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미국의 오페라

10 베스트 어메리칸 오페라

정준극 2013. 6. 27. 08:20

10 베스트 어메리칸 오페라

The 10 Best American Operas

 

10 베스트 어메리칸 오페라를 소개하기 전에 우선 '베스트'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며 이어 어떤 것을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훌륭한 오페라이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말할 나위도 없이 음악이다. 감동을 주는 음악, 기억에 남는 음악, 그리고 잘 불러야 한다. 노래의 가사도 중요하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를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아들을수 있을 것인가? 오히려 외국어를 모르는 것이 축복일수도 있다. 어메리칸 오페라의 가사(대본)는 영어로 되어 있어야 제격이다. 다음으로 '어메리칸 오페라'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어떤 것이 미국적인 오페라인가? 19세기에 미국에서 작곡된 오페라들은 대체로 유럽의 '그랜드 오페라'의 흉내를 낸 것이 대부분이었다. 베르디 스타일의 오페라가 모델이었다. 그때 발표된 오페라들 중에서는 미국에서 작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영어 대본이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오페라이면서도 미국이 배경이 아니라 다른 나라가 배경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도 사실은 엄밀한 의미에서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보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행로'(The Rake's Progress)이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미국에 있을 때인 1947년 시카고에서 영국의 화가 윌렴 호가스(William Horgath)가 그린 The Rake's Progress 를 보고 감명을 받아 그 내용을 영국 출신의 미국 작가인 와이스탄 휴 오든(Wystan Hugh Auden)과 미국의 시인인 체스터 칼만(Chester Kallman)의 공동 대본으로 오페라라로 작곡했다. 그런데 '난봉꾼의 행로'는 1951년 베니스의 라 페니체극장에서 세계초연되었고 미국 초연은 그로부터 2년 후인 1953년(우리나라에서 6.25 동란이 휴전으로 끝난 해)에 메트로폴리탄에서였다. 아무튼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행로'를 미국 오페라로 간주하느냐는 것은 비록 스트라빈스키가 이 오페라를 미국에서 작곡했다고 해도 어려움이 있다. 비엔나 출신으로 미국에 온 아놀드 쇤버그(Arnold Schoenberg)는 미국에서 '모세와 아론'(Moses und Aron)의 작곡을 진행했다. 원래 베를린에서 작곡을 시작했지만 별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왔던 것이다. 독일어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구약성서의 '출애굽기'를 참고로하여 만들었다. 이 오페라는 전 3막이지만 쇤버그는 3막을 완성하지 못하였다. 쇤버그의 '모세와 아론'이 처음 무대공연을 가진 것은 1957년 취리히 시립극장(Stadttheater)에서였다. '모세와 아론'의 3막은 2009년 헝가리의 촐탄 코치스(Zoltan Cocsis)가 완성하였고 완성된 전 3막은 2010년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되었다.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행로' 무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황금서부의 아가씨'(La fanciulla del West)를 어메리칸 오페라로 간주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은 상당한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원작은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뉴욕 임프레사리오(오페라 흥행가)인 데이빗 벨라스코(David Belasco)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대본가들이 이탈리아어 대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푸치니가 이탈리아에 있으면서 작곡했다. 그러나 세계 초연은 1910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있었다. 이 오페라의 배경은 물론 미국이다. 그래서 간혹 미국적인 선율과 리듬이 등장한다. 1850년 캘리포니아주 클라우디 마운틴스라는 곳에 있는 금광마을이 무대이다. 메트에서의 초연에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엔리코 카루소가 주인공인 딕 존슨의 이미지를 창조하였다. 사람들은 '황금서부의 아가씨'가 미국 서부시대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미국에서 초연되었다는 점을 들어 이 오페라를 미국 오페라의 범주에 포함하기를 선호하고 있다. 이제 10 베스트 어메리칸 오페라가 어떤 것들인지 살펴보자. 순전히 필자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었으니 이해 바란다.

