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이야기/산타클로스의 수행원

하인 루프레헤트

정준극 2009. 9. 16. 19:08

산타클로스의 동행자 - 하인 루프레헤트

 

성니콜라스의 수행원인 하인 루프레헤트. 한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있다.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는 전설적으로 산타클로스가 아이들을 찾아다닐 때에 수행비서, 또는 길동무를 데리고 다닌다고 믿고 있다. 산타클로스의 수행원으로서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하지만 모두 같은 부류이다. 그중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존재는 크네헤트 루프레헤트(Knecht Ruprecht)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일꾼 루프레헤트’ 또는 ‘하인 루프레헤트’이다. 아마 독일 아이들에게 크네헤트 루프레헤트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으면 모르는 아이들이 없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바바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프리울리에서 잘 알려진 크람푸스(Krampus)도 같은 성격의 수행원이다. 크람푸스는 옛 독일어로 ‘죽어 있는’ 또는 ‘말라비틀어진’이라는 뜻이다. 그런 인상이기 때문이다. 헝가리에서는 크람푸츠(Krampusz)라고 부른다. 바바리아와 오스트리아의 일부 지방에서는 클라우바우프(Klaubauf)라고 부르며 슈티리아에서는 바르텔(Bartel)이라고 부른다. 아무튼 산타클로스는 빨간 옷을 입고 하얀 수염을 휘날리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이지만 함께 다니는 수행원은 귀신이나 도깨비의 사촌 쯤 되는 혐오스러운 인상착의이기 때문에 묘한 대조를 이룬다.

 

벨기에의 성니콜라스 그림. 이건 전통적인 성니콜라스 그림이지만 세월이 흘러 성니콜라스가 산타클로스가 되자 하인 비슷한 인물을 하나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각 나라마다 그 동행자의 명칭이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이름은 크네헤트 루프레헤트이다.

 

이밖에도 펠체보크(Pelzebock), 펠츠니켈(Pelznickel), 벨첸니글(Belzeniggl), 벨스니클(Belsnickel: 미국 펜실베이니아)이라는 명칭도 있다. 스위스에서는 크람푸스라는 말 대신에 슈무츨리(Schmutzli)라고 부르며 독일의 아우그스부르크(Augsburg)에서는 분체베르그트(Bunzebergt)라고 부른다. 체코공화국에서는 성니콜라스(스바티 미쿨라스: Svaty Mikulas)가 체르트(Cert: 악마)와 안델(Andel: 천사)과 함께 다닌다는 전설이 있다. 프랑스의 동부인 알사스 지방에서는 산타클로스의 동행자를 한스트랍(Hanstrapp)이라고 부른다. 네덜란드와 플란더스에서는 산타클로스의 동행자(길동무)가 아니라 조수(헬퍼)로서 츠봐르테 피에트(Zwarte Piet: 검은 피터)가 있다고 믿고 있다. 얼굴 색이 검은 것은 무어인이나 아프리카 흑인들을 말하는 것으로 이들은 대체로 유럽 귀족들의 하인이나 노예이기 때문에 산타의 하인으로 삼았다. 산타클로스가 다른 사람과 함께 돌아다닌다는 전설은 유럽에서도 독일계 지방에서 널리 펴져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독일계 이민들의 사회에서 동행자 전설이 아직도 기를 펴고 있다.

 

산타클로스가 슈무출리와 함께 다니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그림. 스위스. 평소에 잘못을 저지른 아이는 슈무출리로부터 호된 곤욕을 치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