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잘츠부르크 축제

이벤트 장소 12: 레지덴츠와 레지덴츠호프

정준극 2012. 1. 26. 02:57

이벤트 장소 12: 레지덴츠와 레지덴츠호프

Residenz und Residenzhof

 

앞에 있는 마당이 레지덴츠호프이다.

 

레지덴츠호프(대주교공관내정). 이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잘츠부르크는 지리적으로 오스트리아에 속하여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때 대주교대공(Prince-Archbishop: 어떤 때는 그냥 대주교라고 부르기도 함)이 통치하는 별도의 지역이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의 대공 또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라고 해도 잘츠부르크 대주교대공에 대하여 무어라고 말할 처지가 못 되었다. 잘츠부르크는 비록 거느린 면적이 작지만 오래전부터 소금 때문에 부유하게 되어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잘츠부르크가 왕국이라고 하면 왕이라고 할수 있는 대주교는 군주로서의 위엄과 영화를 보이기 위해 훌륭한 궁전에서 살았다. 그 궁전이 오늘날 간단히 레지덴츠라고 불리는 건물이며 이곳의 호프, 즉 안마당(내정)에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기간 중에 여러 음악회가 열린다. 레지덴츠호프는 사방이 건물로 막혀 있는 노천이어서 공연을 하기에 적당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우천을 염려하여 이동식 지붕까지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갑자기 비가 쏟아져도 걱정하지 않아도 좋게 되었다.

 

잘츠부르크대주교궁전(레지덴츠팔라스트)과 광장

                   

레지덴츠궁전(Residenz Palast)에는 방이 무려 180개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넓지 않을 것 같은데 실상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어 버릴 정도로 넓다. 레지덴츠궁전은 어떤 특별한 양식으로 건축되지 않았다. 다른 건물들 같으면 바로크 양식, 르네상스 양식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레지덴츠궁전은 그렇게 부를만한 양식으로 되어 있지 않다. 그점이 또한 매력이다. 레지덴츠궁전은 일찌기 15세기부터 존재하여 왔다. 당시에는 궁전이라고 부르지 않고 공관(레지덴츠)라고 불렀다. 대성당 옆에 있는 건물이어서 대주교가 살기에는 편리했다. 대주교의 공관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여러번 개축되고 보수되었다. 처음에는 물론 규모가 작은 건물이었다. 이것을 볼프 디트리히 폰 라이테나우(Wolf Dietrich von Raitenau: 재위 1587-1612) 대주교 대공이란 양반이 대대적인 확장보수를 하여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도록 했다. 그때의 확장공사로 인하여 장엄한 계단을 지닌 남쪽 동(棟)도 완성되었다. 레지덴츠궁전에서 가장 넓고 화려한 홀인 카라비니에리 홀(Carabinieri Saal)도 이 때에 완성되었다. 카라비니에리는 대주교대공의 경호대의 명칭이었다. 그후 요한 에른스트 폰 툰 대주교(재위: 1687-1709)가 위대한 건축가인 요한 미하엘 로트마이르에게 궁전내부를 장식하도록 요청했다. 화려하고 웅장한 천정화들은 이때에 생긴 것이다.

 

잘츠부르크 레지덴츠팔라스트의 카라비니에리 잘(Carabinieri Saal)

 

마르쿠스 시티쿠스 폰 호에넴스(Markus Sittikys von Hohenems: 재위 1612-1619) 대주교대공은 옛 시장터 방향으로 또 다른 건물을 연결하여 짓도록 했다. 그후의 귀도발트 그라프 폰 툰(Guidobald Graf von Thun: 재위 1654-1688) 대주교는 본관의 양쪽 날개에 건물을 추가하여 레지덴츠궁전의 면모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까 옆에 있는 대성당 건물 등과 비교해 볼때 상당히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대주교의 궁전이 겨우 2층짜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추가로 전 건물을 한 층씩 높이도록 했고 내친김에 다락방까지 올리도록 했다. 1664년의 일이었다.

 

레지덴츠팔라스트 트론잘(Thronsaal). 대주교의 접견실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레지덴츠궁전의 안마당(호프)는 사방이 건물들로 둘러 싸여 있는 곳이다. 조용하고 분위기도 그럴듯해서 호프에서 음악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 '모차르트 세레나데'라는 타이틀의 음악회가 열려 환영을 받았다. 1953년부터는 내친김에 작은 규모의 오페라가 공연되기도 했다. 모차르트의 '사랑의 정원사'(La finta giardiniera), '여자는 다 그래'(Cosi fan tutte), '후궁에서의 도주'(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루치오 실라'(Lucio Silla), '자이데'(Zaide), '바스티엔과 바스티엔느'(Bastien und Bastienne) 등이 레지덴츠호프에서 공연되었다. 사실상 레지덴츠궁전은 오페라와 무관하지 않다. 일찍이 1614년에 레지덴츠호프에서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Orfeo)가 공연되었기 때문이다. '오르페오'의 공연은 알프지 북쪽 지역에서는 처음이었다. 이같은 역사적인 사실을 재현하기 위해 1993년에 '오르페오'공연이 레지덴츠궁호프에서 추진되었다. 그런데 뜻하지 아니하게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모두들 카라비니에리 홀에 들어가서 공연하였다. 카라비니에리 홀은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지만 음향이 형편 나카무라여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무튼 그래서 1997년에 호프에 이동식 천막지붕을 설치키로 했던 것이다.

 

레지덴츠팔라스트의 글로켄슈필(음악이 나오는 종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