 

1.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1935년에 초연되었다. 전체 출연진이 흑인인 것이 특색이다. 대도시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흑인들의 애환을 그린 내용이다. 하지만 작곡자는 유태인인 조지 거슈인이고 대본을 쓴 사람도 유태인이다(아이라 거슈인). 그런가하면 원작인 '포기'(Porgy)는 사우드 캐롤라이나주 출신의 백인인 뒤보스 헤이워드(DuBose Heyward)이다. 사우드 캐롤라이나주라고 하면 아무래도 인종차별이 보이는 남부지역이다. 이런 특이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와 베스'는 진실로 미국적인 오페라라고 하는데 이의 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포기와 베스'를 뮤지컬의 장르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으나 '포기와 베스'는 처음 공연될 때부터 오페라였다. 거슈인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라고 하면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인 '섬머타임'(Summertime)을 연상하게 되지만 사실 이 아리아말고도 기억에 남을 만한 여러 노래들이 있다. 예를 들면 I Got Plenty o'Nuttin; It Ain't Necessarily So; Bess, You Is My Woman Now; There's a Boat dat's Leavin' Soon for New York; A Woman is a Sometime Thing; I'm on My Way 등이다. 포기를 엉클 톰(톰아저씨)와는 거리가 멀다.

 

'포기와 베스'의 무대

                              

2. 3막의 네 성자(Four Saints in Three Acts)

버질 톰슨이 거트루드 슈타인의 원작에 음악을 붙인 1927년도 작품이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합창곡인 When This You See, Remember Me 는 나중에 거트루드 슈타인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화에서 타이틀 송으로 사용되었다. 제목은 3막이라고 되어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4막의 구성이다. 그리고 네 성자만 나오는 줄 알았지만 약 20명의 성자들이 나온다. 더구나 무대는 미국이 아니라 스페인이다. 1934년 브로드웨이에서의 첫 공식 무대공연은 출연자들이 모두 흑인이었고 무대장치는 셀로판으로 만들었다. 3막이 끝나고 막이 내려지기 전에 사회자(Compère)가 나타나서 '마지막 막이요!'라고 외친다. 그러면 합창단이 '그건 사실입니다'라고 화답한다. 원작에서는 사실상 두 명의 스페인 성자를 초점으로 삼았다. 용병이었다가 회심한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와  아빌라의 테레사 수녀이다. 성자들이 부르는 '하늘의 까치, 날지 못하네'(magpies in the sky, cannot fly..)는 성령이 육신의 모습으로 나타남을 뜻한다. '풀밭 위의 비둘기'(pigeons on the grass, alas)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은 오히려 가볍고 명랑하다.

 

'3막의 네 성자' 무대

                                

3. 황금서부의 아가씨(La fanciullal del West)

우선 거장 푸치니의 작품이라는데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라 보엠'이나 '마다마 버터플라이' 또는 '토스카'만큼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보면 주인공에 따른 라이트모티프가 면면히 담겨 있어서 흥미를 끈다. 소프라노(미니)보다는 테너(딕 존슨)의 음악이 더욱 유려한 작품이다. 메트로폴리탄이 의뢰했고 메트로폴리탄에서 1910년 초연을 가진 멜로드라마적인 오페라이다.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있는 어떤 금광촌이 무대이다. 푸치니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배경이 미국이고 미국이 작곡을 의뢰한 것이고 미국에서 세계 초연을 가졌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같다.

 

'황금서부의 아가씨'

                                 

4. 사티야그라하(Satyagraha)

미국이 자랑하는 현대 작곡가인 필립 글라스(Philip Glass)의 오페라이다. 그런데 필립 글라스가 과연 미국의 작곡가인가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카디안어, 히브리어, 호피어, 그리고 '사티야그라하'의 경우에는 산스크리트어로 노래를 작곡했기 때문이다. 사티야그라하라는 말은 인도의 간디가 주창한 비폭력무저항주의 운동을 말한다. 이 오페라에서는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에 나오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오리지널 산스크리트어의 텍스트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그런가하면 톨스토이, 라빈드라나스 타고르,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등이 말한 구절이 텍스트로도 나온다. 청년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의 자유독립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투쟁한 내용이다.

 

'사티야그라하'.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 무대

                                  

5.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레오나드 번슈타인이 음악을 붙이고 스테픈 손트하임(Stephen Sondheim)이 가사를 붙인 작품이다. 안무는 제롬 로빈스(Jerome Robbins)가 맡았다. 모던 댄스의 승리라는 평을 들은 안무였다.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에 살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과 폴란드 이민자들의 청소년들이 벌이는 사랑과 투쟁의 이야기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는 손트하임의 '스위니 토드'와 마찬가지로 대화체의 대사들이 나온다. 그래서 순수오페라인들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오페라의 범주에 넣기를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작곡자인 번슈타인은 처음부터 오페라로 간주하였다. 마리아역을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맡았고 토니를 호세 카레라스가 맡은 레코드와 DVD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오페라의 장르에 포함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 메조소프라노인 매릴린 혼도 이 오페라에 나오는 노래들을 즐겨 불렀다. 특히 Somewhere 라는 곡은 오페라 아리아로서 손색이 없는 것이다. 지휘자로 더 유명한 번슈타인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외에도 '타하티에서의 트러블'(Trouble in
Tahiti), '캔다이드'(Candide), '조용한 장소'(A Quite Place) 등을 작곡했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호수무대

