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 George Conrad von Sauer(에밀 게오르게 콘라드 폰 자우어)

Emil George Conrad von Sauer(에밀 게오르게 콘라드 폰 자우어)

리스트의 진정한 후계자

 

피아노 앞의 에밀 폰 자우어

 

에밀 게오르그 콘란드 폰 자우어는 1862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비엔나에서 활동하다가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작곡가로서 간주한다. 자우어는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다. 또한 편곡에 있어서도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으며 음악교사로서도 많은 제자를 두었다. 자우어는 프란츠 리스트의 가장 뛰어난 제자였다. 당시 비엔나 음악계는 자우어를 ‘당대의 가장 위대한 거장(비르투오소)’라며 존경을 보냈다. 리스트의 또 다른 제자인 마르틴 크라우제(Martin Krause)는 ‘자우어야 말로 어느 누구보다도 리스트의 가장 적법한 후계자’라며 찬사를 보냈다.

 

자우어는 리스트에게서 피아노와 작곡을 배우기 전에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으로부터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했다. 리스트의 문하에 들어가게 된 것은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한후 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기 위해 이탈리아에 여행을 갔다가 한때 리스트와 연인사이였던 뷔트겐슈타인(Sayn-Wittgenstein) 백작부인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소개로 리스트를 찾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자우어는 리스트의 문하에서 2년 동안 공부했으나 자우어 자신은 리스트의 제자라고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우어는 1895년 어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 자신을 리스트의 제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겨우 몇 달 밖에 함께 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때 리스트는 상당히 연로하여서 사실상 별로 배울것도 없었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러나 훗날 자우어는 자기의 음악 세계에 어느 틈에 리스트의 영향이 배어 있는 것은 인식하고 생각을 달리하였다고 한다.

 

자우어는 1882년부터 피아노 연주여행을 자주 다녔다. 그는 그로부터 거의 반세기 동안 피아노의 비르투오소로서 세계 음악사에 빛나는 이름을 남겼다. 1901년 그는 비엔나음악원의 피아노 교수로 임명되었다. 자우어는 1907년에 비엔나음악원을 떠났으나 1915년에 다시 돌아와 후진 양성에 매진하였다. 그의 제자로서는 Webster Aitken, Stefan Askenase, Robert Goldsand, Ignace Hilsberg, Maryla Jonas, Lubka Kolessa, Elly Ney, Ozan Marsh, Dario Raucea, Elfi von Dassanowsky, Isolde Ahlgrimm, Else Herold, Marie Aimee Varro 등 허다하다. 자우어의 두 번째 부인인 안젤리카 모랄레스는 전설적인 음악교사였다.

 

자우어는 리스트를 계승하였다는 주장을 내키지 않아 했지만 세간의 중평은 자우어야 말로 오리지널 리스트 스타일의 피아니슴(Pianism)을 강조한 연주를 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이었다. 자우어는 키보드 전체를 압도하는 강력한 로맨틱 접근방법을 즐겨하였다. 이 역시 리스트피아노학파의 특징이었다. 리스트의 또 다른 제자인 모리츠 로젠탈은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능가하는 연주를 즐겨했다. 하지만 자우어는 대단히 세련된 맨너로 명쾌하고 스마트한 연주를 강조하는 입장이었다. 간혹 자우어의 연주는 폭이 넓지 않다는 평을 받았으나 반면 그의 연주야말로 언제나 우아하였으며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자우어는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들을 완벽하게 해석하는 대가였다. 이와 함께 피슈나(Pischna), 플라이디(Plaidy), 쿨라크(Kullak) 등의 아카데믹한 작품들을 해석하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자우어는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소나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 피아노 소품, 가곡들을 작곡했다. 미안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중요하다고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레그 마르세브(Oleg Marshev)가 취입한 6장의 자우어 피아노작품 CD세트는 피아노음악 애호가들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