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숫자의 세계/13은 과연 불운의 숫자?

13은 과연 불길한 숫자인가?

정준극 2008. 10. 30. 13:51

13은 과연 불길한 숫자인가?


숫자 13을 두려워하는 것을 영어로 Triskaidekaphobia(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라고 한다. 그리스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리스어로 트리스(tris)는 3이고 카이(kai)는 영어의 and라는 뜻이며 데카(deka)는 10이다. 포비아(phobia)는 공포증을 말한다. 그러므로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는 ‘13 공포증’을 의미한다. 서양에서는 미신인줄 알면서도 ‘금요일의 13일’을 특히 두려워한다. 이를 프리가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friggatriskaidekaphobia)라고 한다. 프리가(frigga)는 금요일을 뜻한다. 프라이데이(Friday)는 프리가에서 나온 단어이다. 북구 게르만 신화에서 프리가는 제신의 왕인 오딘의 부인으로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이다. 13이 불길하며 악마적이라는 사항이 처음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이다. 기원전 1780년경이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13조가 없다. 그래서 '보아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법전에도 13을 불길하다고 보아서 13조를 삭제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함무라비 법전'에는 1조, 2조...라는 숫자가 아예 없었다고 한다. 다만 13번째 조항이 없다는 것인데 그것은 이 법전을 번역한 사람들이 잘 모르고 한 조항을 빼먹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번역을 하지 않았던 조항은 '만일 물건을 판 사람이 운명을 따라 떠났다면, 즉 죽었다며, 산 사람은 물건을 반환하면서 죽은 사람의 재산에서 다섯배의 변상을 받을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독교에서는 13일의 금요일을 기피하고 있다. 예수께서 13일의 금요일에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해서이다.


13이라는 숫자를 기피하고 혐오하는 것은 기독교에서 두드러진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에 모두 13명이 참석하였는데 그중에서 예수님을 배반한 가롯 유다(Judas Iocarius)가 식탁에서 13번째로 앉았으므로 13을 저주의 숫자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유태교-기독교의 전통에서는 13이란 숫자가 반드시 저주를 받아야 할 숫자는 아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13가지 속성’(13 Attributes of God: 자비의 13가지 속성이라고도 함)은 토라(Torah)에 일일이 열거되어 있는 중요한 내용이다. 그래서 요즘도 성당이나 일부 개신교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13가지 속성’을 설교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정통기독교에서는 13을 예수 공현(公顯)과 관련하여 축복의 숫자로 간주하고 있다. 가톨릭 전통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태어나신지 13일후에 동방박사 세 사람으로부터 경배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12월 25일로부터 13일 후인 1월 6일을 예수 공현축일로 지키고 있다. 예수 공현축일이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이방인인 세 동방 박사를 통하여 메시아임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열세명이 참석했는데 그중에서 가롯 유다가 열세번째 라는 것이다.


13이라는 숫자는 북구에서 냉대를 받았다. 북구의 신화에 따르면 파괴와 재난(災難)의 신 로우키(Loki)가 북구의 판테온(萬神殿)에서 13번째 위치의 신이므로 불길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로우키는 미의 신인 발드르(Baldr)를 살해하였으며 발드르의 장례식에 13번째 조문객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로부터 북구에서는 만일 13명이 모인 경우가 있으면 그 다음해에는 그중 한명이 죽는다는 미신이 있다. 이같은 북구의 미신이 나중에 기독교 사회로 전염되어 사탄이 13번째 천사였다는 주장이 나오게 되었다. 또 다른 북구의 전설도 있다. 노르나-게스트(Norna-Gest)에 대한 신화이다. 노르나 게스트라는 말은 운명의 신인 노른 손님이라는 의미이다. 어느 때 오딘의 아들 생일잔치에 제신 10명만을 초청하였다. 아마 식탁이 협소해서였을 것이다. 잠시후 초청하지도 않은 노른(Norn) 3명이 불쑥 찾아왔다. 오딘은 세명의 운명의 여신들을 무시할수 없어서 이들을 모두 환영하였다. 그런데 일설에는 세명의 운명의 여신중에서 두명만 환영을 하고 한명은 박대를 했다고 한다. 어쨋거나 식탁에는 12명밖에 앉을수 없기 때문에 한 명의 노른은 앉을수 없게 되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냉대를 받은 나머지 한 명의 운명의 여신은 화가 나서 그가 들고 있던 촛불을 오딘의 어린 아들에게 주며 그 촛불이 다 탈 때까지밖에 살수 없도록 하는 저주를 내렸다. 두명의 초대받은 여신들은 당장 그 저주를 풀기위해 노력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만 계속 잠들어 있어야 하고 어떤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깨워야 한다는 정도로 저주를 완화하였을 뿐이었다. 어쩐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동화에 비슷한 이야기이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북구에서는 13을 저주의 숫자로 간주하고 있다.