                                      

6. 수산나(Susannah)

남부 캘리포니아 출신인 칼리슬 플로이드(Carlisle Floyd: 1926-)가 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교수로 있을 때 완성한 작품으로 대본도 작곡자가 썼다. 미국 남부에서 일어난 괴기 스토리이다. 부흥전도사가 창녀로 낙인이 찍힌 어떤 젊은 여인의 영혼을 구원하겠다고 하며 오히려 섹스를 신의 규율인 것처럼 주장하며 그 여인을 유혹하여 죄를 범하는 내용이다. 마을 사람들이 마치 인민재판처럼 젊은 여인의 죄를 비난하는 것은 1954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반공 히스테리와 같다. 플로이드도 그같은 히스테리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작품에 제작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수산나'는 오페라로 만들어졌는데 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의 '엘머 갠트리'(Elmer Gantry)는 아직 오페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산나'에서는 순진하던 수산나가 점차 시닉한 인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드라마틱한 음악이 뛰어나다.

 

'수산나'

                                

7. 바네싸(Vanessa)

사뮈엘 바버(Samuel Barber: 1910-1981)의 '바네싸'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를 연상케 한다. 물론 스토리에 있어서는 차이가 많다. 나이가 많이 들은 바네싸는 젊은 시절 사랑했던 아나톨을 시골에 있는 러시아식 저택에서 무작정 기다린다. 드디어 아나톨이 찾아 오지만 실은 아나톨의 아들이다. 바네싸는 그 젊은이를 아나톨로 생각하여 옛 사랑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아나톨의 아들은 바네싸의 조카인 에리카와 좋아지낸다. 영어 대본은 사뮈엘 바버의 평생 동료인 작곡가 지안 카를로 메노티가 작성했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가 내면의 연기와 함께 중후한 노래실력을 보일수 있는 작품이다. 1958년 메트로폴리탄에서의 초연에서는 바네싸를 소프라노 엘에오노 스테버(Eleanor Steber)가, 에리카를 메조소프라노 로잘린드 엘리아스(Rosalind Elias)가, 아나톨을 테너 니콜라이 겟다(Nicolai Gedda)가 맡아서 화제를 뿌렸다. 메트로폴리탄에서의 '바네싸'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그후에 사뮈엘 바버가 쓴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 1966)는 대실패였다. 그후로 바버는 다시는 오페라를 쓰지 않았다.

 

'바네싸'

                                   

8. 베르사이유의 유령(The Ghost of Versailles)

'베르사이유의 유령'은 메트로폴리탄 100 주년 기념으로 존 코릴리아노(John Corigliano)가 완성한 오페라이다. 대본은 테렌스 맥낼리(Terrence McNally)가 맡았다. 이 오페라는 어찌보면 피에르 보마르셰의 피가로 3부작 중에서 마지막 작품인 '죄많은 어머니'(La Mere coupable)를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1991년 메트로폴리탄 초연에서는 소프라노 테레사 스트라타스(Teresa Stratas),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Renee Fleming), 메조소프라노 매릴린 혼(Marilyn Horne)이 출연했다.

 

'베르사이유의 유령'

                                 

9. '스위니 토드, 플리트가의 악마 이발사'(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베이비 도의 발라드'를 혹시 뮤지컬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으나 뮤지컬이면서 오페라로 대접받고 있는 '스위니 토드, 플리트가의 악마 이발사'(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가 오히려 뮤지컬이다. '스위니 토드'는 스테픈 손트하임(Stephen Sondheim: 1930-)의 작품으로 1973년도 크리스토퍼 본드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오픈되었다.

