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이야기/산타클로스의 수행원

오스트리아의 크람푸스

정준극 2009. 9. 16. 19:15

오스트리아의 크람푸스

 

오스트리아의 여러 지방에서는 크람푸스(Krampus) 또는 크람푸쎄(Krampusse)가 무서운 존재로 알려져 있다. 크람푸쎄는 독일어의 크람푸스에서 나온 것으로 그에 대한 전통은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내려오던 오랜 것이었다. 크람푸스 전통은 일반 서민층에서 유행했었다. 성니콜라스 축일의 전야에 아이들이 검은 넝마 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로부터 사탕이나 장난감을 받는 풍습이었다. 미국에서의 할로윈 데이를 생각하면 된다. 어떤 아이들은 얼굴을 검게 칠하고 쇠사슬을 끌고 다니면서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다고 소리쳤다. 주로 귀족이나 부자집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았기 때문에 부자집의 부모들은 산타클로스의 수행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자나 사탕을 많이 준비해 두었다가 나누어 주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그렇게 돌아 다니면서 소란을 부렸으나 요즘은 격렬한 행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크람푸스를 그린 오스트리아의 그림엽서. 양손을 쇠사슬로 묶었으며 한손에 회초리를 들고 긴 혓바닥을 내민 크람푸스가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바구니에 담거나 끌고 간다. 아이들은 잘못했다고 하면서 운다.

 

오늘날 슈티리아의 작은 마을인 슐라드밍(Schladming)에서는 매년 성니콜라스 데이가 다가오면 적어도 1천2백명에 이르는 크람푸스 들이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이 마을로 몰려와 떠들썩한 축제를 벌인다. 개중에는 염소머리처럼 분장한 청소년들이 많으며 어떤 아이들은 나무로 조각한 가면을 쓰고 다닌다. 이들은 어두운 밤에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 소의 목에 거는 방울들을 소리 내어 흔들며 다닌다. 이같은 소란에는 10대의 청소년이나 20대의 젊은이들이 주로 참여하였는데 최근에는 이들 청소년들이 술을 먹거나 마약을 해서 정말 소동을 피는 존재들이 되어 눈살을 찌푸르게 하는 존재가 되어 있다. 이날에는 젊은 여자들이 함부로 외출하지 못하였다. 또 자칭 크람푸스들은 회초리를 들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회초리를 휘둘렀기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많았다.

 

잘츠부르크에서의 성니콜라스 축일에 거리로 나온 크람푸스. 염소의 뿔과 염소 털로 된 옷을 입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크람푸스가 악마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목과 손발에 쇠사슬을 칭칭 감고 다녔다. 크람푸스는 착한 아이들에게는 금으로 만든 나뭇가지를 주며 나쁜 짓을 한 아이들에게는 은으로 만든 나뭇가지를 주는 풍습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크람푸스들은 오스트리아 슈티리아의 크람푸스처럼 소란을 피지는 않는다. 그날 밤에 아이들은 만일 깨어 있으면 선물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 때문에 모두들 안 오는 잠을 자느라고 애썼다. 크람푸스는 아주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자루에 담아 멀리 가져간다고 하므로 사실상 아이들은 혹시 자기가 잡혀갈까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가 일수였다. 헝가리에서는 크람푸스(크람푸츠)가 크로아티아처럼 악마로 분장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기 많은 사람의 모습이다. 하지만 검은 옷을 입고 붉은 혀를 길게 내밀며 다녀서 무섭기도 했다. 헝가리의 크람푸스는 한 묶음의 금빛 나뭇가지를 들고 다니며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을 때린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일부러 금빛 나뭇가지 묶음을 들고 와서 크람푸스로부터 받았다고 하며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겁을 준다. 요즘에는 매년 11월 말에 거리에서 예쁜 리본으로 묶은 황금빛 나뭇가지들을 판다. 부모들은 그것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준다. 벨기에에서는 츠봐르테 피에트(검은 피터)가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거리의 상점에는 츠봐르테 피에트의 인형이 아름답게 포장된 선물들과 함께 진열되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오스트리아 뷔스(Wies)의 크람푸스 퍼레이드. 난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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