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오페라는 누가 작곡한 어떤 작품인가?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하지만 자코포 페리의 '다프네'라는 오페라가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보다 훨씬 먼저 공연되었기 때문에 자코포 페리야 말로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음악의 역사에서 최초의 오페라는 어떤 작품인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가 작곡한 오페라 '오르페오'(L'Orfeo)를 오페라의 시초로 보고 있다. 그래서 몬테베르디를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는 1607년에 초연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코포 페리(Jacopo Peri: 1561-1633)의 '다프네'(Dafne)야말로 최초의 오페라다운 오페라라고 주장하며 자코포 페리를 오페라의 원조로 보고 있다. '다프네'는 1597년 경에 공연되었다. 하지만 '다프네'라는 오페라가 공연되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악보는 남아 있지 않다. 한편, 자코포 페리는 '에우리디체'(Euridice)라는 오페라도 작곡하여 1600년에 무대에 올렸다. '에우리디체'는 다행히 악보가 남아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악보가 남아 있는 가장 최초의 오페라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안하게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오페라라고 단정할 정도는 아닌 작품이라는 견해들이었다. 줄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 1551-1618)가 자코포 페리와 마찬가지로 오비드의 '변형'(Metamophoses)을 바탕으로 오페라 '에우리디체'를 작곡하였으나 페리의 '에우리디체'가 먼저 출판되었고 또 먼저 공연되었다. 카치니의 '에우리디체'는 1602년에야 공연되었다. 그러나 카치니의 '에우리디체'는 그보다 먼저 인기를 끈 페리의 '에우리디체'의 그늘에 파묻혀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자코포 페리(Jacopoo Peri)
그런가하면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Emilio de Cavalieri: 1550-1602)야 말로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카발리에리의 작품인 '영혼과 육신의 표상'(Rappresentatione di anima e di corpo)은 1600년 2월 로마에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실상 오라토리오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오페라라고 볼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비록 오라토리오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지만 오페라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연주하는 모테트 형식이 아니라 오페라 스타일로 공연되었다.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리아와 중창까지 등장한다. 서막에서는 해설까지 곁들여 있다. 그래서 카발리에리의 '영혼과 육신의 표상'을 최초의 오페라로 간주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오페라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인가? 아니면 자코포 페리인가? 그렇지 않으면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인가? 우선 이 세사람 중에서 연배로 보면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가 선배이다. 선배 대접을 해 준다면 카발리에리를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부를수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음악인지 알수 없지만 만일 자코포 페리의 '다프네'를 최초의 오페라로 간주한다면 자코포 페리를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간주할 수 있다. '다프네'는 일찍이 1597년 경에 공연되었다고 한다. 만일 악보가 남아 있다면 당연히 음악사상 최초의 오페라라고 부를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코포 페리는 1600년에 '에우리디체'라는 오페라를 만들어 발표했다. 1600년 10월에 플로렌스에서 초연되었다. 하지만 카발리에리의 '영혼과 육신의 표상'이 같은 해에 공연되기는 했지만 2월에 공연되어 선두자리를 지켰다. 만일 카발리에리의 '영혼과...'를 오페라로 간주하지 않고 오라토리오로만 간주한다면, 그리고 자코포 페리의 오페라 '에우리디체'는 오페라로서의 구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1607년에 초연된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가 최초의 오페라가 되며 몬테베르디는 '오페라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아도 아깝지 않다. 다시 말해서 악보는 남아 있지 않지만 모두들 자코포 페리의 '다프네'를 최초의 오페라라고 정식으로 인정한다면 자코포 페리가 당연히 '오페라의 아버지'가 된다. 그리고 데 카발리에리의 '영혼과 육체의 표상'을 오라토리오가 아닌 오페라로 간주한다면 그것이 역사상 첫 오페라의 자리를 차지한다.
로마 산타마리아교회에 있는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의 흉상. 자코포 페리의 '다프네'라는 오페라를 최초의 오페라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 학자들은 1600년에 초연된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의 '영혼과 육체의 표상'이라는 작품이 사실상 최초의 오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코포 페리의 오페라 '에우리디체'(Euridice: Eurydice: Erudice)는 1600년 10월 6일 플로렌스에서 초연되었다. 대본은 오비드의 메타모르포세스(Metamorphoses)에 기본을 두어 오타비오 리누치니(Ottavio Rinuccini)가 썼다. 음악에서는 줄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가 추가하여 작곡했다. 이 작품은 헨리4세와 메디치가의 마리아의 결혼을 위해 창작되었다. '에우리디체'는 현대 오페라로서는 1597년에 초연된 페리의 '다프네'에 이어 두번째 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성악가이기도 했던 페리는 '에우리디체'의 초연에서 타이틀 롤을 직접 맡아 노래를 불렀다. 다른 출연진들은 동료 작곡가인 카치니의 친구들이 주로 맡았다. 카치니의 딸인 프란체스카 카치니도 출연하였다. 카치니는 같은 대본을 가지고 완전히 별도의 '에우리디체'를 작곡했었다. 하지만 페리의 것 보다 먼저 출판하지 못했으며 공연도 1602년에 가서야 겨우 가능했다. 카치니의 '에우리디체'는 초연 이후 불행하게도 다시는 공연되지 않았다. 아마 페리의 '에우리디체'가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그 그늘에 파묻혀 있어야 했기 때문인듯 싶었다. 페리의 '에우리디체'에는 레시타티브가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레시타티브는 반주에 맞추어 대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전까지는 대사에 반주를 곁들인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페리는 대사를 통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거나 또는 안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해 반주파트에 많은 신경을 썼다.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
초기 바로크 오페라에 속하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L'Orfeo)는 L'Orfeo, favola in musica(음악의 우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본은 알레싼드로 스트리지오(Alessandro Striggio)가 그리스 전설인 오르페우스를 기본으로 썼다. 오르페우스(오르페오)에 대한 스토리는 너무나 잘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생략코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줄로 요약하면, 노래를 잘 부르는 오르페우스가 갑자기 죽어서 지하세계에 간 신부 유리디체를 데리고 현세로 돌아오려다가 유리디체가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만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는 1607년 만투아 카니발 기간 중에 공연키 위해 작곡한 것이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는 오늘날에도 간혹 공연되고 있는 초창기 음악 드라마이다.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Emilio de Cavalieri)는 자신이 스스로 최초의 오페라 또는 오라토리오를 작곡한 사람이라고 주장하였다. 아고스티노 만니(Agostino Manni)가 대본을 쓴 Rappresentatione di anima e di corpo(영혼과 육체의 표상)이다. 이 작품은 1600년 2월에 로마에서 초연되었다. 카발리에리의 이 작품이 음악사적으로 최초의 오페라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는 학자들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을 오페라로 간주해야 하는지, 또는 단순히 오라토리오로 간주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카발리에리는 그해 11월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기의 작품이 그리스 스타일의 드라마에 연기와 노래를 붙인 최초의 시도, 즉 오페라라고 주장한바 있다. 편지에서 그는 자코포 페리가 아니라 자기가 오페라의 원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런데 페리도 1601년에 '에우리디체'를 출판하면서 서언에 카발리에리의 작품이 최초의 오페라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런 것을 볼 때 오페라는 그리스 드라마를 노래로 부르는 것으로 결국 고대의 연극을 리바이벌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으니 다시 말해서 고대 그리스가 오페라의 원조라는 얘기다.
줄리오 카치니(155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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