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팔라멘트

팔라스 아테나 분수

정준극 2013. 11. 4. 16:31

지혜의 여신 팔라스 아테나가 수호하는 팔라멘트

팔라멘트게보이데는 신그리스 양식의 건물

 

팔라멘트 정면의 팔라스 아테나 분수

팔라스 아테나 분수

                            

팔라멘트 건물의 정면에 화려하고 웅장한 팔라스 아테나 분수(Pallas-Athene-Brunnen)가 있다. 팔라멘트 건물이 완공된지 한참 후인 1893년에 착공하여 5년 후인 1902년에 완성했다. 한센의 기본 설계에 의해서 그의 제자인 칼 쿤드만(Karl Kundmann) 등이 완성했다. 아테나 여신의 아래에 기둥을 등지고 앉아 있는 두 여신은 국가의 입법(Legislation)과 행정(Administration)을 의미한다. 입법과 행정이 기둥을, 즉 국가를 보호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신상들이 검을 들고 있는 것은 모든 일에 공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 아래에 비스듬히 앉아 있는 네 인물은 오스트로-헝가리 제국에서 가장 중요한 네개의 강을 상징한다. 남자 한명과 여자 세명이다. 앞 쪽에 두명, 뒷쪽에 두명이 있다. 도나우(Donau), 인(Inn), 엘베(Elbe), 블타바(Vltava)를 상징한다. 블타바의 독일어 표기는 몰다우(Moldau)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항아리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은 강을 의미한다. 강을 상징하는 네 명의 조각상 사이에는 큐피드가 돌고래를 타고 있는 모습이 양쪽에 있다. 백성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을 상징한다. 원주 위에 우뚝 서 있는 팔라스 아테나 여신은 갑옷을 입고 황금 투구를 썼으며 황금 가슴받이를 하고 있고 왼손에는 창을 들고 있으며 오른 손에는 승리의 여신인 나이크(Nike)의 조각상을 들고 있다.

 

팔라스 아테나 여신의 모습. 한손에는 창을 들고 있고 다른 손에는 승리의 여신인 나이크를 들고 있다. 머리에는 황금투구를 쓰고 있으며 가슴에는 황금 가슴받이를 대고 있다. 가슴받이의 가장자리는 뱀들로 장식했다.뱀은 지혜를 상징한다.

 

팔라스 아테나 여신이 누구인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인 아테나를 팔라스 아테나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테나 여신에게 팔라스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은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팔라스가 실은 아테나의 젊고 발랄한 친구이지만 그 팔라스가 아테나를 친구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 대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죽였다는 것이고 죽은 팔라스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덧붙였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의 주장은 팔라스라는 거인이 있었는데 어느날 거인 팔라스가 아테나를 겁탈하려고 했기 때문에 아테나가 팔라스를 죽였다는 것이며 그로부터 아테나를 팔라스 아테라라고 불러서 다른 사람들에게 거인 팔라스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팔라스 아테나 여신은 지혜와 진리의 여신이기도 하지만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다. 로마 신화에서 카운터파트는 미네르바이다.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는 아테나 여신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아테나 여신은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다. 로마 신화의 아레스(Ares)와 같은 위치이다. 하지만 아레스는 적을 무찌르는 전사(전사)이지만 아테나는 전쟁의 신이기는 하지만 전쟁을 하더라도 현명하게 하는 쪽이다. 즉, 어쩔수 없이 전쟁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평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팔라스 아테나 분수의 뒷면. 앞쪽에는 강을 상징하는 남자와 여자의 형상이 있는데 뒷쪽에는 여자의 형상들만 있다.

 

팔라스 아테나가 태어난 이야기는 색다르다. 아테나는 제우스가 가장 총애하는 딸이다. 아테나는 태어날 때 제우스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머리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힌두교의 신화에도 나오는 것이어서 어쩌면 그리스의 신화가 힌두교의 영향을 받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힌두교에 의하면 인간은 네 계급으로 나뉘는데 가장 존귀한 계급의 사제계층은 머리에서 태어나고(브라만: 혹은 입에서) 그 다음 계급인 왕족이나 귀족은 옆구리에서 태어나며(크샤트리아: 혹은 팔에서) 그 다음의 평민은 생식기에서(바이샤: 혹은 넙적다리에서), 그 다음으로 가장 천민(수드라)은 발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는 왕족으로 두번째 계급의 사람이기 때문에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아테나는 어린 아기로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다 성장한 어른으로서 태어났으며 태어날 때 이미 갑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아테나는 보통 황금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아버지인 제우스와 마찬가지로 염소가죽으로 만든 가슴받이를 마법의 보호장치로 입고 있다. 가슴받이의 가장자리는 뱀들로 장식되어 있다. 뱀은 지혜를 상징한다. 이 마법의 가슴받이를 흔들면 번개가 생겨나서 누구든지 물리칠수 있다는 것이다. 아테나는 모든 도시와 국가의 보호신으로 간주되고 있다. 비엔나의 수호신으로 지혜와 예술의 신이며 전쟁의 신인 아테나를 선택한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수 없다.

 

분수의 하단에 있는 강을 상징하는 형상들. 남자는 다니비우스로서 도나우강을 상징한다.

 

아테나는 전쟁에서 현명할 뿐만 아니라 평화를 상징하는 예술에서도 현명하다. 모든 아름다운 예술은 평화에 바탕을 둔다는 얘기이다. 또한 아테나는 쟁기를 발명하여 인간들이 소를 끌고 밭을 갈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그리스의 수도에 아테네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은 다음과 같다. 어느날 제우스는 제신에게 누구든지 아테네 시민들에게 가장 유용한 선물을 주는 신에게 그 도시를 주겠다고 선포했다. 포세이돈은 시민들에게 말을 주었다. 아테나는 들고 있던 창으로 황폐한 땅을 쳤더니 그 자리에서 올리브 나무가 자라나서 열매를 맺어 모든 시민들이 기뻐했다고 한다. 제우스는 도시를 아테나에게 주었고 시민들은 도시의 이름을 아테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테나는 간혹 올리브 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평화와 풍요를 상징한다. 아테네 시민들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아테나 여신을 위한 아름다운 신전을 지었다. 파르테농(Parthenon)이다. 신전 안에는 상아와 황금으로 만든 아테나 여신의 신상이 있다. 그리스의 위대한 조각가인 피디아스(Phidias)의 작품이다. 아테네 시민들은 아테나 여신의 생일이라고 생각되는 날에 아테네에서 가장 중요한 축제를 연다. 파나테니아(Panathenaea)라고 부르는 축제이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아테나 여신 신전인 파르테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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