 

북구의 신화에서 파괴와 재난의 신인 로키. 북구의 판테온에서 13번째 자리에 있다.

 

시크교(Sikhism)의 경전중 하나인 사키(Sakhi: 증거라는 뜻) 또는 구루 나낙 데브 지(Guru Nanak Dev Ji)의 스토리에 의하면 구루 나낙이라는 현자가 술탄푸르 로디(Sultanpur Lodhi)의 재정 관리인으로 있을 때 시간만 있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나 옷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먹을 것이나 옷을 나누어 줄때 13번째 사람의 차례가 오면 주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테라’(Terah)라고 말했다고 한다. 힌두어로 13을 테라라고 부른다. 테라라는 단어는 편자브어로 ‘나는 당신의 것’이라는 뜻도 된다. 구루는 13번째 사람의 차례가 올 때마다 테라를 외치며 모든 물건이 ‘거룩한 신 당신(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했다고 한다. 구루 나낙이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옷을 나누어 주고 있다는 얘기가 술탄에게 보고되었다. 술탄은 구루 나낙이 궁전의 돈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물건들을 사서 나누어 준다고 생각하여 궁전의 금고를 검사토록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금고에는 종전보다 더 많은 돈이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테라(13)라는 숫자를 크게 존귀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구루(Guru)라는 말은 힌두교의 지도자(導師)를 말한다. 시크교의 성전(聖典)인 그루 그란트 사히브(Guru Granth Sahib)에는 와헤구르(Waheguru)라는 단어가 13번 나온다. 창조주 신이라는 뜻이다. 시크교의 칼사(Khalsa: 순수 시크)의 창조를 기념하는 바이사키(Vaisakhi)축제는 4월 13일부터 시작된다. 바이사키는 시크 달력으로 새해 첫날이다.


서양에서는 엘리베이터 층수에 13이 거의 없다. 엘리베이터 버튼에도 13층은 없다.


유태교에서 13이라는 숫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태인 소년은 13세가 되면 성년식을 가지고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히브리어로 토라를 읽기 때문이다. 이를 바르 미츠바(Bar Mitzvah)라고 한다. 여자 아이들은 12세에 성년식을 치른다. 바트 미츠바(Bat Mitzvah)라고 부른다. Bar는 바빌로니아 아람어로 아들(Son)이라는 뜻이며 히브리어로의 Ben 과 같다. Bat는 소녀(여자아이)를 말한다. 미츠바(Mitzvah)는 계명(Commandment) 또는 법(Law)을 말한다. 그러므로 바르 미츠바는 '법(계명)의 아들', 바트 미츠바는 '법(계명)의 딸'이라고 말할수 있다. 그러나 유태인 랍비의 용어로는 Bar 가 '어떤 범주에 속하는'(Under the category) 또는 '무엇에 의한'(Subect to)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므로 Bar mitzvah 라고 하면 '법에 의하여 어떤 행위를 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남자'라는 뜻이다. 이 경우에 법이라 함은 유태인의 율법(계명)을 말한다. MPAA(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영화협회)에서 정한 영화등급에서 PG-13은 13세 이하의 아이들이라면 어른의 가이드(PG: Parental Guide)가 있어야볼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아마 13을 성년의 숫자로 여겨서 그렇게 정한것 같다.

 

바르 미츠바 의식을 행하는 유태인 소년. 13세가 되면 바르 미츠바 의식을 갖는다. 그로부터 13이라는 숫자는 성년을 의미하게 되었고 PG-13은 영화에서 부모의 가이드가 있어야 볼수 있다는 의미이다.

