만, 바위 동굴의 남쪽과 북쪽 석벽만이 그나마 남아 있게 되었다. 1027년 새로 부임한 칼리프(무슬림의 수장)는 로마 황제와 합의를 보고 교회를 재건하고 단장하도록 허락했다. 이후 성묘교회는 누가 예루살렘을 통치하느냐에 따라 여러 번 모습이 변했다. 그러다가 1099년 첫 십자군이 도착하자 그나마 안정을 찾게 되었다. 첫 십자군은 성묘교회를 세 단체가 관장토록 하였다.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로마 가톨릭교회이다. 이같은 전통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1959년 로마 가톨릭,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세 집단은 성묘교회를 공동으로 보수키로 합의했다. 건물의 안전상 반드시 교체되어야 할 부분만 보수하였다. 이를 위해 현지 석공들을 불러 훈련까지 시켰다. 그래서 둥근 지붕의 원형 건물은 11세기 형식으로, 교회는 12세기 스타일로 보수하였다. 교회 내부의 스타일은 이 교회의 수난 많았던 역사만큼이나 복잡하다. 비잔틴, 중세, 십자군, 현대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더구나 교회의 관리를 세 개의 별개 집단이 맡고 있기 때문에 각 집단의 스타일에 따라 내부 장식이 다르다. 그래서 예수님의 무덤이 있었던 성지로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은 실망하기가 십상이다. 하지만 이 교회가 갖는 종교역사적인 중요성은 지나칠수 없다. 

 

작은 골방 안에 넓직한 돌이 있다. 예수의 시체를 놓았던 자리라고 한다. 순례자들이 끊일 사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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