 

'스위니 토드'

                                  

10. 베이비 도의 발라드(Ballad of Baby Doe)

더글라스 무어(Douglas Moore: 1893-1969)의 '베이비 도의 발라드'는 1956년에 콜로라도의 센트랄 시티 오페라가 초연하였다. 콜로라도에서 은광사업으로 부자가 된 호헤이스 타보르가 사업에 실패하여 비참한 처지가 되지만 그의 부인인 오거스타(베이비 도)는 실의에 차있는 남편을 헌신적으로 보살핀다는 내용이다. 훗날 베이비 도의 역할은 소프라노 비벌리 실스가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맡아하여 대히트를 기록한 일이 있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는 오페라라기 보다는 뮤지컬에 가깝다. 특히 호레이스와 베이비 도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의 노래는 마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토니와 마리아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의 노래와 흡사하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

                                

[그외의 관심 오페라들]

스콧 조플린(Scott Joplin)의 '트리모니샤'(Treemonisha: 1910)는 왜 그런지 미국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물론 조플린은 '트리모니샤'를 래그타임 오페라로 만들고 싶었을 테지만 기본적으로 보면 '트리모니샤'는 유럽의 오페라 세리아 스타일이다. '트리모니샤'에는 바그너 스타일의 하모니가 들어 있고 여기에 발라드, 왈츠, 행진곡, 그리고 남성 4중창 음악까지 곁들여 있다. 필라델피아 출신인 마크 블리츠슈타인(Marc Blitzstein: 1905-1964)의 '리자이나'(Regina)는 릴리안 헬만(Lillian Hellman)의 The Little Foxes(작은 여우들)을 원작으로 삼은 오페라로서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윌렴 볼콤(William Bolcom)이 아서 밀러의 희곡 '다리에서 본 광경'(A View from the Bridge)을 오페라로 만든 것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루이스 그륀버그(Gouis Gruenberg)가 나타나엘 호손의 소설을 참고하여 1934년에 만든 '메리 마운트'(Merry Mount)도 미국적 오페라로서 손색이 없다.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도 훌륭하다.

 

'트리모니샤'

                            

스튜어트 월레이스(Stewart Wallace)의 1995년도 '하베이 밀크'(Harvey Milk)는 자서전적 스토리로서 관심을 받았으며 테렌스 맥날리(Terrence McNally)의 '사형수 입장'(Dead Man Walking)을 제이크 히기가 오페라로 만든 것도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중국계의 탄 던(Tan Dun)이 작곡한 '시황제'(The First Emperor: 2006)은 메트로폴리탄에서 플라치도 도밍고가 타이틀 롤을 맡아서 화제를 뿌린 작품이다. 테네시 윌렴스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를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이 오페라로 만든 것은 미국적 오페라의 전형이다. 존 아담스(John Adams)의 '닥터 아토믹'(Doctor Atomic)은 간주곡이 뛰어난 작품이다. 원자폭탄 개발의 주역이었던 오펜하이머의 인간적인 번뇌를 그린 작품이다. 존 아담스는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의 또 하나 관심작인 '꽃피는 나무'(The Flowering Tree: 2009)는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도 감동을 준다. 대본의 일부가 스페인어로 되어 있는 이 오페라는 인도 남부 타밀의 전설을 주제로 삼은 것이다. 음반은 제시카 리버스(Jessica Rivers)와 에릭 오웬스(Eric Owens)가 부른 것이 뛰어나다. 존 아담스의 '클링호퍼의 죽음'(The Death of Klinghoffer: 1991)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피터 셀러스의 연출로 무대에 올려진 것이 깊은 감동을 주었다. 존 아담스가 1987년에 쓴 '중국에 간 닉슨'(Nixon in China)은 전체적으로 음악이 감동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클링호퍼의 죽음'

                            

소머셋 몸의 소설/희곡인 '편지'(The Letter)를 테리 티치아웃(Terry Teachout)과 폴 모라베크(Paul Moravec)가 같은 제목의 오페라로 만든 것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소프라노 패트리시아 라세트(Patricia Racette)가 산타페에서 공연한 것을 CD로 만든 것이 있다. 콜린 그레이엄(Colin Graham)의 대본과 데이빗 칼슨(David Carlson)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안나 카레니나'(Anna Karrenina)는 그 서정성으로 사랑을 받았다. 데이빗 칼슨의 '드림키퍼스'(Dreamkeepers: 1996)는 유타가 주로 된지 100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루 해리슨(Lou Harrison)의 '젊은 시저'(The Young Caesar)는 원래 인형극을 위한 음악이었으나 무대작품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중국에 간 닉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