 

앞에서도 잠간 언급했지만 토라에 의하면 여호와는 ‘13가지 자비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유태인들은 이 내용을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토라(출애굽기 34장 6-7절)에 의하면 만일 여호와께서 자비를 베푸심에도 불구하고 악행을 저지르면 여호와께서 아버지의 악행에 대하여 자손 3,4대에 이르기까지 보응하겠다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결코 자비스럽기만한 신이 아니라 분노하고 채찍을 드시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전 1760년경에 완성된 메소포타미아의 함무라비(Hammurabi) 법전에는 제13조가 없다. 이로 미루어보아 13을 배척하는 것은 기독교시대의 훨씬 전부터 있었다고 볼수 있다. 고대 페르시인들은 천상의 12궁(宮)이 1년 열두 달을 조정한다고 믿었다. 이들은 하나의 별자리가 이 세상을 1천년동안 관리하며 12궁 별자리의 임무가 모두 끝나면 세상이 와해되며 대혼란이 온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13 이라는 숫자는 대혼란을 의미한다. 페르시아인들은 페르시아 월력으로 매달 13일째 되는 날에 집을 비워 불운을 예방하는 전통이 있었다. 이를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라고 부른다.


비행기 좌석에 12 다음에 14이다. 13은 불길하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는 항공사들이 있다. 사진은 알리탈리아 항공의 경우이다.


미국 콜게이트(Colgate)대학교는 1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있다. 이 대학교는 1819년 13명이 뜻을 합하여 설립되었으며 처음 모금한 설립 자금은 13불이었다. 이들을 학교를 위해 13번의 기도회를 가졌으며 신문에 13번의 기고를 했다. 대학교 주소는 뉴욕주 해밀튼시 오크 드라이브(Oak Drive) 13번지이다. 콜게이트 대학교 합창단의 이름은 ‘콜게이트 13’이다. 아폴로 13호는 1970년 4월 11일에 발사되었다. 발사시각은 13시 13분이었다. 아폴로 13호는 4월 13일 산소 탱크가 폭발하는 바람에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탈리아의 유람선인 코스타 콘코르디아는 2012년 1월 13일 금요일에 토스카나 제도의 질리오섬 인근에서 침몰하여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에 파리의 바타클란 클럽에 대한 테로리스트의 공격은 11월 13일 금요일이었다.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서 프랑스의 필립 5세는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에 성전기사단(Knights Templar)에 대한 체포명령을 내렸다. 13이라는 숫자는 불길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날짜의 13일이 금요일과 겹친다고 해서 금요일도 불길하다는 주장은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하다는 주장은 21세기 초에 개발된 아이디어였다. 특히 '다 빈치 코드'라는 소설 때문에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미국 뉴욕 해밀튼의 콜게이트 대학교

 

13이 불길하다는 미신을 타파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도 있었다. 1881년에 뉴욕의 유력인사들이 모임을 만들고 그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윌리엄 파울러 대위가 주도한 모임이었다. 이들은 우선 딘너 캬바레 클럽을 만들고 명칭을 '13 클럽'(The Thirteen Club)이라고 했다. 첫 모임은 1881년 1월 13일 금요일 오후 8시 13분에 가졌다. 장소는 13호실이었으며 참석자는 13명이었다. 그후 미국의 여러 곳에서 '13 클럽'이 생겨났다. '13 클럽'은 1920년대까지 지속되다가 전쟁 등으로 자연스럽게 해산되었다. 아일랜드에서의 자동차 번호 시스템은 특별하다. 등록연도를 끝자리 숫자를 번호판의 앞 자리에 기록한다. 예를 들어서 2011년에 자동차를 등록했다면 번호판의 앞 자리 숫자는 11로 시작한다. 그런데 2013년이 되어 문제가 생겼다. 2013년에 자동차를 등록하면 번호판의 앞 자리 숫자가 13이 되므로 사람들이 불길하다고 해서 기피할 것이 분명했다. 아일랜드의 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가 팔리지 않으면 큰일이므로 당국에 선처를 간청했다. 그래서 2013년에 자동차를 등록하면 앞자리 숫자인 13에 1을 더 붙여서 131로 하기로 했다. 1을 더 붙이는 것은 2013년의 상번기에 해당하며 하반기에는 2를 더 붙이도록 했다. 그래서 2013년의 하반기에 등록한 자동차의 번호판에는 132라는 숫자가 들어가도록 했다. 이러한 새로은 시스템은 2014년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4년의 상반기의 번호판은 141이 되며 하반기의 번호판은 142가 된다.


호주의 경마장 마사에는 12 다음에 12a 를 쓰며 다음이 14이다.


유명한 운동선수 중에 백넘버가 13인 사람들이 많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야구선수 중의 한 사람인 알렉스 로드리게즈(Alex Rodriguez)의 백넘버는 13이다. NFL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패스를 한 마이아미 돌핀스의 댄 마리노(Dan Marino)의 백넘버도 13이다. 댄 마리노는 미식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쿼터백이지만 NFL 챔피언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농구선수 윌트 챔버레인(Wilt Chamberlain)은 NBA에서 활동하는 기간중에 13번이었다. 농구선수 샤퀼 오닐(Shaquille O'Neal)은 1966년 전성기에 백넘버 13번이었다. 팀 던칸(Tim Duncan)은 2004년에 백넘버 13번의 유니폼을 입었으며 피닉스 선스(Phoenix Suns) 선수로서 2004-05년 및 2005-06 시즌에 전미 최우수 선수였던 스티브 내쉬(Steve Nash)의 백넘버도 13번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오 밍(Yao Ming)은 13번을 입었으며 학키 선수인 매츠 선딘(Mats Sundin)도 13번을 입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여자 축구선수인 미국의 크리스틴 릴리(Kristine Lilly)의 백넘버도 13번이다. 남자 축구 선수로서 13번을 고수하는 세계적인 선수는 독일국가대표인 마이클 발락(Michael Ballack)이다. 발락은 현재 영국 첼시에서 뛰고 있다. 기왕에 스포츠 얘기가 나왔기에 몇가지 사항을 덧붙이자면, 럭비는 13명이 한 팀이다. 럭비 경기를 할 때에는 센터 중의 한 사람이 일반적으로 백넘버 13번을 입는다. 전통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일반적으로 1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고 있음은 흥미로운 일이다.  

 


미국에는 백넘버 13의 운동선수들이 여럿 있다. 이들은 13을 럭키 넘버라고 생각한다. 길버트 아레나

 

기독교(청교도)에 바탕을 둔 미국에서는 13이라는 숫자가 불운을 가져온다는 관념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이를 타파코자 1881년 남북전쟁에 참전하였던 윌리엄 파울러(William Fowler) 대위가 이른바 ‘13명 클럽’을 결성하였다. 첫모임은 1881년 1월 13일 금요일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호텔의 회의장은 13호실이었다. 회의장에는 소금을 잔뜩 뿌려 놓았다. 모두 무사히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후 ‘13명 클럽’은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설립되어 40여년 동안 미신타파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였다. 이들의 활동은 정기적으로 신문에 보도되었다. ‘13명 클럽’을 거친 회원 중에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된 체스터 아서(Chester Arthur)로부터 테오도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에 이르기까지 5명의 미국 대통령이 포함되어 있다. ‘13명 클럽’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차 사라졌다.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아랫쪽에 써 있는 방 번호에 13은 없다. 이탈리아의 어떤 모텔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아직도 13이라는 숫자를 기피하는 모습을 간간히 볼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상당수 건물에 13층이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12층 다음은 14층이다. 뉴욕주 버팔로의 시청에는 13층이 없다. 엘리베이터에는 12층 다음에 P라고 되어 있고 그 다음이 14층이다. P층에 내려 보면 사무실이 아니라 창고로 쓰는 공간들만이 있다. 아마 주차장(Parking)을 생각해서 P라고 표현한 모양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아파트의 12층 다음에 M을 사용하고 그 다음에 14층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M은 영어 알파벳의 13번째 글자이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건물에서 M이라고 하면 메짜닌(Mezzanine)을 의미한다. 메짜닌은 층과 층사이에 있는 중층(中層)을 말한다. 어떤 건물들에서는 13층이라고 표기하는 대신 12A라고 쓰는 경우도 많다. 12A층 다음에는 14층이다.


엘리베이터에 12층 다음이 14층이다.

              

인도 케랄라(Kerala) 지방의 고등법원에는 13호실 법정이 없다. 필리핀 마닐라의 마카티(Makati) 시청사에는 13층이라는 숫자 대신에 33 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란(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집주소를 표기할 때에 13번지 대신에 12+1번지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2번가 다음으로 13번가가 있어야 하지만 대신에 펀스튼가(Funston Ave)라는 이름을 붙였다. 펀스튼가의 다음은 14번가이다. 워싱턴 주의 롱뷰(Longview)라는 도시에서도 13번가 대신에 카머스가(Commerce Ave)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어떤 공항에서는 게이트(탑승구)에 13번이 없다. 비행기 좌석에도 13번이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콘티넬탈 항공, 에어 뉴질랜드,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항공과 메리디아나 플라이(항공)의 경우 좌석번호 13번이 없다. 미국에서는 전투기 신제품의 경우에 F-12 다음에 F-13은 없고 F-14이다. 13과 관련하여 아폴로 우주선을 얘기하지 않을수 없다. 나사(NASA)의 아폴로 13호는 1971년 4월 11일 13시 13분에 플로리다의 케이프케네디에서 우주로 발사되었다. 아폴로 13호의 미션은 4월 13일 우주선 폭발로 중단되었다. 다행히 우주인들은 모두 무사히 귀환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4를 금기하고 있다. 4가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삼각지 전쟁기념관의 광장에는 각군의 군기가 게양되어 있다. 제3보병사단의 옆은 제5보병사단이다. 제4보병사단은 없다.

                

미합중국이 처음 식민지에서 독립할 때에 13개주가 참여했다. 최초의 미국 성조기에는 13개의 별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새로 가입하는 주가 많아서 더 이상 13개의 별이 의미가 없게 되자 13개의 줄로 대신했다. 하얀줄 여섯 개, 빨간줄 일곱 개다. 미국의 국가문장(紋章)에는 13개의 올리브 잎과 13개의 화살과 13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미육군, 공군, 해병대 중장에 대한 예포는 13발이다. 사형수를 교수형에 처하기 위해 교수대로 올라가는 계단의 수는 일반적으로 13이다. 일설에 의하면 사형수의 목에 거는 밧줄의 매듭도 13개라고 한다. 줄리어스 시저는 제13군단을 이끌고 루비콘(Rubicon)강을 건넜다. 이로써 시저에 의한 로마제국의 내전이 시작되었으며 결국 로마의 공화제가 종말을 고했다. 태국에서는 전통적인 신년(송크란 데이)이 4월 13일부터 시작된다. 핵비확산금지조약에 대한 2000년도 검토회의의 생산된 최종문서는 13 단계로 되어 있다. 미드중의 하나인 TV 드라마 하우스(House)에서 비밀스런 인물의 별명은 서틴(Thirteen: 13)이다. 영화 스타워스에는 1138 이란 숫자가 여러번 흩어져 나온다. 1138 은 1+1+3+8 로서 합하면 13이다. 동양의 12간지(干支)는 원래 13간지로서 고양이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쫓겨나서 12간지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 만들어진 국기는 영국의 유니온 잭에 당시 식민지 상류층인 상인연합의 상징인 13개 줄을 합하여 만든 것이다. 당시에 영국의 유니온 잭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미국의 식민지 군대는 영국에 대한 반항의 표시로 그것을 사용키로 했다. 베치 로스가 미국 국기를 만들고 있는 장면.

                       

그러면 13 이외에도 기피되고 있는 숫자는 또 있다. 우선 666 이다. 사탄의 숫자라는 것이다. 성경의 묵시로(요한계시록)에도 666 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다. 161도 기피하는 숫자이다.  야수의 숫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잘 아는대로 한자문화권의 동양에서는 4를 기피하고 있다. 4가 한문으로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중국, 대만, 싱가폴, 말레이지사, 일본, 한국, 베트남에서 그러하다. 숫자 4를 기피하는 것을 영어로 테트라포비아(Tetraphobia)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에서는 17을 불길한 숫자로 보고있다. 17을 로마 숫자로 기록하면 XVII이 된다. 이 숫자는 VIXI(빅시)라고 돌려 쓸수가 있다. 이 말은 라틴어로 '나는 다 살았다'(I have lived)라는 뜻이다. '나는 다 살았다'라는 말은 '나는 죽었도다'와 같은 의미이므로 기피대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의 어떤 호텔에는 17 호실이 없으며 비행기에도 17열이 없는 경우가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13 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간주하고 있는데 그리스와 스페인의 일부 지역, 그리고 남미의 일부 지역에서는 13 일의 화요일을 불길한 날로 간주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어떤 지방에서는 39 를 불길한 숫자로 보고 있다. 39는 13의 3배수이다.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첫째 짐승의 이름을 가르키는 숫자가 666이다. 적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숫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그리스도 그 자체를 의미한다. 성서 사본에 따라서는 616이라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일부 학자들은 666이라면 네로 황제를, 616이라면 칼리굴라 황제를 말하며 이들이 적그리스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